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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빙하의 부엉이

원제 : Owls of the Eastern 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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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부엉이를 구하기 위한
열정과 좌절, 유머와 눈물의 탐사기

『동쪽 빙하의 부엉이』는 멸종 위기에 처한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부엉이 ‘블래키스톤물고기잡이부엉이’의 보전 계획을 세우기 위해 수년간 미국과 러시아 연해주를 오가며 그 자취를 좇고 기록한, 한 동물학자의 피 땀 눈물로 범벅된 집념의 여정이 담겼다. 경이로우면서도 숨 막히는 원시림의 야생성으로 빛나는 한편 폭설과 폭우로 인한 고립 등 삶과 죽음의 경계가 강 얼음 정도 두께인 연해주의 겨울과 봄을 수차례 지나는 동안, 함께 탐사에 나선 동료들과의 우정, 어딘가 수상하고 투박하지만 다정이 넘치는 현지인들의 도움, 그리고 약간의 싸구려 보드카와 러시아식 사우나 덕분에 저자 조너선 슬래트는 마침내 물고기잡이부엉이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완수한다. 무언가의 생존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전부를 바치는 이들의 좌절과 성취의 기록은 우리에게 기쁨과 눈물, 때로는 웃음과 감동을 안긴다.

미국 대사관에 소속된 아버지의 출장에 동행해 연해주를 처음 방문한 것을 계기로 그곳의 매력에 빠진 저자 조너선 C. 슬래트는 학부 시절 교환학생 신분으로 연해주에 머물렀고, 이후 3년간 현지 평화봉사단에서 활동하며 지역 조류학자들과 친분을 쌓고 자유 시간에 그들을 따라다니면서 여러 연구 프로젝트를 도왔다. 2000년, 당시 숲에서 하이킹을 하다가 그동안 봤던 어떤 부엉이보다도 덩치가 커서 “마치 누군가가 곰에게 깃털을 한 주먹 급히 여기저기 붙인 다음 정신 못 차리는 멍한 야수를 나무 위에 올려놓은 듯”한 새를 발견했는데, 그것이 블래키스톤물고기잡이부엉이와의 첫 만남이었다.

2005년, ‘벌목이 연해주의 명금류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연구를 이어갈 박사 학위 주제를 고민하다가 다시금 물고기잡이부엉이를 떠올리고 멸종 위기에 처한 이 거대한 부엉이를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이에 조류학자 세르게이 수르마흐 팀에 합류해 이후 5년간 물고기잡이부엉이 보전 계획을 세우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그 서식지를 탐사하고 새를 포획하며 데이터를 쌓았는데, 그 집념의 여정이 바로 이 책 『동쪽 빙하의 부엉이』(Owls of the Eastern Ice)에 담겼다.

출판사 서평

정세랑 소설가, 최재천 교수 추천!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도 본 적 없는 새와 숲을 본 듯이 사랑하게 될 것이다.”
_정세랑 소설가

“앉은키 70∼80센티미터에 날개를 펴면 거의 2미터에 달하는 세상에서 제일 큰 부엉이, 블래키스톤물고기잡이부엉이를 추적하고 모니터링하는 조너선 슬래트의 이야기는 동물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오지 현장에서 겪는 야생 날 것 그대로를 보여준다.”
_최재천 교수

〈뉴욕 타임스〉〈NPR〉〈월스트리트저널〉 선정 올해의 책
내셔널 북 어워드 후보작!

