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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바람과 내통하여』는 〈너에게 기대어〉, 〈그때는 몰랐던〉, 〈회수되지 않은 진심〉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시인의 말

제1부 어제는 죽었다

너에게 기대어 12/ 그때는 몰랐던 14/ 회수되지 않은 진심 15/ 상념에 잠겨라 16/ 세상 가장 소박함으로 18/ 어제는 죽었다 19/ 바람이 들풀 되어 20/ 무승부 22/ 녹차 한 잔 드려요 24/ 울주군 남창리에는 26/ 물의 얼굴 28/ 아프다, 사랑 30/ 무관심의 미학 32/ 찰나의 미소 34/ 퇴근 36/ 어쩌면 37/ 어느 하루 38/ 유월의 꽃들 40/ 흔들리는 중 41/ 그리운 사람은 42/ 청춘 44/ 그 마당 46/ 엄마처럼 48/ 노을이 되어 흐르다 지고 말겠지 49/ 시월의 간월재 50/ 봄비 52/ 봄이 깊어 간다 54/ 법계사 가는 길 56/ 노을 속에 58/ 무심한 저녁 59/ 꽃들이 60/

제2부 선을 넘었다

선을 넘었다 63/ 무정한 64/ 사월의 이방인 66/ 봄 하늘 68/ 먼 산으로 보아야 아름답다 70/ 쉼 72/ 오늘 74/ 이제서야 75/ 생명 76/ 순수의 오월은 78/ 이팝나무에 79/ 땅이 풀렸다 80/ 꽃들이 질 때 82/ 대숲 풍경 84/ 바람은 좋겠다 86/ 찔레꽃 87/ 그 흙집 88/ 카페코지인41 90/ 외롭다는 것 92/ 장맛비 94/ 시 한 줄, 마음 한 줄 96/ 한숨 97/ 노을 98/ 간절곶 풍경 99/ 물 100/ 카페 코지인과 그녀 102/ 가을이다 104/ 떠나는 가을에 106/ 가을이 멈추었다 108/ 나무들 109/ 눈이 오기 전에 110/ 사랑할 때 112/ 우울한 밤 114/ 고향집 116/ 겨울 저녁 118/ 제주 120/ 석양 121/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122/

울주군 남창리에는/ 흙으로 된 조그만 오두막이 있다/ 마당에 앉으면 읍내가 훤히 보이는 곳/ 몇십 년 묵은 감나무 두 그루가/ 사계절의 영화를 보여주는 그런//
흙냄새가 고소하게 나는 곳/ 아침이면 햇살이 방 안까지 들어오고/ 마당에는 매화, 천리향, 수선화까지/ 봄날 정취 그윽한 / 오월/ 때죽나무 그늘 아래 하얀 꽃잎 바라보며/ 그리운 사람을 남몰래 그리워한들/ 아무도 눈치 주지 않는 그곳,//
툇마루에 앉아/ 너에게 보내지 못할 편지를 쓰고/ 하루가 길다고 투정 부리며/ 아직 오지 않은 인생의 봄날을/ 작업한다
-「울주군 남창리에는」 전문

지나온 날들을 생각하느라/ 오늘을 망각하는 나는/ 바보같이 어제를 살고 있었네// 어제를 부비며 그리워한들/ 때로 아픔과 후회가/ 반성문을 쓰듯 나를 옥죌 뿐,/ 바람 지난 텅 빈 하늘만 바라보지//
어제를 사는 사람,/ 과거를 안고 울먹일 이유가,/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보다/ 이미 넘치는데/ 아직도 죽은 어제를 잡고/ 오늘을 덧칠하다니,/ 어제의 기억은 지금을 가릴 뿐,/ 침묵의 어제는 죽었다
-「어제는 죽었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