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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문 고전 공동탐구 프로그램 '위대한 저서(Great Books Foundation)' 중 첫 번째 텍스트인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공동탐구한 결과물이다. ‘공동탐구’는 대중적 교양 함양을 목표로 고전을 통해 자신의 교양 수준을 탐구하고 성찰하며, 인간, 사회, 자연에 관한 넓은 시야와 깊은 통찰을 얻기 위한 ‘위대한 저서 읽기 프로그램’의 방법론이다. 인문 고전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과정 동안 읽기와 토론, 글쓰기를 통합하며, 그 안에서 따뜻하고 친밀한 우정과 성숙한 문화 향유, 진정성 있는 삶을 공유하고자 한다.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부담 없이 입문해 볼 수 있도록 책 읽기의 경험과 그에 대한 해석적 글쓰기의 경험을 서술하였다. 〈일리아스〉의 내용과 그와 관련된 그리스 신화뿐만 아니라 트로이 전쟁에 대한 이해까지 한 번에 해결 가능하다. 그리고 '유혹'이라는 메타포를 통해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들과 신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을 재해석하고 있다.
한 권의 텍스트가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인문 고전 읽기가 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글쓴이 다수의 공동탐구 경험을 기록하여 '글읽기'와 그것의 완성인 '글쓰기'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언젠가 한 번은 읽어내고 싶지만 시작부터 막막한 인문 고전. 서양 인문 고전의 최고(最古) 문학인 〈일리아스〉에 도전하여 끝까지 함께 읽어내고 성찰한 결과물이다.
대부분의 경우 책의 두께, 시작부터 등장하는 그리스 신화 속 수많은 신들과 기원전 1100년대 트로이 전쟁을 주름잡았던 영웅들의 이름. 여기에 짓눌려 몇 장 읽지 못하고서 포기해 본 경험이 있다. 이 마음의 숙제를 단 한 권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안내서이다.
〈일리아스〉의 배경인 트로이 전쟁과 그와 관련된 그리스 신화를 설명하고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일리아스〉의 줄거리를 담아서 한꺼번에 전체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신들의 전쟁인지, 인간들의 전쟁인지 구분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삶과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인간 삶의 드라마틱한 측면들을 “유혹”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 보았다. 삶이라는 것이 개인적 의지와 정해진 운명 같은 숙명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마련이고, 그 안에서 각 개인들의 특성과 가치관이 드러난다.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아이아스 뿐만 아니라 관련된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삶을 펼치고 살아나가는지 탐색하였다. 복잡다단한 우리네 삶과 같은 그들의 삶을 통해 답을 찾고 지혜를 구해보았다.
‘위대한 저서 읽기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회원들과 공동탐구를 하고, 그들이 〈일리아스〉를 통해 찾아 나갔던 지혜와 공감을 글쓰기로 드러내었다. 18인이 자신의 색깔로 써나간 글에서 한 권의 텍스트가 펼쳐나가는 무한한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독자적인 우주임을 실감하는 부분이다.
인간이 인간임을 자각하는 행위 중 하나가 독서이지만, 읽기만으로는 공감과 이해에 그치는 탁상공론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읽기가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또 다른 공허를 만나게 한다. 결국 독서의 완성은 글쓰기이고, 더 나아가 실천, 즉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인간은 인지, 정서, 행동이 연결되고 통합되어야만 인간다운 존재가 된다. 실천은 각자의 몫이지만 지면상으로 행해질 수 있는 읽기의 완성은 글쓰기이다. 인문 고전을 향한 도전이 진정한 내 것이 될 수 있도록 글쓰기의 중요성을 서술하였다.

책을 펼치면서: 〈일리아스〉와 만나는 법 _ 이준영

Ⅰ. 줄거리와 트로이 전쟁 _ 김남희
1.〈일리아스〉 줄거리
2.트로이 전쟁에 대하여

Ⅱ. 유혹으로 읽은 〈일리아스〉
1.아킬레우스가 지키고 싶었던 명예로운 죽음, 그로 인한 유혹들 _ 이미식
2.우리를 유혹하는 헥토르와 아이아스의 매력 _ 이준영
3.운명이냐? 의지냐?, 그 역설적 매혹 _ 김남희

