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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파사드 : 단편소설집
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 출판사 : 홍익출판사
- 발행 : 2020년 12월 07일
- 쪽수 : 352
- ISBN : 978897826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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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소설 「미디어파사드」는 어린시절 어선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상처를 30년 만에 치유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전개한 구성과 꼼꼼한 문체가 돋보였다. 어린시절 바다에서 입은 상처와 공중에서 건물 외벽을 장식하는 작업을 대비시킨 점, 죽음의 비밀이 풀리는 결말 등, 구성과 전개의 안정감을 높이 샀다.
- 2012년 제4회 포항문학상 대상 심사평 중에서 -
출판사 서평
「지금은 밤꽃 필 때」는 공장에서 근무하던 연구원이 새로 부임한 공장장의 횡포에 사표를 던지고 그 괴로움을 달래려 공주를 찾아와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단편으로 갖추어야 할 결말의 반전이나 세태 비판적 주제의식이 빼어났다.
- 2014년 웅진 문학상 대상 심사평 중에서
목차
미디어 파사드 ㆍ 6
샌드페인팅 ㆍ 32
1933 라오창팡 ㆍ 60
싱크 홀을 찾아서 ㆍ 88
인생게임, IF ㆍ 116
자이언트 ㆍ 144
앙숙 ㆍ 168
바람은 거꾸로 매달려 운다 ㆍ192
지금은 밤꽃 필 때 ㆍ 218
크레바스를 오르다 ㆍ 248
파로스로 가는 길 ㆍ 274
외딴집 ㆍ 296
부르는 소리 ㆍ 322
본문중에서
나는 칠이 아제의 이야기를 말없이 듣고 있었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그 상황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지막 칠이 아제의 그 말- 네 엄마가 그물에 하는 부분에 이르자 갑자기 멀미가 나기 시작했다. 앞이 깜깜해지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칠이 아제의 말이 먼 환청처럼 가물가물해질 무렵 나는 갑자기 몸을 돌려 배 밖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리고 뜨겁게 가슴속에서 솟아오르던 그 무엇을 기어이 토해내고 말았다. 신물이 기도를 넘어간 듯 갑자기 기침이 났다. 콜록콜록! 눈에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나는 검푸른 바다를 향해 고개를 바다에 맞닿은 채로 계속 헛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내 눈 앞 수면 위로 떠오르는 생생한 영상 하나. 너무나 강력해 마치 꿈이 아닌 현실처럼 느껴지던 그것. 긴 머리를 풀어헤친 여인이 물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입과 코로 솟아나던 기포들. 여인의 긴 머릿결이 물속에서 해초처럼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그 순간 눈을 감고 물속에 잠겨 있던 그녀가 갑자기 눈을 떴다. 그것은 바로 엄마였다. 그리고 그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뱃노래 소리.
사람이 살면은 백년을 사나요. 덧없어라 인생살이 한도 많구나.
낙조 청강에 배를 띄우니 술렁술렁 노 저어라 달구경 갈거나
어기야 디여 차 어야 디여 어기 여차 뱃노래 갈거나.
덩더꿍 덩덩. 그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내 귓전에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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