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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간의 프로젝트(1351-1450) : 고려인은 어떻게 조선인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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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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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현모
  • 출판사 : 문우사
  • 발행 : 2023년 01월 30일
  • 쪽수 : 416
  • ISBN : 9791197967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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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20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저자들이 수행한 한국연구재단 과제다. 제목이 '백 년간의 프로젝트'인 이유는 공민왕 즉위(1351년) 무렵부터 시작된 유교 지식인들의 새로운 나라 만들기가 태종과 세종에 의해 본격화되었으며, 세종이 사망하는 즈음(1450년)에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제1부는 네 명의 연구자들이 각각 ‘고려인은 어떻게 조선인이 되었나?’라는 주제로 정치와 사상(언론의 나라 만들기), 외교(대외관계의 변화), 정부형태(정부조직의 변화), 중앙과 지방 관계(지방 지배방식의 변화)에 대해 연구한 결과이다. 제2부에서는 제1부 연구주제를 확장시킬 수 있는 1차 자료를 선별하여 해제를 붙였다.

목차

제1부 조선의 탄생과 조선인 만들기
제1장 ‘언론의 나라’ 만들기(이익주)
1.머리말
2. 고려 전기 ‘진시무’의 양상
3. 고려 후기 ‘진시무’ 양상의 변화
4. 맺음말-‘조선인’의 진시무
제2장 대외관계의 변화(박현모)
1. 조선왕조 대외관계의 기본 틀 형성
2. 태종시대의 외교와 국방
3. 조선 외교력의 정점, 세종시대
제3장 원 제국의 유산과 조선의 탄생(송재혁)
1. 서론
2. 조선 건국 시기의 제국의 유산
3. ‘첫 번째 조선인’ 정도전
4. 제국의 짙은 그림자
5.『조선경국전』의 관직제도와 원의『경세대전
6.『경제문감』의 은폐와 새로운 정치모델의 표방
7. 1성 6부제와 최고위 재상의 배타적 권한
8. 세종 18년(1436) 의정부서사제 부활의 의미
9. 육조직계제의 운영 실상과 조선적 정부구조의 확립
10. 결론
제4장 지방사회의 변화(김윤주)
1. 들어가며
2. 조선 건국과 지방사회의 동요
3. 지방 수령의 위상 제고
4. 지방 군현의 재편과 속현ㆍ부곡의 소멸
5. 지방민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나
종 장 21세기 한국인이 ‘백 년간의 프로젝트’에서 배울 점(박현모)

제2부 읽을거리
1. ‘언론의 나라’ 만들기 관련 자료(이익주)
2. 고려 말 조선 초 대외관계 관련 자료(박현모)
3. 조선 초기 정부조직 관련 자료(송재혁)
4. 지방사회의 변화 관련 자료(김윤주)

본문중에서

[머리말]

