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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옷깃을 달면서』는 모두 여든 두 편의 시로 채워져 있다. 시집 『옷깃을 달면서』는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실존의 방식과 그 여자’의 하고픈 말들을 채록한 일종의 구술집(口述集)과도 같다. 역사의 타자들인 ‘그 여자’의 이야기들은 비역사적이거나 심지어 무역사적으로까지 보인다. 시간과 공간적 배경도 구체성이 휘발된 경우가 많으며, 주인공은 고유한 이름조차 갖고 있지 않다. 성별만을 표시하는, 익명의 불특정 존재를 가리키는 ‘그 여자’가 시종일관 주인공으로서 자리하고 호칭을 전유할 뿐이다. 김현숙의 시는 이렇게 역사 바깥의 역사, 이름 바깥의 이름을 호출하면서 그의 마음속에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냈다. (중략) 김현숙의 시는 ‘전통한복의 복식을 원형적인 실존의 방식으로 혼돈의 세계를 살아내려는 의지의 산물이다. 무정형과 무형의 존재 방식, 자유로운 변신과 흐름의 존재 방식을 달성하려는 의지는 김현숙 시의 기본 골격을 형성한다. - 변종환 해설 중에서

제 1 부 옷깃을 달면서
삶의 보람 _ 13
옷깃을 달면서 _ 14
평화 바라기 _ 16
폭우 _ 18
떠남의 미소 _ 19
성지곡의 햇살 _ 20
무애無？ _ 22
황령산 쌍탑 _ 23
마음의 길 _ 24
유월의 정원 _ 25
오월의 약속 _ 26
삼성궁 푸른 새 _ 27
어디에! _ 28
둘 하나 둘 _ 29
무소유 _ 30

제 2 부 옷 짓는 여인
옷 짓는 여인 · 1 _ 33
옷 짓는 여인 · 2 _ 34
옷 짓는 여인 · 3 _ 35
옷 짓는 여인 · 4 _ 36
옷 짓는 여인 · 5 _ 37
새해의 희망 _ 38
새해 산사에서 _ 39
매화 가지 끝 _ 40
그리움의 눈물이 반짝이며 흐를 때 _ 41
춘삼월 _ 42
하늘이 사람에게 너그러워 _ 43
봄 차茶 _ 44
꽃들의 합창 _ 45
나비의 환생 _ 46
이름 _ 47
봄을 입다 _ 48
천성산 _ 49

제 3 부 성지곡수원지 단상
성지곡수원지 단상 · 2 _ 53
성지곡수원지 단상 · 3 _ 54
성지곡수원지 단상 · 4 _ 55
성지곡수원지 단상 · 5 _ 56
백양산에 올라 _ 58
백양산을 내려오며 _ 59
옷으로 오신 부처님 _ 60
우리 옷 · 1 _ 61
태풍 _ 62
찜질방에서 _ 63
헌 냄비 _ 64
허심청에서 _ 65
동래 온천물 _ 66
청사포 물새 할머니 _ 68
생각을 펼쳐보니 _ 69
인연 _ 70

제 4 부 명인의 길
명인의 길 _ 73
청사포의 세월 _ 74
존재에 관한 철학 _ 75
코로나19 · 1 _ 76
코로나19 · 2 _ 77
삼생三生 _ 78
평등심 _ 79
편안한 마음 _ 80
왕과 왕후의 축제 · 1 _ 81
왕과 왕후의 축제 · 2 _ 82
지구에서 만난 사람 _ 83
바쁜 날 _ 84
정림의 정영숙 _ 85
양귀비 _ 86
걸림이 많은 삶이란 _ 87
명상 _ 88

제 5 부 신라의 환생
신라의 환생 _ 91
불갑사 큰 목탁 _ 92
기도 _ 93
어머니 _ 94
어린 왕자 이야기 _ 95
아리랑 _ 96
공空 _ 97
마네킹 _ 98
살다 보니 _ 99
아미산 _ 100
버릇 _ 101
고창 수련회 _ 102
계절이 있는 삶 _ 103
뉴욕은 오전 아홉 시 _ 104
골라신스키J. Golasinski 야고보 신부님 _ 105
자연인 _ 106
나만의 정원 _ 107
색소폰 _ 108

| 작품 해설 | 실존의 방식과 정신적 의지의 산물 _ 109
변종환(시인 · 부산광역시문인협회 제16대 회장)

김현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옷깃을 달면서』는 그동안의 현실에 얽매인 바쁜 삶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고 한층 승화된 세계의 새로운 삶, 즉 자아의 아집을 이겨낸 우주적 자아로의 탄생, 공존 공생하는 순응적 삶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겠다.
시인이 순명을 통해 그의 시가 가닿는 지점은 시적 깊이와 넓이에 따라 거리가 달라질 것이다. “배는 항구에/ 머물러 있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파도를 헤치며 항해를 하기 위함”이라고 어느 시인이 노래했듯이 가벼워지고 낮아지며 자유로워짐으로 낮은 곳에 대한 사랑을 통해 진실과 긍정의 세계를 나아 간다고 볼 것이다.
결국 김현숙의 시는 시인이 이 세계에 살았음을, 고뇌하며 존재했음을, 그리고 이 세계 삼라만상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음을 인정하고 사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시는 존재의 운명을 확인하고 달래는 측면에서 순명의 사상이 가닿는 궁극의 지점에 뚜렷한 좌표가 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복잡하고 미묘한 이 실존적 세계에서 생의 본질과 운명을 성스러운 상태로 승화시키며 덧없는 사물에 미적 진리를 부여하는 시인으로서의 길을 초연하고 당당하게 걸어갈 것을 믿어본다. - 변종환 (시인 · 부산광역시문인협회 제16대 회장)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