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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의 우주 : 사변적 실재론과 화이트헤드

원제 : The Universe of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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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화이트헤드의 말처럼 우리가 “동료 피조물들의 민주주의 속에” 있음을 받아들인다면,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 인간중심주의를 포기하고 인간이 창조의 정점이라는 우리의 주장을 포기하는 데 동의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사물들의 우주』는 비상관주의적 사고에 대한 사변적 실재론의 일반적인 주장, 즉 인간 정신이 관계하고 이해하는 방식과 떨어져서 존재하는 사물 및 객체에 대한 주장을 탐구한다. 스티븐 샤비로는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가 현재에 지배적인 사변적 실재론 사상을 예상했고 그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한 세기 동안의 형식화와 정화를 향한 집요한 근대주의적 시도를 거쳐, 어쩌면 애초에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한 시대에 화이트헤드는 마치 우리의 뇌리에 스며들듯이 돌아온 것이다.
우리가 물려받은 여러 가정이 우리 주변에서 경험하는 실재를 기술하거나 이해하는 데 더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짐에 따라, 세계를 파악하는 새로운 방식을 전개하려는 이 최근의 사변적 실재론 사유 흐름의 노력은 방대하다. 샤비로에 따르면 사변적 실재론은 여러 위험을 안고 있지만, 탁월한 사변 소설 작품이 그러하듯이, 외부의 것들을 바라보는 제한적인 관점으로부터 우리를 해방해주며, 미학과 아름다움을 생명의 원리로서 되찾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다양한 현대 사상을 망라하고 현재의 논쟁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사물들의 우주』는 사변적 실재론의 진화를 보여주고 화이트헤드의 획기적인 작업을 일깨우는 귀중한 안내서이다.

출판사 서평

스티븐 샤비로는 오랫동안 사변적 실재론 비평가 중에서 가장 기품 있고 유익한 비평가였다. 이 새로운 책에서 샤비로는 악의나 교묘한 야심이 없는 산문으로써 인내심 있게 화이트헤드의 형이상학을 사변적 실재론의 네 가지 주된 조류, 즉 객체지향 존재론, 사변적 유물론, 생기론, 그리고 과학주의에 대한 한 가지 대안으로 발전시킨다. 샤비로의 논증은 이 여전히 젊은 철학적 흐름의 지지자에게도 비판 논객에게도 흥미로울 것이다.
- 그레이엄 하먼, 『브뤼노 라투르』, 『비유물론』의 지은이

실재론의 부활 : 사변적 실재론과 신유물론
20세기 후반에 철학은 언어론적 전환에 기반하며 반실재론적인 경향을 강하게 띠고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다양한 경험적이고 개념적인 공간에 비인간 객체가 현현한 것으로 정의될 수 있는 근대성의 한계를 의식하고 생태 위기가 급박해짐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실재론이 등장했다. 이는 거칠게 사변적 실재론과 신유물론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븐 샤비로가 한국어판 서문에서 밝히듯이, 생태위기는 사회경제적, 정치적 요인들에 훨씬 더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계를 단순히 ‘인간에게 있어서의 세계’로만 보면서 인간이 그 힘과 성취에 있어서 유일무이하고 전체로서의 우주에서 특별히 중요하다는 인간중심주의적 철학은 생태위기를 초래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요인들을 허용하고 그러한 요인들에 토대를 제공해왔다. 최근 등장한 다양한 형태의 실재론은 그러한 토대를 해체하거나 최소한 수정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 특히 자세하게 고찰되는 사변적 실재론이라는 젊은 철학적 조류는 퀑탱 메이야수가 “상관주의”라고 명명한 특정한 모순을 추적한다. 상관주의란 주체와의 관계를 떠나서 객체 ‘그 자체’는 파악할 수 없다는 학설이다. 샤비로는 이 책 『사물들의 우주』에서 그 모순으로부터 빠져나와 메이야수가 “거대한 외부”라고 부른 곳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반면, 샤비로는 화이트헤드가 “자연의 이분화”(의식에 나타나는 현상으로서의 자연과 그러한 의식의 원인으로서의 자연의 분열)라고 부른 것에 근대 사상이 기반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상관주의를 피하는 또 다른 대안을 찾고자 한다. 상관주의와 자연의 이분화는 아주 다른 필요와 관심에서 유래함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무관한 것이 아닌데, 우리의 경험이 두 개로 찢겨 왔기 때문에 그 두 개를 다시 붙이기 위해 상관주의 구조가 필요했다고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칸트는 실재가 그 자체로 어떤 것임을 기술하려는 독단주의를 금지하고 자연을 의식에 나타나는 것으로 제한한 결정적인 철학자였다. 그렇게 샤비로는 사변적 실재론이라는 프로젝트에 담긴 칸트적 배경을 주장하고 사변적 실재론이 칸트적 배경에 대해 취하는 다양한 입장을 살펴본다.