1.
“백 년간의 프로젝트(1351-1450): 고려인은 어떻게 조선인이 되었나?”
2020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우리 팀이 수행한 한국연구재단 과제다. 제목이 ‘백 년간의 프로젝트’인 이유는 공민왕 즉위(1351년) 무렵부터 시작된 유교 지식인들의 새로운 나라 만들기가 태종과 세종에 의해 본격화되었으며, 세종이 사망하는 즈음(1450년)에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성과의 근거로는 고려 공민왕 때부터 세종시대까지 살았던 고려 충신 야은(冶隱) 길재(吉再)의 유언을 들 수 있다. 길재는 죽으면서 아들 길사순에게 “내가 고려에 마음을 바친 것처럼[我向高麗之心], 너는 네 조선의 군주(세종)를 섬겨야 한다[事汝朝鮮之主].”고 당부했다(『세종실록』 1년 4월 12일). 고려시대에 태어난 자신은 고려인으로 죽지만, 다음 세대부터는 ‘고려인’이 아닌 ‘조선인’으로 살라고 말한 것이다.
지난 2년간 세 분의 연구자들과 함께 이 과제를 수행하면서 나는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배웠다. 우선 문외(門外)의 영역이던 고려시대 자료들을 두루 읽을 기회가 있었다. 고려와 다른 조선만의 특징을 찾기 위해 동아대학교 석당학술원에서 번역한 『국역 고려사』(경인문화사, 2008)를 읽고 또 읽었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번역한 『고려사절요』(신서원, 2004)에는 집현전 학사를 포함한 사관들의 고려시대 인물과 사건에 대한 주관적 평가가 들어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고려는 918년부터 1392년까지 470여 년간 왕씨(王氏)가 34대에 걸쳐 집권했던 왕조이다. “고려왕조” 하면 떠오르는 말은 ① ‘태조 왕건의 포용력’, ② ‘귀족사회’, ③ ‘지방 호족’, ④ ‘불교국가’, ⑤ ‘무신정권’, ⑥ ‘원 간섭기’, ⑦ ‘공민왕 개혁’, ⑧ ‘성리학 도입’, ⑨ ‘벌집사회’ 등이 있다. 이 중에는 조선시대까지 계속 이어진 특징도 있고, 크게 달라진 것도 있다. 조선왕조에 들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지방 호족의 약화다(③). 지방관이 중앙에서 파견되지 않았던 고려의 속현 및 부곡은 조선시대 들어 거의 소멸되었다. 이른바 ‘5도 양계 체제’가 ‘전국 8도 체제’로 바뀌면서 중앙 관료가 파견되지 않았던 속현의 실질적 지배자였던 호족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조선 7대 왕 세조가 “수령은 백성을 다스리고, 감사는 수령을 다스리고, 임금은 감사를 다스린다.”고 말한 것처럼(『세조실록』 10년 3월 10일), 국왕-관찰사-수령-백성이라는 일원적 통치체제가 마련되었다(제4장 지방사회의 변화).
고려가 불교국가였던 데 비해 조선의 국교가 유교국가라는 점(④), 따라서 승과(僧科)라는 승려 선발 국가제도 및 팔관회(八關會) 등 국가 주도의 불교 행사가 조선 중기 이후 사라진 점, 그리고 왕실 및 사대부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장례 및 제례 등에서 주자가례식 생활양식으로 점차 변화한 사실은 두루 알려져 있다. 무신정권을 90여 년간(1170-1258) 경험한 사실 역시 조선시대에서 찾아볼 수 없다(⑤). ‘귀족사회’와 ‘원 간섭기’는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고려와 조선 모두의 공통된 특징이다. 귀족의 성원이 되는 조건이나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고려와 조선이 모두 문무 양반이 견고하게 지배한 귀족사회였다. 원 간섭기에 겪은 심각한 정치적 자주권의 침해 역시 조선시대에 들어서, 특히 양란 직후 선조 및 인조 정권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강대국의 침략 길잡이가 되거나(고려 홍복원) 국내 사정을 밀고해서(조선 정명수) 사리사욕을 챙기는 매국노들 역시 혼미한 반(半)식민의 시기에 등장했다.
그런데 원 간섭기 이후 모습만으로 고려의 대외관계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몽고 침략 이전의 고려는 다원적인 관계, 즉 중원대륙의 여러 나라와 다원적인 외교관계를 맺고 있었다. 예를 들어 서희가 거란 장수 소손녕과 협상하던 993년 당시 고려 성종은 거란과 송나라 모두를 외교 상대로 간주했다. 서희가 강동6주를 거론하며 “만약 여진을 몰아내고 우리 옛 땅을 회복해 거기에 성과 보를 쌓고 길을 통하게 된다면” 국교를 열 수 있다고 제안할 수 있었던 것도 다원적 국제질서관을 배경으로 깔고 있었다(『고려사』 7, 열전 서희). 박종기 교수에 따르면, 거란이 멸망하는 12세기 초반까지는 고려와 송나라ㆍ거란 3국이, 13세기인 고려 중기에는 금나라와 고려ㆍ송나라가, 그리고 1234년 금나라가 멸망하면서는 고려와 원나라ㆍ송나라가 다원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박종기, 『새로 쓴 5백년 고려사』, 푸른역사, 2008, 278~280쪽).
조선은 어떤 점에서 고려와 다른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불교국가가 유교국가로 바뀌었다는 점과, 고려 때까지 일부 지역[속현]의 실질적 지배자였던 호족이 약화되고 전국의 모든 군현에 중앙 관료가 파견돼 다스리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변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백성들의 불교식 상장례와 제례가 유교식으로 일반화되며 전환된 시기는 16세기 중반이며, 조선적 지방제도의 틀은 태종~세종시대를 거친 후 마련된다.
고려인들, 특히 지배계층 사람들이 체제 변혁을 실감할 수 있는 사건은 토지개혁이라 할 수 있다. 위화도에서 회군한 지 두 달 만인 1388년 7월 이성계파인 조준은 “산과 강을 경계로 삼을” 정도로 광대한 권세가들의 사전(私田)을 혁파할 것을 주장했다. 조준에 이어 토지제도 개혁 상소를 올린 이행에 따르면 “권세가가 토지를 겸병(兼倂: 합쳐서 소유함)하는 바람에 나라 재정은 고갈되고, 조세가 가혹하게 늘어서 백성들의 삶은 고통 그 자체인” 상황이었다.
조준 등은 그 후로도 몇 차례에 걸쳐 전제 개혁안을 올렸고, 마침내 1390년 9월 시가지에서 공전(公田)과 사전(私田) 토지대장을 불태웠다. 도성 한복판에서 가장 소중한 토지대장이 며칠 동안이나 불타는 모습을 지켜본 ‘고려인’들의 충격은 대단했을 것이다. 일반 백성들은 수탈의 진원지가 사라지는 걸 보며 희망을 품었을 테고, 권세가들은 땅이 꺼지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공양왕은 눈물을 흘리며 “조상들께서 만든 법제가 지금 갑자기 없어지니 참으로 애석하다.”고 말했다.

