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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주의 : 논설과 논술의 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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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공리주의〉는 존 스튜어트 밀이 1861년 10월, 11월, 12월 세 차례에 걸쳐 영국 시사교양 잡지인 “프레이저스 매거진”에 기고한 글을 1863년에 묶어 펴낸 책이다. 밀을 일약 사상가의 반열로 올려놓은 이 책이야말로 인류의 모든 논설과 논술의 본보기이다.

흔히 공리주의는 ‘양적 공리주의’와 ‘질적 공리주의’로 구별되고, 전자는 밀의 정신적 스승인 제러미 벤담이 주창했으며, 후자는 밀이 주창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도덕론으로서 ‘공리주의’라는 말 자체가 밀이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이다(밀 본인의 주장). 그때까지 벤담의 이론은 ‘최대 행복의 원리’로 알려졌다. 이러한 행복론은 벤담과 동시대에 바다 건너편에서 살았던 임마누엘 칸트의 도덕 형이상학에 의해 전면적으로 비판되었다. 행복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니는 본능에 불과하므로 도덕의 원리가 될 수 없으며, 사람마다 다른 도덕 감정도 선한 행동을 이끄는 원천이 아니라고 칸트는 주장했다. 당시 유럽 대륙뿐 아니라 영국의 지성계에도 칸트가 미친 지적 영향력은 실로 대단했다. 그러나 칸트철학이 사회 진보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철학이라고 확신한 밀은 칸트의 주장을 철저히 반박하면서, 한편으로는 영국 철학의 경험주의와 도덕감정론의 전통을 구해 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행복이야말로 도덕의 제1원리임을 설득해 내고자 했다. 그런 지적 기획의 산물이 바로 이 책이다. 만약 이 책에 누군가 부제를 붙인다면, ‘칸트철학 비판’이라고 명명해도 좋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밀의 〈공리주의〉는 섬세한 기획에 의해 주도면밀하게 저술된 책이다. 제1장 ‘개요’에서 밀은 칸트주의와의 철학적 격돌을 인류사적인 논쟁 차원으로 격상시킨다. 에피쿠로스학파 대 스토아학파의 논쟁으로 철학적 대립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슬며시 소크라테스를 공리주의 철학자로 끌어들인다. 제2장 ‘공리주의란 무엇인가’에서는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데 사용했던 소크라테스의 논법을 차용하면서 공리주의에 대한 다양한 비판 혹은 오해를 하나씩 소개하면서 반박한다. 그러면서 ‘공리(Utility)’란 결국 최대 행복의 원리임을 선언한다. 제3장에서는 칸트철학에 의해 도덕법칙에서 추방된 감정을 다시 복권시키면서 도덕감정론을 옹호해 낸다. 제4장 ‘공리의 원리는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에서 행복 추구는 인간이 실제적으로 지니는 목적임을 설파하면서 이런 사실이야말로 공리가 도덕의 원리임을 증명하는 것임을 논증한다. 그러면서 스토아학파의 덕이론을 비판한다. 제5장에서 밀은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면서 정의와 공리의 관계를 설명한다. 책이 출간된 시점에서 150년이 넘게 지난 지금 사회에서도 적용될 만한 다양하고 풍성한 사례가 제5장에서 빛을 발한다. 밀은 정의 개념에서 ‘편의적인 것’을 분리해 낸다. 또한 정의의 개념에는 저마다 다른 다양한 생각들이 관여되어 있음을 밝히면서 정의도 결국 공리의 개념을 따른다고 주장한다. 또한 정의에 내재되어 있는 강력한 정의감도 결국 도덕감정의 일종임을 논증한다.

밀의 〈공리주의〉는 분량이 적고 각 장에 서술된 내용 자체도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복잡한 책이며 독서하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다루는 논점이 많고 칸트철학에 대한 선행 이해가 필요한 데다가 저자의 숨은 기획의도까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편집후기와 편집자 해설’은 공리주의의 진수를 맛보고자 하는 독자에게 길잡이 역할을 한다.

목차

번역에 대하여
공리주의
- 제1장 개요
- 제2장 공리주의란 무엇인가
- 제3장 공리주의 도덕에서 최고 벌칙은 무엇인가
- 제4장 공리의 원리는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 제5장 정의와 공리의 관계에 관하여
편집후기와 편집자 해설

본문중에서

(46쪽) 배부른 돼지보다는 궁핍한 인간이 낫고, 만족해하는 멍청이보다는 못마땅해하는 소크라테스가 되는 게 낫습니다. 만약 그 바보가, 혹은 그 돼지가 다른 의견을 갖는다면 그건 문제를 자기 쪽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혹은 인간은 문제를 두루 생각합니다.

(53~54쪽) 행복이 아주 유쾌한 흥분 상태가 지속됨을 의미하나요? 만약 그렇다면 그런 의미의 행복은 불가능하며 이는 너무나 명백합니다. 한껏 고무된 쾌락의 상태는 순간적으로만 지속되거나 경우에 따라 중단되었다가 몇 시간 혹은 며칠 지속될 뿐이니까요. 그건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이 아니라 이따금 섬광처럼 번뜩이는 기쁨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행복이 삶의 목적이라고 가르쳐온 철학자들 역시 자신들을 비웃는 사람들 못지않게 충분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말한 행복은 황홀경의 인생이 아니었습니다. 능동적인 즐거움이 수동적인 쾌락을 단연 압도하도록 기틀을 잡고 인생이 줄 수 있는 이상을 기대하지 않으면서 고통은 적고 일시적이지만 다양하고 많은 쾌락으로 이루어지는 인생의 순간순간을 행복이라 했습니다.

