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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갑숙의 『로뎀나무를 꿈꾸며』는 크게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사무실 창밖으로 가을이 출렁거린다. 평소 업무를 보다가 종종 마당으로 나와 꽃을 본다. 우리 회사 마당 절반쯤을 갈라 각종 유실수와 꽃들을 심었다. 한겨울만 제외하고는 화단에 언제나 잎이 피고 꽃이 핀다. 꽃들이 화들짝 나를 반긴다. 꽃밭은 손이 가는 만큼 싱그러운 꽃, 화사한 꽃을 선물한다.
글도 꽃밭 가꾸듯이 가꾸어야 좋은 글을 꽃 피울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내심 시 같은 수필을 쓰고 싶었다. 은유와 상징, 유머와 위트가 깃든 그런 수필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일 속에 파묻혀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가 버리고 말았다. 바쁜 일상 가운데 그래도 어렵게 시간을 내어 글을 쓰다 보면 나름대로 뭔가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거칠면 거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글을 쓰는 순간에는 가장 솔직해지고 가장 순수해짐을 느낄 때마다 기도할 때처럼 마음 가득 위로의 단비가 내린 듯했다. 뿌듯하고 평안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펜을 놓지 못하고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늘 바쁘다는 핑계로 나의 글밭을 제대로 가꾸지 못한 채, 아직 잡초가 무성한데 세상으로 내보낸다. 잘 가꾸지 못한 나의 글밭일지라도 어여삐 여겨주시어 작품집을 낼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곁에서 언제나 따뜻하게 감싸주고 응원해주는 가족들에게 이 기회를 빌려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

2023년 11월,
누군가 쉬어갈 로뎀나무를 꿈꾸며
권갑숙

■작가의 말 ㆍ 4


제1부 중심
그해, 오월 1 ㆍ 12
그해, 오월 2 ㆍ 14
가을의 문장 ㆍ 19
당근 마켓 ㆍ 25
내생의 화양연화花樣年華 ㆍ 31
등산 ㆍ 37
열매 ㆍ 44
동거 ㆍ 50
제2부 지금은 패키지여행 중(자다르 항구에서)
겨울을 읽는 중 ㆍ 54
불광불급不狂不及 ㆍ 60
벚나무집 간이역 ㆍ 67
봄날의 우수 ㆍ 72
나는 나에게 뭘 해 주지? ㆍ 77
내가 가는 길만 비추기보다는 ㆍ 83
그놈이 보고 싶다 ㆍ 89
호박잎으로 쓴 편지 ㆍ 98
제3부 란타나의 비밀을 말해줄게
잠시 휴식을 취하십시오 ㆍ 102
어떤 판결 ㆍ 108
오래 된 비밀 ㆍ 115
해아래 영원한 것은 없나니 ㆍ 120
나도 시어머니가 되었다구요 ㆍ 125
접속 ㆍ 133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ㆍ 136
공칠과삼功七過三의 정신 ㆍ 141
제4부 동그라미
두 남자 이야기 ㆍ 148
수식어 ㆍ 152
무소유의 역리逆理 ㆍ 157
담을 헐듯 ㆍ 161
사랑과 집착 사이 ㆍ 166
그대, 이런 친구를 가졌는가? ㆍ 171
나이를 먹는다는 것 ㆍ 174
착각의 힘 ㆍ 178
맛있는 오지랖 ㆍ 183

ㆍ작품해설|박정선
사유의 텃밭을 가꾸는 호미질 소리 ㆍ 187

작가의 말

사무실 창밖으로 가을이 출렁거린다. 평소 업무를 보다가 종종 마당으로 나와 꽃을 본다. 우리 회사 마당 절반쯤을 갈라 각종 유실수와 꽃들을 심었다. 한겨울만 제외하고는 화단에 언제나 잎이 피고 꽃이 핀다. 꽃들이 화들짝 나를 반긴다. 꽃밭은 손이 가는 만큼 싱그러운 꽃, 화사한 꽃을 선물한다.
글도 꽃밭 가꾸듯이 가꾸어야 좋은 글을 꽃 피울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내심 시 같은 수필을 쓰고 싶었다. 은유와 상징, 유머와 위트가 깃든 그런 수필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일 속에 파묻혀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가 버리고 말았다. 바쁜 일상 가운데 그래도 어렵게 시간을 내어 글을 쓰다 보면 나름대로 뭔가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거칠면 거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글을 쓰는 순간에는 가장 솔직해지고 가장 순수해짐을 느낄 때마다 기도할 때처럼 마음 가득 위로의 단비가 내린 듯했다. 뿌듯하고 평안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펜을 놓지 못하고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늘 바쁘다는 핑계로 나의 글밭을 제대로 가꾸지 못한 채, 아직 잡초가 무성한데 세상으로 내보낸다. 잘 가꾸지 못한 나의 글밭일지라도 어여삐 여겨주시어 작품집을 낼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곁에서 언제나 따뜻하게 감싸주고 응원해주는 가족들에게 이 기회를 빌려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

2023년 11월,
누군가 쉬어갈 로뎀나무를 꿈꾸며
권갑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