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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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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야베 미유키도 극찬한 한국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일본 문예춘추 번역 출간! 영화 판권 계약!

육아 예능프로그램 〈밀리언달러 키즈〉의 주인공, 장이. 프로그램 시청률이 치솟으면서 예쁜 장이는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타가 된다. 그리고 십 년 후, 그녀가 실종되었다. 같은 반 남학생을 죽인 살해 용의자라는 꼬리표와 함께.
경찰이 언니 선이를 찾아왔다. 하지만 선이는 해줄 말이 없다. 동생과는 이미 십 년 전 헤어져 연락이 완전히 끊긴 상태다. 선이는 가족이 함께 살았던 옛날 집으로 찾아간다. 아버지는 장이의 소식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하지만 집 안의 모든 흔적은, 장이가 초등학교에 다니기 전부터 십 년 동안 혼자 살았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 어린아이 혼자서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혼란에 빠진 선이 앞에 장이가 죽였다는 남학생의 아버지가 찾아온다. 자신의 아들은 이미 죽었지만 장이는 분명 살아있을 거라며 위로하는 남자와 함께 선이는 과거의 기억을 하나씩 되짚어간다. 조각조각 드러나는 장이의 지난 십 년, 선이는 지옥과도 같은 그 조각들을 마주할 수 있을까?

출판사 서평

사랑하는 아이가
사랑했던 아이가 될 때
십 년 전 육아 예능프로그램의 인기가 최정점을 찍었을 때, 그 후광은 고스란히 여동생에게 쏟아졌다. 어린아이에게 향하는 사랑은, 성인에게 향하는 그것보다 훨씬 지배적이고 조건적이다. 장이가 일곱 살 어린 몸과 마음으로 받아내야 했던 국민들의 ‘사랑’은 다정하고 보드라운 형태였다가 이따금씩 맹렬하게 장이를 집어삼키려 드는 맹수의 아가리 같기도 했다.
장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하는 게 장이를 향한 사랑의 척도라도 되듯, 광기 어린 어른들은 장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고 쫓아다녔고 선을 넘었다. ‘아저씨가 야채 잘 먹으라고 했지?’, ‘너 어제 어디 갔었어?’. 사랑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지를 둘러싼 어른들의 뒤틀린 욕심은 그렇게 장이를 서서히 잠식시켰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어른의 그것보다 훨씬 까다롭고 지배적인 것과 반대로, 아이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만큼이나 쉽다. 아이가 아이답지 못해서, 아이가 카메라를 노려봐서, 아이가 옆 친구에게 사탕을 양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삶의 방식이 본성에 근거할 수밖에 없는 어린아이들에게 들이미는 잣대는 훨씬 날카로웠고 높았다. 장이는 그 선을 넘지 못했고, 어른들에 의해 들어 올려진 장이는 어른들에 의해 바닥으로 추락했다.
사랑하는 아이에서 사랑했던 아이가 되는 것은,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아이와는 수준이 다른 지옥을 경험하는 것이다. 익숙한 사랑을 갈구하고, 벼랑 끝인 걸 알면서도 그들에게 매달리고 복종하다 결국 지배당하는 것이다.
『시스터』는 가장 영악한 어른들과 가장 여린 아이를 대치시킨다. 장이는 ‘살해 용의자’라는 타이틀로도 결코 두렵거나 무서워지지 않는다. 소설을 읽은 독자는, 여린 장이가 소설의 마지막 장 이후 이어지는 삶에서는 견딜 만큼만 고단하고 예상치 못한 기쁨을 만끽하며 살길 바라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학대가 언젠가 ‘소설 같은’
이야기로 남을 수 있도록
『시스터』는 우리 사회가 몇 세대가 지나도록 거듭해서 직면하고 있는 ‘아동학대’ 문제를 다룬다. 그것이, 고발의 의무로 무장한 누군가의 시선이나, 피해 입은 당사자의 고통스러운 시선이 아닌, 십 년도 넘게 떨어져 살았던 골 깊은 자매의 무심한 눈길로, 제3자보다 더 먼 거리에서 접근해 들어간다는 데 큰 차이가 있다.
그 거리는 우리가 뉴스에서 일상처럼 벌어지는 사건들을 대할 때의 무감각하고 무심한 정서의 거리와 비슷하다. 그래서 선이가 가족애가 아닌, 한때 가족이었던 자매에 대한 일말의 의무감으로 감흥없이 사건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이질감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선이의 시선과 겹쳐 따라가다 선이가 마지못해 동생의 실종 사건에 한 발을 디뎠다가 어두운 실체의 한 면을 우연히 만졌을 때, 독자 역시 그 차가운 감각에 섬뜩함을 느낀다. 그 뒤로 조금씩 드러나는 동생의 과거와 실상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리고, 선이가 깊은 자괴를 떨치고 이제 적극적으로 동생 장이를 구해내겠다 다짐했을 때, 그 감정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져 장이는 우리의 여동생이 된다. 장이를 반드시 구해내고 찾아내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이 세상에서 지켜내야 할 소중한 의무가 된다.
독자들은, 장이를 바라보는 생생한 감각으로 ‘아동학대’ 문제를 조금 더 가까이 느끼게 될 것이다. 이는 ‘아동학대’가 비단 스크린 속의 이야기가 아닌 누군가에겐 당장 현실이라는 것을 감각하게 하고, 그것을 통해 문제 의식이 한 뼘 성장했으리라 믿는다. 그 움직임이 언젠가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내리라 믿으며.

