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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보는 식물학자 : 식물의 사계에 새겨진 살인의 마지막 순간

원제 : Murder Most Flo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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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체를 먹고 사는 블랙베리
영혼의 안식을 지켜주는 아이비
거짓말하지 않는 나무의 나이테
용의자와 현장을 연결하는 꽃가루

모든 식물이 증거가 된다!
말 없는 목격자를 찾는 법의식물학자의 이야기

인간은 죽는 순간부터 아주 풍부한 영양 공급원이 된다. 먼저 소화관과 피부에 들어있는 복잡한 미생물 생태계가 우리를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야외에 있는 경우라면 사망하고 몇 분 안으로 파리와 딱정벌레에게 발견되어 그들의 알자리가 된다. 새와 포유류의 먹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블랙베리덤불은 범죄가 저질러지는 곳에 굉장히 흔한데, 인간이 공급하는 영양분은 이 덤불의 입맛에 잘 맞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대다수는 인간이 다른 생명체의 먹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몸서리치겠지만, 이것은 사실이다.

《시체를 보는 식물학자》는 당신을 법의식물학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시체가 얼마나 오래 현장에 있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블랙베리덤불의 나이를 추정해야 한다거나 사라진 시체를 찾는 데 아이비의 줄기가 어떻게 유용한지 또한 익사 사건에서 어떻게 규조류가 좋은 증거가 될 수 있는지 등 범죄과학에서 식물학 지식을 활용하는 방법은 당신이 지금까지 접한 식물학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코난 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를 탄생시켰고, 한때 범죄과학의 중심지로 불리던 영국. 그곳에서 10년 넘게 전문 법의식물학자로 활동해온 저자가 전하는 이 생생한 기록을 통해 식물학이 선사하는 또 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자. 식물이 주는 재미는 언제나 새롭고 끝이 없다.

출판사 서평

“식물은 가장 진실한 목격자다”
식물의 시선에서 바라본 인생의 마지막 순간
한 남자가 한밤중에 여행 가방을 끌고 간다. 그 남자는 목적지에 다다르자 여행 가방을 펼치고 그 안에서 힘겹게 무언가를 꺼내버린다. 바로 시체다. 사체를 유기한 후, 그는 여행 가방을 다른 장소로 가져가 조각조각 자르고 프레임을 박살 내 망가뜨리려고 시도한다. 여행 가방은 확실하게 부서진다. 여행용 가방 안에서는 그가 누군가를 살해하고 유기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원래의 목표는 달성되지 못했다. 여행 가방 바깥 면에 그 남자의 유죄를 밝히는 증거가 된 ‘흙’이 묻었던 것이다.

어떤 식물은 영양이 풍부한 흙을 필요로 하고, 어떤 식물은 풍부한 햇빛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식물은 특정 유형의 환경, 즉 생물학에서 말하는 ‘서식지’에 국한되어 존재한다. 전 세계적으로 서식하는 식물은 아주 드물고, 심지어 영국과 아일랜드 안에서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식물은 그리 많지 않다. 많은 식물이 뚜렷한 분포 패턴을 가진다는 의미다.
_8장, 〈꽃가루는 말한다, 당신이 현장에 있었다고〉 중에서

《시체를 보는 식물학자》는 전문 법의식물학자 마크 스펜서가 식물에 새겨진 죽음의 순간을 밝히려고 했던 10년간의 기록이다. 스펜서는 12년 넘게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한 식물학자다. 그러다가 우연한 경험을 계기로 경찰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살인 같은 중범죄가 언제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리고 찾지 못한 시체는 어디 있는지 조사하는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프리랜서 법의식물학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
자연사박물관 큐레이터는 어떻게 범죄 현장에서 필요한 존재가 되었을까? 모든 식물은 증거가 된다. 시체가 있으면 주변 식물이 반응해 시체를 완전히 둘러싸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말해줄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것이다.

