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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태 시집 『적묵의 뒤편』.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안나푸르나 가는 길', '술탄의 제국 동화의 나라', '불연의 땅 불멸의 나라', '하얀 밤을 찾아서' 등을 주제로 한 시편들을 수록하고 있다.

시인은 네팔, 터키, 미얀마, 캄보디아, 중국, 러시아 등을 둘러보며 새로운 세상을 보았습니다. 이는 뛰어난 방송인이며 지역 예술을 이끄는 사람인 시인이 지금까지의 눈을 버리고 새로운 눈을 가지겠다는 선언으로 저에게 읽힙니다. 따라서 이 선언은 묘사적 보고서가 아닌 탐구적 보고서입니다. 책상 위나 인터넷 앞에서 찾아가는 여정이 아니라 스스로, 발품을 팔아 만난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여정이기에 ‘오스만오롤루에게’에 쓴 시에서 ‘이긴 자의 역사 속에 / 튤립 꽃송이처럼 툭 떨구어 놓은 / 천만금 금붙이 같은 / 아름다운 절망’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시인은 현장에서 뜨겁게 외쳤을 것입니다. “오, 인샬라!” 신의 뜻대로 하라는 말입니다. 저는 이 시를 읽으며 시인이 힘찬 목소리로 외치는 모습을 봅니다. 어쩌면 이 탐구서에 시인은 자신 안에 존재하는 ‘신’이 원하는 부름을 들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직장인으로 내는 마지막 이 시집의 의미는, 작별의 선물이 아니라, 시인의 또 다른 별곡인 까닭이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 정일근 시인·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part 1 안나푸르나 가는 길
12 룽따처럼
14 반성하다
16 하등계급
18 네팔, 네 팔
19 달관達觀
21 힐레에서 만난 어머니
22 우리의 한 생生인들 뭐가 다르랴
23 여론의 방식
25 스승을 만나다
27 밀크티 향기처럼
29 득도得道
30 도우더넛 사원에서
32 끽
33 고라파니에는
35 네팔 나팔
36 울레리 사람들
38 수행의 길

part 2 술탄의 제국 동화의 나라
42 안녕, 피에르
45 파묵칼레 네크로폴리스
47 슬픈 역사의 그늘
49 오스만오롤루에게
52 엑스트라 버진
54 터키는 쫀득하였다
56 나자르 본쥬
58 요정의 굴뚝
60 지하도시를 가다
62 콘야에서 배웠다
64 호객 나온 고양이 포주
68 하렘의 능소화들
70 거세당한 플라타너스
72 물을 맞았네
74 크즐라르에 걸린 보름달

part 3 불연의 땅 불멸의 나라
80 띨라신
82 우사나바 빈사바께
84 턴나우 트리의 증언
86 밍글라바
88 파웅더우 사원의 다섯 금불
90 쉐다곤 보리수
92 붉은 역사, 흙빛으로 기억되다
94 보살을 보았다
95 마웅쪼
97 재미있는 나라 알 수 없는 사람들
99 불심의 그늘을 보았다
100 밍군대탑
102 생을 한번 거슬러보실래요?
106 천년의 불가사의 구십만 원어치 사다
108 밀림사원에서
110 보트피플
112 혁명의 전사들
114 왓트마이 사원

part 4 하얀 밤을 찾아서
120 곡부에서 보았네
122 삼매 든 좌상
124 헛도는 바퀴
126 대만고무나무
128 동방의 집시 되어
130 슬프고 에로틱한
131 나는 늑대다
134 니체보
136 아르바뜨 거리
138 센나야 광장의 자작나무들
139 모스크바의 야성을 보았다
141 러시아라는 나라
144 인생의 여행, 여행의 인생
정일근(시인·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