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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섭 시인의 첫 시집 참 『행복한 배낭을 메고』는 세상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가 살아온 지난한 날을 추억하면서도 순수를 잃지 않고 사는 영원한 소년 같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과 마음이 나오는지 나이와 견주어 동안이다. 바로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시심詩心을 지닌 시인이라고 하고 싶다.
그가 시를 쓰는 접근 과정은 자기를 낮추고, 타자를 향한 겸손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면서 자연과 사람, 계절과 사람을 대하면서도 늘 봉사와 감사의 자세를 지니고 있다. 시인은 가톨릭 신앙으로 다진 씨앗을 시로 표현하고자 한다. 또 행동으로 지역사회와 교회 내에서 헌신하며 살아왔다고 느껴진다. 아주 오랫동안 선행과 나눔을 실천하다 보니 공로와 고마움에 대한 수상도 다양하다. 아마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난 따뜻한 시골 인심 같은 정서가 저변에 깔린 결실이라고 여겨진다.
이번에 김동섭 시인은 5부에 걸쳐 시 77편을 시집으로 엮으면서 고희古稀를 넘는다. 많은 분의 첫 시집을 보면 고향과 가족에 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걸 보게 된다. 어쩌면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시집 이야기】


참 행복해 보입니다

시인은 제1부 「낮달로 뜬 누나」에서는 진한 가족애를 느끼게 한다. 어릴 적 「고향」은 ‘가물가물 잊혀져 가지만 / 그래도 떠오르는 오아시스’다. 그가 기억하며 그리는 「고향 연가」에서는 그만이 간직한 이미지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만큼 소중하게 각인된 소중한 글제의 재산이라고 보아야 하겠다. 망백까지 장수하다 돌아가신 장모님과 일찍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효심이 시편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집 행복 꽃밭 가꾸는 / 지상의 천사’인 아내는 시인의 든든한 후원자다. 자기 삶을 반추하며 변호사로 성장한 아들에게 앞으로 살아가야 할 지혜로운 올곧은 길을 일러준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한쪽 가슴이 빈 듯 누나를 그리워한다. 시인이 쓴 「낮달로 뜬 누나」를 보면 친척집으로 떠나 끝내 돌아오지 못한 누나가 낮달이 되어 찾아온다는 애절한 그리움이 녹아 있다.

하얀 낮달이 뜰 때면
홀로 살다 떠난 누나가 생각난다
배고파 서울 친척 집으로 가서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해
어머니 가슴에 응어리로 남아

하나도 삭이지 못한 채
하늘나라 떠나신 어머니 따라
쓸쓸히 떠 있는
핏기 없는 낮달은
하얀 얼굴 예쁜 누나 모습인지

낯선 곳에서 그리워 눈물 훔치고
별빛 반짝이는 밤이면
꿈결에서나 만났을 가족
끝끝내 보지 못한 그리움
한이 되어선지
오늘도 하얀 낮달로
나를 찾아왔나 보다
- ？낮달로 뜬 누나？전문 -

제2부 「하늘 보기」에서는 계절과 날씨를 따라가며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태초의 「밤은」 ‘자유의 여신이 입은 / 별빛 수 놓인 드레스’라고 말하면서, 「하늘 보기」를 통해 ‘비바람 불고 먹구름 몰려와도 / 뒤따라올 찬란한 푸른 하늘 / 변하지 않을 사랑이니까요’라는 말로 희망을 노래한다.
「1월은」 ‘설렘’으로 시작해 ‘마음 다지고’는 세월의 ‘다리를 다시 놓는 여정’이라며 ‘아프지 말고 건강하기를 / 원망도 미워하지도 말자고 / 마음을 새기는 달’로 만난다. 「2월 너는」 ‘눈부신 봄으로 가는 징검다리 / 팔짝팔짝 건너는 꿈 많은 소년’이라며 자기를 대비시킨다.
그러고는 「3월 소녀는」 ‘봄의 전령사로 눈부신 / 매화와 산수유, 수선화를 앞세워 / 개나리 벚꽃으로 마음껏 몸치장하고 // 아지랑이 피는 초원을 / 수줍은 소녀가 되어 / 설레는 꿈을 안고 / 마음껏 달리고 있다’라고 한다. 아마도 그 소년과 이 소녀가 만나면서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있다.
그러던 중에 「비가 내리는 날이면」 목이 마르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도 시인은 「목마른 비」를 노래하면서 ‘돌같이 차가운 가슴 되고 싶지만 / 끝내 참지 못하고 내리는 갈증 / 그대 향한 새까만 불면증을 안고 / 탑처럼 그리움이 쌓이고 있네’라고 하며 자신의 목마른 심정을 촉촉이 적시고 있다. 그렇게 계절이 지나면 「가을밤을 베고」서 ‘내일의 나를 위해 그냥 / 오지 않는 잠을 청한다.’ 그리고 어김없이 「새벽은」 다가온다.

