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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2월 26일 작고한 이사가 시인의 마지막 시집 『모두가 꽃이었던 사람과 시간들』이 출간되었다. 세상을 떠나기 전 투병 생활을 이어가며 발표하지 않은 150여 편의 시를 정리하여 묶은 이번 시집은 사랑과 삶에 대한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허물어져가는 육체의 고통 속에서바라보는 삶을 절망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지나간 시간은 언제나 아름다운가?”라며 과거를 회고한다. 포화 속에서 피어나는 꽃처럼 『모두가 꽃이었던 사람과 시간들』의 시편들은 시인이 처한 극명한 상황과는 다르게 처연하고 아름답다.

김명석(조시 「천년 후에도 님의 사랑 노래는」 전문.)
천년 후에도 님의 사랑 노래는/ 강물처럼 흐르고 또 흘러갈 것입니다.// 님의 사랑 노래는/ 아름다운 땅 미소로 더듬었던 날 위에/ 쌓이고 또 쌓여 뿌리가 되고/ 지친 날의 어두운 밤 뱃길을 안내하는/ 든든한 등대가 될 것입니다.// 마음의 고향 교정에서 새긴 날들이/ 강산이 몇 번 변하는 세월 흘러도 여운으로 남아/ 달과 별이 뜨면 아린 열고 일어서는/ 거목 느티나무 싹이 될 것입니다.// 눈 감으면 님의 목소리 살아/ 시린 가슴은 터집니다.// 때가 되면/ 끝없어 넓은 세상 제비꽃은 여전히 피고/ 계절 바뀌면 억새는 새로 돋아나/ 떠나갔던 두견새 다시 찾아와 둥지를 틀겠지요// 천년 후에도 님의 사랑 노래로/ 님의 사랑 노래로 세상은 밝아질 것입니다

공광규(조시 「매화 지다」 전문.)
신경주역 내려/ 동국대병원 장례식장 상가 가는 길/ 매화꽃 피었다/ 살아서 꽃과 술과 차를 좋아했던 사람/ 꽃과 술과 차를 남겨놓고/ 저 혼자 졌다/ 상경하러 돌아오는 길/ 신경주역 광장 매화나무 아홉 그루/ 가로등 아래 수의를 걸친 듯 흰데/ 꽃과 술과 차를 좋아했던 사람/ 매화 핀 날/ 매화나무에 흰 수의 걸쳐 놓고/ 저 혼자 졌다/ 매화 핀 날 매화 졌다

제1부 짧은 서정

연분홍의 의미ㆍ10
봄눈ㆍ11
늦은 봄ㆍ12
인생ㆍ13
늦은 편지ㆍ14
열반ㆍ15
시ㆍ16
회상ㆍ17
여백ㆍ18
어부사漁父詞ㆍ19
매미ㆍ20
비밀ㆍ21
사랑과 이별ㆍ22
잠자리ㆍ23
가을맞이ㆍ24
예술ㆍ25
반성문ㆍ26
가을 여행 1ㆍ27
가을 여행 2ㆍ28
가을 여행 3ㆍ29
단상들ㆍ30
?
제2부 아직도 못다 한

편지ㆍ34
사랑에 대한 기억ㆍ36
청춘의 시간ㆍ37
첫사랑ㆍ38
사랑과 운명ㆍ40
젊은 친구ㆍ41
꿈ㆍ42
편지ㆍ43
사랑과 이별ㆍ44
늦은 이별ㆍ46
친구ㆍ47
흘러간 강물ㆍ48
새ㆍ50
흘러가는 것 1ㆍ51
흘러가는 것 2ㆍ52
성박물관 안내문ㆍ53
물건 1ㆍ54
물건 2ㆍ56
섬ㆍ58
추억ㆍ59
그대ㆍ60

제3부 옛날 옛적에

만추晩秋ㆍ62
기도 1ㆍ64
기도 2ㆍ65
기도 3ㆍ66
가족 이야기ㆍ67
아름다운 시간ㆍ68
이별ㆍ70
옛집ㆍ72
가을의 사색ㆍ74
?
제4부 바보처럼

내 자리ㆍ78
이름ㆍ79
약속ㆍ80
봄날의 사진 한 장ㆍ82
바다의 사랑ㆍ83
손님ㆍ84
을숙도ㆍ85
나무ㆍ86
꿈ㆍ88
시와 노래와 인간ㆍ89
비둘기ㆍ90
보리밭ㆍ92
자화상ㆍ93

제5부 부대끼며

항암 치료ㆍ96
사망 원인ㆍ97
망배望拜ㆍ98
어느 게 나을까?ㆍ99
노인 1ㆍ100
노인 2ㆍ101
똥오줌에 대하여ㆍ102
치매와 열반ㆍ103
만우절ㆍ104
봄이 좋다ㆍ106
갈라진 붓ㆍ107
삶ㆍ108
마지막 바람ㆍ109
살아간다는 거ㆍ110

남편 유고 시집을 내며ㆍ111
조사/ 위원장님을 그리며ㆍ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