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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메 둘레길 운산에서 서산으로』는 저자 심재황의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바닷가 쪽으로 가려다가 동쪽에 산줄기가 보이기에 그곳으로 들어가 봅니다. 서산 지역 안에 운산이 있는데, 잠시 들르려다가 겨우 몇 걸음 지나니 읍내를 벗어나고, 들길을 지나서 산길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곳에는 남쪽 가야산에서부터 상왕산, 수정봉 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줄기 아래는 마을과 터전을 남기고 그윽한 정감이 남겨져 있습니다.
그 고장에서 아라메 둘레길이 시작됩니다. 마을을 이어주는 산길, 들길, 냇가를 지나며, 남쪽 해미와 서쪽 바다까지 둘러져 있습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골짜기마다 살아오던 분들도 많이 떠나시고, 모습도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떤 정겨운 이야기들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나가다 보면 어떤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어떤 기억이 되살아나기도 합니다. 그때 친근하던 분과 지나가던 곳일지도 모르고요. 그러기에 아라메 둘레길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곳인가 봅니다.

2023년 여름과 가을에

14 동쪽 길 AWay to the East
16 읍내 벚꽃길 A Cherry RoAd
18 공원 수선화 Daffodils in the Park
20 동그라미 무지개 A Round Rainbow
22 벌천 물길 The Waterway
24 초원 오솔길 A Meadow Pathway

동쪽 길


서산 가는 길을
망설이다가

바로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운산 가는 길로
바로 이어지는데

이야기를 생각하고
들길을 지나가며

이야기를 생각하며
마을로 들어가고
냇가를 건너가네.


A Way to the East


Hesitating for a while
On the road to Seosan,

Going down a little
To the right side,

It soon connects
To the way to Unsan.

Thinking of the stories
I pass through the fields.

Thinking of the stories
I go into the small town,
And cross the stream.


읍내 벚꽃길


운산 읍내 큰길로
들어가지 않아도

오른쪽 작은 길로
비켜서 들어가면

어찌나 반가운지
벚나무 늘어서네.

이른 봄날에는
벚꽃 터져나고

찬바람 불어대면
읍내로 날리다가

들길 따라가며
구름 되어 흩날리네.


A Cherry Road


Not going into the town
Through the main road,

Going into the town
Through the small road,

I can see the cherries
Lining up the road.

On an early spring day,
The blossoms burst out.

When the cold wind blows,
They are flying into town.

Following the field,
They scatter forming clouds.


공원 수선화


수선화 심어 놓은
아라메 공원에

강아지풀 머리 내밀고
바랭이풀 길게 자라고
뽕나무 줄기 나오는데

잡초에 뒤섞여도
수선화 줄기 여전하네.

내년 봄이 되면
노랗게 피어나서

아라메 봄바람에
한들한들 끄덕이겠지


Daffodils in the Park


The daffodils are planted
In Arame Park.

Foxtail sticks out its head,
Indica grass grows long,
Mulberry trunks appear,

Being mixed up in the weeds,
The daffodil stems are still.

In the spring next year,
They’ll bloom yellow.

In the spring breeze,
The daffodils will n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