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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슬픈 동화》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허구를 엮은 소설이다.

작가의 독립적으로 제작된 현대 미술 회화 작품 13점을 함께 실은 소설로써, 한 사람의 예술가가 가진 세계관이 글과 그림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시간상으로 그림이 먼저 제작되었다. 작가의 개인적인 여행의 경험이, 각각 다른 시기에 그림과 글이라는 형태로 표현되었으나, 서로 다른 매체의 작품들은 함께 연결되어 있기에 더욱 풍부하고 확장적인 세계관을 형성한다.

특히나 소설 속 배경인 2014년의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여행에서 얻은 ‘에센스’를 바탕으로 한 그림들과 함께, 로댕의 조각을 재해석한 〈나는 아름다워〉가 표지로 수록되었다.
그 외, 본편 소설과 연결되는 산문시 3편은 여주인공이 쓴 시이자 작가의 자화상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쉽게 순수회화에 관련된 작품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작품 도판, 상세한 기본 지식 설명과 함께, 그림 작품에 대한 아티스트 스테이트먼트(작가 노트)를 따로 담았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배경으로 허구를 섞다.
꿈꾸는 소녀의 현실적인 로맨티시즘.

‘어른들의 슬픈 동화’ 에서 젊은 청춘의 고민과 상처를 담아낸 작가의 이야기는, 지금을 살아가며 세상과 마주하는 젊은이들의 불안과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2014년의 유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여름 밤의 꿈과도 같은 이야기는 여행에 대한 환상과 함께 유럽 곳곳에 숨 쉬는 예술 거장들의 작품 이야기도 함께 풀어낸다. 작품에 등장하는 영화 ‘미드 나잇 인 파리’처럼,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그 간극에서 열심히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의 솔직한 로맨스와 감수성은, 비단 20대 언저리의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존재한 젊음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 책에서는 작가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동화에는 본디 사람들에게 통찰력과 마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지혜가 가득한 이야기가 많으며, 권선징악의 요소도 함께 갖고 있다.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으며 인간 본성에 대한 고찰이 가득하다. 행복하지만은 않으며 때로는 매우 잔혹하다. 그걸 전해온 선조들이 ‘두 사람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이야기를 마무리한 것은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작가는 생각했다.

책에는 김지영 작가가 실제로 여행했던 당시의 장소와 풍경, 미술관에서 만난 옛 거장의 작품을 여러 이야기에 녹여 풀어나가며 그것에 영감받아 제작한 회화 작품을 여럿 실었다. 보통 삽화의 역할은 이야기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림이 먼저 제작됐다. 각기 다른 시기에 만들어진 그림들이지만, 같은 작가가 썼기에 글과 그림이 유기적으로 연결, 세계관이 확장돼 더욱 풍부함을 느낄 수 있다.

총 13점의 캔버스 작품과 데생 작품을 수록했으며, 표지 ‘나는 아름다워’와 연필 데생인 ‘두 이브와 웅크린 여인’은 작가가 2014년의 파리 여행에서 본 로댕의 조각을 오마주해 재해석한 작품이다. 여주인공의 심리를 드러내는 그림에는 ‘불안, 2012’(TOKYO WONDER WALL 입선작)을, 유럽의 신비스러운 숲을 묘사한 장면에서는 갖가지 시기가 다른 꽃이 한데 모여서 꽃피운 ‘닌파 정원, 2019’를 수록했다.

● 줄거리

「유럽에서 만난, 그 남자와의 한 달.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낯선 남자-혹은 소년같은 사람이 내 일상을 흔든다. 일로 만났지만 사적으로 이어지는 만남이 계속되었다. 겉으로 보기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그의 세계. 점점 그와 둘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 파리의 어느 레스토랑, 향수가게….
어스름한 저녁, 둥근 달빛이 따뜻한 그날, 듣지못한 진심을 결국엔 들을 수 없었던 그날. 마지막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와 어긋나기 전까지는. 」

스물일곱 언저리의 상처가 많은 ‘분홍’은, 우연한 기회로 향하게 된 낯설고 두근거리는 출장지인 유럽에서 작곡가 ‘윤설’이라는 남자를 알게 된다.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 유럽의 고풍스러운 거리, 밤 산책….
사랑인 줄 알았던 그와 어긋나는 순간. 친절하게 주위를 맴돌던 제임스의 다정함에 마음을 열지만, 신원 미상의 꽃다발이 분홍에게 도착한다.
악의적인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고, 향수는 행방불명된다. 그리고 연이어 터지는 사건들의 연속. 겉은 어른이지만 속은 여린 청춘들의, 아픈 상처를 보듬으며 위로하는 현대적인 로맨스 동화.