날 밝기 전 어두움 가시고
천지 생명이 깨어나
새로운 날로 만물이 꿈틀댄다

정화의 밤이 지나고
새벽 길을 나선다
밤을 통해 낮을 돌아보고
스스로 반성한 힘을 얻어서
기운찬 출발의 시간

어둠을 헤치고 떠오르는 태양
희망과 용기를 준다
새벽 맑은 기운은 청량제로
다짐과 시작의 설렘 마시고
가슴이 뜨거워진다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선한 시간으로 다가온다

새벽은
- 「새벽은」 전문 -

새벽잠을 깬 소년과 소녀는 계절을 따라 산과 들로 다니며 행복을 꿈꾼다. 제3부 「꽃 그리고 너」는 철 따라 핀 꽃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다. 누구나 한번은 썼을 법한 시일지 모르지만, 누가 보는가에 따라서 「꽃」에 대한 시선은 또 다르게 다가온다.

꽃은 나를 보고 웃고
나는 꽃을 보고 웃는다

나의 미소 내가 가진 향기도
세상 속에서는 꽃이다

우리 모두는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이다

저마다 가진 향기와 미소가
꽃으로 피어난다면

세상은 온통 아름다운
꽃밭이 된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오랫동안
시들지 않는 꽃으로
남고 싶다
- 「꽃」 전문 -

대부분 남자가 쓰는 꽃에 관한 시詩라고 하기엔 여성적이고 소년의 감성까지 담겨 있다. 「능소화」 「목련꽃」 등으로 「봄」부터 「가을 바구니」에 담고 있다. 그러면서 「꽃은 지지만」의 후반부에서 그래도 남은 걸 보고 있다. ‘꽃 지면 내 사랑도 지는 줄 알았는데 / 그 흔적 시나브로 희미해져 가고 / 이제는 먼빛 무지개로 남아 / 내 영혼에 / 꽃향기 가득한 / 맑은 샘으로 있네요’라고 한다. 그러면서 가을 들길을 따라 「떠나는 가을」도 「가을이라 좋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늦가을 만나는 「낙엽」을 보고 ‘희생적 모성 / 거룩한 부성’으로 표현하며 가족애를 느끼게 한다. 그러고 다가온 겨울을 만나 「겨울 강가에서」 스산함과 외로움마저 다 안고서 ‘겨울 강가는 / 무채색이라 / 그냥 좋다’라고 말하고 있다.

김동섭 시인은 자기를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제4부에서 자랑하며 강조한다. 휴대전화 멋울림까지 이 노래를 선택할 정도로 긍정적인 마음 자세와 행복한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행복한 배낭을 메고」 자기가 사는 「이기대에서」 「이기대 갈맷길 」을 걸으며 지역사회를 예찬하고 있다. 그리고 ‘꿈과 희망 가득 넣은 행복한 배낭을 메고 / 오늘도 쉼 없이 가야 하는 삶의 여정’을 성실히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숱한 이야기로 마음은
끝없는 심해 속에서 헤맨다
희망 지팡이에 의지한 채
가파른 꿈의 산길 오른다

하루 이틀 지나는 시간
행복 보금자리 만들어 보지만
늘 비좁고 언제나 불만스러운
내 마음속 작은 공터는
허기지고 나약한 이상 앞에
항상 불안한 현실이다

꿈으로만 존재하는 끝없는 헛약속
절반을 지키지도 못하고
먹고 일하며 잠자는 일상
거칠게 고민하고 고뇌로 얻은
행복한 초원 어디에 있는지

삶은 미소로 나를 유혹하지만
성취라는 강가에 핀 예쁜 꽃도
기쁜 향기도 잠시, 또 다른 언덕을 향해
꿈과 희망 가득 넣은 행복한 배낭을 메고
오늘도 쉼 없이 가야 하는 삶의 여정
- 「행복한 배낭을 메고」 전문 -


핸드폰 멋울림으로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노래를 나오게 했다

내가 전화를 걸면 상대에게 신호음으로
상대가 전화를 걸어도 이 노래는 계속 나온다
전화를 받을 때까지

푸른 하늘과 울창한 숲도
넓은 바다와 존재하는 어떤 사물도
내 마음 따라 아름답게도 보이고
슬프게도 보이고
때로는 우울하게도 보인다

나는 행복한 사람
정말 정말 행복한 사람
노래를 자꾸 듣다 보면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게
다 행복해 보이고
나는 정말로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다
- 「나는 행복한 사람」 전문 -

