추가 적립 안내

『내 마음속의 신을 움직이다』 그 세 번째 이야기

투병에 좌절하는 대신 병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찾다
막막한 현실 앞에서도 빛을 찾아내고자 했던 필사의 노력과 기록

조현병 진단을 받은 환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글로 풀어낸 신진행 저자가 세 번째 이야기를 펴냈다. 조현병의 현상에 관해 이야기한 『내 마음속의 신을 움직이다』와 조현병 환자로서 취업시장에 뛰어들어 분투한 경험을 담은 『내 마음속의 신을 움직이다 - 직업사회 편』에 이어 『내 마음속의 신을 움직이다 - 조율기록 편』에서는 직업사회 편에서 다 하지 못했던 뒷이야기에 더해 저자가 함께 어떤 노력을 통해 일상을 영위했고 어려움을 타파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오랜 치료를 받아온 저자가 조현-편집증 환자로서 겪은 어려움 중 하나는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자기 자신이었다. 두서없고 망상적이며 신빙성 없는 말들이 멋대로 입에서 튀어 나가는가 하면, 자신의 한계를 객관화하기 어려워 대출 하나를 관리하는 데에도 보통 사람들 배의 노력이 필요했다. 부족한 소득과 직업 전선의 부진한 결과는 그의 삶에 더욱 가혹하게 작용했다.
그럼에도 저자는 『내 마음속의 신을 움직이다 - 조율기록 편』에서 자신의 병에 대한 성찰을 멈추지 않는다. 세상과 고립되지 않기 위하여 사진 촬영이라는 취미를 갖고, 타인과 소통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그가 가진 삶을 향한 의지를 잘 보여준다.
조현병. 이름은 익숙하나 그 실상에 대해 아는 독자들은 많지 않다. 질환에 대한 당사자의 생생한 르포를 통해 독자들은 과장 없는 장애의 실체와, 그 고통을 극복하려는 훨씬 강인한 의지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머리말

1장 직장의 뒷이야기
○○연구원의 근로자(2022년 4월)
부산 직업능력개발원의 생활(2023년 3월)
○○진흥원에 합격하다(2023년 8월)

2장 균형의 파괴: 내 마음속 신을 조율하는 법 ⑴
빚이 있으니 길을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운명의 날 - 파산의 서장
대출의 종말
연락의 독소
집안의 통곡
대출의 종착

3장 중년의 시작
모험출근과 직업학교 입학
기숙 생활과 일상의 자정 작용
회복의 실행, 방학 전의 예비 합격 소식

4장 인사하는 책임
인생근무에서 변동하는 상황
금전주시와 파산절차 준비
파산 면책 흐름
취침전야, 무제로 끄적였던 글
홀로 하는 생각

5장 조현의 사례
드러내는 이야기
나의 어느 날의 편집증
눈 당김 현상: 지독한 부작용
조현의 상상
사회 속의 조현 이야기

6장 타협의 일화: 내 마음속 신을 조율하는 법 ⑵
숨겨진 이야기
사진 입문자의 길
사진사로서의 시작
종점행 사진사와 사진사의 한계
완성의 사진사, 그리고 새로운 시작
촬영에 대한 생각

7장 다 하지 못한 이야기
엔딩 인트로
현재를 사는 이 시대의 초월
무의식과 의식의 매듭
은반지 개운법
은반지 속성에 대한 경험

부록
I Think I’m Paranoid, 환청의 형태 ⑴
I Think I’m Paranoid, 환청의 형태 ⑵

맺음말

빚이 있으니 길을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범한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정신 장애인은 돈을 쓰는 기준의 한계점이 일반인들과 다릅니다. 자신의 한계치를 체감하지 못하고 무딘 면이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을 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장애인은 빚을 만들면 쉽게 갚을 수 없다 합니다. 여러 번 강조하고 이야기했지만 빚을 지면 그만큼 머리를 쓰거나 빚을 갚기 위한 노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 p. 30


조현의 환상은 대부분 우리가 상상하는 것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상하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고 쉽게 믿게 된다 생각이 듭니다. 그런 부분이 이야기 같은 부분들은 떨쳐내기 어렵게 만듭니다. 내 안에서 나오는 상상은 떨쳐내기 힘든 것입니다. 상상에 빈틈이 있거나 내가 지칠 때 파고들면 그걸 희망이나 절망으로 생각하고 맙니다. 상상하는 부분이 육하원칙에 맞아떨어지고 자신의 상상에 플러스가 된다 치더라도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그러려니 넘기는 게 자신에게나 주위 사람들에게나 좋습니다.

- p. 66


사실 고등학교 때나 대학교 친구들은 사귀기도 전, 투병에 시간을 소모하니 다 떠나버렸습니다. 남은 건 취미로 만난 사람들 뿐이었습니다. 인정을 받으면 받을수록 나는 엄격해져야만 했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 관계를 이어 나갈 수 없고 나 자신이 나락으로 가는 그 부분을 견딜 수 없기에 소규모의 모임에서나 오프라인에서 지인을 만들지 않으려고 초반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그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 p.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