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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감수성이 고조되어 있는 젊음과 시대의 에너지는 시인을 더 달아오르게 했다.
현대인의 대부분이 도시에서 살다보니 도심의 정서에서 초원의 정서를 찾을 수 없다.
꽃이 피는 계절이 언제인지 모르는 세대들이 이 땅을 점령하고 살아가는 시대에는
시인은 무엇을 해야할 지를 안다.
이제 첨단을 자랑하는 도시들은 모두 하늘로 올라간다.
하늘에 오르지 못한 도시는 다시금 또 다시금 꿈을 꾸기 시작한다.

첫 시집을 출간하는 김훈민 시인은 다음과 같이 소회를 말한다.

시심(詩心)의 그림자를 쫓아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즐겁다. 그런데 문학 수업을 하면서도 왠지 시(詩) 쓰기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첫 시집은 나에게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숙제를 하나 해결한 셈이다. 그리고 내가 시(詩)를 쓰면서 느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인간이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면서 물질적인 풍족함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행복함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정신적인 행복의 삶의 지혜는 결국 문학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내가 시(詩) 쓰기를 하는 이유이다. 지금은 시심(詩心)의 그림자를 쫓아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시심(詩心)의 그림자를 내가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렇게 시를 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고백하는 시인의 고백처럼, 시 한 편을 창작한다는 것은 영혼의 껍질을 하나 탈피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오늘 다시 시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하늘로 올라가는 도시는 과연 있는가? 시집을 끝까지 읽어 보시길 권한다.

첫 시집을 내며｜시심(詩心)의 그림자를 쫓아 / 김훈민……………5


제1부 - 사계절의 노래



봄을 부르는 소리……………………………………………………………14
봄, 아니 봄……………………………………………………………15
봄비……………………………………………………………………16
여름을 부르는 소리…………………………………………………………17
여름비……………………………………………………………………18
장마……………………………………………………………………19
여름바다……………………………………………………………20
가을을 부르는 소리…………………………………………………………21
가을은 언제……………………………………………………………22
가을……………………………………………………………………23
가을은……………………………………………………………………24
겨울을 부르는 소리…………………………………………………………25
겨울 소리……………………………………………………………26
낙엽…………………………………………………………………………27
눈이 오면……………………………………………………………………28

제2부 - 풀, 꽃의 노래



개나리……………………………………………………………………30
목련………………………………………………………………………31
벚꽃………………………………………………………………………………32
진달래꽃……………………………………………………………………33
철쭉꽃…………………………………………………………………………34
감꽃……………………………………………………………………………35
개망초꽃………………………………………………………………………36
나팔꽃……………………………………………………………………………37
해바라기……………………………………………………………………38
국화…………………………………………………………………………39
쑥부쟁이…………………………………………………………………………40
코스모스…………………………………………………………………………41
동백꽃…………………………………………………………………………42
선인장…………………………………………………………………………43
수선화…………………………………………………………………………44

제3부 - 나무의 노래



산수유…………………………………………………………………………46
감나무…………………………………………………………………………47
버드나무…………………………………………………………………………48
등나무…………………………………………………………………………49
보리수…………………………………………………………………………50
이팝나무…………………………………………………………………………51
조팝나무…………………………………………………………………………52
단풍나무…………………………………………………………………………53
대추나무…………………………………………………………………………54
모과나무…………………………………………………………………………55
밤나무…………………………………………………………………………56
은행나무…………………………………………………………………………57
자작나무…………………………………………………………………………58
참나무…………………………………………………………………………59
사철나무…………………………………………………………………………60

제4부 - 산의 노래



대암산의 봄……………………………………………………………………62
천추산의 봄……………………………………………………………………63
정병산…………………………………………………………………………64
비음산…………………………………………………………………………65
무학산에 올라…………………………………………………………………66
연화산 옥천사…………………………………………………………………67
여름 한라산…………………………………………………………………68
불모산에서…………………………………………………………………69
지리산 천왕봉…………………………………………………………………70
갈뫼산을 걸으며………………………………………………………………71
가을 내장산…………………………………………………………………72
가야산…………………………………………………………………………73
겨울 백월산…………………………………………………………………74
속리산………………………………………………………………………75
고성 거류산…………………………………………………………………76

