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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성자 사두 선다 싱에 관한 탐구

사심 없이 헌신적으로 복음을 전파하고, 자신이 전파하는 것을 성실하게 실천하여 인도에서 배출된 가장 이상적인 그리스도의 제자로 불린 선다 싱과의 대화를 통해 신비주의와 실천적 종교를 탐구한다.

이 책은 『사두 선다 싱 전집』과 자매편이다.
근대 인도의 성자 사두 선다싱의 같은 시대를 살았던 동료이자 친구들이 기록한 책이다.
사두는 책을 쓰지 않았지만, 그의 설교와 그와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과 대화한 기록을 나중에 책으로 출판했다.
인도 기독교는 매우 특이하다. 종교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종교, 그중에서도 다신교인 힌두교, 많은 신들에 얽힌 이야기들,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섞은 혼합종교, 시크교, 조로아스터교, 그리고 힌두교에서 파생한 불교 등이 있다. 다신(多神)과 얽힌 신화들, 복잡한 예식, 다양하고 복잡한 경전들, 금욕수행과 행위 구원관, 이러한 환경에서 자리잡은 기독교의 모습을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다.
힌두교 용어로 사두(sadhu)란 은둔 수행자를 일컫는다. 사두는 출가(出家)하여 산이나 숲속에 은둔 수행하면서, 가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는 역할을 한다. 기독교 수도원의 용어로 말하자면, 은수사(隱修士)에 가깝다.
시크교도 가정에 태어난 선다 싱은 기독교인이 된 후 쫓겨났기 때문에 저절로 출가(出稼)한 꼴이 되었고, 마친 선량한 선교사를 만나서 신학공부를 하고, 히말라야 산속에 들어가 사라질 때까지 사두의 삶을 살았다.
선다 싱이 학업을 하던 중에 만났던 아파사미와 친분이 두터웠다.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설교나 강의에서 못다 표현한 내면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눈 것을 이 책에 더하여 기록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저자 아파사미는 선다 싱의 삶과 신학을 정립하고 체계화한 것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인도의 토착화된 기독교의 가치관은 어떠한가?
아파사미는 이 책의 결론 부분에서 "사두적 기독교와 그 미래"에 관해서 언급했다. 어떤 이들은 선다 싱을 이단으로 결론내렸다. 그의 책을 위험하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토속 무당과 유불교가 자리잡고 있는 토착화된 한국 기독교가 서구 기독교인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현대 기독교인은 기독교의 토착화에 관해 많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서론

1. 그의 인물과 영적 성숙
2. 신비가의 신조
3. 신비가의 평화
4. 신비가의 길
5. 엑스타시와 환상
6. 고통과 죄와 심판
7. 마음과 머리
8. 자연과 성서
9. 탁상 담화
10. 인도 기독교에 대한 전망

제1장
그의 인물과 영적 성숙
1920년 9월, 선다 싱이 서구에서 인도로 돌아오기까지 그의 인생 여정은 명확히 네 시기로 구분됩니다. 첫 번째 시기는, 특히 후반에 들어 더욱 열성적으로 평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특징 지워지는데, 16세에 이르러 기독교로 개종함으로써 끝을 맺게 됩니다. 두 번째 시기는, 7년간의 다양한 체험과 내적 성장을 포함하여 기독교인으로서 힌두교의 “성인” 혹은 사두의 생활을 채택하는 것으로 특징 지워집니다. 23세 때, 그는 주님을 모방하여 사십일 간의 금식을 시도합니다. 그는 이 사십일 간의 금식을 다 채우지는 못하였으나 이 시도로 대단한 영력과 통찰력을 얻었습니다. 이것은 세 번째 시기의 출발을 구분시켜 주는 금식이기도 합니다. 그의 삶에서 이 세 번째 시기는, 모험적인 사역과 구사일생의 생존으로 점철되었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영적 성숙을 이룬 기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17년 말까지 그의 활동은 인도 북부 지역과 티베트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1918년 초에 그는 인도 남부와 실론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이로써 세계를 두루 돌아다니며 전도 여행을 하는 그의 네 번째 시기가 열리게 됩니다. 첫 번째 전도 여행에서 그미얀마와, 영국의와, 영국의 동남아시아 해협 식민지, 중국, 일본을 방문하였고, 두 번째 전도여행에서는 유럽과 미국 및 호주를 방문했습니다. 이 3년간의 여행 하는 동안, 그는 인생 초반의 불같은 시험이었던 고난과 박해로, 평생 사도요 성인으로서 존경을 받으며이것은 별로 과분한 것이 아니다시험을 받아야 하는 더욱 위험한 시련을 대신하였습니다.
