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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동아시아 전통과 그 개념은 근대 이래 근대주의나 오리엔탈리즘에 의한 ‘오해, 편견, 왜곡’ 등으로 시달려 왔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또한 일본에서 ‘발명’된 화제한어(和製漢語)는 (많든 적든)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이런 문제/문제점을 바로잡고 타파하면서 동아시아 개념의 전통과 근대를 고찰하고 해석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삼원 사고(저자의 조어)와 그 논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왜냐면 동아시아 전통 사상, 개념은 대체로 삼원 사고와 그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저자는 대략 일곱 가지의 개념을 고찰/해석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것을 아홉 편의 논문으로 엮은 것이 이 책이다. 그 내용은 다종다양해서 한꺼번에 요약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독자들이 각 논문을 읽고 음미해 주길 바라면서 〈목차〉만 소개하기로 한다. 덧붙이면 삼원 사고와 그 논리에 관해서는 ‘여는 글’에 간결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1부 삼원 사고의 공공과 이원 사고의 공/사
제1장 동아시아 전통과 근대의 ‘공, 공공’: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제2장 정약용의 형법 사상에 나타난 공공/성
제3장 최한기 기학의 ‘공, 공공’론

제2부 삼원 사고와 이원 사고의 개념 대립
제4장 홍대용 연행록의 화이관(華夷觀)
제5장 ‘조선=속국(屬國), 속방(屬邦)’의 개념사
제6장 서양 ‘권리’ 개념의 수용과 변용: 유길준과 니시 아마네의 비교 고찰

제3부 삼원 사고를 통한 개념의 재해석
제7장 근대의 재해석: 동아시아의 ‘유교적 근대’와 일본의 ‘병학적 근대’
제8장 사대(事大)의 재해석
제9장 퇴계 사단칠정론의 재해석

삼원 사고와 그 논리는 동아시아 전통의 개념을 해석/고찰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거기에 얽힌 ‘오해, 편견, 왜곡’ 등을 밝히고 타파하기 위해 필요하다. 그리고 서양의 개념과 지배 담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해체하기 위해 필요하다. 또한 근대 일본에서 발명된 이래 지금껏 사용되는 화제한어(和製漢語)에 내포된 심각한 문제점을 자각하고 풀어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나아가 동아시아 개념의 전통과 근대를 연구하는 작업은 물론 ‘근대의 주박’을 초극해 나가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아울러 독선, 편견, 왜곡 등과 이에 따른 각종 대립, 갈등, 분열 현상/성향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함은 물론이다.

삼원 사고는 선조들의 오래된 지혜와 염원을 담고 있다. 또한 우리의 사고 방식, 생활 양식을 개선할 수 있는 덕(德; virtue, L: virtu)도 힘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늘날과 미래에 걸맞는 세계관, 인간관, 생명관을 계발할 수 있는 유산이다. 동시에 오늘날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에 다가올 위기에 대처하면서 지속 가능한 세계를 장래 세대에게 물려 줄 수 있는 자산이다. 이제 우리 전통의 ‘옛 미래’를 다시 보고 그 속의 지혜/염원, 덕/힘 등을 되살려야 한다. 그리하여 새로운 문명 세계와 올바른 역사 지평을 ‘함께, 더불어, 서로’ 열어나가야 한다.

‘여는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