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이 시는 가을을 ‘황혼’으로 참신한 은유의 기법을 구사한다. 이는 하나의 예이며, 서산에 지는 해보다 더 붉다고 하여 비유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상징성은 바람에 떨어지는 꽃잎을 밝히면서 이별을 기반으로 하는 독자적인 상징성을 획득하고 있다. 두 여인의 향기는 독자의 능동적 참여를 유발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덕숭산의 묵언 수행이다. 현란한 수사적 기교가 없이 단순 처리하면서도 긴장감과 예리한 감각성을 보여준다.
이경순 시인의 시집 『낙타, 하늘을 날다』라는 여행 속에서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체험한 것을 의미로 만들어 가고 있다. 비행기 티켓을 끊고 출발하는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독자도 시각을 개입시키기 좋고, 즐기는 데서 너와 나 따로따로일 수 없어서 좋다. 공자는 논어 「옹야」편에서 “아는 것이 좋아하느니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이 즐기는 것만 같지 못하다”라고 설파한 바 있다. 여행도 아는 데서, 좋아하는 데서 더 나아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이경순 시인의 여행은 작가에게만 참신한 여행이 아니라 독자도 함께 할 수 있는 여행이다. 소박하고 검소하게 대문만 나서면 되는 여행을, 언어적 감수성과 관련하여 읽어 볼 수 있다. 그것이 이경순 시인의 시를 특별하게 만들 것이라 믿는다.

【평론】

나를 떠나는 여행, 나를 찾는 여행

박미정 〔시인·평론가〕

이경순 시인의 첫 시집 『낙타, 하늘을 날다』라는 외부를 통해 끊임없는 교섭 과정을 보인다. 그것은 시를 쓰고자 하는 방법이며, ‘나’와 ‘외부’를 연결하여 시공간의 가치를 확장시키는 데 연관한다. 이러한 미의식은 나를 떠나는 여행, 나를 찾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으며 마음에 갖지 못한 풍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호수는 달을 안고
달빛을 머금은 갈대 바람결에 춤추네

짱뚱어 뛰어오르고
흑두루미 날아다니는 순천만

한 폭의 수채화로 붉게 물든 저녁노을
호수에 안긴 외로운 달

은빛 물결로 사각거리는 갈대의 울음
숨은 새가 지켜보네

갈대를 사랑하는 바람 흔들어도
뿌리째 뽑히지 않네

철없는 철새 계절마다 옮겨 다녀도
제자리만 지키는 갈대

달님이 웃고 있네

- 「달을 품은 갈대」 전문

「달을 품은 갈대」에서 주체는 ‘호수’라고 볼 수 있다. 달을 안고 달빛을 머금은 갈대 바람결에 춤추는 호수지만, 짱뚱어와 흑두루미의 등장으로 시적 변용을 꾀하였다. 저녁노을이 복귀하여 펼쳐지는 호수는 수채화로 환치되어 외로운 달, 갈대의 울음과 호수를 흔드는 바람 등 시인의 리얼한 필치로 현실을 열거하고 있다. 그리하여 “철없는 철새 계절마다 옮겨 다녀도 / 제자리만 지키는 갈대”라는 진정한 갈대의 모습을 접하고 “달님이 웃고 있다”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현실을 보고 있다고 이해된다.
“가을이 물든 감포 바다 대왕암 / 파도 소리 출렁이고 / 천년의 세월에도 님의 향기 변함없네 // 감은사지 삼층 석탑 / 푸른 이끼 가득하고/ 만파식적 피리 소리 꿈결에 다가오네 // 감은사 풍경소리 은은히 울리던 곳 / 동서 석탑 말없이 바라보고 / 핑크뮬리 활짝 피어 들불로 밝히네” 「여행」 전문에서 시인은 여행에서 만난 풍경의 정황을 선명하게 그리고 있다. 이것은 풍경을 보다 구체화함으로써 과거를 재현하는 일면을 같이하고 있는 것 같다.