멸종 위기에 처한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부엉이,
블래키스톤물고기잡이부엉이와의 만남
날개를 펼치면 2미터 가까이 되는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부엉이, 블래키스톤물고기잡이부엉이(Blakiston’s Fish Owl). 러시아 연해주와 일본 홋카이도 일대에 서식하는 이 부엉이 종은 주로 연어과 물고기들을 잡아먹으며 사는 텃새다. 그나마 정부의 협조와 재정적 지원으로 일본의 물고기잡이부엉이는 가까스로 멸종의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러시아에서는 1980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0∼400쌍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시베리아호랑이와 함께 멸종 위기종에 속한다. 시베리아호랑이는 푸틴 대통령까지 몸소 보전 계획 감독에 나서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이 높았지만, 물고기잡이부엉이 연구는 저자가 합류하기로 결심한 러시아의 조류학자 세르게이 스르마흐가 이끄는 팀이 연해주에서는 유일했다.
미국 대사관에 소속된 아버지의 출장에 동행해 연해주를 처음 방문한 것을 계기로 그곳의 매력에 빠진 저자 조너선 C. 슬래트는 학부 시절 교환학생 신분으로 연해주에 머물렀고, 이후 3년간 현지 평화봉사단에서 활동하며 지역 조류학자들과 친분을 쌓고 자유 시간에 그들을 따라다니면서 여러 연구 프로젝트를 도왔다. 2000년, 당시 숲에서 하이킹을 하다가 그동안 봤던 어떤 부엉이보다도 덩치가 커서 “마치 누군가가 곰에게 깃털을 한 주먹 급히 여기저기 붙인 다음 정신 못 차리는 멍한 야수를 나무 위에 올려놓은 듯”한 새를 발견했는데, 그것이 블래키스톤물고기잡이부엉이와의 첫 만남이었다.
2005년, ‘벌목이 연해주의 명금류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연구를 이어갈 박사 학위 주제를 고민하다가 다시금 물고기잡이부엉이를 떠올리고 멸종 위기에 처한 이 거대한 부엉이를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이에 조류학자 세르게이 수르마흐 팀에 합류해 이후 5년간 물고기잡이부엉이 보전 계획을 세우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그 서식지를 탐사하고 새를 포획하며 데이터를 쌓았는데, 그 집념의 여정이 바로 이 책 『동쪽 빙하의 부엉이』(Owls of the Eastern Ice)에 담겼다.

물고기잡이부엉이 보전 계획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
물고기잡이부엉이를 포함한 멸종 위기종은 러시아 법에 의해 보호받았고, 그에 속한 종을 죽이거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었다. 그러나 해당 생물 종에게 필요한 자원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이 없다면 실행 가능한 보전 계획을 세우기란 불가능하다. 2005년 말,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사무실에서 세르게이 수르마흐와 처음 인사를 나눈 저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물고기잡이부엉이의 생활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이 연구한 뒤 그것을 활용해 종 보호를 위한 현실적인 보전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그들은 이 연구를 세 단계로 나누었는데, 첫 번째는 2∼3주 정도 걸리는 훈련이었고, 두 번째는 약 2개월에 걸쳐 연구 대상인 부엉이의 개체수를 알아내는 단계, 그리고 마지막은 부엉이를 포획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4년에 걸친 과정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2006∼2010년 5년간, 모두 합치면 약 20개월을 숲에서 보내며 4번의 현장탐사를 마쳤다.
조너선 슬래트는 현장 연구팀의 수완이 좋은 리더 압데육과 사진작가이자 카메라맨 툴랴, 썩어가는 나무도 금세 올라타 부엉이 둥지를 찾아내는 슈릭까지, 여러 현장 요원들의 도움으로 계획한 단계를 차근차근 수행해간다. 첫 탐사는 연해주에서 사람이 거주하는 가장 북쪽 마을인 아그주와 그 근처 사마르가 강 지류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부엉이를 찾으려면 우선 부엉이들이 물고기 사냥에 용이한 얼지 않은 탁 트인 강 지대를 찾아야 하고, 깃털이나 펠릿(올빼미나 부엉이들이 먹이를 먹고 소화되지 않은 뼈나 털을 토한 것), 눈 위의 발자국 등의 흔적을 좇아야 한다. 그 밖에 또 다른 표식은 부엉이가 둥지를 틀 만한 커다란 구멍이 있는 큰 나무다.
2주간의 훈련과 초기 탐색을 마친 뒤, 저자는 벌목 회사에서 사무용으로 마련한 선박을 얻어 타고 남쪽의 도시 테르니로 이동한다. 6주간 세레브랸카, 케마, 암구, 테르니의 막시모프카 강 유역에서 데이터 조사를 위해 포획할 물고기잡이부엉이를 본격적으로 찾는 두 번째 단계에 돌입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처음으로 물고기잡이부엉이 암수의 이중창을 듣는다. 물고기잡이부엉이는 짝을 지어 이중창으로 울음소리를 내는데, 이것은 조류 4퍼센트도 안 되는 종들이 갖는 드문 특성으로, 두 울음소리가 거의 동시에 나서 많은 사람들이 한 쌍이 아닌 한 마리가 우는 것으로 추측하곤 한다. 저자는 물고기잡이부엉이 쌍의 낮은 울음소리가 꼭 “먼 옛날부터 그 자리에 머물렀던 소리” 같다고 표현한다. 탐사대는 이윽고 더 깊은 야생으로 들어가 잠재적인 포획 목록에 추가할 다른 부엉이 쌍들도 발견했다. 탐사 중간중간 폭설로 인한 완전한 고립, 슬러시같이 녹아 강물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게 하는 강의 날레드, 벌목꾼들의 훼방, 다정하지만 어딘가 수상한 외딴집의 도망자, 몇 시간 간격으로 스쳐 지나는 멧돼지와 시베리아호랑이와 맞닥뜨리며 목표한 바를 달성해가는 여정은 그 자체로 충분히 흥미진진하다.

