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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 살인자의 성모

원제 : La Virgen de los Sic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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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각자 자신의 별이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넌 몇 개의 별빛을 껐을까?
네가 가는 속도로 너는 하늘을 죽일 거야.”
라틴 아메리카 현대 문학을 이끄는 페르난도 바예호, 국내 최초 번역
폭력의 굴레에 갇힌 콜롬비아 현대사에 대한 통렬한 분노와 애도

콜롬비아 현대 문학의 대표 페르난도 바예호의 소설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태어나 영화 감독, 소설가, 언어학자, 인권 운동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콜롬비아의 현대성을 정의하고 있는 페르난도 바예호의 대표작 『청부 살인자의 성모』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바예호는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카를로스 푸엔테스가 이끌었던 20세기 중후반의 ‘붐 세대’ 이후의 라틴 아메리카의 현대 문학을 이끄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2003년 스페인어권 문학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로물로 가예고스 상을 수상하고, 2011년 과달라하라 도서전에서 로망스어 FIL 문학상을 수상했다. 1990년대 붕괴된 사법 체계 속에서 폭력 조직과 청부 살인자가 만연한 메데인의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낸 『청부 살인자의 성모』는 출간 즉시 비평가와 독자들의 관심을 동시에 끌며 바예호의 대표작이 되었다. 2000년 바예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바르베 슈뢰더가 연출한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출판사 서평

■죽음과 파괴에 대한 갈증으로 구원의 기도를 올리는 어리고 연약한 ‘시카리오’들
1990년대 초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인에서 ‘나’는 알렉시스를 소개받아 사랑을 나누게 된다. 알렉시스는 청부 살인자인 동시에 매춘을 하며 살아가는 청년이다. 오랫동안 고국을 떠났다 돌아온 ‘나’는 평화롭고 목가적인 생활을 보낸 어린 시절과 너무나 달라진 도시의 풍경에 놀라 적응하지 못한다. 마약 카르텔의 와해 이후, ‘청부 살인자’이지만 일거리가 없어진 십 대 소년들은 명분 없는 원한에 사로잡혀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거리를 걸으며 무차별적인 폭력과 살인을 저지른다. 동시에 매주 성당으로 찾아가 성모에게 위안과 보호를 간절히 기도하는 모순을 보이기도 한다. ‘나’는 ‘저주받은 도시’ 메데인의 폭력, 구원받지 못하는 사람들, 사법 체계와 부조리한 정치에 분노하고 때로는 슬퍼하며 알렉시스와의 동행을 계속한다.

■분노와 비난, 고통과 연민의 시선이 교차되는 ‘증오와 원한의 수도’ 메데인
페르난도 바예호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은 콜롬비아의 폭력의 역사다. 『청부 살인자의 성모』는 1990년대 후반, 콜롬비아 최대 마약 조직을 이끌던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군에 의해 살해된 후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청부 살인자들은 저마다의 조직을 결성하고 영역 싸움을 벌이기 시작하고, 시골에서 활동하던 콜롬비아 게릴라들이 도시로 침투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청부 살인자의 성모』의 화자인 ‘나’는 정제되지 않은 거리의 언어로 메데인의 현실을 꾸밈없이 보여 준다. 언어학자인 화자는 메데인 빈민촌의 청소년이 사용하는 속어인 파를라체(parlache)인 ‘쿨레브라(해묵은 원한)’ , ‘고노레아(가장 심한 욕)’, ‘코무나(콜롬비아 산동네의 빈민촌)’ 등의 단어를 습득하며 기억 속 메데인과 너무도 달라진 현재의 메데인을 관찰한다.

『청부 살인자의 성모』는 마약과 폭력으로 얼룩진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의 콜롬비아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 소설은 위대한 정치적 인물이 아니라, ‘청부 살인자’라는 사회 하층민의 폭력적인 삶을 다룬다. 그들은 바로 사회적 잉여 인간이자 잉여 육체이며, 소비 사회에 내재하는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폭력으로 생겨난 잉여적 존재들이다. 또한 합법적 담론은 마약 밀매나 청부 암살의 불법성을 지적하면서 처벌을 합리화하는 데 치중하지만, 그것에 관여된 사람들의 현실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그런 현실을 보여 주는 이 소설은 큰 의미가 있다. (「작품 해설」중에서)

바예호는 “지구상에서 가장 범죄가 많은 나라”가 되어버린 메데인과 희망 없는 청년들, 만연한 폭력의 굴레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는 현실에 대해 분노하고 신랄한 비판을 토해낸다. 화자의 독백 속에는 연민과 슬픔의 감정이 혼재되어 있다. 실제로 콜롬비아의 종교와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바예호는 약 오십 년간 콜롬비아를 떠나 멕시코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인생의 절반 이상을 콜롬비아를 떠나 살았지만 마치 그렇지 않은 것처럼 느낀다. 하루도 콜롬비아를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라고 말했던 바예호의 심정은 폭력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살아 있는 죽은 사람들”이 되어버린 하층민들을 바라보는 화자의 고통과 좌절의 서술 속에서 생생하게 느껴진다.