김동섭 시인은 이제 마지막 제5부에서 「세상은 온통 시詩」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믿는 가톨릭 신앙관에 따라 살아가려고 하는 의지가 면면이 드러난다. 「아름다운 삶」을 위해 「기도」하고 「감사」를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봉사는」 「사랑」과 「행복」을 담아내는 도구이며, 나아가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는 거라고 권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보는 세상의 모든 것이 온통 시詩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무슨 대단한 시적 기법을 구사하며 수사하거나 비유와 이미지로 변형하기보다 사실적인 표현으로 담담하게 시를 풀어내고 있다. 시인의 진솔한 마음이 독자에게 작은 감동으로 전해지고 공감되기를 바라는 소박함이라 하겠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은 온통 시가 된다

작은 풀꽃부터 돌멩이 하나
해와 달 그리고 반짝이는 별빛
우주의 무한한 공간까지도
아침에 떠오르는 찬란한 태양과
붉은 저녁노을의 눈부심
밤하늘의 무수한 별빛들

이 모든 것을
아름다운 가슴으로 품으면
삶은 온통
무지갯빛 시가 되고
행복한 노래가 된다
- 「세상은 온통 시詩」 중에서 일부 -

또한 시인은 죽음을 앞둔 사람과 죽은 사람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대한다. 자기가 다니는 성당에서 만나는 「마리아 할머니」의 삶을 예사로 보지 않고 애정이 어린 마음으로 드러낸다. 그러면서 「영락원」을 통해 ‘하늘에는 / 영육 간 욕망이 부질없다며 / 뜬구름 한 점 맴돌고 있다’라고 남은 자들에게 일러준다. 또 「유엔묘지」에서 만나는 이들도 잊지 않는다. 그리고 기도한다. ‘부디 그대들의 영혼 / 천상 잔치에 초대되어 / 눈부신 천국의 나라에서 / 오래도록 축복과 은총 속에 / 영원히 행복하기를’

김동섭 시인의 시집 『행복한 배낭을 메고』 가는 길이 참 보기 좋다. 힘들고 어려운 이들과 자기의 아픔과 ‘꿈과 희망’까지 모두 ‘가득’ 배낭에 ‘넣고’ 기꺼이 메는 선한 인자를 만나는 기분이다.
지금도 아마 동네 어귀부터 마을 둘레까지, 때로는 먼 산도 오르면서 봉사하고 나눔을 하고 있을 것이다. 늘 그 체험으로 따스한 시를 쓰고 있다. 앞으로 드러날 시편에서도 그 향기는 지워지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글이나 말로만이 아닌 마음을 오롯이 담은 시, 몸으로 부대끼며 쓰는 진솔한 시를 통해 그는 행복을 찾는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첫 마음으로 더욱 정진하여 사람과 삶을 포근하게 만드는 시인으로 남기를 바란다. 시인의 여생이 더 건강할 것만 같아 부럽다는 말을 보태며 나도 「행복한 배낭을 메고」 함께 걸어가고 싶다.

정재분 〔동시인·문학박사〕
김종대 〔시인·예인문화사 대표〕

【시인의 말】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린다. 그러나 여름이 좋은지 매미는 유충 때의 긴 인고의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은 듯이 맑은소리로 창공을 가득 메운다.
꿈꾸는 사람은 행복하다. 오래전부터 가슴에만 담아 두었던 시집을 첫딸을 시집보내는 친정 어머니의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상재하고 보니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가슴 뿌듯함이 함께한다. 젊은 날의 고단했던 삶이 시로 인해 치유 받고, 시로 인해 용기를 잃지 않았음에 오늘은 시詩에게 감사하고 싶다.
내가 시를 쓰고 시를 읽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았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시는 언제나 따뜻한 마음과 행복하게 여유로움을 주는 꽃이고 향기였다.
내가 한 편의 시로 인해 생각이 깊어지고 감사함이 더해지며 세상을 더욱 사랑할 수 있었듯이 나의 시를 읽고 고단하고 힘든 일상에서 누군가에게 작은 기쁨이 되고 위안과 위로의 잔잔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고 감사할 뿐이다.
8월의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 코발트 빛 가을 하늘을 꿈꾼다.
2023년 8월 김동섭