#1 블랙베리의 나이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블랙베리덤불은 매년 봄이면 하나나 그 이상의 순이 돋아나 줄기가 되고, 그 끝부분이 땅에 닿으면 새로 뿌리를 내려 나무로 자란다. 다음 해가 되면 이 줄기에서 또 다른 순이 돋아나고 꽃을 피우며 다른 줄기를 덮어버린다. 이런 식으로 새로 나온 줄기가 기존의 줄기 위로 자라면서 식물이 점점 커진다. 이러한 블랙베리의 뿌리줄기에서 돋아난 줄기의 위치와 나이를 관찰하면 시신이 그 자리에 얼마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2 무덤을 조사할 때는 찢어진 아이비를 찾아라
범죄자들은 묘지를 최후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이때 가장 쓸모 있는 부분은 발육단계의 아이비 줄기다. 아이비 줄기는 일반적으로 표면에 납작하게 눌려 붙어있다. 그리고 줄기 한쪽을 따라 짧고 미세한 뿌리를 가진다. 이러한 아이비 줄기가 붙어있다면 무덤 안에 무언가를 넣고 석판을 원래의 위치에 가져다놓는다고 해도 줄기를 끊어낸 흔적을 들킬 수밖에 없다.

#3 익사체를 부검할 때는 미생물을 찾아야 한다
사람이 물속에서 호흡을 시도할 때 폐의 압력 때문에 규조류가 폐의 막을 뚫고 혈류 속으로 밀려들어갈 수 있다. 규조류는 조류의 일종인 미생물이다. 규조류들은 피를 타고 몸속을 돌다가, 혈액순환이 멈추면 큰 기관에 가서 쌓인다. 따라서 익사의 형태에 따라서는 신체 기관에서 발견되는 규조류가 좋은 증거가 될 수 있다.
식물은 달력이자 타임캡슐이다. 어느 누구도 지켜주지 못한 누군가가 마지막으로 머문 곳 주변에는 반드시 식물이 있다. 그 생명체들은 자연의 흐름에 맞춰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뿐만 아니라 세상의 수많은 미세한 변화를 포착한다. 당신의 인생은 어떻게 기억될까? 당신의 마지막 순간을 바라보고 고스란히 기억하는 식물이 무엇일지 상상해보며 이 책을 펼쳐보자. 식물에 새겨진 한 인생의 마지막을 엿보는 이 책은 지금까지의 상상을 뛰어넘는 세계로 당신을 안내한다.

시체를 보는 식물학자가 전하는
생생한 현장 보고서 그리고 뒷이야기
살인범을 쫓는 드라마에는 꼭 이런 장면이 나온다. 복장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은 수사반장이 유유자적하게 저지선을 넘어가 몸을 구부려 시신을 뒤적인다. 그것도 볼펜으로! 그리고 주인공은 범죄심리학뿐만 아니라 지문 채취, DNA 분석, 식물학 등과 관련된 지식을 뽐내며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하지만 이는 절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다.

텔레비전 범죄드라마에 나오는 장면들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이런 범죄드라마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CSI 과학수사대〉를 보면 서로 연관성이 없는 몇 가지 과학 분야에 통달한 주인공 길 그리섬이 영리하게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나온다. 그는 법곤충학자지만 범죄심리학, 지문 채취, DNA 분석, 총기 발사 잔여물 등의 분야에서도 달인인 듯 보인다. 하지만 그런 다양한 재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는 범죄과학 전문가를 만날 일이 있으면 의심부터 해보라.
_1장, 〈말 없는 목격자를 찾는 사람들〉 중에서