여기에는 죄 없는 사람이 없어. 모두가 죄 많은 사람이야. 무지와 가난, 이런 걸 이해하려고 해야 하지만…… 그런데 이해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 모든 게 나름대로 설명할 수 있고, 합리화할 수 있다면, 그렇게 우리는 범죄에 영합하게 되는 거야. 그럼 인권은? 인권은 무슨 인권, 그런 건 생각해 볼 가치도 없어! 그건 영합이며 방탕이고 방종이야. 자, 그럼 잘 생각해 보자고. 만일 여기 아래에 죄지은 사람들이 없다면, 그게 뭐지? 그건 범죄가 스스로 이루어진다는 게 아닐까? 범죄가 스스로 저질러지지 않고, 여기 아래에는 죄지은 사람이 없다면, 죄 있는 장본인은 저 위에 계신 분이야. 이런 범죄자들에게 자유 의지를 주신 무책임한 분이셔. (150쪽)

추천사

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 영화 감독)
바예호의 폭발적인 분노는 너무나 찬란하고, 진실되고, 잔인하다. - 페드로 알모도바르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페루 작가)
통한 경험, 풍부한 유머, 거침없는 비방, 자신감으로 가득 찬 다채로운 소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라틴 아메리카의 ‘살인 수도’를 배경으로 폭력과 마약, 무관심의 어두운 내면을 다룬 용감한 작품

목차

청부 살인자의 성모 7

작품 해설 181
작가 연보 197

본문중에서

그것들은 피로 얼룩진 청부 살인자들의 이름이거든. 그건 탄알과 거기에 장전된 증오보다 더 단호하고 분명해. (10쪽)

“이제 자네에게 이 아름다운 사람을 선물로 주겠네. 이미 죽인 사람만 족히 열 명은 될 거야.” (13쪽)

오늘은 살아있지만, 내일은 죽을 사람들이라는 말이야. 그게 세상의 법칙이지만, 그들은 살해당할 사람들이야. 늙음이라는 불명예와 치욕을 모른 채, 극악무도한 단칼이나 자비로운 총알로 젊은 청부 살인자들은 살해될 거야. (14쪽)

인류가 살아가려면 신화와 거짓말이 필요해. 만약 누군가가 그대로 드러난 진실을 본다면, 아마도 스스로 자기 머리에 총을 쏴버릴 거야. (18쪽)

내 인생의 줄거리는 부조리한 책과 같아. 그러니까 먼저 나와야 할 것이 나중에 나오지. 이런 책을 쓴 사람은 내가 아니고, 그것은 이미 쓰여 있었어. (23쪽)

도망친다고? 줄행랑친다고? 그건 내가 절대로 하지 않았던 행동이었어. 결코 말이야. 죽음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하는 심부름꾼이거든. (35쪽)

세 개의 총탄이 내 아이의 쇳덩이에 있었고, 그래서 다른 세 명의 이마에 재의 십자가를 그릴 수 있었어. 우리는 죽기 위해 태어나거든. (57쪽)

이봐, 파르세로,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는 하느님의 악몽인데, 하느님은 미쳤어. (60쪽)

사랑은 여기서 아무 유인책이 되지 못해. 그건 땔감 없는 벽난로야. 그러니까 기적처럼 꺼졌는데도 계속 불타는 벽난로야. (68쪽)

“각자 자신의 별이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넌 몇 개의 별빛을 껐을까? 네가 가는 속도로 너는 하늘을 죽일 거야."
사람을 죽이려면 단 하나의 총알과 권총, 그리고 굳은, 정말로 굳은 의지가 필요해. (102쪽)

콜롬비아에서는 당신이 다른 뺨을 갖다 대면, 다시 때려서 당신 눈을 빼내고 말 거야. 그리고 당신이 앞을 보지 못하면, 칼로 심장을 도려낼 거야. (111쪽)

메데인에 사는 건 죽은 채 이 삶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야. 내가 이 현실을 만들어 낸 게 아니라, 이 현실이 나를 만들어 내고 있어. (116쪽)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한 사람들을 만들고, 가난은 더 심한 가난을 만들어. 그리고 더 심한 가난이 있는 곳에 더 많은 살인자가 있고, 더 많은 살인자가 있는 곳에는 더 많은 사람이 죽어. 이것이 메데인의 법인데, 앞으로 전 지구를 지배하게 될 거야. 그러니 잘 적어놓도록 해. (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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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페르난도 바예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42

1942년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태어났다. 보고타의 콜롬비아 국립대학교와 로스 안데스 대학교에서 철학과 문학을 일 년간 공부하고, 하베리아나 대학교로 옮겨 생물학을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 이탈리아의 치네치타 영화 아카데미에 들어가 영화 연출에 대한 기초를 배웠다. 그 후 콜롬비아의 폭력에 관한 세 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연출했다. 1971년부터 멕시코에 머물며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고, 콜롬비아의 사회 문제를 고발하는 ‘시간의 강’ 5부작(1985~1993)을 펴냈다. 1994년 대표작 『청부 살인자의 성모』를 발표했다. 2000년 바예호가 시나리오를 쓴 동명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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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선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2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의 카로 이 쿠에르보 연구소에서 석사학위를, 하베리아나 대학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베리아나 대학교 전임교수를 거쳐 현재 울산대학교 스페인, 중남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보르헤스의 미로에 빠지기, 영화속의 문학읽기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거미여인의 키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내 슬픈 창녀들의 사랑, 칠일밤, 부에노스 아이레스 어페어,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꿈을 빌려드립니다, 매드무비, 천사의 게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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