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서원, 이제는 아름다운 풍경 읽기가 아닌 유학자의 삶과 사상으로 읽는다

조선시대의 서원은 자연환경과 잘 어우러져 아름다움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극치미極致美 자체다. 그러나 이제는 아름다움의 도취에서 벗어나 유학자의 삶과 사상을 통해 서원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지난 2019년 유네스코에서 우리나라 아홉 곳의 서원을 선정하였다. 서원은 우리나라 유학사뿐만 아니라 문화사에서 중요한 위상을 지닌다. 이제 겉핥기가 아닌 깊이 읽기가 필요한 때다.

머리말
일러두기

I 고운 최치원과 무성서원
1. 고운 최치원의 삶
2. 고운 최치원의 사상
1) 삼교회통 2) 유교사상
3) 불교사상 4) 도교사상
3. 정읍 무성서원은?

II 회헌 안향과 소수서원
1. 회헌 안향의 삶
2. 회헌 안향의 사상
1) 주자학 도입과 문교진흥 2) 회헌 안향의 학풍
3. 영주 소수서원은?

III 목은 이색과 문헌서원
1. 목은 이색의 삶
2. 목은 이색의 사상
1) 성리학의 구축 배경 2) 천인무간의 존재론
3) 성과 경
3. 서천 문헌서원은?

IV 포은 정몽주와 임고서원
1. 포은 정몽주의 삶
1) 출생과 수학 2) 시대적 배경
3) 역사의식의 형성 4) 성균관에서 강학
5) 외교적 공헌과 세계관의 확대 6) 경륜 전개와 절사입명
2. 포은 정몽주의 사상
1) 학문적 연원 2) 성리학의 이해
3) 역학사상의 이해 4) 주체의식과 문명세계관
3. 영천 임고서원은?

V 일두 정여창과 남계서원
1. 일두 정여창의 삶
2. 일두 정여창의 사상
1) 입지론 2) 이기론
3) 선악천리론 4) 수양론
3. 함양 남계서원은?

VI 정암 조광조와 심곡서원
1. 정암 조광조의 삶
2. 정암 조광조의 사상
1) 대학 정치 2) 지치 업적
3) 군자와 소인의 분별 4) 공리의 배제
5) 통언로
3. 용인 심곡서원은?

VII 회재 이언적과 옥산서원
1. 회재 이언적의 삶
2. 회재 이언적의 사상
1) 경학사상, 「대학장구보유」와 「속대학혹문」 분석
(1) 경문의 두 가지 수정 (2) 격물치지의 문제
(3) 여를 사로 해석하는 문제
2) 철학사상, 무극태극 논변
3) 정치사상
(1) 군주론 (2) 인정론
(3) 군정론
3. 경주 옥산서원은?

VIII 퇴계 이황과 도산서원
1. 퇴계 이황의 삶
1) 해동의 유종 2) 면학과 인격의 형성
3) 환로와 귀거래 4) 만년의 결실
5) 퇴계의 인간상
(1) 관료로서 인간상 (2) 학자로서 인간상
(3) 교육자로서 인간상 (4) 참된 인간 성취
2. 퇴계 이황의 철학과 사상
1) 사상적 원류
2) 양명학 비판
(1) 거경궁리 방법론 (2) 의리정신 지향
(3) 이기론 (4) 기일원론 배척
(5) 우주 생성관 (6) 심성론
3) 퇴계 철학의 성격
3. 안동 도산서원은?

IX 율곡 이이와 자운서원
1. 율곡 이이의 삶
2. 율곡 이이의 사상
1) 이기론
(1) 이기 개념 (2) 이기지묘
(3) 기발이승일도 (4) 이통기국
2) 인성론
(1) 본연지성과 기질지성 (2) 사단과 칠정
(3) 인심과 도심
3) 정치사상
4) 경제사상
5) 교육사상
(1) 인간상 (2) 교육과정
(3) 교육방법
6) 윤리사상
3. 파주 자운서원은?