인간과 야생의 공존을 꿈꾸게 하는
5년간의 모니터링 프로젝트
이후 탐사대는 몇 년에 걸쳐 물고기잡이부엉이가 서식하는 해당 지역을 거듭 방문해 부엉이를 포획하고, 몸에 발신기를 붙인 뒤에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년에 걸쳐 확인하며,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 새들을 재포획해 발신기를 제거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여러 해에 걸쳐 부엉이의 위치 데이터를 수집하면, 이 새들이 어떤 종류의 서식지를 선호하고 어떤 구역을 피하는지 이해할 수 있고, 이 과정을 통해 생물학자들은 서식지나 먹이의 풍요로움 같은 자연적인 특성의 중요성을 순위로 매긴다. 이를 바탕으로 물고기잡이부엉이가 물고기를 사냥하는 강의 폭, 수심, 강바닥, 특정 구간 등의 생태학적 요구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의 덫을 연구하고 실험한 끝에 마침내 첫 물고기잡이부엉이를 포획하는 데 성공하는데, 서식지 한곳에서 암수가 안정적으로 오랜 기간 머무는 새의 특성을 생각해 포획한 장소와 성별을 기준으로 명칭을 붙이기로 한다. 그렇게 ‘파타 강 수컷’을 처음 포획했고, 필요한 치수를 재고, 피를 뽑고, 식별 가능한 다리끈을 맨 다음 발신기를 부착했다. 마침내 원격 모니터링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새의 종 보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지만, 스트레스로 체중 감소와 수면 부족을 유발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프로젝트이기도 했다. 덫을 잘못 설치하면 부엉이가 발가락을 잃거나 날개를 다칠 수도 있고, 새를 포획하고 풀어주는 과정 또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기껏 부착한 발신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저자가 밤을 꼬박 새우며 텐트에 숨어 물고기잡이부엉이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대목에서는 그 신비로움에 같이 숨죽이게 된다. 다행히 발신 장치나 다리끈이 새의 생존이나 번식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이 5년의 프로젝트를 통해 증명되었고, 이후 일본에서 부엉이를 연구하는 생물학자들도 그것을 반영해 물고기잡이부엉이의 이동에 대한 자체적인 GPS 모니터링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모니터링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전부 수합해 추론한 끝에 저자는 물고기잡이부엉이 분포에 대한 예측 지도를 만들 수 있었는데, 이는 다시 말하면 부엉이를 보호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구역이었다. 물고기잡이부엉이가 가장 많이 사는 서식지의 절반가량이 벌목 회사에 임대된 것으로 밝혀져, 벌목 회사와의 합의를 통해 부엉이가 둥지 나무로 삼을 만한 큰 나무는 베지 않기로 했다. 적은 비용으로 회사를 홍보할 수 있으니 벌목 회사 측에도 좋은 일이었다. 그 밖에 벌목용 도로라는 교란 요인에 부엉이들이 특별히 더 취약함을 발견하고, 회사와 협력해 업체들이 한 지역에서 벌목 작업을 마친 뒤에는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숲길의 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서식지에 관한 특성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게 되면서 물고기잡이부엉이의 전 세계적 개체수를 다시 추정할 수 있었는데, 앞서 말했듯 1980년대의 연구에서는 300∼400쌍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실제로는 그 두 배가(735쌍으로 개체 800∼1,600마리) 살고 상당수가 연해주에 서식했다(186쌍). 일본의 부엉이들과 중국의 다싱안링 산맥에 숨어 있는 몇 쌍까지 합친다면 물고기잡이부엉이의 전 세계 개체수는 2,000마리에 조금 못 미친다. 앞으로도 제대로만 관리한다면 연해주에서 물고기잡이부엉이의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을 테고, 이것은 인간과 야생의 공존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희망의 신호로 역할 할 것이다.

