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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류는 왜 연애에 골몰해 온 것일까
막 했을 것 같은 원시 사회부터 현대의 폴리아모리까지
인간을 울고 웃게 한 연애라는 경이로운 감정의 역사!

인류가 절멸하는 순간까지 함께할 것이 있다면 ‘연애’일 것이다. 그만큼 인간에게 연애는 삶의 중심축이다. “천하를 얻고도 사랑하는 이를 얻지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란 어느 왕의 탄식이 지금도 공감을 얻는 이유다. 물론 이 연애란 것 역시 인류 문명사의 많은 것이 그렇듯이 문명이 발전해 오면서 만들어진 발명품이지만 말이다.

출판사 서평

유머와 통찰이 반짝이는 ‘공적인’ 연애사

《가장 공적인 연애사》는 연애가 어떤 과정을 거쳐 생성돼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 역사적 자료,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탄탄하고 흥미롭게 써 내려간 연애사다. 연애를 주제로 한 많은 책이 사적인 이야기나 현실적인 연애 스킬에 초점을 둔 반면, 이 책은 문명사 안에서 연애를 다룬다. 무규율 성교를 했던 원시 사회, 성에 있어서 자유분방했던 고대, 신이라는 CCTV를 의식하면서 살았던 중세, 연애가 본격화된 근대, 폴리아모리 등 일부일처제를 넘어 다양한 연애 현상이 분출하는 현대, 그리고 또 다른 연애 형태가 예측되는 미래까지 인간이 생식이라는 생물학적 본능을 뛰어넘어 어떻게 사랑이란 것을 이루고 지속시키고 있는지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오후 작가 특유의 유머와 통찰이 독서에 가속도를 붙인다.

연애-결혼-출산은 당연하지 않다

이 책은 연애를 시대 순으로 전개한 연애에 관한 통사라기보다 연애를 계보학적으로 돌아본 책에 더 가깝다. 지금 우리는 연애-결혼-출산을 당연시하지만 사실 이것 역시 인간이 만들어 낸 삶의 사이클임을 확인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현재의 이성애 중심 일부일처제가 당연하지 않고, 그로 인해 파생된 연애의 형태 역시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해 준다. 그리고 그 조짐은 이미 보이고 있다. 다자간 연애(폴리아모리), 무성애 등 새로운 연애 현상이 속속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애의 역사를 관통한 끝에 저자가 도달한 질문은 이것이다. 왜 인간은 (결코 즐거운 것만은 아닌, 기쁨만큼 고통도 큰 이 지긋지긋한) 연애에 계속 골몰하는 것일까? 저자의 생각은 이렇다. “대다수 사람은 널리 널리 퍼뜨리려는 DNA의 명령을 생명체의 원초적인 욕구로 보고 그 욕구에 따라 인간이 연애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은 번식 욕구 이전에 무료함을 피하기 위해 연애를 하지 않았을까.”

근대까지 인간은 개척할 수 있는 대부분의 세계를 개척했다. 이제 모든 것은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봐도 알 수 있게 되었고, 모든 것은 무료해졌다. 물론 우주나 미시세계(양자역학이 작동하는 그 정도 미시) 같은 미지의 영역이 남아 있지만, 그곳은 전문가들의 영역이지

우리의 영역은 아니다. 결국 평범한 인간에게 남은 유일한 모험지는 다른 사람뿐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알아 가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연애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상처받으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한다. 다양한 성적 취향은 과거부터 있었지만 현대만큼 활발히 탐구되진 않았다. 인간은 번식 욕구 이전에 무료함을 피하기 위해 연애를 하지 않았을까? 자식은 낳으면 좋지만, 무료함은 당장 참을 수 없는 것이다. -297쪽에서

연애는 왜 혁명적일까

이 책은 원시, 고대, 중세, 근대, 현대 태동기, 현대, 미래 사회 등 시대순 7장으로 구성돼 있다. 중세의 음유시인에 의해 연애가 탄생하기 전인 원시, 고대 사회에서 남녀는 대체로 ‘생식’에 주력했고, 사유재산이 생기면서 생식에 큰 역할을 한 여성은 재산의 일부로 간주되고 독점되었다. 일부일처제의 기원이다. 중세에 태동한 연애는 근대에 본격화된다. 산업사회로 전환되면서 도시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꼭 결혼에 목적을 두지 않은 ‘데이트’ 현상이 나타난다. 하류층에서 활성화된 데이트 문화는 상류층에까지 급속도로 퍼지고 곧 연애-결혼-출산의 사이클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저자는 “연애야말로 진정 반역적이고, 체제를 뒤흔드는 유일한 것”이라고 강조하는데, ‘조건’을 보면 사랑할 만한 사람이 아닌데도 우리는 ‘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식이 아니라 사랑을 한다. 사랑을 한다면 객관적인 지표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이 인류가 쌓아 올린 가치이며, 우리가 기꺼이 불리함을 무릅쓰는 이유다.
-154쪽에서

일부일처제든 폴리아모리든
각자 원하는 대로!