X 서애 류성룡과 병산서원
1. 서애 류성룡의 삶
1) 관직생활 2) 임진왜란기 활동
2. 서애 류성룡의 사상
1) 경제시책 2) 국방사상
3) 학문과 이기론
3. 안동 병산서원은?

XI 우암 송시열과 화양서원
1. 우암 송시열의 삶
2. 우암 송시열의 사상
1) 성리학 연원 2) 우암 송시열의 학맥
3) 직의 원리 4) 우암 송시열의 이기론
(1) 극본궁원의 태극론 (2) 형과 도, 기의 삼단설
5) 우암 송시열의 심성론
(1) 심시기설 (2) 성정일리설
(3) 사단칠정 합일설 (4) 천리인욕설
3. 괴산 화양서원은?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서원
달성 도동서원은?
장성 필암서원은?
논산 돈암서원은?

참고문헌
찾아보기

5쪽
사상적 사유는 기본적인 문제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문제들을 개념적으로 설명해 나가면서, 그 ‘문제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여기서 핵심적인 것은 진리추구의 방법으로 ‘개방된 대화와 토론 그리고 담론의 형태’로 문제에 접근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전제는 합리적인 논증과 규율에 스스로를 적응시키고, 사상가들의 ‘사상을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6쪽
이 책은 사상적 주제로 중요하게 대두되는 한국 사상의 영역에서 열한 분(최치원, 안향, 이색, 정몽주,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 이이, 류성룡, 송시열)의 사상가들을 선정하여 그들의 삶과 사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사상적인 무장과 성찰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여기서 다루고 있는 주안점은 한국 사상에서 핵심으로 삼을 수 있는 대표적 사상가들의 사상을 확인함으로써 통찰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45쪽
안향은 학교 재건과 인재 양성을 통해 이상을 실현코자 했습니다. 그는 당시의 시대 상황을 자각하고 주자학이 가진 이념이나 주자학 성립의 사회, 문화, 역사적 배경을 인식하여, 고려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제반 교육적 활동을 전개한 것입니다. 따라서 안향을 평가할 때 ‘소극적 의미의 주자학 전래자가 아닌, 적극적인 의미에서 주자학 도입자’로, 유학사 내지는 교육사적으로 설정해도 좋을 것입니다.

93쪽
성리학은 그 이념 자체가 인간의 주체성을 부정해서는 성립될 수 없는 주체의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몽주를 포함한 고려 말 성리학자들의 주체성은 폐쇄적인 학풍보다는 이미 지적한 대로 개방적인 것이었습니다. 특히 포은의 경우, 명과 일본의 사신으로 다녀온 경험 때문인지 당시 지식인들보다 훨씬 확대된 세계관을 지니고 있었고, 이런 기반 위에서 상당히 개방적인 주체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123쪽
조광조의 지치주의가 왕도사상과 다른 점은 융평사상에 있습니다. ‘융평사상’은 인간사회를 현재의 상태에서 평안히 하는 것이 아닌 이상적인 상태, 즉 ‘융의 상태로 끌어올려 평안히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철학의 기본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사상으로, ‘하늘의 이치가 땅에서도 실현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하늘이 곧 인간이란 목은의 사상을 근거로 합니다.

118쪽
당시 정체된 학문 풍토에 참신한 기풍을 일으켜, 성리학 발전을 부른 것은 퇴계의 학덕, 보기 드문 그 겸허한 학문태도에 말미암은 것입니다. 여기서 우린 학문 외의 조건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진리 그 자체만을 찾으려 하는 진지하고 겸허한 양심의 소유자’를 만난 것입니다. 그의 제자가 “선생은 겸허로써 덕을 삼아 털끝만큼도 교만하여 잘난 체하는 마음이 없었다.”고 한 말이 사실이었음을 믿게 됩니다.

290쪽
학문을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이 사욕을 제거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우암은 “「시경」의 큰 뜻이 그 생각에 사특함이 없음인데, 이는 「논어」의 인, 「중용」의 성, 「대학」의 경이 바로 이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는 공자의 인, 자사의 성, 증자의 경의 요체가 바로 ‘사사로움의 극복’인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순연한 삶을 구가할 수 있는 「시경」의 큰 뜻이라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