2.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제1부는 네 명의 연구자들이 각각 ‘고려인은 어떻게 조선인이 되었나?’라는 주제로 정치와 사상(언론의 나라 만들기), 외교(대외관계의 변화), 정부형태(정부조직의 변화), 중앙과 지방 관계(지방 지배방식의 변화)에 대해 연구한 결과이다. 제2부에서는 제1부 연구주제를 확장시킬 수 있는 1차 자료를 선별하여 해제를 붙였다.
고려 말과 조선 건국기를 산 정치가 내지 지식인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점은 언론의 확장과 정부체제의 변화였다. 조선은 언론이 더할 나위 없이 개방되어 있던 나라였다. ‘언론삼사(言論三司)’라 불리는 홍문관, 사헌부, 사간원 소속 관리들은 거의 무제한의 언론 자유를 누렸으며, 그 관직에 있지 않더라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계층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상소 등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발표할 수 있었다. 바로 그 점이 숱한 인재들로 하여금 나랏일을 자기 소명으로 여기게 했다(제1장).
정부형태는 ‘최초의 조선인’ 정도전에 의해 기틀이 만들어졌다. 정도전은 원 제국을 모델로 하고 주나라[成周]의 육관(六官)제도 및 한ㆍ당ㆍ송의 군사제도를 참작하여 왕권이 지나치게 커지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정치체제를 디자인했다. 재상의 재량권을 중시하는 정부형태는 태종과 세조 때 변화를 겪지만 위임의 정치를 중시하는 세종과 성종에 의해 조선적 정부구조로 자리 잡았다(제3장 원 제국의 유산과 조선의 탄생).

3.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상으로 연구 모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아쉬웠지만, 2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기간 전공이 다른 분들과 활발히 지식을 교환할 수 있었던 점에 감사한다. ‘한국말에는 코리안에 해당하는 단어가 없다’는 문제 제기로 연구의 계기를 만들어 주신 함재봉 원장님, 이모저모로 도움을 주고 까다로운 연구행정을 묵묵하게 수행한 세종리더십연구소 김갑성 연구위원과 강주희, 김채원 연구원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2023년 1월
연구진을 대표해서
박현모

저자소개

박현모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5

1965년에 태어났다. 서울대학교에서 '정조'로 박사 논문을 쓴 그는 원래 베버 연구자였다. 베버가 말하는 '지도적 정치가'를 우리 역사에서 찾고자 읽기 시작한 <정조실록>에서 정조가 직면한 '정치세계'의 음험함과 개혁군주의 운명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조에게 받은 의외의 선물은 바로 세종대왕이었다"면서 그는 정조가 가장 존경했으며 오천년 우리 역사의 최전성기를 연 세종 리더십의 비밀을 찾기 위해 <세종실록>을 탐독했다. 지난 몇 년 간의 강의는 그럼한 탐독의 과정이자 결과였고 <세종처럼>은 그 결실이다. 저서로는 '정치가 정조' '세종의 수성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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