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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명호 시인이 2020년 11월 '문학의강'에 시로 등단한 후 일 년 반여 만에 '천상의 연인'이란 시집을 출간하게 됐다. 1부 시와 2부 시조로 나누어진 이번 시집은 최근 2년간 치열하게 시 창작을 해온 시인의 디아스포라적인 삶의 흔적이 역력하게 보이고 있다. 이를테면 시 '타버린 넋'에서 시인은 이렇게 쓰고 있다. "불의 세례를 받을 운명은/ 한 마디 변명도 못 하고/ 낯선 이름표를 가슴에 달았다/ 정처 없이 발길 내려 이 한 몸 불사르며/ 허기에 여념 없었다...쓸쓸히 버려진 처량한 신세/ 담장 한구석 찢어진 김칫독에 기대어/ 웅크리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 타버린 넋 하나 심장은 울고 있다"라고 읊조리고 있다.
권명호 시인의 시를 읊으면 고국에 와서 생활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의 삶의 발자취와 생각을 좇을 수가 있다.

'천상의 연인'에서 시인은 현실 생활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고스란히 시구에 녹여 독백을 하고 독자들과 인생을 논하고 독자들과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의 시는 읽는 이의 가슴에 진솔하게 다가온다.
최근 2년간 그는 90여 수의 시와 180여 수의 시조를 썼다. ‘시해?海’의 세월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방증이다. 그의 시를 읽으면 시인의 가슴속 ‘불’이 보인다. 시 창작은 그의 다른 인생을 만든 것이다.
-이동렬 『도서출판 바닷바람』 발행인

삶과 자연에서 건져 올린 수많은 시편들에서 고르고 골랐다. 그리고 닦고 닦아서 빛이 나고 새롭게 재구성되어 반짝이는 별들이 되었다.
2020년에 등단한 권명호 시인은 치열하게 노력하는 시인이다. 늦깎이 시인이라는 타이틀에도, 조금은 부족한 모국어를 다루는 솜씨임에도 그 시어들이 뜨겁게 타오른 것은 시에 몰입하고 열중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의 현대시처럼 다의적인 표현법은 아니어도 이번 권명호 시인의 첫 시집 『천상의 연인』은 가슴 깊이 갈구한 것들을 잘 표출하고 있다. 또한 문장에 내포된 의미망들은 따듯하고 진정성이 있어 읽는 독자의 마음 가까이 흡입되고 있다.
-문정영 『시산맥』 발행인

그는 애초에 디아스포라라는 숙명적인 나그네로 태어나 정처 없이 휘몰아치는 한국 바람에 떠밀려 무엇을 추구하는지도 모른 채 한평생을 고되게, 하루살이처럼 바삐 돌아치는 나그네로 살아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그는 더 이상 길 위로 등 떠밀려 올라선 나그네가 아니다. 그는 스스로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뿐만 아니라, 자기성찰을 통해 나그네 길의 본질을, 하이데거가 말한 ‘시적 거주’의 의미를 이미 각성했다...
조선족 디아스포라의 운명을 흔히들 민들레에 비유한다. 민들레 홀씨는 바람에 날려 모체로부터 떨어져 나가 낯선 곳에 가서 뿌리를 내린다. 그러다 보니 바람에 날리는 존재에 초점을 맞추면 평생 떠도는 나그네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는 생명력에 초점을 맞추면 그 나그네의 길은 각기 자기 존재의 이유를 찾는 求道일 뿐이다. 이것은 결국 시인의 인식에 달렸다.
권명호 시인은 멀고 먼 길을 에돌아 달려왔지만 이제 구도자의 반열에 서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길 위에서 나그네가 바로 구도자임을 더 깊이 깨닫는 것이다.
-전은주 문학평론가 I 시평 "나그네의 길, 求道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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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시 ｜ 천상의 성산
본연 / 하루살이 / 타버린 넋 / 잠깐 가려졌을 뿐 / 그냥 / 생 / 삶 / 삶2 / 어느 날의 꿈 / 어느 날 문득 / 익숙한 것들 / 환절기 / 착각 / 고독 / 통증 / 너 / 무제 / 어항 속 작은 물고기 / 산다는 것은 / 하얀 눈 / 소풍 가던 날 / 환우 / 인생의 여로 / 비빔밥 / 일상 야곡 / 병풍산 봄 메아리 / 파도 / 쉼표 / 천상의 성산 / 천상의 연인 / 고향 / 사색 / 둥근 사색 / 바다를 마주하고 / 서울의 눈 / 굳이 / 수수께끼 / 요지경 / 쪽배 / 친구 / 가을 / 미소 가을 / 왕청 / 꽃 / 수꽃 / 모정의 넋 / 검정 고무신 / 소나무 / 허공 / 보름달 / 도끼질 / 바람 / 오월 / 봄바람 / 봄비 / 냄새 / 울음 / 허공 / 뽈 / 정류장 / 어느 폐교 앞에서 / 여명 / 망향 / 3.8선의 봄 / 철마야 어서 가자 / 스승 / 동포문학 행시 /

2부 시조 ｜ 천지연
년年 / 하루살이 / 아픔 / 가네 / 포차 / 가신 님 / 야밤 / 삶 / 사모 / 갯벌 / 비빔밥 / 워낭소리 / 찔레꽃 / 짝 / 타는 맘 / 나그네 / 연정 / 고속철도 / 스승 / 팔자 / 가르침 / 노처녀 / 폭탄주 / 무상 / 단잠 / 야밤 / 꿈 / 분노 / 시 / 정 / 외어 / 초가 / 길 / 분단선 / 소망 / 정적 / 기적 / 축시 / 기다림 / 동백꽃 / 난초 / 백두 들꽃 / 목련 / 민들레 / 배꽃 / 가야하 벼꽃 / 참쑥 / 양파 / 거미 / 꿀벌 / 강물 / 강심 / 물방아 / 신 / 봄 / 이른봄 / 봄바람 / 가을 / 설한 / 흰 눈 / 멍 / 천지수 / 밤 / 달빛 / 해 / 천지연 / 설야 / 병풍산 / 동구 나무 / 소나무 / 도예 / 석화 / 갈치 / 황태 / 고등어 / 들쥐 / 단맛 / 숨결 / 추억 / 늪 / 폭포 / 바람의 초원 / 백두 계곡 / 고지 / 황혼 / 산하 / 해변 / 더덕 / 유성 / 시냇물 / 나루터 / 바램 / 등불 / 맑은 물빛 / 꽃샘 / 눈발 / 아버지 / 엄마의 호미 / 왕청촌 / 진달래 / 폭염 / 농부 / 봄아씨 / 천적의 데이트 / 적막강산
■ 축하의 글 이동렬 『도서출판 바닷바람』 발행인, 문정영 『시산맥』 발행인
■ 시평｜전은주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