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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의 본질 찾기

수필의 홍수 시대에, 그것도 서정에 편향된 수필마당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그의 글이 자아 중심적 내면세계에서 벗어나 수필의 교술적 본질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더욱 세심하게 살펴보게 될 것이다.
우선 배정순의 수필은 외유하고 내강하다. 한편으로 부드러우면서 한편으로 예리하다. 기억의 샘에서 소소한 일상의 풍경을 길어 올릴 때는 그의 섬세한 배려가 돋보인다. 대상에 대한 탐색과 현실문제의 가치를 판단할 때 혹은 자아성찰의 윤리적인 태도 앞에서 그의 시선은 날카롭다. 그는 일벌처럼 직선의 날갯짓 심성으로, 때로는 나비처럼 부드러운 곡선의 몸짓으로 삶의 순간들을 포착하여 문장에 옮겨 담는다.

수필의 본질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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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의 홍수 시대에, 그것도 서정에 편향된 수필마당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그의 글이 자아 중심적 내면세계에서 벗어나 수필의 교술적 본질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더욱 세심하게 살펴보게 될 것이다.
우선 배정순의 수필은 외유하고 내강하다. 한편으로 부드러우면서 한편으로 예리하다. 기억의 샘에서 소소한 일상의 풍경을 길어 올릴 때는 그의 섬세한 배려가 돋보인다. 대상에 대한 탐색과 현실문제의 가치를 판단할 때 혹은 자아성찰의 윤리적인 태도 앞에서 그의 시선은 날카롭다. 그는 일벌처럼 직선의 날갯짓 심성으로, 때로는 나비처럼 부드러운 곡선의 몸짓으로 삶의 순간들을 포착하여 문장에 옮겨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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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배정순의 수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의 수필이 가지는 ‘현재성’이다. 작금에 쏟아지는 수필들이 인생 여정의 흐릿한 흑백영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현실이다. 마치 수필은 과거의 문학이라는 듯이 자전으로, 표출로, 고백의 모습으로 우리를 아득한 과거에 머물게 한다. 하지만 배정순의 수필은 지금, 오늘의 시간과 공간과 화소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제법 연륜이 쌓인 작가에게 퇴적된 추억이 왜 없을까마는 그의 수필은 우리의 주변에서 현재와 현실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수필집에서도 ‘깡다리’나 ‘혼수이불’ 정도의 몇 편이 그의 유년과 결혼전후의 기억을 소환하고 있을 뿐이다. -홍억선(한국수필문학관장)

제1부 깡다리
깡다리
길벗
설탕국수
화해
꿀재
혼수 이불
장마
어머니의 사랑법
안 먹으면 말고

제2부 공감효과
공감효과
노랑 리본
바오밥나무의 경고
발
폰 앞에서
핏빛 동백꽃
한 걸음 멈춤
든든한 울타리
초간정 읽기

제3부 건망증 부르스
건망증 부르스
걷는 즐거움
무료함 견디기
변방의 소나무
요양원 단상
용호 상박
장맛
초다짐
터닝 포인터

제4부 개명
개명
다시 찾은 이웃
되새김질
옆자리 여사님
유기농 상추 한 줌
유통기한
지나간 벚꽃 단상
7일간의 통증
표정

제5부 따로국밥
따로국밥
그는 멋졌다
길고양이 엄마와 요양보호사
나눔은 꽃보다 아름다워
땡초
문화의 속성
보물 창고
빈집
사람에게 다리는

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