객체지향 존재론을 통해 화이트헤드 철학을 새롭게 읽어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거주의적 사변적 실재론으로 분류할 수 있는 메이야수와 브라시에는 현상적 경험을 환원하거나 근절시키는 입장을 취한다(사변적 유물론, 과학주의). 반면, 그레이엄 하먼과 레비 브라이언트, 이언 보고스트, 티머시 모턴의 입장을 대변하는 객체지향 존재론은 실재와 알려진 것 사이의 칸트적 간극을 인간-세계 관계에만 독점되는 것이 아닌 모든 존재에 적용되는 것으로 확장하며 상관주의의 극복을 모색한다. 샤비로는 객체지향 존재론을 통해 화이트헤드 철학을 새롭게 읽어내면서, 동시에 화이트헤드 철학을 통해 객체지향 존재론을 비판적으로 읽어낸다.
이는 이중적인데, 샤비로는 자신의 입장이 제거주의적 사변적 실재론보다는 객체지향 존재론에 더 친밀함을 인정하며 객체지향 존재론을 통해 화이트헤드를 새롭게 독해하지만, 동시에 정동 과정과 파악, 느낌 등의 화이트헤드주의적 용어를 통해서 객체지향 존재론에 대한 비판을 전개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샤비로는 사변적 실재론을 비판적으로 읽어내면서 화이트헤드 철학을 또 다른 대안으로서 발전시킨다.