어른들의 슬픈 동화

첫인상
한밤의 문자
밤 산책
향수, 꽃, 그리고 저녁 식사
낯선 방문자
수상한 초대
셋이서 함께한, 그날 밤의 기억
신원 미상의 꽃다발
연애 사진
달빛 속 고백
열애설과 향수의 행방
그의 작업실
두 사람


분홍의 메모장
그 사람
슬픔을 먹고 자란 사랑
좋아하는 것

작가의 말
아티스트 스테이트먼트
작품 목록
작가 약력

이 이야기는 슬픈 이야기를 담은 개인적 경험담이다.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나의 순수했던 그 날의 기억은 그에게도 빛났을까. 가끔 되물어본다.
그저 좋기만 했던 그때, 내가 이렇게 아프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를 잊기 어려울 것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아마도, 그에겐 더없이 쉽지 않을까. 그런 불안감이 엄습해오길 수차례. 나는 결국 진실을 마주하지 않은 채 도망쳤다.
이건 서투른 어른들의 슬픈 동화 이야기. 내가 기억하는 ‘윤’과의 짧은 기록. 나는 그를 다시 만나고 싶다.

- 첫인상 (15-16쪽)

불 꺼진 호텔 방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야경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았다. 내가 느낀 것이 거짓만 같고, 그의 마음을 알 수가 없었다. 신원 미상의 꽃다발은 어디에 갔을까.
단지 가느다란 하얀 작약만이,무너져 내리는 나의 마음을 지탱해 주고 있었다.
똑똑. 누가 왔다.”

- 한밤의 문자 (24-25쪽)

이 길고 긴 터널은, 어디까지 이어져 있을까. 막연히 기다리면 내가 원하는 그때는 오는 걸까. 언제나 확신이 없는 채, 자문하게 된다. 그저 확실한 건 그 시간의 기억들. 함께 갔던 레스토랑,
밤에 산책했던 파리의 거리, 그리고 맛있었던 음식. 함께 나눠마신 따뜻한 루이보스 티.
그와 갔던 향수 가게에서….“칙-.”하고 내 팔목에 분사한 그가 고른 향수.
하지만 그것은 전부 신기루처럼, 사라져만 갔던 순간들이었다.

- 밤 산책 (36-37쪽)

카미유의 말로는 너무 처참했다. 방 안에 하염없이 가득, 작품만을 남기고 삶을 마감한 그녀의 표현과 영혼이 작품들에 담겨있었다. (중략) 파괴적인 관계에 굳이 발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 로댕과 카미유의 이야기는 너무도 강렬해서, 영화 속에서 미화되어서 그런지, 이후 오랫동안 내 마음에 아픈 상처로 남아있게 되었다. 사실 그들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것처럼 포장되었지만-난 미화와 현실의 간극을 언제나 인식하고 있다- 얼마나 처절하게 커다란 비극이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 실제로는 인간의 참혹한 밑바닥에서 싸웠을 그들이었다. 그들의 인생이 어떻든,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낸 정수에 가까운 조각들은, 후대의 사람들에 의해 미술관에서 영원히 빛나고 있다. 정제된 영혼, 순수함, 처절함, 슬픔, 미움, 사랑… 응집된 아우라들.
작품만이 영원히 빛나고 있었다. 그들의 영혼이 담겨있는 피땀 어린 노력이, 사랑과 열정들이 만든 작품들만이.

- 수상한 초대 (81-82쪽)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 화려하고 펑펑 큰 소리를 내며 터지는 불꽃놀이는 우리의 심장을 크게 두드렸고/ 저녁이 시작되는 시간이 서로의 마음을 녹여서/ 각자의 복잡한 감정들로 더는 버티지 못해서/ 마침 서로의 온기가 너무도 따뜻해서/ 그렇지만 혼자 견뎌내야 하는 현실을 너무도 잘 알아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밤은 서로가 함께였기에. / 영원히 따뜻한 순간으로 바뀌었다.

-셋이서 함께한, 그날 밤의 기억 (92,93쪽)

빛바랜 사진은 더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사람의 기억이 점점 희미해질 뿐이다.

-연애 사진 (104쪽)

내가 그와의 기억을 회상하며 적은 이 모든 기록이,
사실은 만날 수 없는 그를 향한 러브레터였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 달빛 속 고백 (115쪽)

좋아해. 좋아해….좋아해요…….

- 달빛 속 고백 (1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