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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페미니스트(개정완역판)

원제 : Bad Femi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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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가장 나다운 페미니즘을 위한 시작점이자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를 둘러싼 오래된 오해들에
유쾌하고 시원하게 대답하는 책

국내 미출간 원고가 수록된 개정 완역판!

『나쁜 페미니스트』는 록산 게이가 젠더, 섹슈얼리티, 인종문제, 그리고 정치에 대한 비평과 에세이를 엮어낸 책으로 2014년 출간되어 전 세계적 인기와 화제를 모았다. 이 책이 페미니즘의 정전으로 꼽히는 이유이자, 지금 새로이 읽혀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페미니스트에게 ‘완전무결함’을 요구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결점 가득한’ 존재로 낙인찍어 이 단어를 꺼내는 일 자체를 주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페미니즘’ 그리고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는 여전히 오해되고 있고, 앞으로도 오해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오해와 음해마저 페미니즘을 완성해가는 또하나의 여정이자 우리 사이에 연결 고리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록산 게이는 자신이 “모순덩어리”이며 “페미니즘에 여러 가지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기꺼이 “나는 나쁜 페미니스트다”라고 말한다. 모든 인간은 평등한 존재이기에 성별, 성 지향, 인종, 계급 등을 이유로 차별받는 것이 부당한 이상, 그 어떤 억압과 낙인이 존재하더라도-결점과 모순을 갖고 있더라도 페미니스트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나는 나쁜 페미니스트로서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입지를 다져갈 것이다. (…) 나의 에세이들은 정치성을 띠고 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페미니즘처럼 결점도 있겠지만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진심어린 마음으로 쓰인 글이다. 나는 그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한 여성일 뿐이다. 나는 우리가 더 많은 것을 원할 수 있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외칠 것이다. _12~13쪽

출판사 서평

“‘나쁜 페미니스트’는 내가 페미니스트이자
솔직한 나 자신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이름이다.”
우리가 선택한 이 시대 페미니즘의 정전

『나쁜 페미니스트』는 록산 게이만의 유머러스하고도 날카로운 통찰로 현대사회의 다종다양한 콘텐츠를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들여다보며 피임, 임신중지, 재생산권과 같은 여성의 당연한 권리가 ‘정치적으로 타협 가능한 문제’로 이용되기에 이른 여성혐오적인 현상황을 버르집는다. 동시에 비만인, 성폭력 피해자로서 자신의 인생에서 페미니즘이 필요했던 순간을 쓰며 한 개인의 페미니즘이 정치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로 확장되고 자리하게 되는지 그려낸다.
다이어트 캠프에 갔던 경험을 회상하면서, 유사한 상황을 다룬 소설 『스키니』와 체중 감량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연결한 비평은 여성의 몸과 페미니즘의 복잡성을 다룬다. 사람들은 체중 감량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비만인들이 자신이 뚱뚱해진 사연에 대해 털어놓고 “가슴속 응어리를 배출해 마음이 정화되는 과정”, 즉 카타르시스를 통해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비만인인 록산 게이는 다이어트 캠프에 다녀온 후 자신 안의 사나운 욕구를 다스리고자 오히려 “다시 내 몸을 가능한 한 크게 부풀리”려 애쓰고, “모든 것에 허기”진 자신을 발견했노라 고백한다. 이처럼 여성 개인의 몸에 얽힌 자기혐오와 사회적 압박은 납작하게 압축된 카타르시스로 설명하거나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또한 그는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과 ‘헝거 게임’ 시리즈의 주인공 ‘캣니스’가 처절한 고통 속에서도 살아남는 과정을 겹쳐 보며, 여성들의 피해는 그저 피해로만 남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희망이 있음을 역설한다. 그의 고백에서 우리는 삶의 고통스러운 부분이 곪아가는 대신 자신과 타인까지도 위로할 수 있는 메시지가 되는 현장을 본다.
『나쁜 페미니스트』의 이야기가 가슴 깊이 파고드는 이유는 록산 게이만의 용기 있는 진심을 담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는 남성이 여성을 학대해도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내버려두고, 남성들이 나쁜 행동을 해도 괜찮고 심지어 멋지다고까지 하며, 여기에 젊은 여성의 자리는 없다고 말하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통감하며,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이처럼 때로는 페미니즘의 이론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고, 포착되지 않는 실재하는 생의 단면에 대해 깊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문장이 우리의 마음에 뜨겁게 닿는다.
『나쁜 페미니스트』의 빛나는 또다른 지점은 바로 록산 게이가 풀어내는 글에 담긴 진지함과 유머의 조화다. 가임기 여성으로서 심각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재생산권 이슈에서, 여성들의 선택권을 지키기 위해 ‘피임 지하 조직’을 만들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그가 자신을 통과하는 경험들과 페미니스트로서의 위치성을 고려하지만 동시에 유머를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완급 조절은 ‘페미니즘’이 삶에 마냥 진지하거나 심각한 태도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는, ‘나쁜(bad)’에 담긴 수많은 함의, 즉 ‘서투른’ ‘불완전한’ ‘끝내주는’ ‘멋진’과 같은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며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표현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 방증한다.
더불어 록산 게이는 자신 또한 서툴고 방황하는 보통의 인간이지만, “페미니스트가 아예 아닌 것보다는 나쁜 페미니스트가 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믿”기에 실재하는 차별을 은폐하려는 모든 편견과 억압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기존의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며 페미니즘을 다시 한번 확장하고, 시대의 부름에 기꺼이 화답하고, 평범한 사람들과 연대하며 함께 싸워나가는 그의 실천적 글쓰기는, ‘완벽한’ 페미니스트라는 이상향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페미니스트일 수 있음을 일깨우며, 서투른 우리 모두에게 용기와 자긍심을 불어넣는다.

