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젊은 시절의 고뇌와 번민, 신앙과 충정심을 담은 최신영의 시집. 모친을 일찍 여의고 그 그리움을 가슴 속에 묻고 살아야 했던 어린 나날들, 신앙을 가지고 목회활동과 나라를 위한 애국활동에 매진했던 젊은 날의 열정을 담은 최신영 시인의 시들이, 남편인 장익규 작가의 사진과 함께 시집으로 엮어져 나왔다.

젊은 시절의 고뇌와 번민, 신앙과 충정심을 담은
최신영 시인의 시집

아직 철도 들기 전 최신영 시인은 모친을 여의었고, 모친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에 눈물을 흘렸다. 그 그리움의 기억을 한 글자 한 글자 되새기며 두툼한 연습장을 시로 채웠다. 아픔과 고뇌를 털어내며 신앙의 품에 안겨 목사인 남편과 함께한 목회활동의 순간순간마다, 나라를 위한 일에 한 손을 보태고자 동분서주하는 동안에도, 가정을 꾸리고 두 아들을 낳아 내 몸보다 귀하게 키워내는 내내 마음의 궤적은 어김없이 시로 승화되어 노트에 아로새겨졌다.

삼월의 하늘 밑에 나는 울었소
너무 어려서 세상분별 못하던 나는 울었소
그러다가 새어머니 맞아들였대요
그때부터 락조는 더욱 울었소
(시 〈명우곡〉 중)

신앙은 마음의 바름이다
신앙은 양심의 돌아옴이다
신앙은 생각의 바름이요
신앙은 행동의 옳음이다
(시 〈정심〉 중)

오늘도
푸른 솔 우거지고
산새들 모여드는 앞산에 올라
뭉게구름 떠 있는
서쪽하늘 바라보며
미소짓는 님의 얼굴 그려봅니다
(시 〈님의 노래〉 중)

세월은 흘러 시인은 어느덧 인생의 황혼기에 이르렀고, 장성한 두 아들과 며느리들의 성원에 낡은 두 권의 노트에 적힌 인생의 기록을 책으로 펴낼 용기를 얻었다.
아들과 함께 고른 시집의 제목 《낙조의 메아리》. “이 세상에 내가 떨어졌으니 내가 낙조지.”라고 자조의 목소리를 내었지만, 그 낙조의 메아리가 한없는 울림이 되어 한 권의 시집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으니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
사진에 취미가 있어 목회하던 틈틈이 아름다운 세상 풍경을 앵글에 담아두었던 남편 장익규 목사의 사진이 시집 곳곳의 빈 자리를 가득 메웠다.
모친을 일찍 여의 고통과 외로움을 이겨내고, 주님의 품 안에서 가족과 이웃, 나라에 대한 사랑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베품과 사랑으로 가득 채웠던 시인의 삶의 궤적을 담은 《낙조의 메아리》는 어느덧 인생의 황혼기에 선 시인이 우리에게 주는 귀한 선물이다.

초년의 푸념
주님께 받은 은혜
주님께 드리는 편지

삼월의 하늘 밑에 나는 울었소
너무 어려서 세상분별 못하던 나는 울었소
그러다가 새어머니 맞아들였대요
그때부터 락조는 더욱 울었소
무엇이 슬퍼서 울었을까요
어머니 그리워 슬퍼했대요
(시 〈명우곡〉 중)

언덕에 아지랑이 피어 오르고
교정의 매화꽃도 활짝 핀 날
정든 스승의 곁을 떠나
정든 벗들의 눈시울 적셔주고
언제나 거닐었던 교정과도 헤어져야 할
아아 빛나는 회고여라
(시 〈조춘의 이별〉 중)

나를 위한 애처러운 삶인가
모래사장에 초석없이 세운 높은 보좌
누구의 잘못인가 혼잣말로 물어보아도
바람에 날리는 낙엽만이 눈시울 적셔주네
(시 〈잃어버린 설계도〉 중)

사랑하는 이여
허탕한 생활속에 탈속하여라
그리하여 이 외딴 초원의
양지바른 마루에 앉아
장미꽃 한송이 들고
장엄한 인생을 뉘우쳐 봅시다
(시 〈향촌 길을 걸으며〉 중)

신앙은 마음의 바름이다
신앙은 양심의 돌아옴이다
신앙은 생각의 바름이요
신앙은 행동의 옳음이다
(시 〈정심〉 중)

오늘도
푸른 솔 우거지고
산새들 모여드는 앞산에 올라
뭉게구름 떠 있는
서쪽하늘 바라보며
미소짓는 님의 얼굴 그려봅니다
(시 〈님의 노래〉 중)

대망 속에 살라고 하신 그 말씀
저는 마음 속에 깊이 새겼습니다
저의 꿈은 세상 여성들이 가진 꿈이 아닙니다
보다 크고 넓은 꿈입니다
꿈이 실현될 때의 저를 꼭 보아주세요
(시 〈대망〉 중)

님이여
불행한 님이여
당신의 어리석은 아들 자유당은
전쟁의 시름도 잊기 전에
독재와 부정으로 감투싸움 웬말인가

님이여
사랑하는 님이여
지성의 분노는 폭발하여
독재의 아성을 무너뜨렸다오
(시 〈님의 얼굴〉 중)

잃어버린 고향 찾아
날마다 괴로운 길을 찾아갑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낙원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육천 리 낙원길 하도 멀어서
주님의 피를 마시고
주님의 살을 먹고
이 길이 참 구원의 길이기에
이 진리가 참 진리이기에
이 생명이 참 생명이기에
고산절벽 성난 파도 겁내지 않고
이 길만을 걸어가리다
(시 〈낙원 찾아〉 중)

이 생명 불쌍히 여기소서
어미새를 잃은 어린새
이제는
아가페의 보호 속에서
잃어버린 웃음을 다시 찾겠지요
(시 〈낙조의 메아리〉 중)

맹호라도 나올 듯한 우거진 숲속에
무릎 모아 주님께 바치는 번제물
만복의 근원이신 주여
향기로운 제물이 되게 하옵소서
사랑과 자비가 많으신 하나님
이 속된 제물을 열납하소서
(시 〈하늘을 지붕 삼고〉 중)

어즐비한 저자의 틈바구니를 벗어나
파도치는 해변의 백사장을 걸어봄이여
끝없는 바다 가운데로 오가는 함선들
구름과 바다 사이를 아른거리는 산들
폐허에 썩어가는 부둣가의 어선들
황혼 낙조 그림자의 아름다움이여
(시 〈포항의 해변에서〉 중)

가시덩굴 너머에서 저를 부르시는 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이 죄인을
지옥길에서 구출하여 주시고
주님 사랑의 주님 감사합니다
(시 〈지옥길까지 찾아오시는 주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