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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 같은 글인데 반전이 묘미다.
예를 들면 이런 시가 있다

오지 않는 그대

난 오직 그대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혹시라도 그대 찾아오는 길을 잃어
헤매고 있진 않을까,
걱정되는 맘에 손에 쥔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다가
괜히 조급해하는 것 같아 조심스레 내려놓았죠
그새 나를 잊기라도 한 걸까?
일 분 일 초 세어가며
온종일 그대만 기다리던 전
결국, 그대 오지 않는 텅 빈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제는 가야 할 때가 찾아왔기에
혹여. 떠난 자리 그대 찾아오지 않을까,
괜히 걱정되는 맘에. 메모 한 장 남기고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어봅니다.

[택배기사님 지금은 부재중이니 경비실에 맡겨주세요.]

하상욱의 글도 반전을 통해 재미를 주었는데 그의 글은 카피처럼 아주 짧지만 장승주의 글은 내용 자체가 스토리가 있어 그 내용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반전을 통해 인생의 한 판 뒤집기를 하고 있다

이 글은 원래는 출판 하려고 하기보다는 저자 자신에게 하고싶은 이야기들을 메모장에 적어놨던 것인데, 그러다보니 그냥 넣으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아 그 부분을 고려해서 약간의 반전을 넣어두었다.

다만, 반전이 없는 글들은 그 글 자체에 반전이 들어가면 글의 의미가 퇴색되버릴 수 있었기에 약간 지루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으나 그 사이 사이에 큰 웃음은 아니지만 피식하고 넘어갈 수 있는 내용들이 있다.

진리를 쫓는 법

상선약수(上善若水)라,
선 중의 으뜸은 물이라 했던가?
앞을 막으면 멈추어설 줄 알며
또, 돌아갈 앎이라
물은 다투지 아니하고,
사람.
나아가 동식물 모든 만물을 이롭게 하니
물을 선 중의 으뜸이라 칭하는데
누가 감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으랴
그러하니 내 그대에게 말하는 것이다.

"렌탈비는 한 달에 삼만 원밖에 안 해요. 고객님."

으음. 상선약수라.
무릇 물이란 또한 도(道)와 같으니,
정수기를 렌탈하는자,
진리(眞理)를 얻으리라.





함부로 나를 판단하지 마라

스스로도 자신을 모르는데
어찌 그대들이 본좌를 판단하는가
무지(無知)는 죄가 아니나,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날뛴다면
무지(無知)가 죄가 될 수 있다
알겠느냐

"고객님. 그렇게 말씀하셔도 당사심사기준으로는 대출이 어렵습니다."

허어.
신용등급이라.
그렇구나
본좌 또한 무지(無知)함을 인정하지 못하였구나.


