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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성장통을 겪어 내며
힘차게 운동장을 달리고, 거침없이 공을 던졌던
세 아이의 우정과 야구 이야기

청각 장애인 소년의 야구 도전기를 그린 인권 동화다. 장애인은 못 할 것이라는 편견과 싸우며 야구를 이어 가는 김준수. 부모님과 학교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유망주이지만 더 이상 야구가 재미있지 않은 또 다른 김준수. 마지막으로 새 야구부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는 중인 엄지웅까지. 이들은 자신의 앞에 놓인 불안과 편견의 벽을 부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장한다. 그리고 ‘야구’는 그들의 성장을 돕는다. 야구부 안에서 치열하게 노력하고, 경쟁하고, 승패를 인정하는 세 아이의 모습은 스포츠물로서의 재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세상의 편견에 맞서며 자신의 꿈을 좇는 주인공 준수를 통해 장애, 성별, 외모 등 타고난 고유함을 이유로 못 하는 일이나 안 되는 일은 없다고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는 용기의 중요성을 전한다.

에이스라는 거짓말과 진짜 에이스 사이에서
야구 인생 최대 위기를 맞다!

빛나초등학교 야구부에는 김준수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가 둘이다. 덕분에 백넘버 9번 김준수는 구준수, 백넘버 1번 김준수는 일준수란 별명을 얻게 되었다.
구준수는 야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초등학생이다. 남들과 조금 다른 게 있다면 태어날 때부터 청각 장애가 있었다는 것. 그래서 인공와우 장치를 끼고 생활한다. 우여곡절 끝에 학교 야구부에도 들었다. 아직 야구 실력은 그저 그렇지만 언젠가는 에이스가 되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훈련 중이다. ‘에이스 김준수’를 줄여 블로그 닉네임도 ‘에이수’로 정했다. 블로그에서 마음 맞는 랜선 친구, ‘엄지척’도 만났다. 자신을 리틀 야구단 주장이라고 소개하는 엄지척에게 구준수는 저도 모르게 거짓말을 해 버린다. “맞아. 나도 에이스야!”
일준수는 빛나초등학교 야구부의 에이스다. 일준수는 에이스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아빠는 늘 더 해야 한다는 잔소리뿐이다. 그런데 요즘 좀 이상하다. 일준수는 전처럼 야구가 재미있지 않다. 번번이 우승에 걸림돌이 되는 구준수도 거슬린다. 그런 일준수 앞에 처음 보는 친구가 나타났다. “반갑다, 에이수. 나 엄지척이야.”
빛나초등학교 야구부에 들어온 새 친구, 엄지웅. 키는 좀 작지만 전에 있던 리틀 야구단에서 주장까지 한 실력자다. 엄지웅은 낯선 학교로의 전학이 반갑지만은 않다. 그래도 딱 하나, 빛나초등학교 야구부에 있다는 랜선 친구와의 만남을 기대했는데 어쩐 일인지 지웅이를 대하는 랜선 친구의 태도는 냉랭하기만 하다. 게다가 새 친구를 사귀고 자신의 야구 실력도 다시 증명해 보여야 하니 새 야구부에 적응하는 일은 쉽지 않다.
구준수의 거짓말로 시작한 세 아이의 관계는 점점 꼬여 가고, 동계 훈련을 앞둔 야구부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구준수와 일준수, 엄지웅은 오해를 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6학년이 되면, 더 나은 선수가 되어 있을까? 우리는 모두 진짜 에이스가 될 수 있을까?

잘하든 못하든, 장애가 있든 없든 상관없어!
서로 다른 우리가 함께 야구하는 법

차별과 혐오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인권의 가치가 더 강조되고 있다. 특히 장애인 인권은 인권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여전히 사회에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에이스 김준수』는 청각 장애를 가진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인권 동화다. 하지만 동화는 주인공 준수의 장애를 강조하거나 동정하지 않는다. 대신 준수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야구에 도전한다. 이따금 편견 어린 시선을 받고, 장애 때문에 경기에서 실수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일준수와 엄지웅이 저마다의 편견과 실수를 겪으며 성장하듯 구준수도 그들과 함께 성장할 뿐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운동을 하고, 싸우고, 연대하며 꿈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나와 다른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 다른 사람의 시선과 말이 아닌 오로지 나 자신만을 믿고 도전하는 용기를 배울 수 있다.