**
[책속으로] 이어서

이렇듯 훌륭하게 기능하는 생태계의 상징이 바로 물고기잡이부엉이다. 이 부엉이는 아직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야생이 남아 있다는 증거다. 비록 부엉이 서식지 깊숙한 곳까지 벌목용 도로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이 새가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우리는 부엉이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우리가 발견한 바를 공유하며, 새들과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제대로 관리한다면 이 지역의 강에는 항상 물고기가 있을 테고, 우리는 먹잇감을 찾아 소나무와 그늘 틈새를 지나는 호랑이의 흔적을 계속해서 뒤쫓을 것이다. 그리고 숲이 적당한 조건을 유지한다면, 우리는 숲속에서 연어 사냥꾼인 물고기잡이부엉이들의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다. 부엉이들의 울음소리는 연해주에는 여전히 야생이 살아 숨 쉬며, 모든 것이 문제없다는 신호와도 같다. _381쪽, 「물고기잡이부엉이 보호 시설」 중에서

추천사

정세랑(소설가)
“야생동물 연구자의 삶은 실제로 어떨까?”
잠깐이라도 야생의 경이와 조우했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상상해보았을 것이다. 『동쪽 빙하의 부엉이』는 그런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가장 강렬한 대리경험을 선사한다. 조너선 C. 슬래트는 연해주 숲의 벌목과 개발로 위기에 처한 물고기잡이부엉이를 5년 동안 연구하며 이토록 자세한 기록을 남겼다. 부엉이에 대한 사랑만으로 데이터가 절로 모이는 것은 아니라 저자가 겪어야 했던 수많은 사건사고들은 눈물과 웃음이 동시에 나게 만든다. 물고기잡이부엉이가 사는 숲에는 부엉이만 사는 것이 아니라 호랑이, 멧돼지, 곰, 밀렵꾼, 도주 중인 범죄자도 살기 때문이다. 눈보라와 홍수, 발밑에서 녹아내리는 얼음 역시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무엇보다 날개폭 2미터 무게 4킬로그램에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는 부엉이를 포획해 발신기를 부착했다 다시 떼어주는 일은 지구상의 몇 명만 겨우 성공했던 일이다. 연이은 시행착오와 실패 끝에,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보호의 행동으로 결실 맺힐 수 있을지 조마조마해 하며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도 본 적 없는 새와 숲을 본 듯이 사랑하게 될 것이다.

최재천(이화여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열대예찬』 저자)
10년 가까이 열대 정글을 헤집고 다녔건만 극한 탐험에 비할 바가 아님을 깨달았다. 나도 파나마 정글 깊숙이 진흙에 빠진 차를 버리고 일곱 시간이나 걸려 어둠을 뚫고 걸어 나온 경험이 있지만, 겨우내 얼었던 강이 녹는 어정쩡한 이른 봄 걸쭉한 얼음 슬러시에 지프가 빠져드는 상황이라니, 게다가 라돈으로 데워진 온천에서 방사선 영향을 걱정하면서도 잠시 몸을 녹이다니… 앉은키 70∼80센티미터에 날개를 펴면 거의 2미터에 달하는 세상에서 제일 큰 부엉이, 블래키스톤물고기잡이부엉이를 추적하고 모니터링하는 조너선 C. 슬래트의 이야기는 동물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오지 현장에서 겪는 야생 날 것 그대로를 보여준다. 2021년 E.O. 윌슨 과학문학상에 빛나는 이 책, 찌는 듯한 한여름에 읽으면 그 맛이 왠지 남다를 듯싶다.

