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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시인은 눈길 닿는 모든 것이 시적 대상이 되고 일상 속에서 가슴 뭉클함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는 시적 재능이 있다. 그 재능의 반은 타고난 것 같고 반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인 것 같다.
초고령화 저출산 시대에 아름다운 동시조를 선보이는 것도 이 시대의 희망이 어린아이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고 가꾸는 아름다운 시심을 만날 수 있다.

광야를 지나왔다.
고난도 있었고 역경도 있었지만
오직 순종함으로 여기까지 왔다.

이제 나에게 내리막길은 없다.
점점 상승곡선을 타고 오름을 지속하여
삶이 곱고 예쁜 무늬로 수놓아질 것이다.

시조와 동시조를 같이 수록했기에
별 바라기 라는 이름을 붙였다.
별은 희망, 죽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변함없음을 나타내기도 하고
최고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하늘을 유영하다 파랗게 물이 든 채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누군가에게 작은 빛으로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
행복한 글을 쓰고 싶다.

유준호(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김 시인의 시조작품을 읽으면 시조 속의 잔잔한 진동과 함께 자연물을 인간화하는 비범한 재주를 가지고 있음을 느낀다. 표현에 있어 부분적인 비유도 뛰어나지만 작품 전체를 은유적으로 엮어내 읽는 이의 마음을 동하게 한다. 또한 모든 작품은 인사와 접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조 속에는 거친 숨소리가 있는가 하면 유려한 전환에 의한 잔잔한 고요가 뿌리 깊이 박혀 있다. 이것이 바로 그의 시조가 가진 특징이다. 김 시인의 시조의 집엔 늘 새바람이 불고 있다. 잠들지 않는 깨움이 있고, 정밀하게 연주되는 동적 시상이 있다. 시적 전개가 싱싱하다.

■시인의 말·09

제1부
미리보기·19
파종기·20
흔들리는 봄·21
텅 빈 가을·22
은행잎 답장·23
바다·24
가을비·25
낙엽·26
촉·27
나이테·28
사금파리·29
별 바라기·30

제2부
사월 대청호·33
기도·34
복음 꽃을 피우리·35
참사랑·36
아름다운 동행을 위하여·37
대반전·38
불씨·39
등불·40
급식소 앞에서·41
목요장터·42
불통의 하루·43
행복 대조·44

제3부
행복 비타민·47
생후 첫 나들이·48
앉기 공부·49
걸음마 배우기·50
지안이의 일기·51
웃음꽃밭·52
영상통화·53
우리 아가·54
연못·55
주의보·56
봄비 교실·57
강아지풀·58

제4부
꿈꾸는 강 1·61
꿈꾸는 강 2·62
가을 길·63
유등천에서·64
이팝꽃 어머니·65
고향 하늘·66
채석강에서·67
수문을 열다·68
대나무 앞에 서서·69
그릇·70
대보름날 윷놀이·71
안경·72

제5부
봄·75
기습한파·76
되돌아보기·77
강의 고백·78
병상 일기·79
도전 일기·80
도로주행·81
시동을 끄다·82
남겨진 악보 한 장·83
연꽃·84
무제·85
옛집·86

작품 평설
유준호_고요 속에 약동하는 자연의 숨소리·87

촉
똑같은 이름들이 많기도 했을텐데
인터넷 바다에서 여기저기 기웃대다
백일장 홍보물에서 촉 왔단다 단번에

정중히 인사하며 확인하는 메일 한 통
답장은 화살 전송 고향의 소꿉친구
반갑다 정말 대단해 촉 하나로 날 찾다니

불통의 하루
외로운 할머니와
친구가 된지 오래

선천적 청각 장애
말 못하고 글씨 몰라

어설픈 수화를 하며
그 마음을 읽는다

표정에 실려 있는
날마다 다른 언어

눈으로 마음으로
어림잡아 길을 나선

심부름 소통이 덜된 날
두부 아닌 묵 사왔네


우리 아가
아가의 입가에는
눈썹달이 웃고 있다

젓니에 해가 뜨고
귓불에 꽃이 피어

무슨 말 하고 싶은지
낮은 코가 실룩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