Ⅲ. 〈일리아스〉 속의 나
1.공동탐구 내용 _ 이미식, 홍지혜
2.영원히 배고픈 〈일리아스〉 _ 송철호 外 17人

Ⅳ. 위대한 저서 읽기와 글쓰기
1.글쓰기에 관한 이야기 _ 이준영
2.모성적 사유를 지향하는 글쓰기 _ 이미식
3.성찰을 위한 글쓰기 _ 김남희

다행스럽게도 많은 이가 〈일리아스〉에 좋은 선입감을 갖고 있다. 서양인들에게 가장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니까. 도대체 내용이 얼마나 훌륭하기에 그 많은 문호와 철학자가 이 책을 가슴에 품은 채 보고 또 보았는지 궁금증이 생길 만도 하다. 그들은 〈일리아스〉에서 영감을 얻고, 사유를 진행했으며, 상상력을 펼쳤다. 아득한 과거의 고대철학자들도 〈일리아스〉의 독자였다. 그들은 또 자신의 저서들 속에 〈일리아스〉를 뿌려 놓았다. 시인에 비판적이었던 플라톤조차 〈국가〉 말미에서 벼랑 끝까지 몬 호메로스를 절벽 밑으로 밀지 말지 주저하는 듯하다. -〈일리아스〉와 만나는 법 中-

현존하는 서양 문학의 최고(最古) 문헌인 〈일리아스〉에 대한 관심과 인구에 회자 되는 기회는 많지만 실제 이 글을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기원전 11세기의 그리스 지역 역사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첫 장부터 어려움에 부딪힌다. 이러한 어려움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전체 24권으로 구성된 〈일리아스〉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중략)… 헬레네가 제우스의 딸이며 스파르테의 왕비이기는 하지만 한 여인 때문에 역사에 길이 회자 될 전쟁까지 일어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줄거리와 트로이 전쟁 中-

아킬레우스의 삶의 궤적을 따르면 유혹은 스스로 인간의 삶의 순환 고리, 그 순환 고리를 사는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 욕구의 원천이 외부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욕구가 본래적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발로라면 더욱 그러하다. 더구나 그 욕구의 실현이 나와 타자, 어쩌면 나와 의견과 태도가 다른 그 사람을 통해서 실현될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더 그러하다. 아킬레우스의 명예는 아카이오이족은 물론 트로이인들을 통해 대대로 전승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킬레우스가 지키고 싶었던 명예로운 죽음, 그로 인한 유혹들 中-

공교롭게도 〈일리아스〉의 첫 장 제목이 ‘역병’이다. 제우스의 아들, 아폴론은 뮈케네 왕 아가멤논에게 노하여 그의 부대에 무서운 ‘역병’을 내려보낸다. 손 쓸새 없이 쓰러져가는 군사들을 살리기 위해선 ‘교만’을 멈추고 사제의 딸 크뤼세이스를 순순히 돌려주어야 하건만 연합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의 교만은 그녀를 돌려주는 대신 오히려 아킬레우스의 연인인 브리세이스를 대신 내놓으라 고집한다. 멈춰야 할 때를 놓쳤다. 아가멤논에게 ‘역병’이 그의 교만을 멈춰야 할 때를 경고했던 것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도 21세기 지구 위 인간에게 ‘멈춤’을 경고한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일리아스〉가 우리에게 건네는 ‘희망’ 中-

밤하늘의 별을 보면 마음이 먹먹하고 아련해지는 것은, 모든 생명이 저 먼 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 한다. 헤아릴 수 없는 영웅호걸이 제 이야기를 펼치다 갔고, 그들은 별이 되었다. 밤하늘의 영웅들을 책의 마법으로 나와 연결시킬 수 있다. 읽기를 통해 그들의 세포 하나하나는 나의 것과 연결된다. 그들은 말한다. 오래된 현재에서 미래가 펼쳐진다고. 고난을 두려워 말고 인간의 길을 가라고. 숙고하는 삶이 인간의 삶이라고. -영원히 배고픈 〈일리아스〉 中-

이와 같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진지(眞智), 즉 깨달음은 노력을 통한 성장과 성찰의 시간을 통해서만 나온다. 읽고 듣고 보고 배우는 과정은 몸을 통한 경험, 즉 수고로운 실천을 통과해야지만 내 것이 된다. 학(學)은 습(習)의 시간을 거쳐야 앎이 되고, 읽기는 쓰기를 거쳐야지만 완성된다. 이 과정을 거쳐야 내가 아는 것과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 어떤 노력을 더 해야 할지 드러난다. -성찰을 위한 글쓰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