시인의 말 _ 3

제1부 · 낮달로 뜬 누나

° 고향 _ 11
° 장모님 _ 12
° 어머니 _ 14
° 낮달로 뜬 누나 _ 15
° 아내는 _ 16
° 아들에게 _ 18
° 어머님께 _ 20
° 벤치에서 _ 22
° 짜장면 _ 23
° 고향 연가 _ 24


제2부 · 하늘 보기

° 밤은 _ 31
° 하늘 보기 _ 32
° 1월은 _ 33
° 2월 너는 _ 34
° 3월 소녀는 _ 35
° 찬란한 4월의 노래 _ 36
° 바람이 말이야 _ 37
° 목마른 비 _ 38
° 5월에는 _ 39
° 장미의 노래 _ 40
° 바람이 전하는 말 _ 41
° 장마 _ 42
° 비가 내리는 날이면 _ 43
° 안개 속에서 _ 44
° 폭우 _ 45
° 가을밤을 베고 _ 46
° 소낙비를 맞으며 _ 47
° 새벽은 _ 48


제3부 · 꽃 그리고 너

° 꽃 _ 51
° 꽃 그리고 너 _ 52
° 능소화 _ 53
° 봄이 온다 _ 54
° 봄 _ 55
° 목련꽃 _ 56
° 꽃은 지지만 _ 57
° 달음산 _ 58
° 그대 꽃입니다 _ 59
° 해바라기의 꿈 _ 60
° 가을 바구니 _ 62
° 가을에는 _ 63
° 떠나는 가을 _ 64
° 가을이라 좋습니다 _ 65
° 가을날 소묘 _ 66
° 가을 들꽃 _ 67
° 낙엽 _ 68
° 가로수와 나 _ 69
° 가을 들길 _ 70
° 겨울 강가에서 _ 71
° 꿈, 너는 _ 72


제4부 · 나는 행복한 사람

° 마스크 _ 75
° 이기대에서 _ 76
° 이기대 갈맷길 _ 77
° 탑 _ 81
° 지하철 _ 82
° 안경 _ 83
° 행복한 배낭을 메고 _ 84
° 번지점프 _ 85
° 미소 _ 86
° 샤인머스캣 _ 87
° 나는 행복한 사람 _ 88
° 카페라테 _ 89
° 그대 없이는 _ 90
° 그대만을 위해서 _ 91
° 그리움 _ 92


제5부 · 세상은 온통 시詩

° 기도 _ 95
° 아름다운 삶 _ 96
° 세상은 온통 시詩 _ 98
° 봉사는 _ 100
° 행복 _ 101
° 감사 _ 102
° 기도 2 _ 104
° 사랑과 은총의 성모님 _ 106
° 성모님의 화관 _ 108
° 사랑 _ 110
° 영락원 _ 111
° 마리아 할머니 _ 112
° 유엔묘지에서 _ 114


시집 이야기 _ 117

° 참 행복해 보입니다
- 정재분 〔동시인·문학박사〕
- 김종대 〔시인·예인문화사 대표〕

낮달로 뜬 누나


하얀 낮달이 들 때면
홀로 살다 떠난 누나가 생각난다
배고파 서울 친척 집으로 가서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해
어머니 가슴에 응어리로 남아

하나도 삭이지 못한 채
하늘나라 떠나신 어머니 따라
쓸쓸히 떠 있는핏기 없는 낮달은
하얀 얼굴 예쁜 누나 모습인지

낯선 곳에서 그리워 눈물 훔치고
별빛 반짝이는 밤이면
꿈결에서나 만났을 가족
끝끝내 보지 못한 그리움
한이 되어선지

오늘도
하얀 낮달로
나를 찾아왔나 보다


행복한 배낭을 메고


때로는 숱한 이야기로 마음은
끝없는 심해 속에서 헤맨다
희망 지팡이에 의지한 채
가파른 꿈의 산길 오른다

하루 이틀 지나는 시간
행복 보금자리 만들어 보지만
늘 비좁고 언제나 불만스러운
내 마음속 작은 공터는
허기지고 나약한 이상 앞에
항상 불안한 현실이다

꿈으로만 존재하는 끝없는 헛약속
절반을 지키지도 못하고
먹고 일하며 잠자는 일상
거칠게 고민하고 고뇌로 얻은
행복한 초원 어디에 있는지

삶은 미소로 나를 유혹하지만
성취라는 강가에 핀 예쁜 꽃도
기쁜 향기도 잠시, 또 다른 언덕을 향해
꿈과 희망 가득 넣은 행복한 배낭을 메고
오늘도 쉼 없이 가야 하는 삶의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