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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마켓의 교육 프로젝트 속
연두와 빨강, 파랑, 보라, 민트가 함께한
주제 탐구 수업 이야기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다들 우왕좌왕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바빴던 시기였다. 사회 곳곳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특히나 교육의 여건이 어려운 아이들이 있었다.

이 책은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연두가 아이들과 함께한 주제 탐구 수업에 대한 기록이다. 학교에는 인정받으며 편하게 지내는 학생들이 있지만, 또한 그러지 못해 쪼그라들고 숨어있고, 또 엇나가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조건과 환경이 잘 갖춰진다면 누구나 잘 배울 수 있고 교육도 잘 이루어질 수 있다.

피치마켓과 연두는 이런 믿음으로 교육 프로젝트(이야기가 있는 주제 탐구)를 함께 했고, 이 책에 수업 이야기를 담았다. 단순한 지식의 배움을 넘어 아이들이 수업의 주인공이 되고, 때로 예술적 재능까지 불러일으키는 마법 같은 순간들이 펼쳐진다.

2020년, 코로나19라는 상황을 처음 만나 모두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아는 바가 없어 모두 우왕좌왕하던 때였습니다. 지금과는 달리 그때는 우리 모두 처음 겪던 상황이라 모든 게 조심스러웠습니다.

이 이야기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보육원 아동들과 함께 진행한 피치마켓의 교육 프로젝트 속 연두와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가 있는 주제 탐구' 수업의 큰 목표는 두 가지였습니다. 책을 읽고 충분히 대화하며 글을 친숙하게 접하고, 이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내 생각도 잘 말하게 되는 것(의사소통 태도 개선)이 그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수업 시간에 집중을 잘하지 못하거나, 실수를 한다고 지적을 자주 받거나, 수업 내용이 너무 어려워 잘 따라가지 못했던 친구들이 이 시간만큼은 주인공이 되어 주도적으로 수업 내용을 채우고 탐구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것입니다.

주제 탐구(주제 중심)는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탐구해 보는 수업입니다. 학생들이 주제에 관해 탐구할 내용과 방법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교사는 안내자와 촉진자의 역할을 하는 거죠.

종종 쉬운 글을 중심으로 주제 탐구 수업을 하는 방법에 대한 교사 연수를 진행하는데, 그때마다 주제를 어떻게 선정하고 핵심 개념을 어떻게 저렇게 연결시켰는지를 묻는 선생님들이 계셨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었어요. 이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한다는 것과, 교사들이 가르치고 싶은 내용이 아니라 현재 아이들의 상황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을 고르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조건과 환경만 잘 갖춰진다면 누구나 잘 배울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주제 탐구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한 분들이라면, 피치마켓과 연두가 어떻게 교육을 진행했는지 이번 에세이를 통해 확인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추천사 어린이, 처음 하는 경험이 많은 사람(이종필 초등학교 특수교사)
추천사 연두는 아이들을 예술가로 만드는 마법사다(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성장학교 별 교장)
서문 누구나 잘 배울 수 있다는 믿음(피치마켓 김수희)

1 시간
01 파랑 빨강 보라 민트
02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03 시간을 벗어날 수도 있어요?
04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

2 초콜릿
01 싼타할아버지 진짜 너무하네
02 그 뭐냐, 그거, 그거!
03 벚꽃 향 초콜릿, 구름 냄새
04 맨날 듣고 싶은 소리

3 쌀
01 닭 키운 사람, 그릇 만든 사람
02 떡이 시려워, 떡!
03 채팅창을 보세요!
04 나는 힘이 세다, 그 힘으로

4 불
01 화면 너머의 아이들
02 집이랑 집이랑 합하면 마을이 된다
03 이게 뭐 이렇게 신날 일인가
04 불은 잘못이 없습니다

5 점
01 다 숨었으면 신호를 보내자
02 글자가 없으면... 공부를 안 해도 돼!
03 아끼지 말고 부지런히 써야 하는 말
04 왜 짜증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6 나무
01 사람이 나무에게 주는 것은?
02 그렇다고 치자나무
03 말이 씨가 되게
04 나무젓가락을 뿐지를 때

7 시장
01 시장에는 놀이터가 없네
02 파랑아, 행복하게 잘 지내
03 여기가 거기예요
04 내가 살고 싶은 세상

8 별
01 지구가 사라지면 어떡해요?
02 피파라스, 파타고라스, 피타가라스
03 별 하나에 소중함, 엄마
04 친구들이 해치워 줄 거예요

9 거울
01 몰라도 괜찮아
02 누구를 용서하고 싶어요
03 나는 내가 정말 좋다
04 파랑이도 끼워주고 싶어서

에필로그 마음껏 멋짐을 펼칠 수 있는 세상

처음 하는 경험이 많은 사람, 그런 사람이 어린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린이는 어떤 경험을 하는지에 따라 다른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에 어른은 처음 하는 경험이 별로 없어서 변화가 힘든 걸까? 늙는다는 건 익숙해진다는 것이고 변화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벚꽃 향 초콜릿, 구름 냄새(p.82)

“우리 바다 만들었어요!” 두 모둠 다 연신 탄성을 질러대며 뭘 만들었는지 자랑한다. 영어로만 되어 있지만 그건 아이들에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역시 어린이는 그냥 해본다. 알아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면서 아는 사람이다.
- 집이랑 집이랑 합하면 마을이 된다(p.141)

얼굴 보고 수업했더라면 한 번씩 꼭 안아주고 싶은 날이다. 아이들이 정말 알았으면 좋겠다. 자신들이 얼마나 멋지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얼마나 귀한 보석들을 품고 있는지.
- 누구를 용서하고 싶어요(p.313)

사람이 배워야 할 수만 가지 지식과 행동 양식 중에 다 쳐내고 딱 한 가지만 남기라면 ‘관심’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관심은 사랑으로, 배움으로, 연대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아닐까.
- 파랑이도 끼워주고 싶어서(p.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