하지만 자유롭게 연애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고 해서 우리가 행복한 것은 아니다. 저자는 연애-결혼-출산이라는, 인류가 오랜 세월을 거쳐 도달한 것이 도리어 연애를 하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폴리아모리, 4B, 비혼, 저출산 등 다양한 연애 형태와 삶의 방식의 출현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다고 해서 일부일처제 같은 현재의 것들이 반드시 바뀌어야 할 것은 또한 아니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제 방식대로 살아갈 길을 열어 놓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7부 미래의 연애에서는 온라인, 가상 세계 등의 추세를 보여 주면서 그로 인해 연애 양상이 어떻게 변해 갈지도 내다본다.

목차

프롤로그: 연애는 원래 어렵다
책을 내며

1장. 원시 사회: 막 했겠지 하는 오해
모수오족, 바리족 이야기
재산 지키려면 일부일처제지
왜 근친상간을 하지 않을까
세계 최초의 화폐는 여성?

2장. 고대 사회: 오늘은 스리섬이 좋겠어
공개 자위에 시달린 이집트 왕
동성애를 찬양한 그리스?
매번 같은 사람, 지겨울 때는 ‘카마수트라’

3장. 중세 사회: 주님은 CCTV
하늘에 계신 우리 가부장
단명의 시대, 밤은 뜨거워
전족과 페티시들
로맨스의 탄생

4장. 근대 사회: 거시기에 자물쇠를 채워라!
상류층 하면 ‘매너’지
콘돔 챙겨 갔는데 부모님이 계시네
매너? 우리는 ‘금욕’이야!
의사들은 자위를 하지 말라고 하셨어
“나를 채찍으로 때려 주세요”

*BDSM과 다양한 성적 실천

5. 현대 태동기: 연애야말로 혁명
데이트의 탄생
달라진 연애 규칙
연애야말로 혁명
자유연애는 우리를 더 사랑하게 했을까

6. 현대 사회: 케이크가 섹스보다 더 달콤한 사람들
콘돔과 피임약의 발명
연애에서 출산까지, 직진은 그만
연애고 뭐고 다 하지 말자
케이크가 섹스보다 달콤하다
왜 너희들만 연애해!
폴리아모리, 그거 불륜 아닌가요?
포르노의 사회학

*배란기의 신비
*이기적 유전자는 확산을 원치 않는다?

7. 미래의 연애
제도란 언제나 한발 늦다
대부분은 의외로 잘 산다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몇 가지 징후

에필로그: 그럼에도 연애는 사라지지 않는다
참고한 것들
남은 이야기

본문중에서

원시 시대의 결혼은 자기 집단의 경계를 넘어 사람과 자원을 순환시키는 수단이었다. 새로운 집단과 결혼을 하면 그들과 동맹이 되는 식이었다. 하지만 사유재산이 생겨나고 집단 내에 빈부 격차가 발생하자, 사람들은 씨족 차원에서 공동으로 노동하고 동맹을 맺는 것에 흥미를 잃게 된다. 이때부터 결혼의 목적은 사적인 소유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변해 버린다. -28쪽

선후야 어찌 되었든 족외혼은 남성의 권력을 강화시켰다. 여성은 ‘거래’ 대상이 되었고, 여성을 차지하기 위해 부족 간 약탈과 전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인류는 독점적 가부장제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34쪽

이집트에선 동성애, 매춘, 다수의 부인과 남편을 두는 것, 그리고 불륜도 금지되지 않았다. 이 말은 사실 어폐가 있는데, 왜냐면 당시 이집트에는 법적인 부부관계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함께 살면 부부고 떠나면 이혼이다. 결혼한 여성도 얼마든지 매춘에 종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말하면 가족 관계가 개판이었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집트는 부부관계를 매우 신성하게 여겼다. 다만 오시리스가 그랬듯 사랑이 넘쳐 여기저기 좀 더 나눴을 뿐이다. -47, 48쪽

남성이든 여성이든 그리스의 동성애는 아동성애에 가까웠다. 정신적 사랑이라기보다는 육체적 착취에 가까웠고, 현대적으로 보자면 그루밍 성범죄에 해당한다. 젊은 사람도 그만큼 이득이 있었겠지만, 원조교제의 문제가 성인에게 있듯 이 경우도 마찬가지다. 물론 과거의 문제를 현재의 관점으로만 봐서는 안 되지만, 그리스의 사례를 동성애의 바람직한 사례로 언급하는 것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56쪽

