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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한테 ‘욕쟁이 유전자’가 있다니!

욕 잘하는 아정이의 ‘고운 말 쓰기’와 ‘가족사랑’에 대한 이야기

욕은 자신의 입에서 나올 때는 잘 모르지만 상대방이 뱉은 욕이 내 귀에 들어오면 비로소 알게 됩니다. 욕은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는 것을요.
“화가 나면 욕할 수도 있지.”, “운전하면 욕이 절로 나온다니까.”, “욕을 하니까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아.”처럼 욕에 대한 변명은 욕을 하고 나서 위안을 얻기 위한 것일 뿐, 세상에 해도 괜찮은 욕은 없습니다. 주인공 아정이는 욕하는 게 습관이 되어 버려서 화가 나면 절로 욕이 툭툭 튀어나옵니다. 반성문도 여러 번 썼지만, 고치는 게 영 쉽지 않았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아빠도 욕을 굉장히 잘하는 거예요. 그런데 아빠 입에서 나오는 욕을 들으니 개똥을 밟은 것처럼 더러움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아정이는 길에서 우연히 주운 신문 조각을 보고는 자신이 왜 욕을 잘하는지 알게 됩니다. 바로 자신이 아빠의 욕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라고요. 아정이는 아빠의 욕 유전자를 없애기 위해서 노력하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신문에 아빠의 욕 유전자를 없애면 자신의 욕 유전자도 없어진다고도 적혀 있었거든요. 우리 어린이들이 『욕쟁이 아빠』를 읽고 진짜로 힘이 센 것은 욕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따듯하게 어루만져 주는 예쁜 말이라는 걸 느끼기 바랍니다.

[줄거리]
3학년이 된 아정이. 엄마 대신 아빠가 아침밥도 챙겨주고 차에 태워서 학교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다. 아빠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학교로 가는 길, 낯선 트럭이 갑자기 끼어들자 아빠는 놀라서 급정거를 한다. 곧이어 아빠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마구 튀어나오자, 아정이는 깜짝 놀란다. 아정이도 욕을 잘하는 욕쟁인데 아빠가 욕을 하는 건 처음 봤기 때문이다. 아정이는 교문에 들어서다가 바닥에서 찢어진 신문을 발견하는데 신문에는 ‘욕 유전자가 자식에게 전해져서 문제’라고 적혀 있다. 자신이 욕을 잘하는 이유가 욕쟁이 아빠의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라고 믿게 된 아정이는 역시 신문에 적혀 있는 대로 아빠의 욕쟁이 유전자를 없애기 위해서 노력하기 시작한다.

▶ 오해하지 않으려면
오해는 맥락 전체를 보지 않고 일부분만 보았을 때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편적인 행동만 보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거나 말 한마디만 듣고 내용 전체를 생각하면 오해가 종종 생깁니다. 주인공 아정이는 조각난 신문을 보고 기사 내용을 오해합니다. 바로 ‘식욕 유전자가 자식에게 전해져서 문제’라는 기사를 ‘욕 유전자가 자식에게 전해져서 문제’라고 오해했으니까요. 우리 어린이들도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로 된 문장 등을 파악할 때, 끝까지 잘 확인해서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나는 얼른 교문 앞에서 주웠던 신문 조각을 펴 보였어요.
“봄이야, 이거 봐. 나 아무래도 욕 유전자를 받은 것 같아.”
“무슨 말이야”
그러면서 봄이는 내가 건넨 신문 조각을 읽었어요. 글자를 읽는 봄이 눈이 커다래졌어요. 나는 아침에 아빠 차를 타고 오면서 있었던 일까지 말해 줬어요. 봄이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잘래잘래 흔들었어요.
“봄이야, 어쩌면 좋아? 나는 태어날 때부터 욕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거야. 그래서 남들보다 욕에 재능을 보인 거라고!”
그렇게 말하자 내가 불치병에 걸린 것처럼 느껴졌어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처럼 눈이 따끔거렸어요. 나는 울지 않으려고 눈에 힘을 줬어요.

-본문 중에서-

▶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는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줍니다.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동화 분량과 등장인물의 디테일한 심리 묘사, 유쾌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삽화,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가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줍니다.

욕 유전자 _ 7
참을 수 없는 욕 _ 17
욕보다 빛나는 우정 _ 25
탱탱볼 최면술 _ 32
제로 떡볶이 _ 41
소원 계단 _ 49
개똥 사건 _ 58
나를 위한 연극 _ 65

“욕을 안 하려고 엄청 다짐했지만 소용없다는 걸 알았어요. 왜냐하면 저한테는 욕 유전자가 있거든요. 아빠에게서 물려받은 욕, 욕 유전자가요.”
마지막 말을 하면서 아빠 눈을 쳐다봤어요. 엄마 얼굴은 무서워서 도저히 쳐다볼 자신이 없었거든요.
“요, 욕 유전자?”
엄마 아빠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나는 아빠가 얼마나 욕을 잘하는지 말했어요. 그러고는 내가 욕을 잘하는 이유도 모두 아빠 때문이라는 것까지 덧붙였어요. 교문 앞에서 주운 신문을 보여 주려고 했지만 어디에 흘렸는지 찾을 수 없었어요.
내 말을 가만히 듣던 엄마가 깔깔거리며 숨이 넘어갈 듯 웃었어요. 너무 화가 나면 욕 대신 웃음이 나기도 하나 봐요. 나는 얼른 내가 만든 ‘욕 금지 계약서’를 엄마 앞에 내밀었어요. 그러고는 아빠 엄지손가락을 잡아서 스탬프에 꼭 누른 후 아빠 이름 옆에 찍었어요. 나도 얼른 찍었고요.
〈본문 67~6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