자기향유와 관심 : 존재의 고유성과 관계성을 모두 정당하게 다루기
화이트헤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문제로 삼고 있는 사실을 넘어서는 것을 참조하여야만 이해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그리고 문제로 삼고 있는 사실의 직접적, 사적, 개인적, 개별적인 요소를 표현하는 요소들이 있다.” 생명은 절대적인 자기향유를 품고 있으며, 이 자기향유를 통해 생성의 계기는 스스로 그러한 현실태가 된다. 이러한 자기향유는 존재의 사밀성(privacy)을 표현하며, 존재의 고유성을 대변하고 있다. 샤비로는 이전 저작 『기준 없이: 칸트, 화이트헤드, 들뢰즈, 그리고 미학』에서 화이트헤드와 하이데거를 비교하며 이렇게 말한다. “하이데거는 존재의 문제를 묻는다. 즉, ‘어째서 무(Nothing)가 아니라 유(Something)가 있는가?’ 그러나 화이트헤드는 이 의문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대신 이렇게 묻는다. 즉, ‘어째서 언제나 새로운 것이 있는가?’ ” 화이트헤드의 형이상학적 사변은 새로움의 출현을 기술하는 데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으며, 거기서 생성의 계기는 자신의 주체적 정향(subjective aim)과 주체적 형식(subjective form)을 가지고 자기향유의 과정을 즐기며 자신을 실현하고, 이 자기실현은 우주에 어떤 새로운 것을 추가한다.
그러나 새로움의 출현은 관계성을 이차적인 것으로 격하시키지 않는다. “각각의 계기는 퀘이커교에서 말하는 관심(concern)의 활동”인데, 정확히 자신을 넘어서는 “우주에 관여(concern)할 때,” 계기는 가장 생생하게 “자신의 직접적 자기실현에 착수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관심으로 대변되는 관계성이 새로움의 출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맡음을 의미한다. “무에서 세계로 떠오르는 것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관계성은 생성을 완전히 결정하지 않는데, 주체적 정향과 주체적 형식으로 인해, 이사벨 스텡거가 말하듯 “어떤 원인도, 심지어는 원인으로서의 신 자신마저, 임의의 계기에 대해 어떠한 원인이 될지(how it will cause) 결정할 수 없”고, “그 무엇도 자신이 타자에게 있어서 어떻게 기능하는지 결정할 힘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로움이란 오히려 관계성 속에서의 “긍정적인 결단 행위로부터 떠오르는 것이다.”
샤비로는 객체지향 존재론자 그레이엄 하먼을 고찰하며, 하먼이 가장 화이트헤드적인 순간에 있어서 하먼은 “두 개의 객체가 진정한 관계를 맺을 경우,” “그들의 단순한 관계를 통해 그들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어떤 것을 창조하게 되며, 그 어떤 것은 참된 의미에서 하나”임을 인정한다고 말한다. 하먼은 그 뒤에서 이 점을 철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샤비로는 몰나르를 언급하며 이 점을 밀고 나간다. “존재론적으로는 개별자와 개별자의 성질들(행위들)을 능가하는 상위의 어떠한 것은 없지만, 인과적으로는 있다.” 하먼은 아래로-환원(undermining)과 소체론에 반대하며 화이트헤드의 현실적 계기 같은 미시적 존재를 말함이 없이 객체에서 객체로의 무한 퇴행을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샤비로는 몰나르가 말하는 국소적 사실 소재를 능가한 인과적으로 상위의 것(화이트헤드의 사회와 결합체)을 말하며 거시적 존재를 미시적 존재로 환원함이 없이 양자를 모두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샤비로는 관계성이 새로움의 출현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인을 맡는다고 주장하며, 존재의 고유성과 관계성을 모두 정당하게 다루고자 한다.