이 책에서 가장 주요하게 다뤄지는 내용은 바로 ‘법의식물학자가 시체를 찾는 법’이다. 흙 속 꽃가루의 어떤 특성이 범죄수사에 활용되는지, 시체 위로 피어난 곰팡이가 어떻게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지, 실제 식물 증거물 조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 범죄드라마 마니아라거나 추리소설 탐독가도 쉽게 접하기 힘든 생생하고도 전문적인 현장 지식들을 담고 있다. 다만 여기에 첨단 과학이 만들어낸 도구가 등장할 것이라 기대하지는 말자. 법의식물학자들은 오로지 현미경과 예민한 손끝만을 사용한다. 하얀 가운을 입고 안경을 쓴, 멋들어진 신사·숙녀는 등장하지 않는다. 장화를 신고 진흙탕이나 늪지를 헤매고 딱딱한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며 쓰레기를 치우고 현장의 구석구석을 일일이 관찰해 스케치하는 등 현장 노동자가 등장할 뿐이다.
《시체를 보는 식물학자》는 어떻게 범인을 극적으로 잡았는지 긴장감 있게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현장의 뒷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이나 식물학의 새로운 측면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탐독할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 외에도 법의식물학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식물학의 가치를 전한다. 저자 마크 스펜서는 법의식물학이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현대 과학기술과 만난다면 법정에서 모든 것을 입증하는 증인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실제로 DNA 추출 기술의 발전으로 장기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잡혔다. 이와 같이 오래되고 이미 부패된 식물 또는 곰팡이에 남은 DNA를 추출할 수 있다면 오래된 미제사건의 목격자를 찾는 셈이 된다. 식물이 탐미의 영역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가 이해해야 할 영역으로 남아야 하는 이유다.

목차

프롤로그 전화 한 통
1장 말 없는 목격자를 찾는 사람들
2장 결정적 증거는 식물의 나이
3장 법의식물학자로 살아간다는 것
4장 블랙베리덤불은 시체를 먹고 자란다
5장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6장 식물학자가 시체를 찾는 법
7장 영혼의 안식을 지키는 아이비
8장 꽃가루는 말한다, 당신이 현장에 있었다고
9장 내가 골목길을 좋아하는 이유
10장 부서진 이파리 조각
11장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증거들
12장 자연은 독성의 발전소
13장 복잡한 생태계를 올바로 이해한다면

본문중에서

어린 플라타너스단풍과 구주물푸레나무의 묘목이 주변에 흩어져 있었고, 몇몇은 시신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자라고 있었다. 대부분 자란 지 몇 년 정도는 된 것 같았다. 시신을 완전히 감싸고 있는 블랙베리덤불 또한 나이가 비슷해 보였다. 숨진 사람은 그곳에 아주 오래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2장, 〈결정적 증거는 식물의 나이〉 중에서

폭력에 희생된 사람들의 손상된 뼈와 잔인하게 훼손된 시신은 죽음으로 이어지던 순간의 정신상태를 압축한 것처럼 보일 때가 종종 있다. 강간 후에 살해당한 젊은 여자의 부패한 팔다리에서 느껴지던, 공포에 사로잡힌 긴장감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 여자의 시신은 한 배수로에 외로이 누워있었고, 바람에 불어온 가을 낙엽이 그 위를 덮고 있었다. 낙엽이 그 죽음의 마지막 존엄을 지켜준 것이다.
3장, 〈법의식물학자로 살아간다는 것〉 중에서

내가 하필 1년 중 가장 습하고 추운 계절에 야외 작업을 자주 하게 되는 이유는, 나무에 이파리가 달리지 않는 시기라서 그런 것 같다. 기본적으로 나뭇가지가 헐벗어야 사람들이 시신을 더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중략) 나무와 덤불에 이파리가 잔뜩 달렸을 때는 개가 덤불로 뛰어들어도 무엇 때문에 흥분했는지 주인이 알아볼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이파리가 떨어지고 나면 코가 못한 역할을 눈이 대신하기 때문에 시신이 발견된다.
3장, 〈법의식물학자로 살아간다는 것〉 중에서