목차

지도
서문
들어가며

1부 얼음으로 세례받다
지옥이라는 이름의 마을 | 첫 번째 탐사 | 아그주에서 겨울나기 | 고요한 폭력성 | 강의 하류로 | 오두막의 수상한 주인 체펠레프 | 차오르는 강물 | 마지막 얼음을 타고 해안에 도착하다 | 사마르가에서 만난 부엉이들 | 사마르가에서의 마지막 여정

2부 시호테알린의 물고기잡이부엉이
고대에서 온 소리 | 부엉이 둥지를 발견하다 | 표지가 끝나는 곳 | 기나긴 도로 여행 | 홍수

3부 포획
덫을 준비하다 | 찰나에 놓치다 | 오두막의 은둔자 | 툰샤 강에 발이 묶이다 | 붙잡힌 부엉이 | 침묵을 지키는 수신기 | 부엉이와 비둘기 | 믿고 또 믿으며 기다리기 | 물고기 전문가 | 새로운 동행인 | 세레브랸카 강에서의 포획 작전 | 암구 지역의 부엉이 세 마리 | 추방당한 캣코프 | 단조로운 실패의 나날들 | 물고기를 따라서 | 동방의 샌프란시스코 | 테르니를 떠나며 | 물고기잡이부엉이 보호 시설

에필로그
후주
감사의 말

본문중에서

갈색 털이 부스스한 새는 강렬한 노란 눈으로 우리를 주의 깊게 살폈다. 처음에는 우리가 마주친 이 새가 어떤 종류인지 몰랐다. 부엉이는 분명했는데 내가 그동안 봤던 어떤 부엉이보다도 덩치가 컸다. 독수리만 한 크기였지만 털이 좀 더 보송보송하고 더 통통했으며 귀깃이 몹시 컸다. 흐린 회색빛의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역광으로 마주한 이 부엉이는 진짜 새라기에는 너무 크고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마치 누군가가 곰에게 깃털을 한 주먹 급히 여기저기 붙인 다음 정신 못 차리는 멍한 야수를 나무 위에 올려놓은 듯했다. _15쪽, 「서문」 중에서

보전과 보호는 다르다. 만약 물고기잡이부엉이를 보호하고 싶었다면 종에 대한 연구는 필요 없었을 것이다. 그저 연해주에서 이뤄지는 벌목과 낚시를 전면 금지하기 위해 정부에 로비를 하면 될 일이다. 이렇게 광범위한 조치를 취하면 부엉이에 대한 위협을 전부 제거하고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비현실적임은 물론이고 그 지역에 거주하는 200만 명의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다. 이들 주민 가운데는 생계를 위해 벌목과 어업에 의존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연해주에서 물고기잡이부엉이와 인간의 삶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중략) 이러한 자원에 대한 어부들의 의존도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보통 수준을 유지했다. 높아진 것은 인간의 욕구와 필요였다. 이런 관계에서 균형을 되찾고 필요한 천연자원을 보존하는 것이 내 연구의 의도였다. 그리고 과학적인 연구만이 내가 필요로 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_20∼21쪽, 「들어가며」 중에서

물고기잡이부엉이는 짝을 지어 이중창으로 울음소리를 낸다. 이것은 전 세계 조류의 4퍼센트도 안 되는 종들이 가진 드문 특성인데, 이들 종은 대부분 열대 지역에 서식한다. (중략) 다른 부엉이 종들은 암컷이 보통 더 높은 울음소리를 내기 때문에 물고기잡이부엉이의 이런 특성은 흔하지 않다. 암컷의 소리를 들으면 수컷은 조금 더 길고 높게 울고 암컷도 여기에 반응한다. 이 네 번에 걸친 부름과 응답은 3초 정도면 끝나며, 부엉이들은 이 이중창을 짧게는 1분에서 길게는 2시간 동안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한다. 두 울음소리가 거의 동시에 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부엉이 한 쌍이 우는 소리를 듣고 한 마리일 거라고 추측하곤 했다. _53쪽, 「아그주에서 겨울나기」 중에서

나는 이곳에서 고요히 드러난 폭력성에 놀라서는 나무 구멍으로 돌아왔다. 사마르가에는 여전히 원시적인 이분법이 생물들의 존재를 좌지우지했다. 굶주린 자와 배부른 자, 얼어붙은 것과 흐르는 것,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가 그것이다. 이 상황에서 조금만 엇나가도 하나의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떨어진다. 예컨대 마을 사람은 낚시를 하다가 헛디뎌서 익사할 수 있다. 비록 사슴은 포식자에게 붙잡히지는 않았지만 대응을 잘못한 탓에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여기서 삶과 죽음의 경계선은 강 얼음 두께만큼 얄팍했다. _63쪽, 「고요한 폭력성」 중에서