나는 쓴다. 트위터에 나를 화나게 만드는 것과 나에게 기쁨을 가져다주는 모든 사소한 것들을 다 쓴다. (…) 글을 쓸 때마다 나는 이렇게 나쁜 페미니스트가 되어 세상에 나가고, 이렇게 해서 점점 더 좋은 여성이 되고 싶다. 나의 현재와 과거를 솔직하게 내보이고 내가 어디에서 비틀거렸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전부 다 털어놓는다.
어떤 페미니즘 이슈를 이야기하건 간에 나는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즘의 절대적인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정할 수도 없고 부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_443~444쪽


“어떤 페미니즘 이슈를 이야기하건 간에 나는 페미니스트다.”
개정 완역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록산 게이의 또다른 이야기

1부 ‘나에 대하여’에 새롭게 실린「전형적인 1년 차 교수의 인생」에는 커리어와 연인 중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모습이,「긁고, 잡고, 어설프게 혹은 악착같이 찾기」에는 “이기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하는 스크래블 선수권 대회”에 뛰어든 록산 게이가 강한 승부욕을 가진 사람이자 자신의 어휘력에 자만하다가 뒤통수를 맞는 인간적인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2부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추가된 「여자들과 친구가 되는 법」「나도 한때 미스 아메리카였다」「해피 엔딩에 대하여」에는 나쁜 페미니스트로서의 록산 게이의 모습이 부각된다. 「여자들과 친구가 되는 법」에는 “여자들의 우정이 시기, 질투, 비교, 험담의 온상이라는 문화적 편견을 버”려야 함을 일깨우며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방법이 실려 있다. 「나도 한때 미스 아메리카였다」는 록산 게이가 소녀 시절 흑인 여성 최초로 미스 아메리카가 되었던 버네사 윌리엄스를 보며 자신도 미스 아메리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경험과 미국 백인 중심의 이야기였던 ‘스위트 밸리 하이’ 시리즈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함께 고백하는 글이다. 그는 아이티 이민자 흑인 여성이라는 정체성으로 인해 자신의 존재와 믿음을 부정하거나 때로는 좌절시키던 현실에서도 “어떤 경험은 보편적”이라는 사실을 되짚고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여정을 서술한다.

아이티 이민자인 흑인 소녀는 ‘스위트 밸리 하이’ 안에서 자기와 닮은 아이를 볼 수 없었을 것 같았지만 볼 수 있었다. 어쩌면 나도 등장인물처럼 교외에 살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고 완벽한 인생으로 가는 길, 미스 아메리카가 되는 방법을 열심히 찾고 있어서였는지도 모른다. _112쪽

「해피 엔딩에 대하여」에는 불행한 현실의 일부분을 그려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과감하게 해피 엔딩을 추구하는 창작자로서의 록산 게이가 있다. “부족한 건 우리의 상상력일 뿐 행복이 아무 영감도 주지 못하는 건 아니다. 나는 동화에도 삶의 본질이 있다고 믿고 싶다”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에는 불행 안에서도 행복을 추구하려는, 어쩌면 인간의 나약한 바람 속에 삶의 본질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추가된 글들은 페미니스트의 정체성만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처럼 사소한 성취에 기뻐하고 작은 실패에 슬퍼하는,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록산 게이를 보여준다.
록산 게이와 그의 페미니즘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때로는 차갑게 자신을 되돌아보고, 때로는 뜨겁게 세상에 맞설지라도 록산 게이는 쉬이 비난하고 냉소하는 대신 가까스로-애써 타인과 자신을 품어내는 포용을 추구한다. 이렇듯, 지극히 인간적인 페미니즘이 담긴 『나쁜 페미니스트』는 자신의 페미니즘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내미는 하나의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모든 페미니스트는 나쁜 페미니스트로 시작한다. ‘완벽한’ 페미니스트는 될 수 없을지라도, 언젠가는 ‘끝내주는’ 페미니스트가 될 가능성을 품은 단단한 씨앗이, 페미니즘 입문의 끝내주는 시작점이 『나쁜 페미니스트』에 담겨 있다.

