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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 멀리 왔을까 : 강석경 대표중단편선[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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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강석경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21년 08월 20일
  • 쪽수 : 512
  • ISBN : 978895468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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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대표작 「숲속의 방」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 강석경은 1974년 등단 이후 오십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쉼없이 다채로운 작품들을 발표하며 독보적인 세계를 이루어왔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제28권으로 묶인 강석경의 대표중단편선 『나는 너무 멀리 왔을까』는 등단작 「근」(1974)부터 근작 「발 없는 새」(2013)까지 열두 편의 작품을 통해 그의 작품세계의 전모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지금의 눈으로 새롭게 읽는 강석경의 중단편들은 내면의 갈등과 구원의 미학과 더불어 당대 여성의 현실에서 포착한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제시한 선구적인 작품으로 다가온다. 필리핀 여성에 대한 한국인의 이중적 시선을 통렬하게 드러내는 「엘리께여 안녕」(1980)에 담긴 예리한 정치 감각, 「저무는 강」(1982)과 「거미의 집」(1983) 등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남성적 권력과 폭력의 역사에 대한 냉철한 인식, 그리고 「밤과 요람」(1983)과 「낮과 꿈」(1983)이 생생하게 그려낸 기지촌 여성들의 모습은 여러 세대를 격한 지금에 더욱 문제적이고 첨예하게 읽힌다. 자기 구원의 열망과 여성 예술가를 둘러싼 세속적 현실의 준열함이 맞부딪치는 「지상에 없는 집」(1984)과 「지푸라기」(1984) 등의 작품을 거쳐 2000년대 이후 죽음에 대한 사유를 통해 형이상학적 깊이를 획득한 「나는 너무 멀리 왔을까」(2001), 「발 없는 새」(2013) 등의 근작들로 이어지는 강석경 소설세계의 오랜 궤적은 그런 면에서 새삼스레 깊고 선명하다. 『나는 너무 멀리 왔을까』는 “지금 이곳의 여성문학과 그녀의 소설이 맺고 있는 공통의 지평”을 통해 “문학의 역사가 과거에서 미래로의 하강을 멈추고 미래에서 과거로 역류하는 상승의 기운으로 번쩍일”(신수정, 해설) 순간을 맞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추천사

신수정(문학평론가,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
소멸을 잊지 않는 삶, 도심 한가운데 능이 놓여 있는 풍경, 산 자와 죽은 자가 인류의 가족으로 더불어 있는 경주의 일상은 죽음에 대한 사유를 소환하기를 잊지 않으며 강석경의 소설에 형이상학적 깊이를 부여한다. 197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거의 오십 년에 육박하는 그녀의 글쓰기는 마침내 삶의 비의를 담지한 현자의 혜안으로 번쩍이게 되었다. 그 길의 어디쯤, 우리도 떠나온 삶의 의미를 한순간 붙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멀리 떠나와야만 알게 되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그녀는 말한다. 그것이 소설의 길이라고.

심진경(문학평론가)
소설이라는 장르는 현실을 모방적으로 재현하는 논픽션이거나 현실 문제의 해결법을 제시해주는 모범답안이 아니다. 오히려 소설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일견 무사태평하고 안온해 보이는 우리의 낯익은 일상을 낯설게 만들어야 한다. 강석경 소설의 인물들은 언뜻 체념적이고 순응적인 도피자나 패배의식에 젖은 감상주의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바로 그러한 체념과 순응, 패배와 감상으로 이 세계의 폭력과 비참을 증명한다. 나이가 이 세계의 무사안일을 뒤흔든다. 그렇게 강석경 소설은 아직도 우리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목차

근根 _007
동백꽃 _031
엘리께여 안녕 _051
저무는 강 _080
날궂이 _144
밤과 요람 _168
거미의 집 _244
낮과 꿈 _304
지상에 없는 집 _340
지푸라기 _378
나는 너무 멀리 왔을까 _415
발 없는 새 _451

해설|신수정(문학평론가)
멀리 떠나와야만 알게 되는 것들 _477

본문중에서

“착하고 가난하니까 빨리 죽는 거야. 부자는 가진 것이 너무 많아서 쉽게 하늘나라로 갈 수가 없어.”(「저무는 강」, 91쪽)

자부심을 지닌 백인과 그 빛의 어둠인 흑인, 거대한 체구의 아메리칸에게 달러와 사랑을 뺏는 여자들, 그들 모두가 밤의 요람에 잠들어 있었다. 발 딛고 내릴 제 땅을 찾지 못하고 욕망의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색색의 인종들이. 그러고 보면 이 기지촌은 하나의 요람과도 같다. 국명 없는 또하나의 요람 나라.(「밤과 요람」, 174쪽)

약자를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은 바로 이 연민이란 샘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밤과 요람」, 206쪽)

“자기가 한 만큼 받는다는 법칙, 그건 무서운 거야. 신도 도울 수 없어.”(「밤과 요람」, 213쪽)

난 그걸 알아. 소낙비를 맞고 나면 우산이 필요 없어지지…… 더이상 자기를 보호할 데가 없으니까. 인생의 비, 비…… 레인, 레인, 소낙비, 소낙비에 젖어본 사람만이 인생을 말할 수 있다.(「밤과 요람」, 217쪽)

“예술은 내 뿌리를 찾으려는 노력이기도 한데 예술이 구원이 될 수 있을까란 물음이 절실할 때, 그토록 절망적일 땐 예술도 지푸라기같이 여겨져요. 그만큼 인생이 준열하달까. 그런 인생을 성찰해야 하기 때문에 예술로선 가짜 화해를 할 수 없어요.”(「지푸라기」, 410쪽)

눈 부릅뜨고 살아도 삶에는 늘 덫이 숨겨져 있지 않는가. (…) 삶에서 몇 번 가슴을 차이고, 영화 대사처럼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되면 흐르는 물결에 가랑잎처럼 몸을 맡기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다.(「나는 너무 멀리 왔을까」, 424쪽)

인간이 사랑 때문에 죽지는 않는다. 인간은 희망의 노예이므로 저마다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특정한 방식을 스스로 찾아낸다. 사랑으로 삶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체호프의 「귀여운 여인」도 사랑을 잃으면 본능적으로 다른 대상을 찾아낸다. 인간의 사랑에 과연 절대성이 있을까. 그건 자기최면이며 집착이 아닐까.(「나는 너무 멀리 왔을까」, 441쪽)

저자소개

강석경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510110

1951년 경북 대구에서 태어났다. 1974년 이화여자대학교 미대 조소과를 졸업했다. 단편 '근(根)', '오픈게임'으로 '문학사상' 제1회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숲속의 방'으로 오늘의 작가상과 녹원문학상을 수상했고, 단편 '나는 너무 멀리 왔을까'로 21세기 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밤과 요람', '숲속의 방', 장편소설 '가까운 골짜기', '세상의 별은 다 라사에 뜬다', '미불', 장편동화 '인도로 간 또또', 산문집 '일하는 예술가들', '인도 기행', '능으로 가는 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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