체펠레프는 사우나를 하는 동안 나를 주의 깊게 관찰했다. 마치 내가 극심한 열기에 못 이겨 나가려 하거나 어떻게든 실수를 저지르기를 바라는 듯했다. 내가 벌거벗고 바냐의 얼음장같이 차가운 현관에 발을 디뎠을 때도 그는 여전히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불평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데 놀랐을 것이다. 만약 내가 혼자였다면 지금쯤 나는 밤의 고요함과 깊은 추위를 일시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상황을 즐기며 조용히 서 있었을 것이다. 대신 나는 눈을 한 움큼 떠서 얼굴과 목, 가슴에 힘차게 문질렀다. 그러고 나자 체펠레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별난 미국인이군요. 바냐를 즐길 줄 아네요.” _81∼82쪽, 「오두막의 수상한 주인 체펠레프」 중에서

그것은 부엉이의 발자국이었는데 크기가 내 손바닥만 한 것으로 보아 분명 덩치가 컸을 것이다. 오른쪽 발자국은 K 자 모양이었고 왼쪽 발자국은 그 거울상이었다. 물수리가 그렇듯 이런 모양의 발가락은 부엉이로 하여금 물에서 움직이는 먹이를 더 잘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밤새 내린 서리 덕분에 깊은 눈 위로 단단하고 얇은 표면이 생겨 부엉이의 무게를 견디면서도 선명하게 움푹 들어간 자국이 남았다. 부엉이는 로데오 경기에서 박차를 착용한 카우보이처럼 발끝을 선명하게 남기고 뒷발가락 두 개로 눈 위에 선을 그리며 으스대듯 걸었을 것이다. 부엉이의 흔적은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위에 난 상처처럼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그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 나는 귀한 것을 몰래 훔쳐보는 기분이 들었다. 부엉이는 여전히 어둠과 비밀 속에 있었지만 이 눈밭에는 부엉이가 걸었던 놀라운 흔적이 남았다. _84쪽, 「차오르는 강물」 중에서

내가 강 상류로 500미터쯤 갔을 때 이중창이 들렸다. 걷고 있는 방향으로 2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4음으로 구성된 울음소리가 났다. 물고기잡이부엉이의 울음소리와 가장 흡사한, 그동안 들어본 적 없는 명료한 이중창이었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사슴의 울음소리, 라이플을 쏘는 소리, 심지어 지저귀는 새소리에 이르기까지 숲에서 나는 여러 소음은 요란해서 즉각적으로 사람의 주의를 끈다. 하지만 이 부엉이의 이중창은 달랐다. 숨소리가 섞인 낮은 울음소리는 숲을 뚫고 삐걱거리는 나무들 사이로 숨어들어 밀려오는 강물과 함께 휘어졌다. 먼 옛날부터 그 자리에 머물렀던 소리 같았다. _126∼127쪽, 「고대에서 온 소리」 중에서

말도 안 되는 광경이 느린 화면으로 펼쳐졌다. 강물이 우리를 끌어당겼고 문틈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세르게이는 여전히 운전석 창문에서 반쯤 몸을 뺀 상태여서 방향을 짐작할 수는 있었지만, 욕설을 퍼부으면서 운전대를 앞뒤로 마구 돌리며 차를 조종해보려고 해도 통제가 불가능했다. 힐룩스 차량은 강바닥에서 튕겨 다시 올라왔는데 이것은 우리가 대부분 둥둥 떠 있었다는 뜻이었다. 바퀴는 고장 난 방향타 같아서 가끔씩만 말을 들었다. 나는 창문을 돌려 여는 손잡이를 너무 세게 움켜쥔 탓에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변했다. 강물이 내 발 위로 쏟아졌고 잠시 뒤 바퀴가 마찰력을 얻어 안정을 찾았다. 우리는 강의 가장 깊은 곳을 우회했다. 힐룩스는 둥둥 뜬 난파선처럼 이동해 보바가 우리에게 안내했던 건너편에 닿았다. _195쪽, 「홍수」 중에서