목차

1부
2부

본문중에서

동생은 예쁜 아이였다. 어떻게 하면 사랑을 받을지, 사랑받는 게 무엇인지 잘 아는 아이 말이다. 그러나 예쁜 아이들이 모두 그것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어렸을 때 우리는 쌍둥이처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동생이 받는 것과 같은 찬탄 속에 있어본 일이 없다. 같은 유전자에 비슷한 얼굴을 물려받았음에도 그랬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낯선 누군가가 나에게 호감 어린 미소를 보낸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딱 거기까지였다. 그 상황이 나에 의해 진전된다거나 관계가 발전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딱딱한 내 태도가 전염되듯 상대도 경직된 얼굴로 내게서 멀어지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동생은 달랐다. 그녀는 삼십 분 후면 호감을 보인 자의 무릎에 앉아 볼을 부비고 있었다.
늘 그랬다. 그것은 아마도 성정의 문제였다. 그리고 그것이 동생이 가진 매력일 터였다. 덕분에 누군가는 그 아이에게 다정한 마음을 품었고, 누군가는 동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선물을 남발했다. 누군가는 동생에게 홀로 애정을 쏟은 후 돌아오지 않는 마음에 분노를 표현하기도 했다. 그건 옆에서 볼 때는 부럽기도 하고 조금은 징글맞게 느껴지는 재능이었다.
(p.19)

나는 다시 동생의 방으로 갔다. 옷장을 열었다. 비싼 소재로 만들어진 수수한 옷들이 열을 갖춰 늘어서 있는 것을 보았다. 전부 꽤나 가격이 나가는 브랜드였다. 그것들에 코를 가져다 대자 섬유유연제 냄새가 났다.
옷을 하나 꺼내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이상했다. 하나를 더 꺼냈다. 그 역시 이상했다. 나머지 옷들을 꺼내 모두 침대 위에 늘어놓았다. 동생은 자라지 않은 건가? 옷들이 작았다. 열일곱 살 여자아이의 옷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작은 감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옷은 큰 사이즈의 아동복이었다. 아주 없는 일은 아니었다. 가끔 아동복을 입는 성인들을 본 적이 있었다. 주로 체격이 작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비싼 브랜드의 옷을 살 때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그렇게 하는 듯했다.
나는 동생의 교복을 가져다 평상복 옆에 나란히 놓았다. 교복은 라지 사이즈로 눈에 띄게 컸다. 한 사람이 이 두 가지 옷을 같이 입는다고?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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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이두온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85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6년 첫 장편소설 《시스터》를 출간했으며 《타오르는 마음》으로, 2017년 교보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19년 《그 아이는 이제 없어(원제 ‘시스터’, 문예춘추)》가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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