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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캐릭터와 유머러스한 그림으로 표현된 ‘참을성’에 대한 그림책

오늘 공룡 크르릉 씨는 예쁜 집에 사시는 할머니에게 리본 달린 소포를 배달하러 간다.
띵동띵동, 초인종을 누르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그때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는데…….
크르릉 씨는 과연 무사히 소포를 전달할 수 있을까?

도서 내용
참을성이 없는 거대한 공룡 크르릉 씨는 어느 예쁜 집에 리본으로 포장된 소포를 배달하러 간다. 소포를 전달할 생각에 잔뜩 기대하며 초인종을 누르는데, 집 안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다. 다시 한 번 벨을 눌러 보지만 여전히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크르릉 씨의 참을성이 점점 바닥을 드러낸다. 그러는 사이 비까지 쏟아지자 크르릉 씨의 인내심은 바닥나 버린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해 집을 산산조각 내 버리고 만다. 그때, 저 멀리서 집주인 할머니가 천천히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할머니에게 크르릉 씨가 택배를 건네자, 택배 상자 안에는 할머니의 손주가 보내 준 재미있는 책과 앞이 잘 안 보이는 할머니가 책을 잘 볼 수 있도록 도와줄 돋보기가 들어있다. 할머니는 돋보기를 이용해 즐겁게 책을 읽고, 그동안 크르릉 씨는 할머니를 위해 아주 튼튼하게 멋진 집을 지어 준다.

조금만 뜻대로 안 돼도 짜증 내고
참고 기다리는 걸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전하는
특급 배달부 공룡 크르릉 씨의 이야기

유머러스하게 표현된 공룡 크르릉 씨의 분노를 통해
순식간에 변하는 내 안의 감정을 들여다보다!

쉽게 짜증 내고 화를 내는 아이들
최근 우리 사회를 지칭하는 대표적인 말 중 하나가 바로 ‘분노 사회’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내면의 분노를 다스리고 조절하는 걸 힘들어하는 시대다. 눈 깜빡하면 유행이 변하고, 조금만 늦어도 뒤떨어진 사람이 된 듯하고, 쉴 새 없이 시각적인 자극을 주고 언제든 화면을 건너뛸 수 있는 영상 매체의 발전과 익숙함은 점점 참고 기다리는 법을 잊게 만든다. 문제는 이런 환경에 노출되는 연령대가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조금만 뜻대로 되지 않아도 짜증을 내고, 조금만 늦어져도 기다리는 걸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마치 이 그림책 속 주인공 크르릉 씨처럼 말이다.

크르릉 씨의 모습을 통해 바라보는 내 모습
과거 정해진 시간까지 마시멜로 먹는 걸 참은 아이들과 참지 못하고 먹어 버린 아이들 간에 학습적 사회적 성공에 차이가 생긴다는 ‘마시멜로 실험’ 선풍적인 반향을 일으켰던 때가 있었다. 물론 눈앞의 마시멜로를 바로 먹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모든 아이의 성공 여부를 가리는 결정적이거나 절대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삶을 살아가며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상황들을 헤쳐 나가고 사회적 성취를 이루는 데 참을성은 꼭 필요한 자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직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모르는 아이들이 참지 못하고 즉흥적이며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것은 당연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참을성 없는 공룡 크르릉 씨의 모습은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참을성과 감정 조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참을성은 없지만 사랑스러운 공룡 크르릉 씨와의 즐거운 만남
이 책은 참을성이라는 주제를 잘 나타낸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림책답게 주제를 잘 나타낸 그림도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먹색 목탄 연필과 형광 분홍색의 크레용, 이 두 가지로만 표현해 낸 그림은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대비되는 색감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또한 정리되지 않은 듯한 거친 선들과 목탄 연필과 크레용의 살아있는 질감을 그대로 담아 설렘, 초조, 분노 등 공룡 크르릉 씨의 감정을 매우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고 있다. 선과 질감, 색감을 조화롭게 활용한 그림들은 지루할 틈 없이 다양한 구도, 자세히 보아야 눈에 들어오는 귀여운 디테일과 함께 한 권의 알찬 그림책으로 탄생했다. 참을성은 좀 없지만 사랑스러운 공룡 크르릉 씨와 아이들의 즐거운 만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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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릉 씨는 소포를 품에 안고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조금 기다려 보았어요.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지요.
- 본문 12쪽에서

크르릉 씨는 문을 슬쩍 건드려 보았어요.
여전히 무척 조용했어요.
- 본문 15쪽에서

크르릉 씨는 마음속에서 조금씩 화가 올라오는 게 느껴졌어요.
- 본문 16쪽에서

크르릉 씨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어요.
점점 더 거세게 ‘크르르르릉’ 하고 울부짖었지요..
벽을 무너뜨리고, 창문을 때려 부수고, 집을 모조리 전부 다 산산조각 내 버렸어요.
- 본문 24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