사람들은 《카마수트라》를 카사노바처럼 자유분방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정반대다. 힌두교는 대부분 종교가 그렇듯이 강력한 일부일처제를 고집한다. 평생 한 명의 배우자만 인정한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이런 종교적 억압을 충분히 이겨 내고도 남는다. 《카마수트라》는 이런 폭발하는 성적 욕망을 다스리는 방편으로 다양한 체위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권태기를 극복하고 즐겁게 살라는 가르침이다. -60쪽

중세까지 가족은 직장이고 은행이고 경찰이었다. 가족(family)의 어원인 라틴어 famulus는 원래 한 사람이 집 안에서 거느리는 노예를 의미했고, familia는 한 남자가 갖고 있는 노예 전체를 뜻하는 단어였다. 즉, 가족의 어원은 노예다. 그러니 가족을 벗어나고 싶은 우리의 열망은 어쩌면 자유를 추구하는 본능이라 하겠다. -67쪽

우리는 이런 신화를 통해 성경이 쓰일 당시 사회의 가치와 성문화를 엿볼 수 있다. 남성과 동등한 여성(릴리트)을 쳐 내고 남성의 부속물인 여성(이브)을 파트너로 정한 것은 가부장적 일부일처로의 시대 전환을 의미한다. -73쪽


중세에는 남녀 모두 쉽게 죽었기에 부부가 되어도 함께 사는 기간은 평균 8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니 성격 차이고 뭐고 그걸 느낄 틈도 없었다. 중세에는 과부와 홀아비가 발길에 차일 정도로 흔했으며, 당연히 재혼도 흔했다. 우리의 편견과 달리 중세에는 여러 명의 사람과 결혼하는 일이 일상적이었다. 물론 그러자면 파트너가 죽어야 했지만 말이다. -82쪽

전족을 한 여성은 앞에서 말했듯이 제대로 된 노동을 할 수 없어 집안의 큰 짐이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부유하거나 고귀한 신분이라는 의미도 된다. 일종의 핸디캡 이론이다. 실제로 전족이 유행했을 때, 집안에 발 큰 여성을 들이는 것은 가문의 수치였다. -88쪽

음유시인들은 처음에는 시나 음악으로만 즐거움을 주는 존재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귀부인들과 조금 더 은밀한 사이가 된다. 사랑에 빠진 귀부인들은 값비싼 보석은 물론이고 땅문서까지 퍼다 날랐다. 트루바두르의 사랑 노래와 글은 문학으로 남았고, 귀부인들과 음유시인들의 ‘연애’는 일종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연애 감정에 의한 사랑이란 개념이 귀부인뿐 아니라 민중 전체로 퍼져 나갔다. 여전히 종교의 시대였고, 문화는 가부장 중심이었지만, 음유시인들이 불러일으킨 로맨스 열풍은 서서히 민중 속으로 파고든다. 그리고 근대가 시작된다. -94쪽

귀족이 귀족이기 위해서는 매너를 갖춰야 했다. 매너라는 건 어린 시절부터 몸에 익히는 것이라 평민들은 접근하기 어려웠다. 귀족들은 자신들만의 복잡한 예법을 만들어 냈고, 이 관습에 스스로 얽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귀족의 고결함, 일종의 도덕을 강조한다. 귀족의 사회적 의무를 의미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역시 이 시기에 생겨난다. -100쪽

여성이 데뷔를 하면, 남성은 그 여성의 집을 방문할 수 있었다. 물론 무도회에서 만난 여성 측(본인이든 부모님이든)에서 공식적으로 초대한 경우에 한했다. 초대가 없어도 방문은 할 수 있었지만 예법에는 어긋났다. 그 정도로 저돌적이려면 가문이 아주 좋아야 했다. 초대를 받았다고 해서 언제든 방문이 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입구에서 하인이 “오늘은 힘들겠다”, “자리에 안 계신다” 하면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한다. 이런 거절이 잦아지면, 남성은 문득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돌아보고는 못 올라갈 나무를 쳐다봤다는 걸 깨닫게 된다. -104쪽

부르주아는 방탕하기 짝이 없는 귀족과 다르게 지식인이 되려고 했다. 18세기 철학자들의 사상을 자신들의 밑바탕으로 삼았다. 그들은 지적인 사교 모임을 열고, 예절에 대한 새로운 강박을 만들어 낸다. 이 예절은 귀족의 예절과는 달랐다. 우리는 부르주아 하면 흥청망청하고 명품을 두른다는 식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당시 부르주아들은 관리와 절제라는 독특한 정신 상태를 가졌다. 그들은 이성을 강조하고 욕망을 통제했다. 이런 특징은 위험하고 뒤죽박죽인 삶을 사는 하류 계층과도 달랐고,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 실제 삶마저 자유로웠던 귀족들과도 달랐다. 귀족이 낭비한다면 이들은 오히려 소박과 절제를 강조했다. -109쪽

