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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당진 신진 문학인 선정 작품집. 「나비 먹는 코뿔소 뿌야」를 비롯한 신비하고도 재미있는 다섯 가지 동화를 담고 있습니다.
동물들이 모여 사는 작은 숲속 아누이 마을, 코뿔소 뿌야가 살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코뿔소의 뿔을 얻기 위해 사냥꾼들이 마법사 룬타를 찾아갔지요. 룬타는 나비의 날개에 마법의 약을 묻혀 코뿔소의 눈을 멀게 했고, 아누이 마을을 지키는 코뿔소 군단 수백 마리가 목숨을 잃고 맙니다. 겨우 살아남은 새끼 코뿔소 뿌야는 그때부터 나비를 모조리 잡아먹기 시작해요. 나비가 사라지자 꽃도 사라진 아누이 마을. 그런 마을에 꽃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코뿔소 룬이 찾아옵니다. 그렇게 마을엔 향기로운 정원이 생겨나고, 벌과 나비가 찾아들었어요.
나비를 먹는 뿌야와, 꽃을 사랑하고 나비를 좋아하는 룬. 과연 그 둘은 친해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다시 코뿔소 사냥을 시작하려는 사냥꾼들과 마법사 룬타로부터 숲속 아누이 마을을 무사히 지켜 낼 수 있을까요?

“2022 당진 신진 문학인 선정 작품집
신비하고도 재미있는 다섯 가지 동화”

2022 당진 신진 문학인 선정 작품집으로, 「나비 먹는 코뿔소 뿌야」를 비롯한 신비하고도 재미있는 다섯 가지 동화를 담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엄마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난 달팽이는 무지개 색을 얻기 위해 노랑나비 마을에 가기도 하고, 특별한 동물원을 방문하기도 한다. 달팽이는 무지개 색을 다 얻었을까?
두 번째 이야기, 책을 좋아한다고 믿고 있었던 아이가 어느 날 사라졌지만, 그 어느 누구도 아이를 찾지 않았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으며, 그 아이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세 번째 이야기, 글을 사랑하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도깨비들이 요술방망이로 자음을 모두 빼앗아 오고 만다. 도깨비들이 사는 동굴에서 아이들은 자음을 다시 되찾아올 수 있을까?
네 번째 이야기, 아름다운 숲속 아누이 마을의 코뿔소 뿌야는 마법사 룬타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나비를 잡아먹는다. 그러던 어느 날, 나비를 좋아하는 룬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마법사 룬타는 코뿔소 사냥꾼들과 다시 아누이 마을을 습격하려 하는데….
다섯 번째 이야기, 나이테를 얻기 위해 진정한 사랑을 찾아 숲을 떠난 나무들의 이야기.
각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해 준다. 더불어 글자의 소중함과 자연과 동물에 대해 한 번 더 돌아보고 생각하게 만들 뿐 아니라, 진정한 사랑이란 어떠한 것인가에 대해 깨닫게 해 준다. 어른도 아이와 함께 보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무지개 달팽이
책에 갇힌 아이
자음을 찾아 도깨비 나라로
나비 먹는 코뿔소 뿌야
또요나숲

“나는 힘도 없고 느림보인데 어떻게 숲에 가서 혼자 살 수 있어요?”
“우리에게는 칼날 위도 기어갈 수 있는 유연함이 있단다. 너는 약하지 않아. 아름다워지려고 색깔만을 얻으려고 노력하지 마. 숲으로 돌아가렴. 무지개 달팽이도 네가 숲에서 자유롭게 살기를 원할 거야. 색깔은 숲에서 너를 보호하고 살아가기 위해 있는 것이지,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있는 게 아니야. 네 엄마도 그걸 알았던 거야.”
팡팡이가 다시 느리게 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 팡팡이는 느리지만 자유롭게 숲을 거닐며 무지개 길을 만들었습니다. 숲속의 동물들은 보았지만, 팡팡이는 무지개 길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무지개를 만들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습니다. 달팽이는 평생 색깔을 볼 수 없으니까요. 볼 수 없는 것으로 더 이상 치장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달팽이 팡팡이는 행복했답니다. (25-26쪽)

“민서야, 넌 할 수 있어! 줄넘기도 얼마나 잘하는데. 그 책갈피 속을 뛰어.”
민서는 용기를 내었다. 그리고 책갈피를 뛰어넘기 시작했다. 한 장씩 한 장씩 있는 힘을 다해 뛰었다. … 드디어 그 두꺼운 책의 벽을 넘어 민서가 엄마를 만났다. 엄마가 민서를 꼭 끌어안았다.
“민서야, 엄마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러자 납작했던 민서의 몸이 조금씩 부풀어 올라 원래의 민서 크기로 돌아왔다. 햇살이 가득 들어왔고 열린 창문 사이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며칠 후, 민서가 다시 학교에 나왔다. 체육 시간이었다.
“민서, 대답해 봐. 너 책만 좋아하는 거 아니지?”
체육 선생님이 눈을 찡긋하며 물었다.
“네. 저는 책만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줄넘기도 좋아하고 친구들과 공차기도 좋아하고 친구들과 노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민서가 크게 소리치며 다른 친구들과 운동장을 달렸다. (39-40쪽)

뿌야는 룩의 정원 앞에 서 있었습니다. 정원에는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 있었습니다. 백합을 비롯하여 장미, 수국, 수선화, 제라늄이 앞다투어 피어 있었습니다. 뿌야가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도 많았습니다.
벌은 윙윙거리며 날아다녔고, 나비도 뿌야 주변에서 날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석양으로 넘어가자 정원은 너무나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뿌야는 이제껏 본 적 없는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잃고 바라다보고 있었습니다.
꽃이 사라졌던 숲속 마을에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었습니다. 룩에게 꽃씨를 얻은 다른 동물들이 숲 곳곳에 꽃을 심기 시작하였고, 꽃이 사라졌던 마을에 꽃향기가 가득하였습니다.
“뿌야, 아름답지? 이제 나비가 왜 필요한지 알겠어?”
“…알았어. 이제 나비는 먹지 않겠어. 꽃에 대해서는 네가 나보다 더 잘 알겠지만, 훈련장에서는 나를 이길 수 없을 거야. 내일 만나자.” (90-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