추천사

정혜윤(작가·라디오PD)
『나쁜 페미니스트』는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명명은 모순된 인간인 내가 불완전하게나마 나아지려고 한다는 선언이다. 불완전하고 사소하게라도 우리는 계속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나부터도 이 희망을 절대 놓고 싶지 않다.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우리 사회는 여성의 실수에 특히 더 가혹하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높은 기대를 갖고 있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혹독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는 여성이 받는 기대가 때론 과하다고, 조금 더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너그러워지자고 말한다. 이것이 『나쁜 페미니스트』가 이전과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가 계속 생각해야 하는 화두를 주는 중요한 텍스트인 이유다.

임솔아(시인·소설가)
매년 새롭게 페미니즘을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작점은 늘 있어야 하고, 『나쁜 페미니스트』는 바로 그 시작점으로 필요한 책이다. 이런 페미니스트가 있다면 저런 페미니스트도 존재한다. 당신도 그 무수한 ‘나쁜 페미니스트’ 중 한 명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이 생각하는 페미니스트의 모습이 아니라고 해서 “페미니스트라면서 왜 그렇게 행동해?” “너 왜 이렇게 나쁜 페미니스트야?”라고 말하기보다는, 우리가 함께 페미니스트로서 살아갈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 책이 그 시작점이 될 것이다.

허핑턴 포스트
올해 가장 생동감 넘치고 재밌는 책 중 하나다. 『나쁜 페미니스트』는 역작이고 록산 게이는 상당한 힘과 학식, 도덕성을 모두 갖춘 작가다.

타임
록산 게이는 처음 그의 글을 읽었을 때 느꼈던 즐거움을 끊임없이 선사하는 선물 같은 작가다. 『나쁜 페미니스트』는 흥미로우며 여러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보스턴 글로브
록산 게이는 매력적이고 선구적인, 현대의 중요한 작가다. 독자들은 그의 친밀하고 현실적인 목소리의 매력을 즉시 알아챌 것이다. (…) 젠더 정치의 복잡한 지형에 중대한 기여를 했다.

워싱턴 포스트
직설적이고 재미있다. 그는 “모순덩어리(라고 록산 게이 본인이 인정한다)”다. 그러나 록산 게이에게 이러한 모순은 개선되어야 할 약점이 아닌 더 큰 힘의 원천이다.

목차

책머리에 페미니즘[복수 명사]

1부 나에 대하여
나를 느껴봐 나를 바라봐 내 말을 들어봐 내게 다가와
독특한 이점들
전형적인 1년 차 교수의 인생
긁고, 잡고, 어설프게 혹은 악착같이 찾기

2부 젠더와 섹슈얼리티
여자들과 친구가 되는 법
걸스 걸스 걸스
나도 한때 미스 아메리카였다
화려하고 요란한 폐허
여기 친구 사귀려고 온 거 아니거든요
그렇게 우리는 우리를 잃었지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사람들
해피 엔딩에 대하여
성폭력에 면죄부를 주는 경박한 언어에 대하여
살아남은 여자들
안전하다는 착각
망가진 남자들
세 개의 커밍아웃 이야기
남성의 기준을 넘어
해서는 안 되는 농담
크리스 브라운을 너무나 사랑해서
그가 자기를 때려도 괜찮다고 말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블러드 라인
백마 탄 왕자님이냐 무단 침입자냐

3부 인종과 엔터테인먼트
1960년대 미시시피, 튀긴 음식의 위안과 다른 케케묵은 이야기들
살아남은 장고
고난의 서사를 넘어서
타일러 페리의 도덕관
어느 흑인 청년의 마지막 하루
풍요 속의 빈곤

4부 정치, 젠더, 인종
위신의 정치
저널리즘이 하지 못하는 일을 트위터가 해낼 때
위임되어버린 여성의 권리
영웅을 기다리며
두 프로필 이야기
모두 조금씩은 인종차별주의자
비극이. 부르면. 연민이. 응답한다.