낙타는 오늘도 걸어간다
사막의 모래바람을 맞으며 꿈을 싣고

쌍봉낙타의 등에 가득한 짐
바오밥나무 밑에서 쉬었다 가면
사막여우라도 만날 수 있을까

별똥별 쏟아지는 하늘을 보면서
날아다니는 낙타

토성 금성에는 양 떼를 몰던
은하수 같은 목동이 살고 있을까

긴 눈썹 아름다운 눈을 가진 낙타
평생 멍에를 짊어지고 가는
삶을 살아가지만

별나라 세계를 꿈꾸고 있다

－ 「낙타, 하늘을 날다」 전문
“낙타는 오늘도 걸어간다 / 사막의 모래바람을 맞으며 꿈을 싣고”에서 여행을 통해 만나는 새로운 세계의 발견임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별똥별 쏟아지는 하늘을 보면서 / 날아다니는 낙타”를 통찰하게 되는 예민한 감각과 직결되어 시의 흐름을 심화시키는 시인의 감수성은 “은하수 같은 목동이 살고 있을까”라는 상상력을 동원하며 낭만성이 드러난다.
〈걷다 - 날다〉의 연결고리는 낭만성에 그치지 않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평생 멍에를 짊어지고 가는” 비극적 현장임을 감지하면서도 새로운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별나라 세계를 꿈꾸고 있다”라는 진상은 새로운 시도의 꾀함을 뜻하고 있다고 하겠다.
표현을 통해 시인의 새로운 시도는 적극적이다. “나는 날고 싶다 / 더 멀리 날아가고 싶다 // 철썩이는 파도를 안고 / 달빛에 젖어 문탠로드를 향해 날아간다 // 미포에서 청사포 구덕포 / 용궁사 숲길의 해파랑으로” 「갈맷길 Ⅰ」 부분에서 “나는 날고 싶다”라고 하여 새로운 세계를 갈망한다.
“더 멀리 날아가고 싶다”라는 국면으로 이끄는 건 날고 싶은 세계를 한 번 더 환기하게 시킴으로써 ‘날아간다’라는 시인의 의지를 강렬하게 드러내 보인다. 또한 동사 ‘날다’의 변형을 상징적 수법으로 사용하는 시인의 재치가 돋보인다.
술 한잔하세

배꽃은 하얗게 피어있고
복사꽃 무르익는 봄날에

그대와 나 그림자 벗을 삼아
달빛 고요히 쏟아지는 날

종달새 지저귀는 무릉도원에서
바람에 꽃잎이 휘날리면 좋으리

장독에 익어가는 과일주
그 향에 취해 앉아 있으면
신선도 부럽지 않고

개울에는 시냇물 졸졸졸
현악기의 울림이 이보다 섬세할까

술잔에 띄운 꽃잎 한 장
이백도 부럽지 않네

－ 「술酒 연가」 전문

이 시에는 “술 한잔하세”의 고전적 정감이 그려져 있다. 이러한 고전적 정감이 특히 “종달새 지저귀는 무릉도원에서 / 바람에 꽃잎이 휘날리면 좋으리”와 같은 면모로 전이해 가는 데 특징이 있다. 자연과 인간사의 결부는 “장독에 익어가는 과일주 / 그 향에 취해 앉아 있으면”에서 순수의 소산을 발휘하며 존재의 안식을 만나고자 한다. “신선도 부럽지 않고”, “이백도 부럽지 않네”라는 내성內省의 목소리는 「술酒 연가」의 진면목을 드러내며 관심을 기울게 한다.
이 한 편의 시로 시인의 고전적 정감을 읽기는 쉽지 않지만, 표제를 통해 시인의 낭만성이 주목된다. “연산동 지하철역 / 빈대떡과 막걸리에 / 나그네들 지친 삶 풀어 놓는다 / 파전과 돼지 껍데기 먹으며 / 인생을 논한다 / 술병에서는 별이 보이지 않고 /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가 술병에서 쏟아진다” 「주막」 전문에서는 위의 시에서 다룬 고전적 정감보다 사회적 한계를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생을 논하지만 극심한 피로가 쏟아지는 술병에서 별이 보이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선의 각도 차이가 삶에서 객관적 상관물로 이동하며 지향의식을 여행으로 변모하고 있다.
“다대포 노을정 데크길에 / 앉아 있는 긴 의자 // 푸른 숲 달 뜨면 별들이 노닐다 가고 / 휘파람새 둥지 틀고 살았다 // 아름드리 큰 나무 둥지 떠나 / 앉은뱅이 된 의자 / 파도 소리 들으며 / 묵상의 시간 즐기고 있다 // 갈바람도 쉬었다 가는 노을정에 / 상사화 피어서 님 기다리고 // 시가 살아서 꿈틀거리며 / 세상사 이야기 풀어놓고 있다 // 갈대는 바람 귀로 들으며 / 노을 한 자락 끌어오고 있다” 「의자」 전문에서 읽는 것은 의자를 의인화하는 발상의 방법이다. 둥지 떠난 상실감을 묵상의 시간으로 즐기고 있는 의자를 시사하여 마음의 시학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다만 주변 것들의 연쇄로 이어져 시적 모험을 강행하려 한다.
다음 시 「사진」에서 과거의 시간과 연결되는 ‘소리’가 의미로 비약하는 것을 감상해 보기로 한다.

