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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아이, 봇 : 윤해연 장편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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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다정한 과학적 상상력으로
어린이 세계와 오늘 너머의 우주를 연결하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우주를 열어주는 '허블어린이' 시리즈의 시작!
고장 난 로봇들의 로드 무비 SF 『빨간 아이, 봇』

‘허블어린이’는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천선란의 『천 개의 파랑』 등을 출간해 SF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허블’의 새로운 어린이 SF 시리즈다. SF는 상상한 미래를 거울삼아 현재의 문제를 비춤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영감과 감수성의 원천이 되어준다. 그런 영감과 감수성이 어린 시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는 현재 세계를 뒤흔드는 차세대 리더들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 X〉의 일론 머스크,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은 ‘SF 덕후’로 유명하며, 이들 모두 어린 시절부터 즐겨 읽었던 SF에 영향을 받아 지금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과거 아이들이 SF를 읽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일은 SF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만 가능한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국내의 SF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지금, 한국에서도 SF가 어린이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허블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힘입어, 어린이를 위한 SF 시리즈를 시작하고자 한다. 다정한 감각이 깃든 과학적 상상력으로, 아이들에게 새로운 우주로 이어지는 문을 열어 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독창적인 방식으로 어린이의 세계를 깊이 있고 섬세하게 그려온
윤해연 작가의 첫 SF 장편 동화, 어린이 문학의 힘을 증명하다!

‘나는 무엇이 될까?’라는 질문이 유년의 것이라면, ‘나는 누구인가?’는 소년기에 시작되어
평생 따라다니는 질문이다. (유영진_아동문학평론가)

좋은 문학 작품은 독자에게 좋은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면, 좋은 동화는 어린이 독자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동화의 주인공이 로봇들이라고 해도, 이 질문은 던져질 수 있을까? 인간의 필요에 의해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로봇과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조합은 언뜻 모순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로봇들이 뚜렷한 목적성을 잃게 된다면?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면? 윤해연 작가는 『빨간 아이, 봇』에서 모순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 즉 인류가 전멸한 후 정보가 지워진 채로 버려진 로봇들에 대해 다룬다. 청소, 돌봄, 방어 기능에 특화된 몸체 덕분에 자신이 대략 어떤 일을 해왔는지 짐작은 할 수 있어도, 정확히 그 목적은 알 수 없는 로봇들. 심지어 자신들의 기능을 필요로 했던 창조주인 인간들마저 사라진 지금, 인간의 지능에 준하는 인공지능을 갖춘 그들에게 이런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나는 대체 무엇을 하던 로봇일까?” 그리고 이제는 의지할 곳이 없는 로봇들은 서로에게 답해준다. “그러니까 여행을 떠나는 거야. 언젠가 내가 누군지 알게 될 테니까.”

서로의 텅 빈 곳을 채워가는 로봇들의 연대

『빨간 아이, 봇』에 등장하는 로봇들은 ‘나는 무엇을 하던 로봇일까’라는 질문을 가슴에 품은 채 길 위에서 수많은 밤을 보낸다. 그러면서 동료 로봇들과 함께 서로의 텅 빈 곳을 채워간다. ‘우정’이라는 단어를 알지도 못하고, ‘슬픔’과 ‘기쁨’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로봇들에게 ‘로봇들의 연대’라는 말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지만, 분명 빛나고 아름답다. 그 연대의 시작은, 정확히 자신의 기능을 알지 못하지만 하나 남은 눈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로봇 ‘나이스’와 거대한 집게 손을 가진 청소 로봇 ‘피스’에서 시작한다. 지구에 남겨진 거의 대부분의 로봇들처럼 공장에 부품으로 나뒹굴던 나이스. 피스는 그런 나이스의 부품을 그러모아 안고 다니며 수리 로봇을 찾아다녔고, 지난한 노력 끝에 나이스를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만든다. 피스는 나이스에게 왜 이토록 헌신적이었을까? 정확한 이유는 피스도 알지 못한다. 다만, 피스는 나이스의 하나 남은 눈에서 인간의 감정을 느꼈을 뿐이다. 나이스와 피스는 먼지 비를 피해 들어간 전시관에서, 버퍼링에 걸려 제자리를 뱅글뱅글 돌고 있던 돌봄 로봇 ‘드림’과 마주한다. 양팔이 부서져 없어진 채로 같은 말만 중얼거리는 로봇. “난 돌봐야 해, 돌봐야 한다고.” 드림의 오류는, 인간의 아이를 돌보았던 과거의 기능과 목적성을 잃은 현재의 텅 빔이 충돌하여 발생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이스와 피스는 전시관에서 돌볼 것을 찾아 드림의 목에 걸어주었고, 그제야 드림은 제자리를 맴도는 것과 중얼거리는 것을 멈출 수 있었다. 나이스와 피스가 아니었다면 양팔이 없는 드림이 스스로 무언가를 다시 품는다는 것은 불가능했을 일이다. 처참한 모습으로 전시관으로 숨어들어 온 ‘팬스’는 일행이 만난 마지막 로봇이다. 머리를 보따리처럼 손에 들고 나타난 방어 로봇 팬스는 방어막이 훼손되어 기능을 잃어가는 중이었다. 일행은 공격 로봇 컴뱃들을 피해 머리와 다리가 분리된 팬스의 몸을 기꺼이 하나씩 나눠 들고 다시 길을 나선다. 이렇듯 『빨간 아이, 봇』에서는 외모도 기능도 완벽하게 다른, 어딘가 불편하고 비워진 존재들이 서로를 완성해 나아가는 이야기다. 혼자라면 불가능했을 일들이 이 ‘이상한 조합’이라면 뭐든 가능했다.

