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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수필집《살림이스트의 창》을 상재하며 나를 세상에 드러내는 게 조심스럽다는 전화숙 작가는 “글을 쓰면 긍정의 마인드가 되어 평정심을 찾게 되고 또한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고 한다. 마치 수필과 친구가 되어 세월을 함께 걷고 있는 것처럼.
정선된 언어와 치밀한 구조로 삶에 주어진 시간의 중요성과 그 가치에 관한 주제를 담아낸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수필이 주는 문학적 향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살림을 무언가를 ‘살리는’ 것으로 해석하여 모든 사람을 행복하고 배부르게 만드는 기술이나 전문성을 뜻한다고 한다. 살림을 하는 모든 여성을 살림이스트(Salimist)로 명명하고 죽어가는 지구를 살아나게 하는 존재라고 했다. 이 얼마나 기가 막히는 정의인가. 그러므로 모든 주부는 최고의 전문가이다.
-〈살림이스트의 창〉 중에서

권대근(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문학평론가)
전화숙의 〈간판은 웃고 싶다〉는 수작이다. 이 수필의 ‘간판’ 이야기는 문화적 철학적 담론까지도 포괄하는 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크다. ‘수필은 이렇게 쓰는 것이다.’라는 걸 말해주듯이 한 편의 수필은 주제의 의미화도 구체화도, 상상화도 잘 되었다. 각 건물에 걸린 광고판에 대한 비판은 단순히 광고와 비판 그 자체에만 머물고 있지 않다는 데서 이 수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김정화(동의과학대학교 외래교수, 문학평론가)
전화숙 수필작가의 〈묵은지〉는 연륜이라는 시간 쌓기로서 노년기 삶의 바람직한 방향을 구축하였기에 삶을 통찰하고 자기반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에스파냐의 문호 세르반테스의 “시간이 모든 것을 완성한다.”라고 한 말을 떠올리면서, 수필이라는 문학이 단순한 기록이나 비망록을 덧입힌 글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학적 층위를 엮어가며 진화하리라 기대한다.

차례

작가의 말 ………………………………………… 5

제1부 살림이스트의 창

간판은 웃고 싶다 ………………………… 12
살림이스트의 창 ………………………… 16
시간의 강가에서 ………………………… 23
색깔도 깊어진다 ………………………… 30
영화는 텍스트다 ………………………… 36
2.7그램의 위력 …………………………… 41
‘ㅈ’에 끌리다 ……………………………… 47
담과 울 …………………………………… 52
미쁘다 …………………………………… 59

제2부 고슴도치 다스리기

인사 못하는 남자 ………………………… 66
고슴도치 다스리기 ………………………… 71
어떤 정년퇴임 ……………………………… 77
그림자 다리 ………………………………… 82
높이 오르다 ………………………………… 87
타월 한 장 ………………………………… 92
묵은지 …………………………………… 97
바구미 …………………………………… 102
새 둥지 …………………………………… 107
그 ………………………………………… 113

제3부 날개와 품개

뒷모습 …………………………………… 120
민달팽이 ………………………………… 126
가위바위보 ……………………………… 133
겨자씨 찾기 ……………………………… 139
날개와 품개 ……………………………… 145
투명한 햇살 ……………………………… 151
최종 종착역 ……………………………… 156
개나리와 나타리 ………………………… 163
어머님의 정구지 ………………………… 170

제4부 소리에 젖다

문경 …………………………………… 178
애매모호 ……………………………… 184
소리에 젖다 …………………………… 187
녹우당 규한록 ………………………… 192
오도재를 걷다 ………………………… 198
금낭화 핀 뜨락 ………………………… 204
청암사 가는 길 ………………………… 208
삶의 꽃을 피우다 ……………………… 214

작품평
좋은 문학의 조건과
일상적 사건의 승화 권대근 …………… 222
시간의 흔적, 삶의 그림자 김정화 ……… 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