개인이 발견되면서 모든 욕망과 아울러 성적 욕망도 발현된 것인데 20세기 중반까지도 성욕은

사회적으로 철저히 억압받았다.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이상향의 충돌은 자유로우면서 동시에 금욕적인 이중적 가치를 만들어 냈고, 그 영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12쪽

교회가 사람들을 억압하는 힘은 점점 줄어들었지만, 의학은 이교도와 불신자들에게조차 금욕을 강압할 수 있는 무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죄 지은 이들이 고해 신부를 찾듯 의사를 찾아가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고백하고 참회했다. -113쪽

어른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청소년들은 자위의 유혹을 이겨 내지 못했다. 자위하다 적발된 아이는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는 등 가혹한 처벌을 받았지만, 혼자만의 공간에서 은밀히 일어나는 일을 다 막아 내기는 역부족이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자위를 방지하기 위해 단단한 코르셋을 입혔다. 영국에서는 성기부위만 단단히 밀봉하는 남성용 정조대가 발명되기도 했다. -119쪽

20세기 등장한 사랑과 연애는 기존 사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풍습이었다. 사랑을 찾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았고, 사랑하는 이와 결혼하는 것은 해괴한 일이었다. 마치 중세에 아내와 남편을 너무 사랑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듯, 과거 우리 사회도 그랬다. 심하게 말하면 사랑은 창녀나 하는 짓이었다. 하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등장한 모던 걸, 모던 보이들은 자유연애를 추구했고, 그들의 문화가 힙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 -140쪽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나온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많은 정보와 대중 매체를 접했다. 그들은 이 매체들을 통해 연애의 낭만을 키워 왔고, 이건 포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방문이 안 되면 다른 방식으로라도 해야 했다. 이들은 곧 집을 벗어나 외부에서 연애를 하게 된다. 바로 데이트의 탄생이다. -141쪽

키스나 애무, 섹스가 연애의 어느 정도 당연한 코스가 된 것도 데이트가 시작되고 난 뒤부터다. 물론 이런 스킨십이야 과거부터 있었지만, 연인 사이의 필수는 아니었다(보호자의 감시 아래 그런 행동을 하긴 어려웠겠지). -149쪽

나는 사상의 위대함이 이런 부분에 있다고 생각한다. 파트너를 고름에 있어 가족을 보는 것은 중요한 요소다. 특히 자녀를 가질 계획이라면 더더욱이나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가치로서 그것이 옳지 않음을 알기 때문에 기꺼이 개인만을 보는 데 동의한다. 마치 동의하지 않은 녹음 파일이 증거가 되지 않듯이, 우리는 불리함을 알면서도 기꺼이 이를 무릅쓴다. 외적인 요소(가족)를 따지면 진정한 사랑이 아닌 것이다. -154쪽

왜 현대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파트너를 선택했음에도 과거보다 만족감이 떨어질까?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기회비용의 문제다. 자유연애에서 파트너는 수많은 후보 중에 내가 직접 고른 한 사람이다. 그래서 특별한 존재지만, 그렇기에 대체 가능한 존재이기도 하다. 파트너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는 우리가 포기한 다른 사람, 즉 기회비용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160쪽

선택의 자유를 얻고 나서 사랑의 형태는 오히려 고정되었다. 연애를 하고 이벤트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다른 그림은 불행을, 사랑의 실패를 의미한다. 우리는 대상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얻었지만, 오히려 사랑은 획일화되었고 역설적이게도 어떤 선택권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165쪽

세상에는 수많은 약이 있는데, 오직 피임약만이 ‘그 알약’이라는 대명사로 불린다. 《포춘》과 AFP통신은 ‘20세기 세상을 바꾼 발명품’에서 피임약을 첫 번째로 꼽았다. 그 아래에 원자폭탄, 텔레비전, 비행기, 이동통신 등이 있다. -179쪽

현대는 섹스와 임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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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

중학교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다.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바득바득 우겨서 영화과에 진학했으나, ‘영화 하는 데 대학 졸업장이 무슨 상관인가?’ 싶어 2년 다닌 대학을 스스로 그만뒀다. 이후 영화판을 기웃거리며 이 일 저 일 했지만 늘 오래가지 못했다. 이 외에도 바리스타, 신문사 기자, 방송국 작가, 팟캐스트, 세계일주, 연애 등 살면서 한 대부분의 일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했다.마약과의 첫 번째 만남은 스물한 살 때였다. 저가항공권을 잘못 사서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원치 않는 노숙을 하고 있을 때, 인천행 새벽 비행기를 기다리는 한국인을 우연히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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