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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스카이 [초판]

원제 : Under a White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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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15년 만의 폭우로 물에 잠긴 강남, 폭염으로 46도를 기록한 유럽…

어쩌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하늘이 하얗게 될지언정 살아남아야 한다

강남을 물바다로 만든 115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폭우, 46도라는 믿을 수 없는 기온을 기록하게 만든 유럽 폭염. 2022년에 발생한 이 초유의 사건은 인류가 자초한 기후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지금 이 순간,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대멸종이 재현되고 있다. 그동안 지구상에 일어났던 다섯 번의 대멸종이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었다면, 우리가 자초한 이번 대멸종의 대상에는 인류도 포함될 수 있음을 경고한 문제작,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퓰리처상의 주인공이 된 엘리자베스 콜버트. 그가 다시 한번 전 지구적 위기를 정면으로 다룬 《화이트 스카이》와 함께 돌아왔다.

이 책의 제목인 ‘화이트 스카이’는 인류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지구 공학 분야에서는 지구가 더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초대형 항공기로 성층권에 빛 반사 입자를 살포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하면 지구 온도를 낮출 수는 있겠지만, 반사 입자 때문에 흰색이 새로운 하늘색으로 변하는 부작용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콜버트는 《화이트 스카이》를 통해 독자와 세계 곳곳을 탐험하며 지금 지구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인간의 지성과 기술은 이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 노력의 결과 인류가 마주하게 된 또 다른 문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특유의 문체로 냉정하고 정직하게 보여준다.

2022년 여름, 유럽에 폭염이 덮쳤을 당시 독일 베를린에서는 40여 개국의 장관이 참석한 페터스베르크 기후 회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회담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콜버트가 《화이트 스카이》를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 또한 결코 다르지 않다.
“이제 인류는 ‘공동 대응’ 또는 ‘집단 자살’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신뢰를 회복하고 함께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출판사 서평

