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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혐오의 시대, 우리는 정말 이대로 살아가도 괜찮을까?

인디고 서원에서 『Doing Hope - 공감과 연대의 사회를 위하여』를 출간했다. 국립통일교육원과 함께 기획하여 만든 이 책은, 유일한 분단국가에 사는 우리 사회에 대한 고찰에서 출발한다. 평화를 위해 통일이 필요하지만,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70년이 훌쩍 넘게 단절된 남북관계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극복하려면, 한국 사회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정치는 지역과 당파의 싸움이고, 교육 과정을 지배하는 힘은 치열한 경쟁이다. 부의 불평등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고, 그에 따른 인간 존엄성의 붕괴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로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다.

인디고 서원의 청소년들, 연대와 공감의 사회를 요청하다!
협력과 연대, 우정과 공생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 어떤 억압도, 폭력도, 차별도, 혐오도 우리 삶에서 허락되지 않아야 한다. 서로를 적대하고, 미워하고, 혐오하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이 편견과 차별 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것에는 어떤 장벽도 이유가 될 수 없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더라도, 악조건 속에 놓여 있더라도 말이다. 인디고 서원에서 공부하는 청소년들은 눈앞의 이익과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모든 인류가 보편적으로 나눌 수 있는 가치의 힘을 말한다. 청소년들은 우정과 사랑의 힘은 지금 우리 시대가 직시한 많은 문제를 극복할 강력한, 그리고 유일한 무기라고 말한다. 이 책에 실린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공생의 세계를 위한 정의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세대가 되겠다는 강력한 선언이기도 하다.

공감과 연대의 사회를 향한 희망의 춤을 추자
이 세상 모든 폭력에 반대하며, 자유롭게 춤추고 노래하고,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필요한 백신이다. 이 땅의 청소년들이 서로를 막아선 장벽이라는 마스크를 걷어내고 서로를 환대하며, 함께 모여 공감과 연대의 사회를 향한 희망의 춤을 출 수 있기를 바란다. 모두에게 이로운 평화의 시대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선택에 달렸다.

여는 글 5

1장 우리 안의 장벽
1. 차별은 어디서 시작하는가? 14
2. 코로나19로 드러난 불평등 22
3. 분노와 혐오를 없애는 방법 28
[토론] 사회를 바꾸는 청소년들의 목소리 39

2장 공감과 연대를 위한 상상력
1. 새로운 세계를 여는 이야기 62
2. 정의로운 사회, 연대하는 시민 76
3. 경계를 뛰어넘는 지구 공동체 86
[토론] 함께 꾸는 꿈 96

3장 공생의 세계를 위한 정의로운 선택
1. 공존을 위한 기후정의 108
2.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선택 116
3. 공생의 세계를 만드는 일상의 실천 128
[토론] 세계의 문제는 우리의 문제다 138

4장 모두에게 이로운 평화
1. 희망을 가능하게 하는 담대한 선언 156
2. 모든 폭력에 반대합니다 162
3. 우리가 꿈꾸는 평화의 나라 174
[토론] 방탄소년단(BTS)이 백신(Vaccine)보다 먼저다 182

* 인터뷰
혐오와 공감 - 유영종 204
우리는 인간입니다 - 노라 크루크 218
오직 사랑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 니자르 알리 바드르 228

닫는 글 236

〈1장 우리 안의 장벽〉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각자가 살아온 삶의 배경과 가치관 등 자신을 이루는 수많은 경험과 생각이 같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으로 서로를 존중할 수 있고,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충분히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p.19)

“그럼 사람들은 왜 차별할까요? 아마 자신이 우월해지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누구보다 자신을 쉽게 싫어하게 되어버린 우리 사회에서, 가장 쉽게 자존감을 찾는 방법은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군가를 차별함으로써 얻는 자존감은 텅 빈 공갈빵과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잠깐 우월감을 느낀다고 한들, 누군가와 비교해서 얻는 자존감은 곧 허무해집니다.
차별은 결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에,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현재 사회의 분위기와 관습을 바꾸는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에 맞서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부터 우리 자신을 존중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다름을 다름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태도와 자신을 존중할 수 있는 태도가 만나야 상대방을 그 존재 자체로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p.21)

“사람들의 마음속에 분노와 혐오를 심는 것은 아주 쉽지만, 이미 뿌리 내린 차별과 갈등을 지워나가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강한 확신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들을 길러내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시험 과목뿐 아니라 성공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은 모든 공부를 ‘나중의 성공’을 위해 한다고만 생각합니다. 그건 진짜 성공, 진정한 삶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요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읽고 있는데, 소로가 큰돈을 벌거나 신나게 소비를 한 것도 아니지만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온전히 누리는 모습을 보고 저는 크게 감동하였습니다. 우리는 그에 비해 얼마나 많은 행복을 돈으로 사려고 하고 있나요? 성공이 돈이라고 쉽게 정의하고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착각하는 사회에서는 이익에 따라 사람을 다르게 대하고 돈 있는 사람만 가치 있게 평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삶의 올바른 가치관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소외되는 이들 없이 모두의 의견이 존중되는 사회를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계층과 접하고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연습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학교는 거의 그런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 격차를 줄이고 모든 학생에게 최대한 비슷한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런 과정에서 상대를 존중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소외되는 이 없이 모두가 공생하는 사회는 혐오와 차별이 없는 학교에서 자라난 학생들이 만들 수 있습니다.”(p.35)

