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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러브스토리 : 장수진 시집[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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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장수진
  • 출판사 : 현대문학
  • 발행 : 2022년 03월 25일
  • 쪽수 : 120
  • ISBN : 9791167900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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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서른아홉 번째 출간!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현대문학의 대표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서른아홉 번째 시집, 장수진의 『그러나 러브스토리』를 출간한다. 2018년 시리즈 론칭 후 6개월마다 여섯 권을 동시에 출간하던 방식을 바꿔 격월로 한 권씩 발간하는 핀 시리즈 시인선의 서른아홉 번째 주인공은 2012년 『문학과사회』로 등단한 이후, “경험과 꿈과 환멸의 감각과 지각”(정한아)을 이야기해온 장수진 시인이다.
오은경의 시집 『산책 소설』로 시작한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Ⅶ』은 박상수, 장수진과 더불어 이근화, 이혜미, 서효인 시인까지 더욱 다채롭고 풍부한 시 세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장수진 시집 『그러나 러브스토리』

서른아홉 번째 핀 시리즈 시집 장수진의 『그러나 러브스토리』는 “자기 내면에 도사린 퇴폐와 파멸의 징후를 거침없이 발산하며” “한국 시에 또 다른 ‘마녀’의 출현을 예고”했던 장수진의 5년 만의 신작이다. 격렬한 시어를 통한 개성적인 자아 표출로 자기해방과 더불어 순수한 세계를 향유하는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과거의 시간을 입체적으로 직조한 현재의 공포와 불안들을 오롯이 담아낸 신작시 스물네 편과 에세이가 담겨 있다.
시인은 아이와 어른, 무대와 시,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삶의 근원적인 슬픔과 공포를 마주하며 진정한 예술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시간 공장의 불”이 켜진 밤, 화자는 “곤죽이 된 시간 속으로”(「밤은 옛날의 공장」) 빨려 들어가 과거에 갇혀 영원히 자라지 않을 것처럼 노래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기나긴 밤을 보낸다. 밤이 지나간 자리에는 “구겨진 기분”만이 남고 “좋은 어른”(「성장」)이 되기 위해 버려야 했던 것들을 떠올리며 다시금 두려움을 마주하며 안온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분투하지만 그의 삶은 언제나 진부한 “유언과 비어”(「놀이 없는 놀이터」)로 가득하다. 예술가로서 겪어야 하는 슬픔과 고독, 절망 가득한 현실과 파편화된 일상의 고통을 통감하며 끝내 죽음을 맞이하려다가도 “쏘지 않고 베지 않으며 녹슬지 않는 능력”(「나의 발레는 총 검 쇠」)으로 상처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끊임없이 호출되는 과거의 아픔과 멈추지 않을 것 같은 현재의 이야기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극심한 고립감과 비애에 굴하지 않고 타인을 이해하려는 “멈출 수 없는 의지”(「전구의 의미」)로 세상을 응시하며 다져진, 한층 더 견고해진 시세계로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하는 시집이다.

출판사 서평

핀 시리즈 공통 테마 에세이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에 붙인 에세이는 시인의 내면을 구체적으로 심도 있게 비춰주는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로, 독자들이 시인에게 한 걸음 다가서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통 테마라는 즐거운 연결고리로 다른 에세이들과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고유한 정서를 드러내는 이 에세이는 독자들에게 시인 자신의 깊숙한 내면세계로의 초대라는 점에서 핀 시선만의 특징으로 꼽게 된다. 이번 볼륨의 주제 혹은 테마는 ‘대중 스타, 인물’이다.
장수진 시인의 에세이 「어떤 코트」는 예술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와 소년의 종말을 고하며 어른들의 세계에 편입될 무렵 만난 ‘이상한 어른’에 대해 이야기한다. ‘청담동 사모님’으로 불리던 부인과의 만남과 이별로 통감한 어른의 의미와, 전하지 못한 서로의 진심은 기괴하다 못해 텅 비어버려 공허한 메아리 같지만 시인은 “진실을 피부 밖으로 꺼내지 않는” 어른들의 세계에서 학습된 환멸과 비극으로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고 불완전한 어른으로 거듭난다. 예술의 경계를 넘어 무대에서 그리고 시의 세계로 전이된 시인의 삶 전반을 관통하며 그의 시세계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해주는 아름다운 글이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채지민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특색을 갖춰 이목을 집중시키는 핀 시리즈 시인선의 이번 시집의 표지 작품은 최근 건축적 요소를 통한 공간성 위에 인물과 상황의 어긋난 이미지 등을 초현실적으로 재구성한 화면을 보여주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채지민 작가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시인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시편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시와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 채지민 Jimin Chae
1983년 서울 출생. 서울대 서양화과 및 런던 첼시대학 석사 졸업. 서울, 런던, 뉴욕, 상하이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 그룹전 개최. 국립현대미술관, 홍콩 현대캐피탈 등에 작품 소장.