한 장의 사진을 보노라면
예송리 바다의 파도 소리가 들린다

동글동글한 몽돌 사이로
그의 발자국 소리도 들린다

세연정의 연못
수석과 송죽 달을 벗 삼아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어부의 노래를 부르던 곳

사진 속에 내가 있다
예송리 바다 꿈결 같은 곳에
앉아 있다

고산의 향기 가득한 보길도
지금도 그곳에 가고 싶다

－ 「사진」 전문

이 「사진」이라는 시를 통하여 시인의 시작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시인으로 떠나게 한, 두 편의 시 중에서 한 편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즐거움이나 슬픔 따위의 감정적인 시를 쓰기보다 추억의 소리와 걸음걸이를 그대로 쓰고 싶다고 노래한 것이 아닐까 싶다. 1연에서 “한 장의 사진을 보노라면 / 예송리 바다의 파도 소리가 들린다”에서 감상을 토로하기보다 ‘소리’라는 개연성으로 추억의 보편성을 획득한다. 2연에서 ‘소리’는 상상의 산물로서 추억을 끌어내는 데 쓰이고 있으며, 3연과 4연에서 관찰자의 시선으로, 5연에서 “사진 속에 내가 있다”라고 하여 회고적 정서의 표출을 띠고 있다. 6연에서 보길도에 대한 그리움은 직설적 표출이지만 여과장치를 거치지 않은 순수함이다.
다음 시 「연꽃 연가」 또한 시인으로 떠나게 한, 다른 한 편이다.

지난밤 내린 취우驟雨로
외로이 핀 꽃잎들 눈부시다

작달비에 숨죽이고 움츠리고
피어난 하양 노랑 연분홍으로 개화한 꽃

서동과 선화공주의 화수분일까
무리 지어 한들거리는 궁남지의 연꽃들

사모하던 임
한줄기 솟대로 우뚝 서 있다

－ 「연꽃 연가」 전문

지난밤 갑자기 쏟아지다 그친 비를 견디고, 거세게 좍좍 쏟아지는 비를 견디고 개화한 꽃이 연꽃임을 제시하고 있다. 빗속에서 터져 나오는 꽃의 이미지는 사랑의 언어나 화해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 주된 풍경은 궁남지의 연꽃들이지만 결구에서 “한줄기 솟대 우뚝 서 있다”라고 하여 자연 사물은 저 스스로 존재하는 자족적 표현을 보임으로써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한 의식을 보인다.
다음 시 「광고 속으로」는 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평범한 삶의 일상을 표현하며, 여행의 일탈로서 살펴본다.

쇼호스트가 선전하는 홈쇼핑
신축성 좋다는 린넨의 바지 네 벌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요술밴드
검은색 네이비 흰색 아이보리

