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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낯선 나라, 마다가스카르는 인도양의 섬나라로, 세계의 섬 중 네 번째로 넓다. 광활한 영토에서 다양한 종족이 생활하고 있는 마다가스카르인의 언어 관습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이 섬나라의 환경에 존재하는 동식물의 양태 또한 지역에 따라 다르다. 「마다가스카르 민담 3」은 이 언어적 다름과 환경적 다름을 담고 있다. 언어적 다름은 한 종족의 거주 환경에 적합한 표현이 다른 종족의 거주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은 표현 형태, 즉 마다가스카르의 다양한 종족의 언어적 유희로 표출된다. 또한 환경적 다름은 때로는 섬 내부의 평지에서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는 한 종족의 생활 터전과 잘 어우러지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때로는 그 환경에 맞서 극복하며 살아가는 고원 지대의 다른 종족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 다양한 모습은 좁게는 종족 공동체 생활에서, 넓게는 마다가스카르 전체 공동체 생활에서 중시되어야 할 사회적ㆍ도덕적 가치 및 인간의 품성을 대신한다.
「마다가스카르 민담 3」에는 마다가스카르의 생활 환경과 그 환경 속 마다가스카르인의 양태가 담겨 있다. 이 양태는 섬 주민들이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사건과 그 사건에 얽힌 음모와 계략, 그리고 그 음모와 계략으로 빚어지는 삶의 변전을 조망하면서 에둘러 표현한 삶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다. 삶에 대한 애착은 한편으로는 허구적 서사를 통해 교훈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우화로 표출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화자의 소개 문장으로 시작하여 교훈으로 끝나는 이야기의 구조를 갖는 피블리오로 표출된다. 우화와 파블리오는 풍자적인 내용을 통해 교훈과 사회적ㆍ도덕적 가치 전수를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그 교훈과 가치는 음모와 계략에서 드러나는 몰인간성으로 극대화하여 보여준다.
「마다가스카르 민담 3」에서 몰인간성은 자주 마다가스카르인의 삶에 대한 관조를 해학으로 승화시킨다. 그 해학의 중심에 우리에게 낯선 마다가스카르 고유의 동물들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들이 자리한다. 동물의 의인주의(擬人主義)는 인간의 생각과 행동 양태를 동물들의 생각과 행동 양태로 환치하여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허물고, 이 경계 없음을 통해 삶의 안락과 평화와 풍요에 대한 소망을 풍자와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마다가스카르 민담 3」은 샤를 레넬Charles Renel이 마다가스카르 각지에서 수집하여 1910년에 출간한 「마다가스카르의 콩트 II : 우화와 파블리오Contes de Madagascard II : Fables et fabliaux」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이 독자들에게 마다가스카르인들의 사고와 그들의 생활 및 자연환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

I. 파블리오

미식가
호박 도둑 나병환자
약속
세 명의 청각장애인
라자코 원숭이
논
여자 나병환자
도둑들
오 형제
세쌍둥이
이가 없는 남자
남자들과 여자들
론고자볼라 나무
불륜녀 이아폴라비트라
아이와 포사
어부와 그 사람
안드리아미하니나의 세 명의 아내
안드리아마니리테하남베와 안드리안치마할라니켈리
치안치바와 그의 노예
노인과 일곱 명의 아들
자식이 없는 부부
라트리모와 이켈리안티볼로
라날라히와 라나바비
암소가 된 사코리리카
레소마와 파랄라히
잘라히피나와 자바비피나
켈리칸티와 이올론베발라나
은가노
은가노
탄갈리와 도소
이코토페치와 이마하카의 이야기
안카만타트라
삼 형제
불쌍한 사람과 오디의 주인
삼 형제
세 명의 사냥꾼
세 명의 남자

II. 우화

해, 달, 별, 그리고 암탉
개, 멧돼지, 그리고 카이만 악어
쥐, 고양이, 그리고 말벌
고양이와 쥐
칸카포트라
포사, 파날로카, 그리고 보안치라
개구리와 멧돼지
라보알라보와 라피소
개와 들고양이
새들의 왕
쥐와 키나올리
보론드레오
토호베바바, 암바치베드란기, 그리고 몸집이 작은 빌리
라치빌로카와 라치리리아트라
칸카나와 비빌라바
이본드롬볼로
카잔드라마하로바카
타카트라와 보론돌로
타카트라와 피히아카
타카트라와 친치나
암탉과 파판고
황소와 카이만 악어
빈치와 카이만 악어
뿔닭과 카이만 악어
카이만 악어와 앵무새의 파티드라
란가히베, 라맘바, 그리고 개
빈치와 칸카포트라
들고양이와 거북
인간과 모기
인간, 멧돼지, 그리고 암탉
뿔닭과 암탉
뿔닭과 수탉
암소와 암멧돼지

미식가
베치미사라카족의 우화
안데보란토 지방의 라노마파나에서 채집

대단한 미식가인 한 남자가 덫을 놓아 하루는 아주 큰 ‘마다가스카르사향고양이’를 잡았다. 우선, 그는 그 동물의 털을 태웠다. 그러고 나서 그 동물을 마을 근처에 놓아주었다. 미식가는 여러 가족의 아버지였다. 이번에 그는 자기가 잡은 양질의 사냥 고기를 혼자 먹기 위해 부인과 자식들을 속이고 싶었다. 그는 ‘암피’ 잎으로 자기 몸을 문질러 붉은 부스럼을 돋아나게 했다. 그러고는 그는 집 안으로 들어가서 가족들에게 말했다.
“당신의 아버지이자 아이들의 할아버지께서 많이 아프셔. 그가 돌아가시기 전에 너희들을 볼 수 있으면 행복하시겠지. 너희들끼리 가. 나는 몸이 아파 걸음을 걸을 수가 없어.”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추운 듯이 ‘라반’으로 몸을 감싸고 난로 곁에 웅크렸다. 아내와 자식들은 울면서 길을 떠났다. 그들이 할아버지 집에 도착했을 때, 할아버지 댁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물으며 대답했다.
“우리는 건강하게 잘 지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버님이 아주 편찮으시다 들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아버님을 뵈러 온 거예요.”
할아버지 댁 사람들은 대답했다.
“여기에는 아픈 사람이 없는데.”
그때 아내가 소리쳤다.
“그래 내 남편이 거짓말쟁이였어!”
그동안 집에 머물러 있던 남편은 사냥한 동물을 구워 먹었다. 그는 끝내 고기를 모두 먹어 치운 후, “이 훌륭한 고기를 남겨서 조금이라도 잃으면 안 돼.”라고 혼잣말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잠자리에 들었다. 그의 아내가 잔뜩 화가 나 돌아와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은 참 무례해요! 당신이 심하게 아프다고 자신했던 사람은 놀랄 만큼 건강하니 말이에요!”
남편은 대꾸했다.
“나는 그를 보러 간 적이 없어요, 그렇게 말하는 얘기를 들었을 뿐이지!”
아내는 마음이 조금 누그러져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지냈어요.”
“나는 아직도 많이 아파요. 요강을 줘요. 화장실에 가고 싶어요.”
아내가 남편에게 요강을 주었다. 그는 요강을 배설물로 채웠다. 배설물은 집 안에 머물러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숨 막히게 하는 심한 냄새를 풍겼다. 그러자 그의 아내는 크게 후회하면서 남편에게 말했다.
“아! 당신은 정말로 심하게 아프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