115년 만의 폭우로 물에 잠긴 강남, 폭염으로 46도를 기록한 유럽…
대재앙을 자초한 인류에게 기회는 남아 있는가

퓰리처상 수상작 《여섯 번째 대멸종》 엘리자베스 콜버트 신작

★★★ 최재천, 이정모, 빌 게이츠, 버락 오바마 강력 추천
★★★ 《워싱턴포스트》, 〈커커스 리뷰〉, 〈타임〉 등 선정 올해의 책

2022년 8월 8일, 중부 지방에는 ‘115년 만에 발생한 사상 최악의 폭우’로 기록될 만큼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 일대는 이른바 ‘물바다’가 되었고 수많은 건물과 차량이 침수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같은 해 6월, 스페인 한 시내의 온도가 46°C를 기록하는 등 유럽 전역이 펄펄 끓어오르면서 유럽인들은 그야말로 지옥을 경험했다.
우리나라와 유럽에서 벌어진 이 초유의 사건은 인류가 자초한 기후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지금 이 순간,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대멸종이 재현되고 있다. 그동안 지구상에 일어났던 다섯 번의 대멸종이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었다면, 우리가 자초한 이번 대멸종의 대상에는 인류도 포함될 수 있음을 경고한 문제작,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퓰리처상의 주인공이 된 엘리자베스 콜버트. 그가 다시 한번 전 지구적 위기를 정면으로 다룬 《화이트 스카이》와 함께 돌아왔다. 이 책은 콜버트의 명성에 걸맞게 《워싱턴포스트》, 〈커커스 리뷰〉, 〈타임〉 등 여러 매체가 ‘올해의 책’(2021년)으로 선정했다. 또한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설립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모두가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하기도 했다.
콜버트는 《화이트 스카이》를 통해 독자와 세계 곳곳을 탐험하며 지금 지구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인간의 지성과 기술은 이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 노력의 결과 인류가 마주하게 된 또 다른 문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특유의 문체로 냉정하고 정직하게 보여준다. 콜버트는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구 공학 분야에서 제시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하나 소개한다. 이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방안이란 20톤 정도의 빛 반사 입자를 싣고 18km 상공에 도달할 수 있는 초대형 항공기를 성층권에 띄워 빛 반사 입자를 살포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럿거스 대학교의 기후학자 앨런 로벅은 대기 중에 입자를 살포하면 지구가 더는 뜨거워지지 않겠지만, 그 결과 흰색이 새로운 하늘색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의 제목인 ‘화이트 스카이’는 이렇게 전 지구적 위기를 해결하려는 인류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킴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손 닿는 곳마다 걷잡을 수 없이 망가트린 인류…
문제를 바로잡으려 했지만, 손에 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인간의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과 섣부른 시도에 대한 서늘한 경고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인류의 지성과 기술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조명한다. 이 여정은 강 수역을 넘나드는 외래 어류의 오대호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전기 장벽을 가동하는 미국 시카고 운하에서 시작해 자연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수 세기 동안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꼴이 된 뉴올리언스 재건 현장, 인간의 “실수”로 유입된 외래 생물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변이로 처리하려는 호주의 한 연구실, 그리고 대기 중 CO2가 암석으로 바뀌는 수천 년의 과정을 단 몇 개월로 압축한 아이슬란드의 한 발전소 등으로 이어진다.
이 책의 세 번째 파트인 ‘하늘 위로 올라가다’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인간의 노력과 상상력이 긍정적인 면에서, 또한 부정적인 면에서도 극에 달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기 중 CO2 제거를 위해 무려 1조 그루의 나무를 심자거나, 거꾸로 올림픽 수영 경기장 크기의 구덩이 1,000만 곳에 나무를 묻어 탄소를 격리하자는 의견을 보고 있자면 쉽게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규모에, 그리고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이 이토록 엄중한가 하는 생각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참고로 1조 그루의 나무를 심기 위해서는 미국 전체 면적에 해당하는 땅이 필요하고, 구덩이 1,000만 곳을 파려면 대략 200만 명의 인력과 20만 대에 달하는 중장비가 꼬박 1년 동안 작업해야 한다.)
콜버트는 영국의 작가이자 환경 운동가인 폴 킹스노스의 말을 인용해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낫다. 또 때로는 그 반대다”(187쪽)라고 말한다. 여러 분야의 다양한 연구자가 제시한 의견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더는 지체할 수 없게 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애초에 인간에게 이렇게 할 권리가 있는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어쩌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하늘이 하얗게 될지언정 살아남아야 한다

사막에 서식하는 손가락 한 마디 길이의 멸종 위기 물고기를 구하기 위해 거대한 콘크리트 수조를 만들어 원 서식지를 재현하는 모습에서는 멸종이 또 다른 멸종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생명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이 사례를 통해 “하나의 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며, 그에 비하면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일은 얼마나 쉬운가!”(111쪽)라고 탄식한다.
사실 이것은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은 아니다. 우리가 애써 무시해온 오래된 진실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사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과오를 씻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최재천 교수 추천의 글) 점차 악화일로의 상황으로 치닫는 지금, 우리는 “뭐라도 해야” 하고, “하다못해 벽에 대고 소리라도 질러야” 하는 지경까지 오고 말았다.(이정모 관장 추천의 글) 그렇다면 “완전히 미친, 당황스러운 아이디어”라도 “어차피 온전한 상태가 아니게 된 자연 생태계를 붕괴로부터 지켜줄 수 있다면 고려해보아야 하지 않을까?”(258쪽) 이제 인류는 “하얀 하늘 아래”에서 “전례 없는 기후의 전례 없는 세계에 살게 될 것”(259쪽)을 준비해야 한다. “어쩌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도 희망에 불과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제는 하늘이 하얗게 될지언정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 인류의 목표가 될 수도 있다.
2022년 여름, 유럽에 폭염이 덮쳤을 당시 독일 베를린에서는 40여 개국의 장관이 참석한 페터스베르크 기후 회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회담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콜버트가 《화이트 스카이》를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 또한 결코 다르지 않다.
“이제 인류는 ‘공동 대응’ 또는 ‘집단 자살’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신뢰를 회복하고 함께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추천사