일반적으로 식물학자들은 식물 전체를 바라보는 일에 익숙하다. 또는 식물의 일부를 바라보는 경우라 해도 나무에서 꽃이 핀 가지나 씨앗을 보는 등 비교적 온전한 상태에서 관찰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내가 조사하는 대상은 보통 진흙이 묻고, 신발이나 자동차 바퀴에 밟혀 짓이겨진 경우가 많다. 때로는 부패하는 사람의 조직에 오랫동안 붙어있다 보니 심하게 오염되거나, 오랜 기간 비바람에 노출된 경우도 있다. 나는 기억 속에 새겨진 방대한 식물학적 경험을 총동원해서 이 조각난 식물의 정체를 추리해야 한다.
3장, 〈법의식물학자로 살아간다는 것〉 중에서

일부 블랙베리덤불은 사람들이 많은 곳과 범죄가 저질러지는 곳에 흔하다. 이 나무가 사람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농업, 하수, 운송을 통해 흙과 수로의 영양분을 늘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블랙베리덤불은 이런 환경에서 잘 자란다. 영양분을 크게 탐하는 종이고, 인간이 공급하는 과잉의 영양분은 이 덤불의 입맛에 잘 맞는 것들이다.
4장, 〈블랙베리덤불은 시체를 먹고 자란다〉 중에서

우리 눈에는 줄기들이 무질서 그 자체로 보이지만 블랙베리덤불은 산울타리, 숲 그리고 많은 범죄가 저질러지는 영양분 풍부한 거주지에서 효과적으로 살아남을 전략을 갖춘 아주 ‘짜임새 있는’ 식물이다. 일단 시신이 한번 블랙베리덤불에 둘러싸이면, 머지않아 완전히 덤불로 뒤덮여 발견될 날만 기다리게 될 것이다. 내 역할은 이러한 식물의 구조에 담긴 결정적인 신호를 이용해서 시신이 그 자리에 얼마나 있었는지 추정하는 것이다.
4장, 〈블랙베리덤불은 시체를 먹고 자란다〉 중에서

나무는 그 안에 자신의 역사를 기록하죠. 매년 있었던 폭풍, 가뭄, 홍수, 손상의 흔적은 물론이고 사람이 손을 댄 흔적들도 모두 충실하게 보존합니다. 나무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나무를 위조하거나 만들어낼 수는 없죠.
_5장,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중에서

꽃가루와 식물 포자의 세포는 억센 외피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 동안 버틸 수 있다는 의미다. 환경조건만 적당하면 꽃가루는 흙 속에서 몇천 년이나 살 수도 있다. 환경에서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이 꽃가루를 범죄과학에 쓸모 있는 존재로 만들어준 열쇠다. 모든 식물은 특별히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 어떤 식물은 영양이 풍부한 흙을 필요로 하고, 어떤 식물은 풍부한 햇빛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많은 식물이 뚜렷한 분포 패턴을 가진다. 범죄과학에서 꽃가루를 이용할 때의 핵심은 바로 이 분포 패턴이다.
8장, 〈꽃가루는 말한다, 당신이 현장에 있었다고〉 중에서

이 이파리는 피해자의 삶을 집어삼킨 끔찍한 사건의 목격자인 셈이었다. 나는 실험실에서 그 이파리를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증거물을 전문가답게 다뤄야 하기도 했지만, 이 이파리 조각이 아주 끔찍한 일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심하게 훼손된 녹갈색의 이 작은 이파리 조각을 통해 나는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었다.
10장, 〈부서진 이파리 조각〉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코 식물 표본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서는 식물 표본실의 중요성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다. 도서관도 놀라운 곳이기는 하지만 도서관에는 대체로 다른 곳에 있는 자료의 복사본이 있다. 하지만 식물 표본실에 있는 각각의 표본들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
10장, 〈부서진 이파리 조각〉 중에서

온갖 특이한 서식지에 사는 특성 덕분에 균류는 범죄과학에서 아주 유용하다. 하지만 큰 장애물이 하나 가로막고 있다. 인간은 식물이나 동물에 비해 균류에 관해서는 여전히 아는 것이 거의 없다. 균류의 대다수는 현미경으로 간신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작고, 이들의 번식 구조물인 포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분명 균류 포자의 다양성과 발생에 관한 이해를 넓히면 법의환경학 도구상자에 도구가 하나 더 늘어날 것이다.
11장,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증거들〉 중에서