범심론, 삼라만상의 고뇌
샤비로에 따르면, 자연의 이분화를 극복하려는 시도 속에서 우리는 제거주의와 범심론(혹은 범경험주의) 사이의 날카로운 기로에 서게 된다. 샤비로는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서 자연의 이분화를 극복하고, 가치 경험을 경험 속에 다시 배치하기 위해 설득력 있게 범심론을 제시한다. 물론 여기서 범심론은 모든 존재가 의식적임을 뜻하지 않으며, 오히려 모든 존재가 사밀적 양상과 공개적 양상을 모두 갖추고 있음을 뜻한다. 저자는 토머스 네이글의 논문 「박쥐가 된다는 것은 어떠한 것일까?」를 고찰하며 존재의 사밀성을 논한다. “어떤 유기체가 의식적인 경험을 조금이라도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 유기체로 있기라는 어떠한 것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빨을 지각하는 것과 달리 치통은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특정할 수 없기에 박쥐가 된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도 특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치통이 없는 것도, 박쥐가 되는 것이 무효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비트켄슈타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적 감각은 “어떤 것(Something)인 것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Nothing)은 아니다!” 오히려 사밀성의 양태에 있어서 존재는 어떤 것과 아무것도 아닌 것 사이에 있는 어떠한 것(like something)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논의를 모든 개별 존재로 확장한다면 정신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언어와 의식은 특권을 부여받지 말아야 한다. 화이트헤드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의식이 경험을 전제하는 것이지, 경험이 의식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화이트헤드에게 언어는 사고의 본질이 아니다. 그렇다면 범심론의 문제는 마음이 애초에 언어와 의식에 의존하지 않음을 깨닫는 것이다. 사밀성이라는 단어가 함의하듯, 우리는 박쥐의 생각에 접근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 인간을 모델로 박쥐의 경험을 의인화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박쥐의 경험이 비인간적이고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박쥐가 전혀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해서도 안 된다. 이러한 이중 구속은 저자로 하여금 우리가 실제로 알 수는 없더라도, 우리 자신과는 아주 다른 존재들의 생활세계와 관점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과학소설의 조건에 관한 탐구로 이끌게 된다. 범심론이 모든 존재에 내재하는 사밀성과 공개성의 이중성에 대한 인식인 한, 내적 자유와 외적 구속, 내적 고립과 활기찬 관계 사이의 고뇌는 인간적인 것이 아닌 삼라만상의 것이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서론과 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에서 샤비로는 이 책을 저술하게 된 동기와 목표를 서술하고 각 장의 내용을 짧게 요약한다. 1장 「자기향유와 관심」에서는 미학과 윤리학에 대한 화이트헤드의 입장을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입장과 비교하고, 각각 존재의 고유성과 관계성을 대변하는 자기향유와 관심에 관해 고찰한다. 논의가 진행되면서 자기향유와 관심이 사실은 별개의 과정이 아님이 밝혀질 것이다. 2장 「활화산」에서는 화이트헤드의 철학과 그레이엄 하먼의 객체지향 존재론을 비교하며, 한편으로 객체지향 존재론을 통해 화이트헤드를 새롭게 독해하고, 다른 한편으로 화이트헤드 철학을 통해 객체지향 존재론을 비판적으로 독해한다. 3장 「사물들의 우주」에서는 하먼의 하이데거 독해와 영국의 낭만주의에 관한 화이트헤드의 독해를 통해 객체와 과정, 사물과 경험을 고찰하며 사고를 위한 유혹으로 기능할 수 있는 몇 가지 명제를 제시한다. 4장 「범심론 그리고/혹은 제거주의」에서는 상관주의에 대한 칸트적 배경을 논하고, 우리가 일단 상관주의를 거부하면 우리는 노골적인 제거주의(존재는 근본적으로 사고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와 일반화된 범심론(모든 곳에 사고가 내재하여 있음을 선포하는 것) 사이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고 주장한다. 5장 「범심론의 귀결」에서는 정신성이 물질의 기본 속성이라는 테제를 개관하고, 화이트헤드 철학의 범심론적 발상을 반환원주의적 자연주의라는 형태로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6장 「비상관주의적 사고」는 현존하는 사변적 실재론자들이 사고를 설명하는 방식에 담겨 있는 여러 문제점을 고찰하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 저자는 비지향적이고 비반성적이며, 대체로 의식적이지 않은 “자폐적인” 사고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7장 「아이스테시스」에서는 6장에서 논한 사고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인간 판단에 국한되지 않는, 특히 인간의 주체성에 중심을 두지 않는 미학을 제시한다.

목차

약어표 6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7
서론 : 화이트헤드와 사변적 실재론 17

1장 자기향유와 관심 38
2장 활화산 62
3장 사물들의 우주 92
4장 범심론 그리고/혹은 제거주의 126
5장 범심론의 귀결 159
6장 비상관주의적 사고 199
7장 아이스테시스 241

감사의 말 280
출처 281
옮긴이 후기 282
참고문헌 285
인명 찾아보기 293
용어 찾아보기 297

본문중에서

『사물들의 우주』는 기후위기를 단도직입적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환경을 오랫동안 파괴해온 힘 중 하나에 관해 말합니다. 인간 존재가 의미와 가치의 중심에 홀로 서 있다는 가정입니다. 인간중심주의, 인간이 그 힘과 성취에 있어서 유일무이하고 전체로서의 우주에서 특별히 중요하다는 그 믿음은, 우리가 그것의 풍요로움에 의지하며 그 위에서 살아가야 하는 지구를 격하게 착취하고 고의로 파괴하는 행위를 부채질해왔습니다.
-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8쪽

사물 자체를 사물에 대한 우리의 경험에 종속시킬 수 없다면, 인식론은 그 고고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다. 나는 나의 밖에 있는 사물들의 세계를 알게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발견하는 것, 내가 느끼는 것은 나 자신은 물론 사물들에 대한 나의 앎을 초월하는 그 사물들이 모두 이 “공통 세계”의 주민이라는 것이다.
- 서론, 20쪽