최재천(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퓰리처상을 거머쥐었던 저널리스트 엘리자베스 콜버트가 또 한 번 묵직한 책을 들고나왔다. 콜버트는 이 책을 통해 생태계의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며 호기롭게 덤볐다 더 큰 재앙을 일으킨 현대인의 어리석음을 일깨운다. 거듭 강조하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

이정모(국립과천과학관 관장)
이제 우리는 후세에게 지구를 물려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내가 지구에 살 수 있느냐 없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뭐라도 해야 한다. 무언가 하겠다는 사람에게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하다못해 벽에 대고 소리라도 질러야 한다. 하늘이 하얗게 될지언정 살아남아야 한다.

빌 게이츠
지구의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인간의 노력이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음을 직시하게 한다.

워싱턴포스트
여행기이면서, 동시에 과학적 기록이고, 해설 저널리즘인 《화이트 스카이》가 보여주는 전문적이고 치밀한 콜라보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뉴욕타임스
인류가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적 방법에 집착하면서 실존적 사항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음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과연 인간에게는 이런 일을 할 권리가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네이처
우리 앞에 놓인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현실을 놀랍도록 정직하게 보여준다.

가디언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변화의 가능성은 애초에 배제된 채 시작된 인류의 노력에 대한 끔찍하고도 현실적인 보고서.

NPR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화이트 스카이》를 통해 대단히 가치 있고 강렬한 독서의 시간을 선물했다. 그는 과도한 긴장감을 조성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완벽하게 균형 잡힌 자연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 깨닫게 한다. 또한 우리가 계속해서 살아가야 할 지구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먼 길을 가야만 하는지도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네이션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모하비 사막에서 아이슬란드의 용암 지대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을 누비는 긴 여정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이를 통해 전 지구적 위기 해결을 위한 인간의 다양한 노력이 불러온 부작용과 윤리적 함의를 살펴보도록 하고 있다.

롤링스톤스
우리가 지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탁월한 이야기꾼인 엘리자베스 콜버트의 글을 읽어야만 한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인간의 자만심과 어긋난 상상력을 블랙 코미디처럼 표현해낸 그의 탁월함에 무릎을 치게 된다. 그의 노력은 잠시 타오르는 불꽃처럼 잠깐의 위기 의식만을 불러올 수도 있지만, 더 나은 미래의 청사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와이어드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조각가 같은 섬세함으로 《화이트 스카이》를 집필해 기후 변화를 우리의 눈앞에 가져다 주고, 손끝에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릿 허브
환경에 가해지는 인간의 영향에 대해 그 누구보다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탁월하게 분석해온 퓰리처상 수상자 엘리자베스 콜버트의 역량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기즈모도
과학자들이 이 행성을 ‘재설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때로는 무시무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철저하게 밝혀냈다.

북리스트
명쾌한 해설가인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이 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생태계를 운영하는 것보다 망가뜨리는 것이 얼마나 간단한 일인지 깨닫게 한다.