불가리아의 반체제 작가 조지 마르코프는 리신을 사용한 불가리아 비밀경찰 요원에게 암살당했다. 마르코프는 런던 워털루다리 근처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순간 오른쪽 허벅지에서 무언가 날카로운 것이 찌르는 느낌을 받았다. 뒤를 돌아보자 한 남자가 우산을 거둬 서둘러 멀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마르코프는 네 시간 뒤 병원에서 사망했다. 시신을 부검해보니 허벅지에서 직경이 2밀리미터도 안 되는 작은 금속 알약이 발견됐다. 그 알약에는 작은 구멍들이 뚫려있었고 그 안에는 리신이 채워져 있었다.
12장, 〈자연은 독성의 발전소〉 중에서

수사의 일부로 수집된 생물학적 증거는 따로 떼어놓고 바라봐서는 안 된다. 만약에 내게 찰진흙 입자와 돌장미 꽃가루가 든 증거물이 온다면 나는 그 표본이 정원에서 온 것이라 결론 내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백악 입자, 돌장미 꽃가루 그리고 맨투라매슈시의 겉날개가 든 표본이 온다면 나는 그것이 백악질 초원지대에서 온 것이라 결론 내릴 것이다.
13장, 〈복잡한 생태계를 올바로 이해한다면〉 중에서

미국 애리조나주에서는 희생자를 싣고 갔던 트럭 뒤에서 찾아낸 푸른팔로베르데나무의 열매로 용의자가 범죄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과학자들은 식물 DNA를 이용해서 그 열매가 용의자 마크 보간이 희생자 데니스 존슨의 시신을 버린 곳으로 여겨지는 공장 마당의 나무에서 나온 것임을 밝혔다. 1992년에 일어난 이 사건은 법정에서 식물 DNA 기반 증거가 처음으로 사용된 경우로 여겨져 주목을 받았다.
13장, 〈복잡한 생태계를 올바로 이해한다면〉 중에서

부패는 복잡하고 놀라운 생물학적 과정이다. 우리 몸이 부패하면 서로 다른 세균 집단과 다른 미생물들이 공간과 먹이를 놓고 경쟁한다. 초기 단계에는 미생물들이 우리 몸 곳곳에 퍼져 가장 쉽게 습득 가능한 먹이 공급원인 단당류와 탄수화물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점점 몸이 먹혀 들어가면서 인대나 연골 속에 든 단백질처럼 복잡한 화합물을 처리하는 미생물들이 득세하게 된다. 단당류와 탄수화물을 섭취하던 미생물들은 세력이 약해지고 점점 사라지다 죽는다. 결국에는 뼈만 남는데, 뼈도 골격의 억센 구성요소들을 소화할 수 있도록 진화한 생명체들에게 안락한 집이 되어준다.
13장, 〈복잡한 생태계를 올바로 이해한다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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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마크 스펜서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세계적인 법의식물학자이자 식물학 컨설턴트. 큐왕립식물원에서 장학생으로 공부한 다음, 레딩대학교에서 식물학으로 학사학위를, 동대학교에서 수생균류의 진화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런던당국(GLA)을 대표하여 런던 곳곳에서 야생식물을 조사하는 식물학자로 일하다가, 런던자연사박물관에서 12년 동안 식물 표본실 큐레이터로 일했다. 런던 린네학회 회원이다. 2009년, 그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법의식물학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하게 된다. 현재는 자연사박물관을 그만두고 전문 법의식물학자로 활약 중이다. 영국 전역에서 경찰 및 범죄과학 서비스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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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역]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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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의 길을 걷다가 번역의 길로 방향을 튼 번역가. 경희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했고 현재 출판번역 및 기획그룹 ‘바른번역’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뇌의 미래》 《날마다 구름 한 점》 《인간 무리, 왜 무리지어 사는가》 《정리하는 뇌》 《운명의 과학》 등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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