〈2장 공감과 연대를 위한 상상력〉
“혐오와 차별은 사회적 약자들을 무시하고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혐오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마음에 각인되어 집단적, 사회 구조적 작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시아계 혐오 범죄나, 성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 발언들 역시 우리가 서로를 불평등한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정과 공생의 세계, 혐오와 차별이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감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혐오를 없애기 위해서는 소수자가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대화해야 합니다. 대화하기 위해서는 평등한 소통의 장 역시 필요합니다. 소통의 장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내가 겪은 어려움, 사회적 차별의 시선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만 차별과 혐오를 넘어 공감과 연대의 세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p.90)

“이 세상의 가장 소외된 아이까지도 모두 ‘우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평화입니다. 민주주의는 ‘우리’의 개념에 누가 빠졌는지 계속 살피게 하는 멋진 제도이고, 평화는 ‘우리’의 확장을 통해 만들어지는 자유롭고 안전한 세상의 모습입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우리’ 안에 누구를 포함할 것인가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소외된 사람이 누구인지 돌아보지 않는다면, 결코 민주주의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비판 없이, 성찰 없이, 결코 나의 삶도 좋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내 눈앞의 고통받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손을 뻗고, 내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나와 비슷하고 나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편하고 안전하게 느껴질지는 몰라도, 고통받는 사람이 많아지는 사회에서 나 또한 안전할 수 없고, 그 위기는 분명 전 지구적인 비극으로 찾아올 것입니다. 그것이 전쟁의 발발이든, 질병의 창궐이든, 경제의 붕괴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말이지요.
‘그들’이 ‘우리’가 되게 하는 일,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인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삶의 임무일 것입니다. 혐오와 차별을 넘어, 인간의 얼굴로 서로를 마주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올 때까지 말입니다.”(p.95)


〈3장 공생의 세계를 위한 정의로운 선택〉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친구, 가족, 이웃 등 많은 사람과 함께 좋은 생각들을 나눠야 합니다. 그 방식은 정확히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선택이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희망의 전파자로서 역할을 다 한다면,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야나 슈타인게써의 메시지를 공유합니다. “자신에게 영감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낙관을 갖게 하는 실천들을 많이 하시고, 그로부터 생겨난 생각들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바로 새로운 세계의 내일을 만드는 주인공입니다. 희망은 우리의 정의로운 선택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잊지 않길 기원합니다.” 세계의 내일이 우리의 손에 달려 있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정의로운 선택을 해낼 수 있길 바랍니다.”(p.127)

“저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공존의 노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존이 아니면 공멸뿐입니다. 계속되는 경쟁은 우리를 피폐하게 만들고 불공정을 초래했습니다. 우리가 남들보다 멀리 가기를 목표로 한다면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그러한 경쟁은 결국 1등만 빼고 모두를 불행하게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노래는 공존에 대한 것이고, 공존이야말로 훨씬 더 멀리 나 아갈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 것입니다.”(p.134)

〈4장 모두에게 이로운 평화〉
“저는 어떤 이유에서건 스스로를 타인보다 우월하고, 더 나은 존재라고 생각하여 타인을 무시하는 말, 행동, 마음을 갖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돈을 기준으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나누고, 돈이 없는 사람을 무시하고 부자인 사람들을 부러워하거나 존경합니다. 또 우리나라는 학벌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대학교에 가지 않거나 지방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 사람은 은근한 무시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경향 때문에 다양성을 점점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대학을 가지 않으면 뭔가 큰일이 나는 것 같은 사회적 분위기, 모두가 가는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감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입 다물고 하게 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우쭐해하고, 타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고 그 사람을 함부로 무시하며 쓸모없는 존재로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어떤 조건에 놓이게 되더라도,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p.161)

“학교 안에서도 성적과 돈, 힘으로 우월한 아이들과 열등한 아이들로 나누는 폭력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받은 폭력들로 인해 자기 자신이 스스로 틀 안에 가 두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차별을 가하는 것도 폭력입니다. 글로는 다 적을 수 없을 정도로 지금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폭력이 우리 세계와 사회 속에 가시처럼 박혀 있습니다. 차별과 혐오는 결국 폭력이고 그 폭력은 또 다른 끔찍한 폭력을 가지고 옵니다.
내 생각이 무조건 옳기 때문에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들을 틀렸다고 혐오하게 되는 것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폭력을 일으키는 사회적 구조도 얼른 변화해야 함을 크게 느꼈습니다. 폭력을 멈추는 방법은 서로 토론하고 대화하는 것입니다. 서로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는 가짜 대화가 아니라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의견이 다른 말도 존중해주는 진짜 대화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저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편견은 부서지고 새로운 생각과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이 우리의 가슴에 싹을 틔울 것으로 생각합니다.”(p.171)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고, ‘우리’라는 이름에 포함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한 성찰과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눈뜨기 위한 크나큰 상상력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 있는 모든 폭력은 극복 가능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쟁의 결과로만 판단해 서로를 무시하는 행위, 경제적 격차로 차별하는 시선, 남북한의 분단에 따른 혐오와 증오의 마음까지. 결국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만든 마음과 시선, 생각과 행동에서 비롯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모든 폭력을 극복하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