목차

?추천의 글_ 최재천 교수
?추천의 글_ 이정모 관장
?이 책을 향한 찬사

강을 따라 내려가다
야생으로 들어가다
하늘 위로 올라가다

감사의 글

그림 출처

본문중에서

퓰리처상을 거머쥐었던 저널리스트 엘리자베스 콜버트가 또 한 번 묵직한 책을 들고나왔다. 콜버트는 이 책을 통해 생태계의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며 호기롭게 덤볐다 더 큰 재앙을 일으킨 현대인의 어리석음을 일깨운다. 거듭 강조하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
- 6~8쪽(추천의 글_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이제 우리는 후세에게 지구를 물려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내가 지구에 살 수 있느냐 없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뭐라도 해야 한다. 무언가 하겠다는 사람에게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하다못해 벽에 대고 소리라도 질러야 한다. 하늘이 하얗게 될지언정 살아남아야 한다.
- 11쪽(추천의 글_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인간이 “온 땅과 그 땅 위를 기어다니는 모든 것”을 다스려야 한다는 예언은 사실로 굳어졌다. 무엇을 측정 기준으로 삼든, 결론은 똑같다. 지금까지 인간은 지구상의 얼지 않은 땅 중 절반 이상-약 7000만km2-을 직접적으로, 나머지의 절반은 간접적으로 변형시켰다. 우리는 전 세계 주요 강 대부분에 댐을 건설하거나 강의 흐름을 바꾸었다. 비료 공장과 콩과 작물은 나머지 육상 생태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질소를 고정하며, 비행기, 자동차, 발전소가 배출하는 CO2는 화산이 배출하는 CO2의 100배에 달한다. 인간은 이제 일상적으로 지진을 일으킨다. 순 생물량을 기준으로 삼으면 그 수치는 더 심각하다. 오늘날 인간과 야생 포유류의 생물량 비율은 8:1이 넘으며, 소, 돼지 등 가축의 무게를 더하면 그 비율은 22:1로 올라간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사실 인간과 가축의 총량은 어류를 제외한 모든 척추동물을 합친 것보다 크다.” 우리는 멸종의 주요 동인이 되었으며, 우리 때문에 새로운 종이 생겨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전 지구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력으로 인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질학적 시대에 인류세라는 새로운 구분이 생겼다. 인류의 시대에 우리는 갈 곳이 없다. 아직 프라이데이의 발자국이 없는 가장 깊은 바다 밑 해구, 남극 빙상 한가운데도 예외가 아니다.
- 25~26쪽(강을 따라 내려가다)

플라커민즈를 구하기 위한 CPRA의 ‘과감한’ 계획은 포스트 크레바스 시대에 걸맞게 크레바스를 다시 만드는 것이다. 그들의 마스터플랜에는 미시시피강 제방에 여덟 개, 미시시피강에서 갈라져나온 아차팔라야강 제방에 두 개의 초대형 구멍을 뚫는 작업이 포함되어 있다. 구멍들은 수문이 달린 수로가 될 것이고, 이 수로에는 또 다른 제방을 쌓게 될 것이다. CPRA는 이러한 작업을 복원의 한 형태로 보고 싶어 한다. “자연적인 퇴적 과정을 재건”하는 방법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일면 맞는 말 같지만, 강에 전기 장치를 들이는 것을 과연 자연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 73쪽(강을 따라 내려가다)

구석기 시대에도 인류는 털매머드, 털코뿔소, 마스토돈, 글립토돈, 북아메리카낙타 등 수많은 종을 망각 속으로 몰아냈다. 폴리네시아인들은 태평양의 섬에 정착하면서 모아, 모아날로(하와이에 살았던 거위 같은 오리) 같은 생명체들을 없애버렸다. 유럽인들은 인도양의 섬들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도도새, 레드레일, 마스카렌물닭, 로드리게스솔리테어, 레위니옹따오기를 비롯해 여러 동물을 절멸시켰다.
19세기에 달라진 점은 폭력이 가해진 속도였다. 이전의 몰살이 점진적으로-너무 점진적이라 몰살에 가담한 사람들조차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했을 정도로-이루어진 데 비해, 철도, 연발 소총 같은 기술 발달은 절멸을 쉽게 관찰 가능한 현상으로 바꾸어 놓았다. 미국에서, 아니 사실 전 세계에서 생물종의 소멸을 실시간으로 목도할 수 있게 되었다. 알도 레오폴드는 여행비둘기를 추모하는 에세이에서 이렇게 썼다. “한 종이 다른 종의 죽음을 애도한다는 것은 하늘 아래 전에 없던 일이다.”
20세기에는 익히 알려졌듯이 생물 다양성 위기의 속도가 빨라졌다. 현재의 멸종 속도는 이른바 배경 비율, 즉 지질학적 시대 전체의 멸종 속도보다 수백 배, 혹은 수천 배 빠르다. 종의 소멸은 모든 대륙, 모든 대양, 모든 생물 분류군에 걸쳐서 일어난다. 공식적인 멸종 위기종 외에도 수많은 종이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미국 조류학자들은 ‘급격한 감소세에 있는 조류’ 목록을 작성하여 관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굴뚝칼새, 필드참새, 재갈매기 같은 익숙한 종들도 포함되어 있다. 오랫동안 멸종 위협에 강하다고 알고 있던 곤충들조차도 숫자가 급감하고 있다. 생태계 전체가 위협을 받고 있으며 멸종이 또 다른 멸종을 부르기 시작했다.
- 107~108쪽(야생으로 들어가다)