(62쪽) 공리주의 도덕에서는 타인을 위해 자신의 최대 행복을 희생하는 힘이 인간에게 있다고 인정합니다. 단지 그런 희생 자체가 선함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을 뿐입니다. 행복의 총량을 늘리지 않거나 늘릴 것 같지 않은 희생은 헛됩니다. 공리주의가 갈채를 보내는 자기 헌신은 오직 행복에 기여하는 것이며, 그건 인류 전체이든, 인류의 집단적 이익이 고려된 개인이든, 타인의 행복이나 그 행복의 수단에 기여하는 일입니다.

(76~77쪽) 정말 별난 가정도 있더군요. 인류가 공리를 도덕의 판단 기준으로 여기는 데 동의하더라도, 무엇이 유용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어떤 합의도 하지 못할 것이며, 그러므로 이 문제에 관해서는 사람들의 생각을 젊은이들에게 가르치고 법과 여론에 의해 강제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고 말합니다.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내용이 도덕 기준에 들어갔다면 어떤 도덕 기준이든 제 기능을 하지 못함을 증명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인류는 여러 가설을 통해 지금까지 어떤 행위가 행복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확고한 신념을 얻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게 전승된 신념이 대중에게 도덕 규칙이 되며, 이는 더 나은 규칙을 찾기 전까지 철학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철학자들은 아마도 많은 주제에 대해 더 나은 규칙을 찾으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윤리 규정이라고 해서 결코 신성한 권리는 아니며, 행위가 만인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류는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아니, 진지하게 주장합니다.

(94쪽) 현재의 목적을 생각해 볼 때, 의무감이 타고난 것인지 외부에서 주입된 것인지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타고난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의무감이 자연스럽게 부여되는 대상이 무엇인지 여전히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선천적인 의무 이론을 철학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은 직관적인 인식이 도덕원리이며, 타고난 감정은 도덕의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선천적인 것이 관건이라면 타고난 감정이 있어서 그게 타인의 쾌락과 고통에 관련된 감정이어서는 안 될 이유가 있겠습니까?

(132쪽) 보다 구체적인 의미로 보면 어떤 사람이 선을 행한 상대방으로부터는 선을 보상받고, 악을 행한 상대방으로부터는 악을 보상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악을 선으로 갚으라는 계율이 정의 실현의 사례로 여겨진 적은 결코 없지요. 단지 다른 고려 사항들을 살피느라 정의의 요구를 외면한 사례로 이해됩니다.

(151쪽)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정의의 개념은 행동 규칙과 그 규칙에 구속력을 부여하는 감정, 이 두 가지를 전제로 합니다. 행동 규칙은 모든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인류의 선을 구현함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감정은 행동 규칙을 어긴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는 바람입니다. 덧붙여서 이 감정에는 규칙 위반으로 인해 고통받는, 즉 규칙 위반에 의해 그 권리(이 경우에 적합한 표현을 사용한다면 말이지요)가 침해당하는 특정인에 대한 생각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 정의감은 자기 자신 또는 자신이 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향한 공격이나 피해를 막아내고 보복하려는 동물적 욕망이, 확장된 공감이라는 인간의 능력과 지적인 이기심이라는 인간의 발상에 의해 모든 인간을 아우를 수 있도록 그 범위가 넓어진 것 같습니다. 정의감은 이성적인 요소에서 그 도덕성을 얻고, 동물적인 요소에서 그 특유의 당당한 분위기와 자신만만한 에너지를 도출합니다.

(166쪽) 그렇다면 정의로운 것과 편의적인 것의 차이는 단지 상상 속의 구별일까요? 정의가 정책보다 신성하며, 정의가 충족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정책에 귀 기울여야 할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인류가 착각에 빠져 있기 때문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감정의 특성과 기원에 대해 우리가 했던 설명을 생각해 보면 정의와 편의는 분명히 구별됩니다. 행동의 결과로 도덕성을 판단하는 것을 지극히 경멸한다고 공언하는 사람들 중에서 나만큼 정의와 편의의 차이점을 중시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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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존 스튜어트 밀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806

스코틀랜드 출신의 영국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이며 유명한 저술가인 제임스 밀의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밀은 남달랐고 명석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직접 키웠다. 세 살에 그리스어를 배웠으며, 여덟 살에 이미 그리스어와 라틴어 고전을 읽었다. 엄격하고 철저한 부친 슬하에서 십 대 시절에 이미 대부분의 학문을 익히고 여러 논문을 썼다. 영국 국교도가 되기 싫다며 옥스퍼드 대학이나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하기를 거절했다. 영국 동인도회사에서 35년간 근무하면서 연구와 저술을 이어나갔다. 〈논리학 체계1843〉, 〈정치경제학의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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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화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역자 정미화는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글밥 아카데미 수료 후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댈러웨이 부인>(공역), <탄탄한 논리력>, <엘라처럼>, <불량아빠 육아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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