자동 주문은 천원이 싸다는 자막
현란한 말에 빠져든다

비스듬히 누워서도
스위치 하나로 해결하는 시대

몸무게에 따라 TV 속의 옷
빠르게 배달되어 온다

가계는 울상이지만
색깔별로 뽐내는 카드는 웃고 있다

순간적인 판단으로 선택된 옷
저렴하고 꼭 맞으니

오늘도 광고 속으로 빠져든다

－ 「광고 속으로」 전문

예시된 시에서 자기의 욕망에 편입된다. “자동 주문은 천원이 싸다는 자막 / 현란한 말에 빠져든다”에서 보이는 욕망의 실천을 대신하는 것은 카드다. 카드를 사람의 모습으로 의인화하여 ‘웃는다’라고 표현한다. 그것은 광고 속으로 빠져드는 과정의 위트라고 보이며, 오늘날의 물량주의 시대 속에서 작은 존재의 위대성을 일깨워 준다.
“나를 감싸 주는 연인이다 / 내 손길이 닿으면 부드러운 화음으로 답하고 / 차가운 바람이 온몸을 휘감고 돌아도 / 한결같이 나를 감싸주는 진정한 반려자이다 / 친정어머니의 삶처럼 질곡의 삶을 이어온 외투여!” 「외투」 일부에서 ‘외투’를 연인, 반려자라고 하여 의인화하여 의미를 내포한다. 그것은 외투의 기능을 균제미로 요약하여 더 소중함을 예표 하고 싶은 것이다.
“백화점 진열장에 나란히 앉아 /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 뭇사람의 시선을 받던 너 // 너의 의지와 상관없이 / 어느 날 나에게 왔다 // 때로는 축제의 장에도 가고 / 궂은일 슬픈 일에도 함께한 / 고단한 삶의 행로” 「신발」 일부에서 진정한 의도는 ‘너’보다 ‘나’라는 의미를 투사하고 있다. 하지만 ‘나’에 매몰되지 않고 ‘함께한’이라고 하여 나의 분신으로 존재의 전환을 말하려 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시상금이 있다는 / 미끼에 끌려 / 시낭송을 했다 // 정호승 시인이 다가온다 / 가을 단풍 얼굴이 / 빨갛게 물들었다” 「아름다운 미끼」 일부라는 진술과 그리 멀지 않다.

얼마나 가슴이 탔으면
서산에 지는 해보다
더 붉은 황혼으로 타올랐을까

기약 없는 이별의 범종 소리 애달프고
바람에 떨어지는 꽃잎 연가를 부르네

혜성처럼 나타나
불꽃 같은 삶을 살고 간 두 여인의 향기

고즈넉한 수덕사에 두견이 울음 울며
임의 발자취만 가득한데

덕숭산은 말없이 내려다보며
묵언 수행하고 있네
－ 「가을 쉼표 이별」 전문한다.
이경순 시인의 여행은 작가에게만 참신한 여행이 아니라 독자도 함께 할 수 있는 여행이다. 소박하고 검소하게 대문만 나서면 되는 여행을, 언어적 감수성과 관련하여 읽어 볼 수 있다. 그것이 이경순 시인의 시를 특별하게 만들 것이라 믿는다.

여행은
새로운 세계로의 만남이기도 하지만,
나의 삶 일부분이고 시의 원천이 되고 있다.
20대 초반부터 떠난 여행과 등산은
내 시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젊은 시절 가곡을 들으며 선율의 울림에 심취해
시인의 세계를 꿈꾸었다.
고산의 향기를 찾아 떠난
보길도 예송리 바닷가에 앉아서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보며 적은 시 「사진」과
부여 궁남지에서 본 연꽃을 떠올리며
「연꽃 연가」를 창작하였다.
두 작품은 시인의 길로 출발하게 한
마중물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시간과 공간이
허락하는 한 여행을 떠날 것이다.
봄이 오면 들꽃들을 사진으로 담아서 글을 쓰고,
가을이 되면 노을빛 닮은 낙엽을 밟으며
사색에 잠길 것이다.
그리하여 자연과 인생을 노래하는
시를 창작할 것이다.
나의 시들은 이제 한 권의 시집으로 묶어서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잠재된 문학의 끼’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끔
옆에서 격려를 아끼지 않는 남편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첫째, 둘째 딸과 막내아들,
시 창작 수업을 함께한 동인,
가까운 지인들과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나의 시 출산을 축하하며 첫 독자가 되어 주신
박미정 문학박사님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2023년 8월 청량한 바람을 생각하며
청아淸雅 이경순

시인의 말 _ 3

여는 시

。 부산이여 영원하라 … 13
。 흑묘의 해를 바라보며 … 14
。 낙타, 하늘을 날다 … 15

제1부 · 여행; 여행

。 사진 … 19
。 연꽃 연가 … 20
。 바람꽃 … 21
。 달을 품은 갈대 … 22
。 여행 … 23
。 독도 연가 … 24
。 나무 … 25
。 노을빛 물든 사랑 … 26
。 울릉도 연가 … 27
。 베수비오 화산 … 28
。 그림자 … 29
。 토암 공원에서 … 30
。 매실이 익어가는 마을 … 31
。 지리산의 철쭉꽃 … 32

제2부 · 가을 연가

。 가을 연가 … 35
。 가을 쉼표 이별 … 36
。 고택 … 37
。 찻잔 속 가을 … 38
。 의자 … 39
。 가을 바다와 불꽃 축제 … 40
。 주왕산의 가을 … 41
。 마네킹 … 42
。 가을 … 43
。 국화차를 마시며 … 44
。 구름 … 45
。 별 … 46
。 솔숲 바람에 들다 … 47
。 꽃 문. 그 위를 넘다 … 48