- 본문 중에서

글소개

오지 않는 그대
일 초라도 더 빨리
당신, 어디 있어요?
미처 다 전하지 못한 말
진리를 쫓는 법
함부로 나를 판단하지 마라
무한의 이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지는 이유
부모님이 계신 줄은 몰랐지?
기호 1번 모기
이 마음, 이제 다른 누구에게로
사람이 개가 되는 이유
미완성 그림(부제, 아버지의 사정)
고슴도치
천종산삼? (부제. 어머니의 사정)
꿈많은 김철수
비를 피하고 싶어서
나비 어린 시절의 착각
콜라도 먹었는데….
일기장 속에 담긴 십 년
그냥 맞아.
김 기사! 제발 좀!
김 기사! 제발 좀! 2
똑바로 좀 말해요.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
함께라면
이 구역은 우리가 접수했다.
당신을 위한 깜짝 이벤트
제 말 똑똑히 들으세요.
내 말이 말 같지 않다 이거죠?
오지 않는 내일
돌아와요. 내 품으로
풍월의 의미
재미없지만 의미 있는 농담
과거는 과거일 뿐
안전불감증
나무야, 퍽! 고마워
다른 존재가 보는 세상
닭의 삶
조급함으로써 얻는 것
너 무슨 불만 있냐?
이제 넌 내꺼야
소개팅
돈 좀 빌려주세요.
싫은데?
목이 마른 노인
다른 사람 곁에서
복잡하게 얽힌 우리
우리 이제 시작해요.
미안해요. 난 멀쩡한걸요
기부 천사 김철수
그대가 온다
막장 드라마
지기만 해봐
또 김철수
그대 떠나고 난 빈자리
물론 그의 말도 거짓이겠죠
아, 아 마이크 테스트
꺼지란다고 진짜 꺼지네?
경쟁과 자존심의 관계
어머, 지금 뭐하시는 거죠
당신을 알고 싶은 이유
우리도 살아있다.
수상한 아저씨
피곤한 이유
배움에는 정도가 없다.
하기 싫은 일을 하라.
사랑과 호감
행동으로 보여라.
무시하지 마라
미워하는 마음
엄마, 난 프로게이머가 될 거야
연애는 듣고 배울 수 있을지 모르나
키보드 워리어
이이제이(以夷制夷)
삼고초려(三顧草廬)
방아쇠를 당겨라
배우려 하거든 자세부터 낮춰라.
함부로 거짓을 말하지 말아라.
두려움을 마주하라
노력왕 김철수
스토커가 아님 뭔데
고슴도치 2
가치와 행복
어른이 순수하지 않은 이유
양치기 소년이 되지 마라
청년실업
꼭두각시 인형
할아버지, 할머니
여유와 느긋의 차이
어차피 안 들리잖아?
후방필승
옳은 일을 하는 것에 부끄러워하지 마라
눈치 게임
촉이 온다.
돈이 많다고 사람을 무시하지 말아라,
배움의 자세
때론 잃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취할 수 있다.
철수가 대충 사는 이유
굳이 부술 필요는 없다.
어느 동화 속 이야기
진심이 전해지는 이유
생각이 나쁜 건 아냐, 단지
도움을 받는 태도에 대해
깨달았느냐
대답하지 못한 이유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나의 그대, 나의 신
집착은 폭력이다
행복의 수치
끊임없이 소망하면 이루어진다
Why, How
세상을 바꾸는 법
진리에 도달하는 법
아이들의 순수함을 배워라.
자유로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그녀의 이름은 김영희
상처의 대가
깨달음의 순간
지피지기백전백승(知彼知己百戰百勝)
이별의 순간
하지 마. 절대
선생님?
김 대리의 이야기
강 노인의 이야기

일 초라도 더 빨리

도대체 그대가 뭐길래 나를 조급하게 하나요?
조금 전에 통화했는데
다시 전화하면 귀찮아하진 않을까?
하지만 그대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 어쩌죠
약속 시각이 아직 한참 남았지만,
일 초라도 더 빨리 그대 만나고픈 이런 내 마음.
부디 알아주길 바라요.
오직 그 마음 하나로 또다시 전화를 걸어
재촉하는 이런 이기적인 나를 이해해요. 그대

"방금 파닭 주문했는데요. 언제 도착하나요?"


당신, 어디 있어요?

그대가 나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한걸음에 달려왔건만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그대가 보이지 않네요.
전 활 걸어도 받질 않는 그대에,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닐까?
덜컥 겁이 나서
소리 높여 그대를 찾아 나섭니다

"짜장면 시키신 분!?"


미처 다 전하지 못한 말

오늘도 그녀는 내 전화를 받지 않네요.
이별을 노래하는 그녀의 컬러링을 듣다가 문득 가슴 한쪽이 아려와,
그만 눈물을 흘렸습니다.
놓쳐버린 전화에서 흘러나온 슬픈 감성을 담아 부르짖는 후렴구가
가슴에 차갑게 박혀 들어와 검색창을 열어 노래를 검색해봤습니다.
그때,
"여보세요?"
전화기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저는 짖은 슬픔을 억지로 밀어내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갚아 캐피탈입니다. 고객님. 원리금 상환일이 지나서 연락드렸습니다^^"
..
어느새 끊어진 전화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미처 하지 못한 말을 내뱉었습니다.

"컬러링 제일 비싼 거로 바꾸셨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