제5부 - 물, 강, 바다의 노래



주남 저수지……………………………………………………………………78
창원천 봄…………………………………………………………………79
창원 남천………………………………………………………………………80
연못……………………………………………………………………………81
가을 우포늪……………………………………………………………………82
임진강에서………………………………………………………………………83
섬진강………………………………………………………………………84
영산강………………………………………………………………………85
영천강 촌스런 축제…………………………………………………………86
한강………………………………………………………………………………87
낙동강 철새에게………………………………………………………………88
남강………………………………………………………………………………89
바다………………………………………………………………………………90
파도………………………………………………………………………………91
해금강……………………………………………………………………………92

제6부 - 새, 곤충, 동물의 노래



산새 물새………………………………………………………………………94
제비………………………………………………………………………………95
기러기……………………………………………………………………………96
텃새………………………………………………………………………97
까치………………………………………………………………………………98
비둘기……………………………………………………………………………99
참새……………………………………………………………………………100
곤충 소리………………………………………………………………………101
매미……………………………………………………………………………102
무당벌레………………………………………………………………………103
애벌레……………………………………………………………………………104
여치……………………………………………………………………………105
반려견……………………………………………………………………………106
고양이……………………………………………………………………………107
염소……………………………………………………………………………108

제7부 - 그리움의 노래


하늘로 올라가는 마을……………………………………………………110
텃밭…………………………………………………………………………111
아이들은 꿈……………………………………………………………………112
서울 아이………………………………………………………………………113
오월이 오면……………………………………………………………………114
공원 벤치………………………………………………………………………115
글씨…………………………………………………………………………116
고향…………………………………………………………………………117
저녁노을………………………………………………………………………118
열매…………………………………………………………………………119
삶…………………………………………………………………………120
그림자………………………………………………………………………121
겨울방학………………………………………………………………………122
겨울방학2………………………………………………………………………123
심심한 마을……………………………………………………………………124

제1부 - 사계절의 노래

봄을 부르는 소리


겨울 햇살도 아이들이 그리워
한겨울 언 손 가지마다
봄볕 따스한 기운을 보내고

개울물도 아이들이 그리워
한겨울 숨죽인 산골짝 개울가에
봄기운 따스한 기운을 보내니

둑방길 풀섶 파란 새싹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들녘
쪽빛 하늘도 넓은 바다를 품고
산골짝 작은 나뭇가지 눈을 뜨게 하네.


봄, 아니 봄


모두 봄이라는데
나는 아니 봄이다.

모두 화사한 꽃이
피고 지는 봄이라는데
내 마음은 아니 봄이다.

땅 위에서 피고 지는 꽃이
무슨 의미이겠는가?
내 마음속 꽃이 아름다운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는 날
나의 봄은…….


봄비


일어나기 싫은 아침
비가 온다.
봄비가 온다.

보슬보슬
봄비가 온다.

등굣길 통학로
엄마들의 메아리

책가방도 심통을 부린다.
자꾸만 우산을 비집고
봄비를 맞는다.

우정을 나누는
아이들의 발걸음도
봄비를 쫓는다.

보슬보슬
봄비를 반긴다.
여름을 부르는 소리


잠이 들깬 이른 아침
영롱한 이슬 머금은 풀잎의 속삭임
여름을 부르는 소리

산책길 아름다운 봄꽃
무성한 초록 머금은 야생초의 속삭임
여름을 부르는 소리

풀숲에선 여름 반기는
목청 다듬는 풀벌레의 속삭임
여름을 부르는 소리


여름비


새싹을 움트게 하는
봄비 좋아하지만
여름비도 좋아

뜨거운 열기 내뿜는 아스팔트
시원한 소나기 한줄기
기다리고 있다.

바쁜 출근길
우산 챙기는 일 귀찮지만
따가운 햇볕 식혀주는 보슬비
얼마나 고마운가.