“우리도 자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이 세상은 지루할 테니까.”
길에서 완성된 로봇들의 마지막 임무, ‘빨간 아이’

나이스는 오래된 유물인 아이의 신발을 보면서 아이가 밟았을 지구의 땅을 생각해 본다. 로봇들 저마다의 이름에는 아름다웠을 지구의 흔적이, 메시지가 남아 있다. ‘나이스’의 이름처럼 멋지고, ‘피스’의 이름처럼 평화롭고, ‘드림’의 이름처럼 꿈과 희망으로 가득한 지구는, ‘팬스’의 이름처럼 오염이나 전쟁으로부터 방어하지 않는다면 사라질 것이다. 인류가 사라지기 전의 세계는 자동화와 인공지능 시스템 위에 세워졌으므로, 기후 시스템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오염되고 무너질 수 있었다. 그리고 세계의 모든 데이터가 모이는 거대한 알고리즘인 ‘아미로달로’는 전원을 끄듯 지구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로봇들에게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했는데, 바로 숫자로 계산되지 않는 로봇들의 ‘버그’였다. 마지막 인류인 ‘빨간 아이’는 그렇게 버그를 수정하기 위해 탄생했다. 로봇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이 세상을 다시 과거의 아름다웠던 지구로 되돌리기 위해 빨간 아이가 있는 아미로달로로 향한다. 무수한 밤, 길 위에서 완성된 로봇들은 마지막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

새로운 로봇 캐릭터의 탄생,
책 속에서 재생되는 환상적인 애니메이션!

그림을 그린 이로운 작가는 그동안 『너의 유니버스』, 『소나기 놀이터』 등의 작품을 통해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신비롭고 몽환적인 세계를 펼쳐 보였다. 자연과 상상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꿈과 현실 사이를 그림으로 표현해온 작가는 『빨간 아이, 봇』에서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로봇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표정이 없는 로봇들의 감정선을 포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담아냈으며, 입체적인 구도와 시선을 압도하는 디테일, 화려한 색채 등으로 오랫동안 눈길을 머물게 한다.
경이로운 세계에서 펼쳐지는 로봇들의 모험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재생시키듯 장면마다 살아 움직인다. 책을 덮고 나면 머릿속에 잔상이 흘러 깊은 여운을 남긴다.

목차

나이스와 피스 9
드림 23
팬스 38
빨간 아이 54
13구역 73
검은 사막의 골짜기 90
아미로달로 103
마지막 인류 130
빨간 아이, 봇 153
작가의 말 164

본문중에서

“도대체 이건 뭘까? 우리 회로가 망가지지만 않았다면 쉽게 알아냈을 텐데.”
“위험한 것을 수도 있어. 인간이 사라져 버린 것과 연관이 있을까?”
- P. 18

컨베이어 벨트가 끝나는 지점에 거대한 압축기가 있었고 로봇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압축기 안에 빽빽하게 들어찼다. 곧이어 압축기만큼 거대한 프레스가 로봇들을 찍어 눌렀다. 압축기를 거쳐 나온 로봇들은 얇은 종잇장처럼 납작하게 눌려 쌓여갔다.
- P. 80
“그런데 너희들은 이상한 조합이다.”
“뭐가?”
“원래 로봇들은 같은 기종끼리 모여 다니는데 너희들은 그렇지 않아서 하는 소리야. 이렇게 다양하게 무리 지어 다니는 로봇들은 처음 보거든.”
- P. 87

하늘에는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몇 광년을 지나서 도착한 빛이다. 인간들은 과거의 빛이 도착한 이 행성을 버렸지만 로봇들은 지켜 냈다. 오염되고 쓸모 없어진 행성일지라도 로봇들에게는 유일한 지구였기 때문이다.
- P. 97

검은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사막에 아미로달로가 서 있었다. 아미로달로는 눈썹 양 끝에 은색 공이 각각 달린 것처럼 보였다. 아치형 다리와 두 개의 달은 태양 아래 유일한 존재인 듯 찬란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 P. 103

“발전하지 않은 세상이 지루한 게 아니고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세상이 지루하지. 너와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는 거니까 적어도 이곳은 지루하지 않을 것 같구나.”
- P.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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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71

1971년 서산에서 태어났다. 선생님인 아빠를 따라 도시와 농촌, 바닷가의 여러 학교를 다녔다. 대개는 일 년에서 이 년 사이로 전학을 다녀야 했는데, 그래서인지 누군가와 관계 맺는 일이 무척 서툴렀다. 그 '서툼'이 글을 쓰게 된 동기가 되었다. 거실에 있던 아빠의 책장이 무척이나 거대하다고 생각했다. 사춘기 때 그곳에서 위로와 위안을 받았다. 위로 같은 글을 쓰고 싶다. 『오늘 떠든 사람 누구야?』로 2014년 제3회 비룡소 문학상을 받았다.

생년월일 -

자연과 상상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꿈과 현실 사이를 그림으로 표현한다. 전시, 상품 제작 등 개인 작업과 더불어 출판, 광고, 음반, 패션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브랜드와 축제의 아트 디렉팅을 담당했으며, 『사람이 귀엽게 보이는 높이』,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슈뢰딩거의 아이들』, 『너의 유니버스』, 『소나기 놀이터』 등 다수의 책 표지와 삽화를 그렸다.

인스타그램 @yirow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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