5부 다시 나에 대하여
나쁜 페미니스트: TAKE ONE
나쁜 페미니스트: TAKE TWO

감사의 말

본문중에서

그래서 나는 나쁜 페미니스트가 되기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나는 셀 수 없이 많은 단점과 모순으로 똘똘 뭉친 보통의 인간이니까. 나는 페미니스트의 역사에 정통하지 않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 해도 내 책이 주요 페미니즘 고전으로 읽히지도 않을 것이다. 내 관심사와 개인적인 성향과 의견은 주류 페미니즘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페미니스트가 맞는다. 이렇게 받아들이자 믿을 수 없는 해방감이 밀려왔다. _8쪽

여자들에겐 의리가 없고 여자들의 우정은 부질없다는 수상한 신화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 많은 잉크가 낭비되었다. 이런 그릇된 신화를 조장하는 글을 읽지 말자. _78쪽

남자들이 그럴 수도 있다고, 한 번도 아니라 여러 번 우리는 당신에게 말하고 있었다. 유명한 남자건, 악명 높은 남자건, 전혀 유명하지 않은 남자건 남성이 여성을 학대할 수 있다고 믿게 내버려두었다. 그럴 때마다 못 본 척했고 핑계를 만들어냈다. 남자들이 하는 나쁜 행동이 괜찮다고 했고 심지어 멋지다고까지 했다. 우리는 당신에게 이 사회에 젊은 여자를 위한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런 메시지들을 너무나 자주, 정기적으로, 일관되게 전달함으로써 당신에게 눈을 똑바로 뜬 채로, 팔을 벌린 채로 폭력적이고 끔찍한 세상으로 달려가도 된다고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미안하다. _269쪽

여성을 대상화하는 문화, 여성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여성의 자립성과 사적인 공간을 가볍게 무시하도록 종용하는 대중문화를 웃으며 지지하는 문화는 곧 낙태 제한법을 제정하려고 오늘도 열심히 땀흘리며 달리고 있는 저 입법자들을 선출하는 문화다. _275쪽

어떤 작품에 업신여기는 느낌을 담아서 ‘여성 소설’이라는 딱지를 붙이곤 한다. 여기서 ‘여성’이 폄하의 언어가 되었다는 점이 싫다. 일부 여성 작가들이 자기 작품에 이러한 ‘여성 소설’ 딱지가 붙을까봐 전전긍긍하는 것이 싫다. 우리는 여성으로서 쓰고 싶은 것을 쓸 뿐인데 왜 부끄러워해야 하나? _255쪽

우리는 지금 여성이 어떤 식으로건 “나는 남자랑 섹스하고 싶어서 피임약 먹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상한 도덕적 세계에 살고 있다. 여성이 피임약을 복용하는 이유가 피임약이 원래 발명된 이유와 다를 테니 설명하라고 요구하다니 이보다 더 퇴행적인 일도 없다. 피임약은 임신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_386쪽

적극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하면서도 페미니스트 딱지만은 피하려는 여성, 이 딱지가 붙었을 때의 결과를 두려워하는 여성이 나 혼자만은 아니다. _426쪽

어떤 페미니즘 이슈를 이야기하건 간에 나는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즘의 절대적인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정할 수도 없고 부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모순적인 사람이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개똥 같은 취급을 당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나는 나쁜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스트가 아예 아닌 것보다는 나쁜 페미니스트가 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믿는다. _444쪽

저자소개

록산 게이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74

저자 록산 게이는 퍼듀 대학 교수, 소설가, 에세이스트, 문화 비평가, 뉴욕 타임스의 필자, 가디언의 칼럼니스트, ‘타이니 하드코어’ 출판사의 설립자 등 글쓰기와 관련된 영향력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록산 게이는 아이티계 미국인으로 1974년 네브라스카에서 태어났다. 그는 비교적 풍족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하지만 이민자 가정의 흑인 여성이라는 점은 그가 싸워나가야 할 ‘차별’의 근원지이기도 하다. 그는 페미니즘이 자신에게 많은 답을 주었다고 인정하면서 오늘날 ‘두렵고 불편한’ 페미니즘을 거부하지 않고도 페미니스트로 살아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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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양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번역가가 되었다. 《나쁜 페미니스트》, 《헝거》,《트릭 미러》,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등을 옮겼고, 에세이《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와 《오늘의 리듬》을 썼다. 호기심과 관심사는 많지만 고요하고 안정적인 일상을 사랑한다. 도서관을 오가고. 피아노를 치고, 다른 삶을 상상하다 책상에 앉아 번역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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