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시집 『배경에서 여백으로』는 〈한 달 전을 꿈꾸며〉, 〈은유가 넘쳐나〉, 〈길 위의 길〉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작가의 글
담쟁이가 담을 넘어가듯 허공을 딛고 빛만 따라다니던 여린 삶의 결, 연두로 시작된 나의 생은 세상의 무자비한 바람결에 가지를 잃고 방황을 거듭하면서 흘러왔다. 중심이 흔들릴 때마다 시간을 다독이며 마음을 다잡아 벼 한 짐 지고 논틀길을 비틀대는 지겟다리처럼, 평균대 묘기처럼 아슬아슬하게 주저앉을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외길을… 뚝심 깊은 시간을 다듬고 보듬는 마지막 손길, 밤늦도록 침묵과 인내의 질량을 차곡차곡 양 어깨에 올려놓고 나의 길을 갈 것이다. 비록 지난날이지만 살리고픈 내 생의 파노라마, 산뜻한 하이라이트를 불러내 오늘에 맞는 첫 인상으로 적립할 것이다.
어느덧 나의 삶도 여린 가지에서 배경으로 다시 여백으로 옮겨가고 있다. 어스름 강가에서 나지막이 불러보는 그대여, 너는 이미 나의 곁을 떠나 또 다른 봄날을 꽃피우고, 나는 뉘엿뉘엿 그림자 없는 나무가 되어가고 있다. 나름대로의 모습을 가꾸려고 준비한 긴 여정, 조바심과 두려움에 떨며 조금씩 묻어두었던 불확실성의 미래, 뒤안길에 선 세상에서 화들짝 튀어나와 샛별처럼 빛나는 은유, 그가 농익은 사유의 보석으로 뵐 듯 뵈지 않는 행간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다.

1 ● 웰 캡처 Well capture
12 한 달 전을 꿈꾸며
13 은유가 넘쳐나
14 길 위의 길
15 웰 캡처
16 시간 다시 자아
17 봄날은 간다
18 삶이란 균형을 잡아가는
19 바람 좇던 날들
20 갈무리되는
21 ？는 둥 마는 둥
22 아지털Agital 세상을 꿈꾸며
23 마지막 결산
24 이상한파
26 어느 기다림
27 배경에서 여백으로
28 버즘나무의 길
30 절물에 안겨
32 마른 풀잎 되어
33 시간적 공간에서


2 ● 녹명鹿鳴
36 녹명
37 도심의 일몰
38 둥근 모서리
39 카톡 대학
40 가슴을 비우고
41 효자손
42 초연初演
43 석양에 흐르는
44 자랑스러워지는 것
45 순간이 나를 데리고 갔다
46 노숙露宿 열차
48 짓물렀던
49 금강 바람 타는 솔방울
50 잔도棧道
52 시화전 거리에서
53 난 아직 피어나지 않은


3 ● 색깔로 보는 시詩 맛
56 색깔로 보는 시 맛
57 무채색에 드리우고
58 眞진비假가눈
59 빛나는 수업
60 중심을 찾는 것은
62 차츰 발을 맞춰
64 해갈解渴
65 일개미 나무늘보
66 댑싸리
67 늦봄 나들이
68 톺아보는 날은
70 삶의 빛깔
71 길목 양고치 집
72 가상채굴
74 초침뿐인 철길건널목
76 갈 길만 남겨 두고
77 풀 지팡이


4 ● 남가좌리건널목에서
80 시간차 국수집
81 팥배나무
82 불통
83 007가방
84 호야나무의 기억
85 눈물(雪水) 바이러스
86 서릿발
87 콧등치기국수
88 콧대 높던 자물쇠
89 쇠뜨기
90 채홍강정彩虹江庭
91 실애？愛
92 꽃바구니
93 가슴 아린 짜장면
94 콩밭에 쫓기던 어느 봄날
96 시큼했던 날
98 남가좌리건널목에서
100 논두렁에 갇힌 볏지게
102 발간에 부쳐 Ⅰ 김 유
땀만이 꿈을 이룬다는 믿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