하지만
먹구름 뒤에 숨어
쿠르르 쿵쿵 쿠루루 쾅쾅쾅
돌개바람 함께 오는
태풍 비는 무섭다.


장마


장마가 시작되려나
매미 울음이 세차다

뙤약볕 막아주는
정자나무 팔다리 잘려갈까
걱정되어 알려주나?

비바람 몰고 온 여름 한낮
덩달아 매미들이 합창한다.


여름 바다


뙤약볕 태양이 아이들을 부른
여름 바다 해수욕장 따가운 모래톱

하이얀 물보라 부서지는 파도 소리
가슴 적시는 향긋한 바다 향기

옛이야기 간직한 정다운 속삭임
아이들도 들뜨게 하는 여름 바다


가을을 부르는 소리


무더위 지나간
들녘의 노란빛
가을을 부르는 소리
고개 숙이며
가을 인사를 하네.

때때옷 달라는
나뭇잎의 옷 투정
가을을 부르는 소리
산새들도 반기며
아이들을 부르고 있네.


가을은 언제


아이들은 언제
여름이 끝나냐고
야단들이에요.

운동장 가장자리
벚나무 매미가 지쳐
아이들을 부르지 않으면
가을인가요?

아파트촌 뒷산 풀숲
나뭇잎이 저마다의 색깔로
하나둘 새 옷으로 갈아입으면
가을인가요?

아이들은 언제
가을이 오느냐고
야단들이에요.


가을


가을을 흐드러지게 느끼게 하는
흰색, 분홍색, 붉은색, 노란색
각양각색 꽃잎의 코스모스
해바라기를 닮아
하염없이 한 방향만 바라보고 있구나.

가을의 정취를 한없이 느끼게 하는
스치는 바람에도 온몸 크게 흔들리지만
쉽게 꺾이지 않는 코스모스
가을의 전파하는 소녀처럼
깊어가는 가을을 품어보게 하구나.


가을은


바람이
상큼한 향기 전하는
이른 아침 텃밭에는
햇살 받은 가을빛이
잎사귀마다 영롱하다,

넉넉함 가득한
텃밭 감나무 잎 속
숨어있던 초록 감이
가을볕 단풍 물에 반해
발갛게 영글고 있다.


겨울을 부르는 소리


운동장 가장자리에 서서
노오란 은행잎 한 잎 한 잎
나누어주던 내 친구 은행나무
하이얀 겨울을 부르고 있네.

운동장 가장자리에 구르는
노오란 은행잎 바스러지는 소리
발자국 따라 노란 빛 흩날리며
하이얀 겨울을 부르고 있네.


겨울 소리


겨울을 느끼게 하는 소리
어떤 게 있을까?

쌀과자 베어 먹는 소리

왜?

눈 밟는 소리 같아요.

한밤중 공포영화 귀신 나오는 소리

어째서?

쏴-쏴 눈보라 치는 소리 같잖아요.

아이들은 훈훈한 교실에서
겨울 소리를 나누며 상상력을 키운다.


낙엽


가로수 길 가장자리
나뒹구는 단풍잎
예쁜 손 한잎 두잎 모아
동심 담은 책갈피로 숨기네.

마지막 한 잎까지
남기지 않은 겨울나무
가로수 길 가장자리에
가을의 추억을 흩뿌리고 있네.

단풍빛으로 떨어진 낙엽
아이들은 책갈피 속 나뭇잎에서
가을 추억을 더듬고
겨울을 삼키며 새봄을 준비하네.


눈이 오면


소리 없이 흩날리는
하이얀 눈
옷을 벗은 나무는
좋아라 눈옷을 입는다.

유리 창밖 하얀 하늘
꽁꽁 언 손
빈 운동장 달리는
아이들은 눈사람을 만든다.

눈이 오면
나무도 아이들도
추위를 잊고 겨울을 쫓으며
새봄의 푸른 꿈을 꾼다.









제2부 - 풀, 꽃의 노래





개나리


봄 햇살 가득 머금은
담벼락 너머로
노오란 눈웃음을 짓고
아이들을 부르는 개나리꽃

“잠깐만! 나랑 얘기해”

“담장 너머로 핀 개나리꽃
정말 화사하다.”
“완연한 봄이다.”

