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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병 수필집 [와우의 미소].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저자의 에세이다. 삶 속에서 건져올린 이야기가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되며 공감과 생각을 공유한다.

작품이 주제 지향적 특성을 가져서 문학성을 확보하기도 하지만 그의 수필에서 가치 있는 것은 주제와 기교가 혼연 일체가 되어 ‘인식’과 ‘형상’의 복합체로서 하나로 변용되기 때문에, 작품성이 문학적 성취로 빛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수필을 삶의 체험에서 우려내었다는 점이다. 지식과 체험과 사상이 용해되어 예술적인 문장으로 표현될 때, 한 편의 멋진 수필이 탄생된다. 아름다움은 현란한 빛깔과 진한 향기를 통해서만 구현되는 것이 아니다. 시대 현실과 가치관의 차이에 따라 이념에 따라 달리 정의되고 평가되지만, 어떠한 현실 속에서도 진실이 배제된 아름다움은 존재할 수 없고, 존재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 일반적 통론이다. 반듯함을 이야기하는 박태병의 수필은 잔잔한 사유의 삶이 곱게 물들여져 있기에 감동적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조응과 교감의 세계를 속삭이듯 펼쳐내고 있는 이 수필집은 한마디로 인간적 온기로 충만하다고 하겠다.

추천사
009 / 작가의 말

1부 영혼에게 자유를
018 / 와우의 미소
023 / 광장
028 / 뜸
033 / 영혼에게 자유를
037 / 소진시대
040 / 빈 들녘에서

2부 늙기도 어렵다
047 / 난로
051 / 냉면 (가시버시)
055 / 고즈넉함에 대하여
060 / 타자의 삶
065 / 말할 수 없는 존재의 아픔
069 / 어떤 신화
074 / 입춘 무망
1. 목차
3부 반듯하고 싶은
081 / 도보다리
086 / 천둥벌거숭이
091 / 반듯함의 에스프리
095 / 등대
100 / 검지
105 / 쓴소리
109 / 감고당 전설

4부 또 어머니
115 / 누이의 눈물
119 / 그 소녀
124 / 따오기
129 / 덩굴장미
133 / 처네 포대기
137 / 아내의 가을
142 / 도붓장수 어머니

5부 깨우치는 나들이
149 / 절경과 절망
154 / 제비
159 / 순천 기행
164 / 마디바
169 / 모닝커피
173 / 톨레랑스
177 / 애기봉

6부 수강 노트
183 / 수강 노트
184 / 바른 소리, 옳은 소리 (손봉호 교수)
187 / 예수 정신 (김형석 교수)
190 / 탈무드의 가르침 (류태영 박사)
193 / 스코필드 박사의 제자 (정운찬 전 총리)
196 / 다니엘처럼 (김형오 전 국회의장)
199 / 깊은 의지 (한기채 목사)
202 / 스스로 돕는 자 (황교안 전 총리)
205 / 신앙의 자부심 (황덕형 교수)

7부 가난한 기도
209 / 부엽토
213 / 귀향
218 / 가난한 기도
221 / 초가 예배당
226 / 인간이 돼라
230 / 비겁에 대하여

8부 만학도의 수상
237 / 어떤 만남
241 / 고백
245 / 가방도둑
249 / 아! 아! 김유정
255 / 노래방
259 / 초청 콘서트
264 / 나의 문학론
268 / 모자철학
273 / On the Philosophy of Hats

서평 279 / 박태병의 수필세계

말 많은 세상에서 무언으로 소리하는 존재, 달팽이의 친구가 되고 싶다. 무심코 바라보면 그에겐 보이지 않는 미소가 숨겨져 있었다. 손도 발도 없는 맨살을 밀어 거칠고 껄끄러운 바닥을 기어간다. 등에 얹어놓은 집은 버리지도 못한다. 누구를 꼭 닮지 않았는가. 더듬이 촉각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웃음을 머금은 듯이 풀잎 위를 천천히 걷고 있는 달팽이, 그 소리도 없고 표정도 없는, 온몸이 간직하고 있는 작은 미소를 훔쳐보고 말았다. 신기한 생명체가 품은 뜻은 쉽게 웃지 못하는 인간에게 보이지 않는 훈계를 보내고 있음이 아닌가. 그를 창조한 조물주의 깊은 뜻이 내게 닿을 수 있을까. 저렇게 천천히 웃으며 여유 있게 살아가는 생존의 법칙을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다. 과연 나는 달팽이를 닮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