꿈을 좇는 아이들의 열정을 닮은
가장 뜨겁고 역동적인 스포츠, 야구

『에이스 김준수』는 세 아이의 성장 동화이자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인권 동화이지만, 무엇보다 야구를 소재로 한 스포츠물이다. 스포츠에는 승패를 가리는 것 이상의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며 상대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가 되어 감동을 안겨 준다.
야구는 달리고, 공을 던지고 날려 보내며, 때때로 몸을 던져 공을 잡기도 하는 아주 역동적인 스포츠다. 언제든 역전의 기회가 있으니 끝날 때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흥미로운 스포츠이기도 하다. 그래서 야구는 아이들의 열정을 닮았다. 훗날 구준수와 일준수, 엄지웅 모두 최고 선수가 될 순 없겠지만, 온 마음을 다해 야구를 사랑하고 에이스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그 뜨거운 열정만으로도 빛나초등학교 야구부에서의 시간은 의미 있었다.
『에이스 김준수』는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리면서도 야구 경기에 대한 역동적인 묘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스포츠물로서의 재미를 잃지 않는다. 청량한 배경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그림도 스포츠물의 매력을 더한다.

어린이를 위한 공감과 평등의 세계
상상의집 공평한 책방

오늘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인 ‘공감’과 ‘평등’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상상의집 창작 동화 시리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로서 공감과 평등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을 이끌어 내는 동화들을 소개할 것이다.

프롤로그_ 에이수와 엄지척

1. 구준수: 눈이 귀가 되는 순간
2. 엄지웅: 9번 준수와 1번 준수
3. 구준수: 말하기 싫어
4. 일준수: 황금 글러브
5. 엄지웅: 에이수를 찾아라
6. 구준수: 탄로 난 거짓말
7. 엄지웅: 야구장 맨 뒷자리
8. 구준수: 랜선 친구 현실 친구
9. 일준수: 얄미운 녀석들
10. 엄지웅: 어쩌다 화해
11. 구준수: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
12. 일준수: 끔찍한 하루
13. 구준수: 내가 제일 잘하는 것

에필로그_ 진짜 에이스

둘 다 진루에 성공해서 우리 팀 주자는 2루와 3루 상황이 되었다. 나는 온 신경을 집중해 상대 팀 투수 손을 바라보면서 홈 베이스 쪽으로 달려 나갈 준비를 했다. 눈이 귀가 되는 순간이었다.
- p.13

입단이 결정되자 나를 보는 김준수의 표정이 처음과는 조금 달라졌다. 야구부 애들도 방금 신입 부원이 된 나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너 어디서 야구했어?”
“삼원 리틀 야구단에 있었어.”
나는 자랑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말투에 신경을 썼다.
“리틀 야구단? 인원이 몇 명이었는데?”
“우승은 해 본 적 있어?”
“너 포지션이 뭐였어? 그런 데는 사람이 적어서 정해진 포지션이 없나?”
지방의 소규모 리틀 야구단에 있었다니까 은근히 깔보는 게 느껴졌다. 나는 선수는 적었지만 대신 여러 포지션을 골고루 경험해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 p.24

“재능 있는 놈은 열심히 하는 놈을 못 따라가고, 열심히 하는 놈은 즐기는 놈을 못 따라가는 법이다. 그러니 즐겁게 하자. 알았지?”
감독님은 욕심부리다 분위기를 망치거나 몸 다치는 일 없도록 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아빠 생각은 좀 달랐다.
“준수야, 선수는 딱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 잘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 세상은 잘하는 선수만 기억하는 법이야. 이왕 시작했으니 잘하는 선수가 돼야지.”
- p.82

아마 오늘 밤 일준수는 쉽사리 잠들지 못할 것이다. 이불 킥을 백만 번쯤 할지도 몰랐다. 자신의 실수를 머릿속에서 수백 번, 수천 번 반복 재생하며 눈물을 삼키고 몸부림치겠지. 감독님은 실수를 통해 배운다고 했지만, 실수한 사람에게 그 말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실수하지 않고도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p.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