질 들뢰즈는 화이트헤드 이전의 스토아학파나 라이프니츠와 마찬가지로, 화이트헤드가 철학에서 “먼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하여 데카르트로 이어진 본질주의에 대항하는” 일종의 양식론을 창시했다고 생각한다.
- 1장 자기향유와 관심, 48~49쪽

화이트헤드는 존재들 간의 광범위한 - 사실상 보편적으로 혼잡한 - 관계성에 대한 감각을 제시하며 상관주의에 반대한다. 그러나 하먼의 경우는 관계성 자체의 지위를 약화해서 상관주의에 반대한다. 대신 하먼은 어딘가 케케묵고 신빙성도 없어 보이는 실체에 관한 형이상학적 학설을 당당히 부활시킨다.
- 2장 활화산, 69쪽

화이트헤드는 “개별적 존재자”의 진실성과 “전체가 자신의 다양한 부분들을 부드럽게 보듬어온” 자연 중 어느 것도 버리려 하지 않는다. 이 이중적인 주장은 모든 존재가 매혹하는 동시에 변태하며, 터져 나오는가 하면 뒤로 빠져나가고, 그들의 절대적 특이성을 드러내는가 하면 참조와 변형의 미궁 속으로 후퇴하는 이중적인 움직임과 상응한다.
- 3장 사물들의 우주, 118쪽

만일 우리가 상관주의를 거부하고 사고와 존재의 칸트적 매듭을 풀고자 한다면, 중도를 걸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하먼과 그랜트 쪽에 나란히 서서) 모든 존재는 자신의 권리로 최소한 어느 정도 감수성(활동성, 지향성, 생기, 그리고 힘에 사로잡힘)을 가지고 있거나, (메이야수와 브라시에 쪽에 나란히 서서) 존재가 사고로부터 극단적으로 분리되어 있다고 말해야 하며, 이 경우 사물 및 객체는 이른바 그것의 의인관적 성질들을 완전히 잃게 된다.
- 4장 범심론 그리고/혹은 제거주의, 157쪽

스토아학파가 오래전에 발견했듯, 나는 내적으로 자유롭고 외적으로 구속되어 있다. 그러나 역으로 외적으로 관계를 쌓아 나가고 또 활기찬 관계를 추구할 수 있지만, 내적으로는 고립되어 있고 또 갇혀 있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범심론이란 이러한 사밀성과 관계성의 이중성이 단순히 인간적 고뇌가 아닌 삼라만상의 조건이라는 인식이다.
- 5장 범심론의 귀결, 198쪽

메이야수는 인간 사고야말로 “동물성과의 관계에서,” 근본적인 “파열”을 일으킨다는 것을 명백하고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서양 근대의 인간중심적 편견을 벗겨내고 나면, 동물 존재와 인간 존재 사이의 파열을 주장하는 데에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
- 6장 비상관주의적 사고, 229쪽

미적 판단은, 조르조 아감벤이 말하는 “무엇이든 상관없는 것,” 즉 “개별적이지도 일반적이지도 않고, 개인적이지도 포괄적이지도 않은” 것에 속삭인다. 적어도 원리상 아름다움의 사례는 내게 호소하는 방식과 같은 방식으로 다른 누구에게도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
- 7장 아이스테시스, 272쪽

저자소개

스티븐 샤비로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54

미국의 철학자, 문화비평가. 1981년에 예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웨인주립대학교 영어학과 드로이 교수(Deroy Professor)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관심사는 영화 이론, 시간, 미학, 과학소설, 범심론, 자본주의, 정동, 주체성 등이다. 가장 널리 읽힌 샤비로의 책은 1990년대 초 포스트모더니즘의 상태를 개괄한 “이론 픽션” 작품 Doom Patrols : A Theoretical Fiction about Postmodernism(1997)이다. 영화이론서인 The Cinematic Body(1993)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 인간 신체의 정치학, 남성성의 구성, 마조히즘의 미학 등을 탐구하였으며, 라캉적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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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성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95

와세다대학교에서 서양 철학을 전공하고 클레어몬트신학대학원을 중퇴하였다. 사변적 실재론과 화이트헤드 철학에 관심이 많으며, 현재는 관련 도서들을 번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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