평화를 추구하며
1889년 9월 3일, 인도 북부의 파티알라 주 람푸르에서 부유한 가정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선다는 호사스런 생활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어릴 때의 안락한 가정생활에 대한 회상은 종종 그의 연설 속에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의 안이한 생활이 영적인 불안으로 인하여 무익한 것이 되어버린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는 선다 싱의 생활에 따르는 고난과 더불어 내적인 기쁨과 평화가 솟아나는 행복을 맛보았습니다. 그의 부모님은 시크교도였으나, 그 종교 사상과 생활 습관 면에서 볼 때, 예배처를 자주 방문하며 경전을 읽고 시크교와 힌두교의 모든 스승들과 긴밀히 사귀는 등 거의 힌두교도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선다 싱은 영어나 그의 모국어로 말할 때의 그 독특한 어투로 이 시기의 생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시크교도가 아니라, 진리를 추구하는 구도자였습니다.”
그의 독특한 종교적 성향을 육성하고 지도한 사람은 누구보다도 그의 어머니였습니다. 그가 어머니에 관하여 말할 때마다 그의 얼굴이 사랑으로 밝게 빛나는 것을 많은 사람이 주목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어머니의 고귀한 사상이 자녀에게 미칠 수 있는 감화력의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번은 어느 목사가 선다 싱에게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만일 당신이 신학 교육을 받는다면, 당신의 감화력은 더욱 효과적이 될 것입니다.” 그러자 선다 싱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신학교를 다녔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목사가 놀라서 “아, 그런가요?” 하고 말하자, 선다 싱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어머니의 가슴은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신학교입니다.”
캔터베리의 대주교에게 어머니에 대해 말하면서,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만일 천국에서 나의 어머니를 뵙지 못한다면, 나는 하나님께 간청하여 그분과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지옥으로 보내달라고 할 것입니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성장하여 좇아야 할 이상으로서 사두의 삶을 끊임없이 제시하면서, 이 세상에 속한 것들을 버리고 태고부터 인도 종교에서 추구해 온 홀로 영원하며 영원토록 만족을 주는 내적 평화를 얻도록 힘쓸 것을 당부했습니다. 어머니는 그가 열네 살 때 돌아가셨는데, 그 상실감으로 인하여 그는 그 후 이 년간을 더욱 뜨겁게 구도에 매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머니가 그의 마음속에 심어놓은 이 평화를 얻고자 하는 갈망은 더욱 강해져만 갔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그에게 지시해 준 방법은 전혀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는 일곱 살에 힌두교 경전 중에서 가장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바가바드기타』를 거의 암송했으며, 열여섯 살 때는 시크교의 경전인 『그랜트』와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을 읽었으며, 힌두교 경전인 『우파니샤드』도 어느 정도 읽었습니다. 이것은 인도인들이 앵글로-색슨족보다 상당히 조숙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놀라운 성취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무익하기만 했습니다.
어머니는 그에게 길을 보여주는 경전을 가르칠 수 있는 사제나 성자들에게 그를 데려가곤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동안은 힌두교 선다 싱의 지도를 받으며 요가를 수련했습니다. 요가는 수련의 한 방법으로, 힌두교도 사이에서 높은 평가되고 있는데, 황홀경으로 몰입되는 정신집중을 통하여 지고의 정신과 일치를 이루고, 그 결과 평화와 조명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는 마을에 있는 장로교 미션 스쿨을 다니며 처음으로 성서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조상 전래의 종교를 완전히 파괴하며, 시크의 혈관에 흐르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모욕하는 것이었기에 혐오감을 줄 따름이었습니다.
