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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농가, 농부의 살림살이2 ? 사람이나 짐승이나 깨끗이 해줘야 정이 들지>는 보통의 농촌마을에 살고 있는 ‘보통 농가’의 삶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농촌진흥청 ‘농어업인 복지실태조사’(국가승인통계 제114037호) 대상 마을 중 농촌마을의 전형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마을을 심층취재 하여 기록 하였다. 이 책은 농촌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고자 기획되었으며, 영남과 호남 지역 2개의 농촌마을에 살고 있는 5가구의 생애와 살림살이들을 담았다. 이 책은 2013년 발행된 <보통의 농가, 농부의 살림살이>의 두 번째 시리즈이다.

6월 12일 화요일 날씨 맑음 쌀쌀
송아지 한글이를 공판장에 보냈다.
얼마나 잘생기고 송아지가 좋았는지 실로 온
아저씨가 송아지 좋다고 칭찬한다. 그이는 공판장
가시고 나는 첫 차 타고 축협 가서 통장 정리 하고
오래된 통장이라 살아있을지 염려했드니
살아있었다. 모욕하고 11시 차타고 집에 왔다.
그이가 전화 와서 4,900,000원 받았다고 한다.
많이 받았다. 정말 그이가 기분 좋은 목소리였다.

- 경북 예천군 호명면 백송리, 청계댁 이옥임씨 일기 중에서

아침, 저녁으로 ‘마구에 똥을 못 놔두는’ 부지런한 농부 이재봉씨. 그만큼 일을 ‘맵시럽게’ 하기에 그의 소는 유난히 반들반들 윤이 난다. 말갛고 깨끗한 얼굴을 가진 이재봉, 이옥임씨네 소는 <보통의 농가, 농부의 살림살이2 ? 사람이나 짐승이나 깨끗이 해줘야 정이 들지(이하 보통의 농가, 농부의 살림살이2)>의 표지 모델이 되었다.

<보통의 농가, 농부의 살림살이2>를 펴내는 여정은 농촌진흥청의 ‘농어업인 복지실태조사’(국가승인통계 제114037호) 대상 마을 중 ‘보통의 농촌마을’을 찾아내는 작업에서 시작되었다. 행정구역 상 읍이나 면지역이라고 해도 아파트가 들어서거나 도시화가 진행되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농촌’의 모습과는 다른 경우가 많았다.

농촌의 모습은 변화하고 있었다.

그 흔한 중국집, 치킨집 하나 없는 전북 익산시 망성면 내촌리와 진성 이씨 집성촌인 경북 예천군 호명면 백송리는 농업적 근면성을 가진 농가들이 많이 남아 있는 마을이었다. <보통의 농가, 농부의 살림살이2>는 농촌 마을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농부들의 생애와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농어업인 복지실태 조사의 8개 부문인 보건의료, 복지, 교육, 문화?여가, 기초생활여건, 환경?경관, 지역역량, 경제활동과 관련된 농촌 지역 삶의 질과, 정주 여건을 확인하고 농촌사회의 변화상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향후 이러한 개별 농촌 마을들의 이야기는 정량적 조사가 읽어내지 못하는 농촌 사회 변화상의 원인을 밝혀내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런 사례들이 농촌 지역의 특수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농촌이 가진 긍정적인 기능과 면모를 부각시켜 도시적 욕구를 반영한 일률적인 정책이 아닌, 농촌만의 차별화된 정주여건 개선방안을 수립하는 정책적 근거로 활용되고 도?농 교류 및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수립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전북 익산시 망성면 내촌리 미동마을, 화정마을

4대가 함께 사는 익산명가, 영권씨네
‘부락에서 안 건드리는’ 면서기 외동아들
농사, 운때가 맞아야 돈 버는 일
소금장수 증조할아버지의 집터

8천평 쌀농사를 지키는 ‘독일장정’, 기수씨네
‘아버지처럼 따랐던’ 인생을 나눠 준 둘째 형님
농사철엔 갈 수 없는 에어로빅
‘썩지도 않고 곰팡이도 없는 스뎅 천장’을 고집해서 지은 집

‘공부하는 것 보다 나았던’ 뚝심 있는 농사, 성주씨네
전교회장 범띠 아버지와 한 달 보름 만에 고교 자퇴한 아들
가을, 몸을 쪼갤 수 있다면
‘내 농사’ 위해 스물여덟에 지은 집

경북 예천군 호명면 백송리 백송마을

가마 대신 택시 타고 시집 온, 태임씨네
어쩌다 맏딸, 소달구지 몰고 농사일 했던 십 대 시절
‘고추 하우스 데피고’ 시작하는 하루
100년 된 ‘초가’에서 새마을운동 때는‘기와’. 지금은 빨간 지붕 이층집

예순의 시간에서 품은 인연, 옥임씨네
‘금릉군수보다 글이 좋은’ 아버지 덕에 고생만 한 어머니
장날마다 사오는 돼지비계
그래서 설탕을 주는 거야, 겨울에 먹고 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