목차

목숨 9
가수의 공연이 있는 밤의 식당 10
해변의 간이 시설 14
작은 걸리버로부터 16
대머리 여인 20
성장 24
놀이 없는 놀이터 28
왕의 배려 32
작은 인간 36
밤은 옛날의 공장 40
숲의 뒷모습 44
친애하는 죽음에게 46
볕의 자율성 50
단편영화 54
거실과 로켓 56
띄엄띄엄 말하기 60
존엄 64
택시 66
서서히 개가 되는 날들 70
나의 발레는 총 검 쇠 74
전구의 의미 80
가위 바위 보 84
그러나 러브스토리 90
쇳조각 94

에세이 : 어떤 코트 99

본문중에서

당신이 원한다면
식당의 문을 계속 열어둘게요
언제라도 돌아와
이 노래 속에서
잠들 수 있도록
노래를 멈추지 않을게요
-「가수의 공연이 있는 밤의 식당」 부분

서점이었다
나라별로 책이 정리되어 있었고
책장에 느슨하게 기대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 외국어 사전이었다
밤이 오면 서점은
펼쳐진 상자가 되어
어두운 일기들을 쏟아낼 것이다
-「작은 걸리버로부터」 부분

“더 푹신하고 부드럽고 기분 좋은 것을 줄게.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 늙어 죽을 때까지.”
아이가 떠난 자리엔 구겨진 기분이 남겨져 있었다. 아이는 늘 아이에게 버려졌다.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그렇게 교육받았다.
-「성장」 부분

달고 부드러운 충만감, 흔들리는 보트에서 잠이 들었다. 풍경이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별장과 순한 개와 친구들도 사라졌다. 나의 작은 마을은 잠든 내게 고요한 작별을 고했다. 다시 마을이 서고 약국과 병원이 들어서는 동안 나는 비천한 어른이 되어 있었다.
-「작은 인간」 부분

잠에 빠지면, 시간 공장의 불이 켜진다.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꿈은 흐르고. 봉급도 있다지. 매일 아침을 모으면 1년이 되고 10년이 되고. 다 모으면 죽음이 된다지. 성실한 시간 공장의 근로자는 잠을 자면서 죽게 된다지. 공장장의 전언이다. 영원한 잠이 가장 명예로운 퇴직일 것이다.
-「밤은 옛날의 공장」 부분

수직으로 자라던 꽃을
무덤에 눕힌다
볕은

침묵을 침해하지 않는다
-「볕의 자율성」 부분

아니 나는 살아 있고
살아 있어 아직 그래
날씨가 추워
부길아
밥은 먹었냐
양말 두꺼운 거 신고 아무튼

나도 이따가 죽을 거 같은데
여보세요 부길아
팥빵 좀 사 갈까 너 당뇨 저기
-「띄엄띄엄 말하기」 부분

나의 발레는 총 검 쇠
내 허벅지는 수많은 무기를 지녔지
쏘지 않고 베지 않으며
녹슬지 않는 능력을
-「나의 발레는 총 검 쇠」 부분

그런 내게 술과 오디션을 동시에 권하거나, 연인들이나 함께 할 법한 드라이브 코스를 일정에 넣거나, 무불노동을 시키고 밥 대신 술을 사며 스킨십을 시도하는 어른들을 만나는 것도 나의 일이었다. 그들에게 혐오를 감추며 일을 뺀 나머지를 거부하는 것도, 폭력을 폭력이 아닌 실수로 둔갑시켜 상대가 민망하지 않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는 것도, 거절을 거절이 아닌 방식으로 표현하는 불가능한 언어를 발명하는 것도 나의 일이었다. 실패하면 얼마나 순식간에 “거지 같은 년 ”으로 전락하게 되는지 경험하는 것마저도 나의 일이었다.
일과 일 같지 않은 것을 오가며, 미성년도 성년도 아닌 채로 나는 어른들의 세계에 편입되어갔다. 그때 만난 그 많은 어른들 중 ‘ 한국의 가난한 어린 여자 ’를 편견 없이, 한 인간으로 존중해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을 나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 시절, 나쁜 어른도 좋은 어른도 아닌, ‘이상한 어른 ’을 만난 기억은 오래도록 나를 사로잡았다.
-에세이 「어떤 코트」 부분

저자소개

장수진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81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했다. 2012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에 「이란청년」 외 3편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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