우리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부엉이를 찾아낼 장소를 테르니와 암구 지역에서 미리 표시해두었고, 새들을 사로잡을 잠재적인 장소 십여 곳을 알아냈다. 가능한 많은 새들을 잡아서 부엉이의 몸에 발신기를 부착하는 방식을 시도해 움직임을 감시할 예정이었다. 이것은 일회성 작업이 아니다. 현장 조사는 도전적이거나 힘든 활동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곤 하며, 마침내 답이 나올 때까지 질문을 해결하고자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는 작업이다. 일단 부엉이의 몸에 발신기가 붙어 있다면 우리는 몇 년에 걸쳐 해당 지역을 거듭 방문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에는 새들을 재포획해 발신기를 떼야 한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음 한두 해가 흘러 새들의 이동 경로에 대한 초기 정보를 얻고 나면, 새들이 둥지를 틀거나 사냥한 장소에 독특한 특징이 있는지 서식지를 조사한다. 우리가 이러한 활동이 벌어지는 정확한 위치를 아직 알지 못한다는 점은 중요치 않았다. 그것을 알아내려면 시간과 끈기가 필요했다. _199쪽, 「덫을 준비하다」 중에서

여러 해에 걸쳐 부엉이의 위치 데이터를 수집해 이 새들이 어떤 종류의 서식지를 선호하고 어떤 구역을 피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원 선택’이라고 불리는 이 과정을 통해 생물학자들이 서식지나 먹이의 풍요로움 같은 자연적인 특성(이런 것들 전체를 ‘자원’이라고 한다)의 중요성을 순위로 매기게 된다. 그러면 주어진 종의 생태학적 요구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우리는 부엉이들이 강에 의존해 먹이를 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새들이 아무 강에서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까? 수로의 폭, 수심, 강바닥, 아니면 특정 구간 같은 고유한 요소가 작용할까? 또 둥지가 위치하는 곳은 어디일까? 단지 큰 나무라는 점을 제외하고도 중요한 요인이 있는가, 아니면 주변 숲에 침엽수가 일정 비율을 차지하는 것 같은 특징이 만족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마을에서 일정 거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가? 우리는 많은 부엉이들에게 발신기를 부착하고 반복되는 행동 패턴을 찾아 이 새의 자원 선택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_203쪽, 「덫을 준비하다」 중에서

아래쪽 덫을 자주 찾아오던 다리끈을 두른 새끼는 주변의 단조로운 환경과 현장 탐사의 피로감 속에서 한줄기 위안이었다. 특히 이 새가 사냥하는 모습에 매료되어서 매일 밤 우리 텐트 바깥에 오기를 고대했다. 러시아에서 둥지에 머물고 있거나 사냥하는 부엉이 성체를 관찰한 사람은 몇몇 되지만, 어린 새끼가 스스로 사냥을 배우는 모습을 자세히 지켜본 사람은 내가 처음이었다. 새끼는 보통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곧 다가왔다. 우리는 새가 얕은 물을 건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 비치는 카메라를 통해 지켜보곤 했다. 부엉이는 천천히 조심스레 몸을 흔들면서 움직였다. 그리고 강물에 뭐가 있는지 집중하기 위해 자주 멈칫거리다가 연습 삼아 공격에 뛰어들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새가 먹이 울타리 근처로는 주기를 두고 가끔씩만 와서 물고기를 해치운다는 것이었다. 먹이 울타리가 일시적인 장치이며 자기는 먹이 잡는 법을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듯했다. _333쪽, 「단조로운 실패의 나날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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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C. 슬래트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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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사관 소속인 아버지의 출장에 동행해 연해주를 처음 방문한 것을 계기로 그곳의 매력에 빠진 저자는 학부 시절 교환학생 신분으로 연해주에 머물렀고, 이후 3년간 현지 평화봉사단에 소속되어 지역 조류학자들과 친분을 쌓고 자유 시간에는 학자들을 따라다니면서 여러 연구 프로젝트를 도왔다. 그때 처음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부엉이인 블래키스톤물고기잡이부엉이를 마주한다. 2005년, 벌목이 연해주의 명금류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연구를 이어갈 박사 학위 주제를 고민하다가 다시금 물고기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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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림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서울대학교 생물교육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어요. 대학원에서는 생물학의 역사와 철학, 진화생물학을 공부했어요. 과학을 넓은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일에 관심이 있어 출판사에서 과학 책을 만들다가 지금은 출판기획자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에요. 옮긴 책으로는 《팬데믹 시대를 살아갈 10대, 어떻게 할까?》 《괴물의 탄생》 《뷰티풀 사이언스》 《세포》 《고래》 《세상의 모든 딱정벌레》 《자연의 농담》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 《펭귄과 북극곰》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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