기독교로 회심하여 선다 싱이 되다
1904년 12월 18일에 일어난 선다 싱의 회심 이야기는, 칸디에서 행한 그의 강연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은 것입니다.
“대체로 전도자와 기독교인들이 나에게 찾아오곤 했으나, 나는 그들에게 저항하며 그들을 핍박했습니다. 어느 마을에 들어갔을 때 나는 그 마을 사람들이 기독교 전도자들에게 돌을 던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성서를 찢고 불태워 버리곤 하였는데, 아버지의 면전에서 나는 성서와 다른 기독교 서적을 난도질하여 석유를 붓고 태워버리기도 했습니다. 나는 이것이 거짓 종교라고 생각하여, 그것을 박멸하는 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나 다 했습니다. 나는 우리 민족의 종교에 충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종교의 의례와 규율을 모두 수행했는데도 나에게는 만족이나 평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모든 것을 다 팽개치고 자살할 것을 생각했습니다. 성서를 삼 일 후에일 후에, 나는 새벽 세 시에 일어나 목욕재계하고 기도했습니다. ‘오 신이여! 만일 당신이 계신다면, 나에게 올바른 길을 보여 주십시요, 그렇지 않으면 나는 죽겠습니다.’ 내 생각은, 만족을 얻지 못하면 5시 기차가 지나가는 철로 위에 머리를 얹고 죽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만족을 얻지 못한다면 내세에서나 그것을 얻을 생각이었습니다. 나는 계속 기도하고 또 기도하였으나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했습니다. 또다시 평화를 얻길 바라며 30분을 더 기도했습니다. 새벽 4시 30분, 나는 이전엔 결코 생각하지도 못하였던 것을 보았습니다. 내가 기도하고 있는 방 안에서 나는 거대한 빛을 보았습니다. 나는 불이 났는가 하여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아무것도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이것은 어쩌면 신이 나에게 주시는 응답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하며 빛 속을 바라보자, 주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이 보였습니다. 그것은 영광과 사랑의 모습이었습니다. 만일 그것이 힌두교의 화신이었다면, 나는 그 앞에 굴복하여 엎드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며칠 전에 내가 모욕했던 주 예수 그리스도였습니다. 나는 이런 환상이 내 상상력에서는 나올 수 없으리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는 힌두스탄어로 말씀하시는 그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언제까지 네가 나를 핍박하겠느냐? 나는 너를 구원하러 왔습니다. 너는 올바른 길을 알고자 기도하면서 왜 그 길을 취하지 않느냐?’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죽지 않고 살아계시며, 이분이 바로 그분이심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분 발아래 엎드려 어느 곳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이 놀라운 평화를 받아들였습니다. 이것은 내가 그처럼 원하던 기쁨 바로 그것이었으며, 천국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내가 일어났을 때 환상은 사라졌지만, 그 평화와 기쁨은 지금까지 내게 남아있습니다. 나는 아버지에게 달려가 내가 기독교인이 된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가서 자라. 네가 성서를 불태운 것이 바로 엊그제이지 않으냐. 그런데 이제는 또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구나.’ 나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래요, 나는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신다는 것을 알았고 그를 따르기로 했어요. 오늘부터 나는 그의 제자로서 그를 섬기겠습니다.’”
그 환상이 단지 꿈이었거나 아니면 상상의 결과가 아니었겠는가, 혹은, 그것은 선다는 자신의 자기최면으로서 힌두교의 요기들이 황홀경에 빠졌을 때 체험하는 환상과 유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분명히 그에게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선다 싱은 두 가지 사실을 강조하였는데, 그것은 그가 기도를 시작하기 전, 겨울인데도 새벽에 냉수 목욕을 하였으므로 꿈을 꾼 것이 아니라는 그것과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은 전혀 예기치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는 그 환상의 결과가 그토록 혁명적이었고 지속적이었다는 사실에 그 중요성을 부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