걸음 멈춘 아이들
저마다 새봄맞이 행복
느끼고 있어요.


목련


봄비에 목련이
눈을 떴다.

왁자지껄 활기찬 교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목련도 활짝 웃었다.

봄빛을 받은 학교 화단
목련꽃 하얗게 하얗게 앞다투어
우윳빛으로 환하다.

목련이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벚꽃


가로수길 흐드러진 연분홍 벚꽃
너울너울 춤추는 꽃나비 되어
화사한 봄나들이 반기고 있다.

간 봄 그리며 햇살 받은 벚꽃
아른아른 추억 그리움의 봄 빛
길섶 풀도 앞 다투어 반기고 있다.


진달래꽃


아파트촌 뒷산
오솔길 등산로에 핀
진달래꽃 분홍빛

지친 얼굴
말썽꾸러기 아이들
환한 얼굴
다정한 친구들

모두 모두 반기며
발그레한 진분홍 웃음
나눠주고 있어요.


철쭉꽃


진분홍 철쭉꽃 향기
봄바람 타고 와
깊어가는 봄을
흐드러지게 느끼게 한다.

봄빛 아래 더 붉은
진분홍 철쭉꽃
깊어가는 봄의 정취
한없이 품어보게 한다.


감꽃


우리 집 대문 지키는 감나무
아침 마당이 환하다.

바람도 오지 않은 지난밤
좋은 일 있었나 보다
온 마당에 감꽃을 뿌리고

감나무가 떨어뜨려 준
감꽃 목걸이
감꽃 손목시계
요즘 아이들은 알지 못한다.

감꽃 떨어진 마당에서
풍성하게 영글 가을을 생각하니
추억의 감꽃 이야기 샘솟는다.


개망초꽃


흔하디흔한 풀숲에서 웃고 있는
달걀부침 닮은 꽃
개망초꽃

애기똥풀꽃과 친하게 어울리는
봄빛에 춤추는 꽃
개망초꽃

해바라기 닮고 싶은 욕망
비밀스런 너의 속설 믿을 수 없는
길섶에 우뚝 솟은 꽃
개망초꽃


나팔꽃


아침을 깨우는 기상나팔
영롱한 이슬 한 방울로 세수를 하고
아침을 여는 나팔꽃

나팔 속에 기어든 풀벌레
스치는 바람 소리에 놀라
바닥으로 나뒹굴어지고

입안으로 들어온 햇살
나팔마저 망가뜨려
그리움만 머금은 나팔꽃


해바라기


해님이 좋아
해님 바라보다
목이 길어진 해바라기

해님 따라 하늘 높이 올랐다가
해님에게 꾸중 듣고
고개 숙인 해바라기

밤에도 해님 그리워
동그란 해님 얼굴 웃음 지으며
무더운 여름밤을 지새우고 있네.


국화


교실 복도에 늘어선 국화꽃
은은한 향기에도
아이들은 예사롭다.

누가 알아주려나 국화꽃 맘
눈앞에 환히 핀 모습에도
봄부터 운 소쩍새를 기억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떠난 교실 복도
향기 그윽한 노오란 네 꽃잎
가을의 정취를 알려주고 있네.


쑥부쟁이


풀숲에 무리 지어 자라는
쑥부쟁이꽃
그 가을 이야기

쑥부쟁이꽃 볼 때마다
내 마음 한구석에서 맴도는
슬픈 가을 이야기

풀벌레 소슬바람도
쑥부쟁이 너울로 핀 풀숲에서
그 슬픈 가을 이야기를 속삭이고 있네.


코스모스


가을을 흐드러지게 느끼게 하는
흰색, 분홍색, 붉은색, 노란색
각양각색 꽃잎의 코스모스
해바라기를 닮아
하염없이 한 방향만 바라보고 있구나.

가을의 정취를 한없이 느끼게 하는
스치는 바람에도 온몸 크게 흔들리지만
쉽게 꺾이지 않는 코스모스
가을의 전파하는 소녀처럼
깊어가는 가을을 품어보게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