내가 호주에서 만난 모든 이들은 그레이트배리어리프의 위대함을 온전히 보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어쩌면 절대적으로-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10분의 1이라도 해결하려면 스위스 면적만 한 그늘을 만들고 거기에 로봇으로 씨를 뿌려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남는 것은 “위대한(Great)” 배리어리프 대신 기껏해야 “그만하면 괜찮은(Okay)” 배리어리프일 것이다.
“산호초의 수명을 20~30년 연장할 수 있다면 전 세계가 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시간을 벌고, 그 사이에 기존의 산호초와 다른 일종의 기능성 산호초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하디스티가 나에게 해준 말이다. “우리가 이런 식으로밖에 말할 수 없다는 게 슬프지만, 이게 우리가 처한 현실입니다.”
- 152~153쪽(야생으로 들어가다)

배출량의 감소와 대기 중 농도 증가는 CO2에 관해 확실한 사실 한 가지를 알려준다. 일단 대기 중에 배출된 CO2는 거기에 머무른다는 것이다. 정확히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는 복잡한 문제다. 그러나 배출된 CO2는 어쨌든 누적된다. 이 상황은 흔히 욕조에 비유된다. 수도꼭지를 열면 마개를 닫은 욕조에 물이 계속 차오른다. 수도꼭지를 조금 잠그더라도 욕조의 물은 차오른다. 단지 천천히 차오를 뿐이다.
이 비유를 확장하자면, 2°C짜리 욕조는 거의 가득 찼고, 1.5°C짜리 욕조는 거의 넘칠 지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탄소에 관한 셈법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배출량 감축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동시에 불충분하다. 우리가 배출량을 반으로 줄인다고 해도-그러려면 전 세계 인프라의 상당 부분을 재편해야 한다-CO2 농도는 덜 빠르게 상승할 뿐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 204쪽(하늘 위로 올라가다)

조력 진화, 유전자 드라이브, 수백만 개의 구덩이를 파서 수십억 그루의 나무를 파묻는 일은 이러한 맥락 속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지구 공학은 “완전히 미친, 당황스러운 아이디어”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그린란드 빙상 융해를 늦추거나 “고통과 괴로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방법이라면, 혹은 지구 공학으로 어차피 온전한 상태가 아니게 된 자연 생태계를 붕괴로부터 지켜 줄 수 있다면, 고려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태양 복사 관리 거버넌스 이니셔티브의 프로젝트 책임자 앤디 파커는 지구 공학을 둘러싼 ‘전 지구적 대화’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지구 공학을 화학 요법에 비유하곤 한다.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화학 요법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빌어먹을 태양을 의도적으로 어둡게 만드는 것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것보다 덜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
- 258쪽(하늘 위로 올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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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엘리자베스 콜버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14년 동안 '뉴욕타임스' 기자로 일했으며, 현재는 '뉴욕커'의 정치, 정책 관련 스태프 라이터이다. '뉴욕커'의 연재글로 미국과학진흥회의 잡지 부문 상을 수상했다. 남편 존 클라이너, 아들 세명과 함께 매사추세츠 주 윌리엄즈 타운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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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역]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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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은 고려대학교 학부에서 산림자원학과 사회학을,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했고, 성균관대학교 번역·TESOL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다. 깊은 통찰력을 제공하는 사회과학서를 대중적인 언어로 소개하는 데 관심이 있다. 옮긴 책으로 《국제 이주》, 같이 옮긴 책으로《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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