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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 박소란 시집[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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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소란
  • 출판사 : 현대문학
  • 발행 : 2021년 09월 25일
  • 쪽수 : 148
  • ISBN : 9791167900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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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서른여섯 번째 출간!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현대문학의 대표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서른여섯 번째 시집 박소란의 『있다』를 출간한다. 2018년 시리즈 론칭 후 지금까지 총 서른다섯 권의 시인선을 내놓은 핀 시리즈는 그간 6개월마다 여섯 권을 동시에 출간하던 방식을 바꿔 격월로 한 권씩 발간하고 있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서른여섯 번째 시인선 박소란의 『있다』를 출간한다. 이번 시집은 잔잔한 삶 속에 찾아온 죽음, 상실의 고통과 아픔, 깊은 외로움의 순간들을 작가 특유의 서정과 화법으로 곡절하게 표현하면서도, 그에 대한 극복의 의지를 따뜻한 언어로 균형감 있게 형상화하며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는 신작시 33편과 에세이로 묶었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강주리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특색을 갖춰 이목을 집중시키는 핀 시리즈 시인선의 이번 시집의 표지 작품은 최근 생태, 환경 등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관점의 드로잉과 설치를 통해 보여주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강주리 작가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시인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시편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시와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 강주리JooLee Kang
덕성여자대학교 서양화과 및 미국 터프츠대학교 보스턴뮤지엄스쿨 석사 졸업. 경기도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SeMA창고,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미국 NAGA갤러리, 피츠버그 아트 뮤지엄, 대만 타이페이시립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 그룹전 참여. 국립현대미술관, 홍콩 미라마그룹 등에 작품 소장. 〈Massachusetts Cultural Council 아티스트상〉 〈St. Botolph Club 신인 아티스트상〉 〈SMFA Traveling Fellowship〉 수상.

출판사 서평

박소란 시집 『있다』

서른여섯 번째 핀 시리즈 시집 『있다』는 “사회적 약자와 시대의 아픔을 개성적인 어법으로 끌어안았다”는 호평 속에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첫 시집 『심장에 가까운 말』과 두 번째 시집 『한 사람의 닫힌 문』으로 젊고 새로운 서정시를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는 박소란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삶 속에 깃든 죽음과 상실, 부재에 대한 아픔과 고통, 외로움의 시간들을 작가 특유의 서정적 화법으로 섬세하게 표현하면서도, 이후의 극복과 구원의 의지를 균형감 있게 형상화하며 따뜻한 울림을 선사하는 이번 시집은 신작시 32편과 에세이로 묶었다.
보편적 일상에 존재하는 생의 그늘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이야기해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죽음’에 대해 보다 깊고 무거운 사유와 성찰의 시간을 보여준다. 화자는 한 스쿱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도 누군가의 ‘봉분’을 생각하고, 어떤 이의 ‘빈소’에서 “숙면을 취할 수”(「백색소음」) 없는 기나긴 밤을 건넌다. 그에게 생이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낙석”처럼 불행은 아무 때나 닥쳐와 바닥에 “검붉은 얼룩”을 남기고, 불길한 느낌의 “사이렌”(「낙석 주의」)처럼 “수시로 날아드는 부고 문자를 확인”(「총」)하게 되는 것이다. 아픈 이를 문병했다가 결국 한 사람의 영정 앞에 서는 삶에서 화자의 일상은 이미 안온했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하나 “벌써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아이스크림」)는 것들을 되도록 천천히 잊기 위해 기록은 지울지언정 기억은 지우지 않는다. 함께한 시간이 있었음을, 그리고 그 시간을 간직하려는 마음을, 그럼에도 누군가는 다행히 “살아 있”(「수몽」)다는 사실들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되새기는 일은 화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애도이자 애틋하고 다정한 사랑의 방식이다. 그렇게 “숨이” “끊어질 듯 위태롭던 어느 밤”(「사고」)으로부터 빠져 나와 다시 삶에 안착하려는 의지를 다지는 것이다. 결국 ‘살고 싶다’로 읽히는 이 낮고 가만한 읊조림의 시편들은 절망 가득한 현실 속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의 슬픔과 상처를 다독여주고,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해준다는 점에서 큰 위로와 감동을 준다.

핀 시리즈 공통 테마 에세이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에 붙인 에세이난은 시인의 내면을 구체적으로 심도 있게 비춰주는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로, 독자들이 시인에게 한 걸음 다가서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통 테마라는 즐거운 연결고리로 다른 에세이들과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고유한 정서를 드러내는 이 에세이는 독자들에게 시인 자신의 깊숙한 내면세계로의 초대라는 점에서 핀 시선만의 특징으로 꼽게 된다. 이번 볼륨의 주제 혹은 테마는 ‘영화 속 대사’다.
박소란 시인의 에세이 「티모시, 티모시, 티모시」는 영화 「그리즐리 맨」에 나오는 대사 “아무도 몰라요. 티모시, 그 자신만이 알겠죠”를 모티프로 했다. 위험한 곰과의 동거를 선택하며 새로운 삶을 찾고자 했던 다큐멘터리 영화 속 주인공 티모시라는 주인공을 통해 시와 자신의 관계, 시의 의미, 시를 대하는 태도와 인식을 차분히 돌아본다. 시인으로 머물고 싶다는 마음과 언제든 시를 버리고 시인이기를 그만둘 수 있다는 이 극대비의 마음이 결국 하나임을 깨달으며, 시인으로서의 운명과 진실을 받아들이는 일련의 과정에서 그의 단단한 의지와 결심을 엿볼 수 있다. 앞으로 보다 깊고 새로워질 ‘시인’의 삶과 글쓰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글이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강주리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특색을 갖춰 이목을 집중시키는 핀 시리즈 시인선의 이번 시집의 표지 작품은 최근 생태, 환경 등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관점의 드로잉과 설치를 통해 보여주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강주리 작가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시인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시편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시와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 강주리JooLee Kang
덕성여자대학교 서양화과 및 미국 터프츠대학교 보스턴뮤지엄스쿨 석사 졸업. 경기도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SeMA창고,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미국 NAGA갤러리, 피츠버그 아트 뮤지엄, 대만 타이페이시립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 그룹전 참여. 국립현대미술관, 홍콩 미라마그룹 등에 작품 소장. 〈Massachusetts Cultural Council 아티스트상〉 〈St. Botolph Club 신인 아티스트상〉 〈SMFA Traveling Fellowship〉 수상.