제3부 · 발길이 머무는 곳

。 갈맷길 I … 51
。 온천천 I … 52
。 황소의 눈물 … 53
。 하늘 아래 … 54
。 목백일홍 … 55
。 잠녀 … 56
。 어둠을 읽다 … 57
。 새 … 58
。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 59
。 직녀의 거울 … 60
。 여름 콘서트 … 61
。 찔레꽃 … 62
。 주막 … 63
。 좋은데이 … 64
。 낙동강을 바라보며 … 65
。 세월호의 참상을 지켜보며 … 66
。 수선화 … 67
。 술酒 연가 … 68
。 뜨거운 강 … 69
。 청소부 … 70

제4부 · 사모곡

。 국밥 한 그릇 … 73
。 김치 … 74
。 채이 바람 불다 … 75
。 추석 … 76
。 장독 연가 … 77
。 사모곡·I … 78
。 가을 그리고 사랑 … 80
。 홍시 … 82
。 애인 … 83
。 항아리 … 84
。 봄 … 85
。 밤 … 86
。 밥 I … 87
。 밥 Ⅱ … 88
。 사모곡 Ⅱ … 90
。 외투 … 91
。 샌드위치 … 92
。 자전거 길 … 93
。 솔 씨 바위틈에 떨어졌다 … 94
。 신발 … 95
。 아버지의 강물 … 96
。 몸 … 97
。 광고 속으로 … 98
。 개미와 매미 … 99
。 신발 다섯 켤레 … 100
。 해월정에서 … 102

제5부 · 짧은 시

。 동학사 ㆍ 연곡사 … 105
。 가을이 오네 … 106
。 폭설과 사랑 … 107
。 새해 아침 세배 … 108
。 아름다운 미끼 … 109
。 가을 밤 … 110
。 광안리 바다 … 111
。 김연아의 우승을 보며 … 112
。 바다를 보며 … 113
。 WBC 야구 준결승을 보며 … 114


평론 _ 115
° 나를 떠나는 여행, 나를 찾는 여행
- 박미정 〔시인·평론가〕

부산이여 영원하라


일찍이
“동방의 나라 빛이 되리라”
예언했던 타고르

금정산 푸른 숲에 낙동강 물줄기 출렁이며
해운대 태종대의 파도가 넘실거리고
“어서 오이소! 다시 또 오이소!”
정겨운 자갈치 시장

2030 부산 국제 박람회
첨단 과학 기술 IT와 한류 문화를 널리 알리자

88서울올림픽 2002 월드컵처럼 다시 한번 더
뜨겁게 달군 마음으로 세계를 향해 뛰어오르자

코리아 코리아 외치며 한마음으로 모아
거대한 횃불을 높이 피워 올리자

산과 강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도시 부산
2030 월드 엑스포의 깃발을 높이 들어 올리자

아름다운 부산에서
활활 타오르게 노래를 부르자



흑묘의 해를 바라보며


동해의 푸른 파도를 딛고
수평선 저 너머 검붉은 어둠을 헤치며
서서히 떠오르는 해를 보네

아무도 밟지 않은 미지의 이 땅에
장밋빛 그리움으로 뚜벅뚜벅 발자국 하는
찬란한 저 태양 앞에
흑 묘의 기운이 드리우고 있네

핵으로 무장하고 기아에 허덕이는
저 북녘의 동포들에게도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도
따뜻한 황금빛 햇살을 골고루 비추어다오

아! 태양이여 사뿐히 내려오소서!
자유와 평화통일의 염원을 향해

별주부전 토생원의 지혜와 용기를 주소서!

영원한 약자와 강자도 없는 이 세상에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아낌없이 그 한 몸 불사르며 활활 타오르소서!



낙타, 하늘을 날다


낙타는 오늘도 걸어간다
사막의 모래바람 맞으며 꿈을 싣고

쌍봉낙타의 등에 가득한 짐
바오밥나무 밑에서 쉬었다 가면
사막여우라도 만날 수 있을까

별똥별 쏟아지는 하늘을 보면서
날아다니는 낙타

토성 금성에는 양 떼를 몰던
은하수 같은 목동이 살고 있을까

긴 눈썹 아름다운 눈을 가진 낙타
평생 멍에를 짊어지고 가는
삶을 살아가지만

별나라 세계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