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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의 품격’ 아홉 번째 작품

책딱지 ‘저학년의 품격’ 시리즈의 아홉 번째 작품 『보드 타는 강아지 번개』는 사고로 주인을 잃어버린 강아지 번개가 주인을 다시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가슴 뭉클하게 그린 동화입니다. 자신에게 사랑을 준 존재에 대한 순수한 믿음, 그 믿음으로 온갖 시련을 이겨 내는 작은 생명체 번개 그리고 묵묵히 번개를 돕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따뜻한 울림을 주는 작품입니다. 버림받은 개라는 꼬리표에도 믿음의 끈을 놓지 않고 주인을 찾아 나서는 번개의 모습을 통해 고난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믿음과 용기’이며, 나 아닌 존재를 지켜 낼 수 있는 것은 ‘대가 없는 관심과 사랑’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믿음과 용기 : 번개라는 작은 생명체가 보여 주는 기적
『보드 타는 강아지 번개』의 주인공 번개는 눈밭에서 떨고 있던 자신을 구해 준 주인 재이 형을 굳게 믿어요. 재이 형이 자신을 버렸을 리 없다는 그 믿음 하나로 안락한 보금자리인 현지네 집 마당을 훌쩍 뛰어넘어 험난한 주인 찾기 여정에 나서지요. 주변에서 아무리 말려도 번개는 흔들리지 않아요. 씽씽 달리는 차로 가득한 도로에 가로막히고, 주인 없는 개라는 멸시를 받고, 내쫓기고, 사람들이 던진 그물에 포획되는 순간에도 번개는 재이 형을 믿어요. 누군가에게는 무모해 보이고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인간의 눈에는 한없이 작게만 보이는 여린 생명체 번개의 믿음과 용기는 결국 기적을 낳지요.
『보드 타는 강아지 번개』는 주인공 번개를 통해 어린이 독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번개처럼 어떤 존재를 믿고 의지해 본 적이 있는지,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믿음을 주고 있는지 등을요. 또 주인을 찾기 위해 안락한 담장을 뛰어넘은 번개처럼 시련에 당당하게 맞서는 용기가 내 안에 있는지도 돌아보게 하지요. 때로는 왁자하고, 때로는 막막하지만, 마침내 달콤한 행복과 평화에 이르는 번개의 이야기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물할 거예요.

# 대가 없는 관심과 사랑 : 생명의 소중함과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
『보드 타는 강아지 번개』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번개 주변 인물들의 대가 없는 관심과 사랑이에요. 번개의 주인 재이 형은 눈밭에서 떨고 있던 번개에게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 존재예요.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처지에서도 번개를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을 보여 주어요. 또 다친 번개를 살뜰히 보살피고 주인을 찾아 주기 위해 노력하는 현지 가족의 모습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하지요. 수많은 반려동물이 유기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번개 이야기는 우리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고민하고 반성하게 해요. 재이 형이나 현지 가족의 대가 없는 관심과 사랑이 없었다면, 보드 타는 강아지 번개라는 사랑스러운 생명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거예요. 작가는 『보드 타는 강아지 번개』를 통해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명에는 경중이 없듯이 우리가 모두에게 따뜻한 이웃, 든든한 친구가 되어 주기를 당부하고 있어요.

줄거리
강아지 번개는 오토바이 사고로 주인을 잃어버리고 다리까지 다쳐요. 쓰러진 번개를 고양이 추추가 발견해 마음 착한 소녀 현지에게 알리지요. 그때부터 번개는 현지네 집에서 살게 돼요. 현지에게 살뜰한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지만, 번개는 자나 깨나 주인 재이 형을 잊지 못하고 공원에서 형을 기다려요. 고양이 추추는 번개에게 넌 버려진 거라고, 주인 그만 기다리고 현지네 집에서 마음 편히 지내라고 핀잔을 놓지만, 번개는 형을 향한 믿음을 놓지 않지요. 그러던 어느 날, 번개는 현지를 괴롭히는 개구쟁이 민수를 혼내 주려다가 보드를 타게 돼요. 보드를 타는 번개를 보고 사람들은 환호하고, 번개는 유명세를 타 ‘신통방통 동물 농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게 돼요. 번개는 방송에 출연하면 재이 형이 금방 자신을 찾으러 올 거라는 기대에 한껏 부풀지요. 과연 번개는 애타게 기다리던 주인을 만날 수 있을까요?

나는 버려지지 않았어 ------- 7
형, 나 여기 있어! ------- 16
보드 타는 강아지 ------- 28
인기 스타 번개 ------- 41
번개가 갈게 ------- 58
행복한 기다림 ------- 70

“누가 아픈 개를 버렸을까요?”
손님들은 대부분 자기 멋대로 상상했어. 나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도 모자라, 나를 버려진 개 취급을 했어. 그럴 때마다 난 너무 속이 상했어. 추추는 형과 내가 교통사고로 헤어진 것을 알지만 사람들은 전혀 모르잖아. 그러니 오해할 수밖에.
그런데 말이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겁이 나. 형이 정말로 나를 버리려고 하는 걸까? 내가 형을 찾아가면 싫어할까?
-본문 30쪽 중에서 -

나는 벌떡 일어나서 보드를 뒤따라갔어. 형은 보드를 정말 잘 탔어. 나한테 보드 타는 것도 알려 줬단 말이야. 형은 내가 보드를 타면 엄청나게 좋아했어. 손뼉을 치며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도 했지.
(중략)
공원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어. 금세 내 주변을 빙 둘러쌌지. 아이들은 나를 따라다니며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었어.
나는 다음 날도 보드를 탔어. 현지가 시키지 않아도 보드를 탔지. 이제 다리도 다 나아서 거뜬했거든. 형을 만나서 함께 보드 탈 생각을 하면 정말 신이 났어.
나는 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개가 되었어.
-본문 38~40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