목차

사고 9
아이스 크림 12
백색소음 16
깨진 거울이 불행을 몰고 온다 20
총 24
간장 28
마트에 갔다 30
낙석 주의 34
슬픔의 최선 38
몽골 42
그림자 46
수몽 50
빈소 54
뚜껑을 열자 58
정우와 나 62
흰 66
사운드 오브 뮤직 70
집들이 74
문을 닫기 위해 78
멈추지 않는다 82
생일 86
밀웜 90
비 온 뒤 94
백지 98
문병 102
울고 싶은 마음 106
신앙생활 110
서울역 114
상서로운 징조 118
눈사람 122
그 밖의 정령 126
발진 130

에세이 : 티모시, 티모시, 티모시 137

본문중에서

미네소타에 캐셔로 일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애와는 이런저런 걸 터놓는 사이, 사는 게 힘들다, 응, 춥고 외롭지, 그럴 때마다
전화기 속 육중한 울음을 굴리는 사이렌
그럴 때마다 구글에서 지도를 찾아보며 가슴을 씁니다
이렇게나 멀구나 우리는 멀리서 무사하구나
-「낙석 주의」 부분

슬픔을 응원하는 사람들
힘을 내요 조금 더, 더, 더

슬플 수 있도록

(……)

뭐 해요 들어가지 않고?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건다면
그냥요
얼버무리고 말겠지만 슬픔은

혼자 서 있다 코트를 여미고 빈 주머니를 더듬거리면서
뒤돌아 먼 곳을 본다
-「슬픔의 최선」 부분

밤새 폭우가 쏟아졌다 종말 같은
아침이 와도 달라진 게 없었다
눈부신 하늘,
하늘색이 지나치게 선연한 하늘은 어딘가 부자연스럽다는 생각

배낭을 풀어 수건과 옷가지를 빨았다
바싹 마른 빨래를 몇 시간이고 멍하니 바라보면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
그러나 어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 그는 말했으니까
가지 마요

진짜일 리 없지만
-「몽골」 부분

창밖에 떠가는 한 떼의 구름을 본다
지워지면서 자꾸만 부푸는 마음을 본다 부풀다 부풀다 이내 터질 것 같은
마음속을 그대로 관통하는
한 마리 새
살아 있어, 중얼거리는
한 사람을 본다
낑낑거리며 창을 여는 한 사람
-「수몽」 부분


아무 곳으로도 나는 가고 싶지 않다
비를 맞고 싶지 않다

한 번 이곳에 오면 두 번 다시 왔던 곳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다는데

가고 싶지 않다 우산을 잃고
나는 있는데

여기

누군가 나를 훔쳐 갈 것 같다
-「빈소」 부분

막 벨을 누르자
늦었네, 한참을 엎드려 울고 난 얼굴로
문을 여는 사람

문을 닫기 위해
식탁 위 향기로운 저녁을 차려두고
곁에 선 젖은 그림자를 향해 중얼거리는 사람

국을 새로 데워야겠다
국을 새로 데워야겠다
-「문을 닫기 위해」 부분

봄의 빈소에 여름이 찾아와 절을 하는 상상을 했다
검은 옷을 걸치고 선 계절들 사이

환하게 웃는 영정을 열고
그가 손을 내밀었다

어째서?
지우지 못한 얼룩이 지금에 와 무지개를 만드는지

그가 손을 잡아주었다
굵다란 링거 줄이 가닥가닥 돋아난 손은
참 크고 따스하구나

(……)

잘 가

그가 내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문병」 부분

다행이라고 자주 생각했다. 시가 있어 그래도 다행이다, 다행이다……. 위험한 존재? 그런 게 진짜 있는지 몰라도, 시는 아닐 것이다. 위험은 시가 아니라 시를 쓰는 사람의 일일 것 이다. 그럴듯한 시인이 되고 싶다는, 시인으로 머물고 싶다는 대책 없는 마음의 일. 지극한 인간의 일. 이 헛된 욕심이야말로 위험하고 또 위독한 것임을 지금의 나는 간신히 깨닫는다.
(……)
시가 있는 곳은 여기가 아니라고, 티모시는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럼 어디에?) 나는 티모시를 이해할 수 없지만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그의 열망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했는지. 어떻게 그가 보이지 않는 경계를 넘었는지. 왜 도시를 떠나, 사람을 떠나 그 자신의 ‘진실된 집’으로 재차 달려갔는지. 그가 ‘무모한 파괴자’라면 그 자신을 파괴했을 뿐. 자신을 파괴함으로써 지키고자 한 것이 있었을 뿐.
시를 쓰는 이 순간 나는 생각한다. 시인을 떠나는 일을. 언젠가……. 거기서부터 다시 쓰게 될 무언가를. 새로운 시를. 그리고, 어머니!
-에세이 「티모시, 티모시, 티모시」 부분

저자소개

박소란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81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남 마산에서 자랐다.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 『문학수첩』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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