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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을 권리 : 팬데믹 시대, 역사학자의 병상일기

원제 : Our mal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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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국을 이끄는 독보적인 역사학자의 최신작!
우리 의료 현실에 반드시 필요한 시선
"누구나 차별 없이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

나치즘과 스탈린주의의 참상을 연구해온 독보적인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에 이르는 병상 생활을 계기로 완성시킨 인권 선언문과 같은 작품이다. 질병에 걸린 한 나약한 개인이 병원에서 겪은 온갖 부조리의 경험은 미국의 상업적 의료 체계가 지닌 구조적 문제를 직시하는 일로 이어졌고, 팬데믹에 대처하는 미국 정부의 무능과 독선을 미국 국가 시스템의 병폐로 인식할 수 있게 만들었다. 병상일기와 사회 비판이 결합된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근본 관점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의 절대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따라서 의료보장이 선택적 권리가 아니라 보편적 인권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사회적 지위나 부의 정도에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건강하고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하며 그럴 때 비로소 인간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휴머니즘의 가치야말로 이 책이 팬데믹 시대의 필독서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출판사 서평

개인의 질병에서 시작된 사유와 성찰,
미국이라는 질병을 진단하다

팬데믹이 세계를 강타하기 직전인 2019년 말, 병으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게 된 저자는 간단한 메모와 스케치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병상에 누워 있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식염수, 알코올, 그리고 핏자국으로 얼룩진 병상일기”를 쓰며 저자는 치명적인 질병의 고통 한가운데서 “외로운 분노”를 느낀다.

육체의 고통이 누구와도 온전히 나눌 수 없이 오직 개인에게 고유한 것이라는 깨달음이 불러일으키는 본질적인 외로움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병에 짓눌려 있어야만 하는 부자유에서 비롯된 분노가 결합된 그 감정은 그로 하여금 주위 환경을, 의료 시스템의 부조리한 면면을 속속들이 관찰하게 만들었다. 눈앞에 살아 있는 환자보다는 병원 지침이 들어 있는 모니터만을 들여다보고, 격무에 쫓기느라 부주의를 저지르고, 환자 개인의 고유한 이야기를 들어줄 시간이 없는 의료진을 보며 그의 “외로운 분노”는 더욱 커져간다.

그러나 단순히 그들을 악마화하거나 소비자의 태도로 해당 병원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대신에, 저자는 자신의 고통에서 시작된 사유와 성찰을 미국이라는 한 국가가 안고 있는 병폐로 확대한다. 그리고 자신의 병상일기를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해낸다.

팬데믹 풍경 속에서 길어 올린 가장 긴박한 선언,
“건강은 인권이다”

팬데믹 상황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며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풍경들을 낱낱이 드러냈다. 예측 불가의 바이러스 앞에 놓인 우리의 취약함만큼이나 충격적이었던 것은, 질병과 위기 상황으로부터 보호받으며 삶을 지속할 권리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장애인들은 시설에 격리된 채 집단 감염되었지만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했고, 바이러스로 생긴 돌봄 공백은 고스란히 여성들의 몫이 되었으며, 자영업자들은 정치인과 종교인 들에 비해 생업의 피해를 보상받지 못하고 희생해야 했다. 이런 맥락을 고려해보면 같은 시기, 다른 공간에서 팬데믹을 함께 경험한 티머시 스나이더가 이 책을 통해 소개하는 네 가지 교훈들은 국내 독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시의적절한 요청이자 울림 있는 선언으로 다가온다.

첫 번째 교훈 “의료보장은 인권이다”에서 저자는 인간이 건강과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가로막는 첫 번째 병폐로 ‘보편적인 의료보장 시스템의 부재’를 든다. 완벽하지는 않다 해도 국민의료보험 제도가 일찍부터 자리 잡아온 한국과는 달리, 미국의 의료보장 시스템은 민영화되어 있다. 이는 곧 치료가 보편적 인권이 아니라 경쟁의 영역에 속하며, 치료받을 권리에서 배제된 계층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뜻이다. 다른 국가들에서 의료보장이 보편적 인권으로 확립되는 데 기여해왔지만, 정작 자국 국민들의 건강은 시장의 상업 논리에 맡겨온 미국의 현실을 저자는 “집단 사망에 이르는 고통의 정치 속으로 끌려들어가고 있다”고 규정한다. 저자는 또 무작정 고통을 감내하거나 제약회사의 이윤을 늘려주면서 약을 복용하는 선택이라는 이분법 외에도 다양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개인이 병원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하고, 건강을 위한 더 간편한 치료들을 누릴 수 있어야 하며, 모두에게 의료보험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 교훈 “소생은 아이들과 더불어 시작된다”는 육아에 관한 이야기다. 한 인간이 세상을 처음으로 대면하는 중대한 순간임에도 생명보다는 기계적 의료 지침 위주로만 진행되는 출산 과정의 삭막한 풍경, 부족한 공공 육아 서비스와 육아휴직 제도는 한국의 양육자들에게도 낯선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저자는 2년 동안 유급 육아휴직이 제공되는 오스트리아의 사회복지 제도와 미국의 현실을 비교하면서, 지위나 재산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육아에 관해 똑같은 선택지가 주어져야 하며, 그 선택지는 한 가정이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신생아가 성장해 한 명의 성인이 될 때까지 사회적 차원에서 보다 많은 보살핌과 주의가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세 번째 교훈 “진실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와 네 번째 교훈 “의사들이 권한을 가져야 한다”에서는 질병을 둘러싼 미국의 병폐를 한층 날카롭게 파헤친다. 2020년 초반, 미 연방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위한 검사법을 확보해 미국 전역에 시행하는 일에 실패했고, 감염병 대책 기관들을 해체하거나 예산을 삭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적이 일어나 감염병이 사라질 것이다”라는 거짓말로 대중을 현혹하면서 무책임하게 손을 놓고 있었다. 또한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 “미국의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검사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다른 나라들에 질병의 책임을 돌림으로써 자신들의 정당성을 잘못된 방식으로 확보했으며, 환경오염을 합리화했고, 지역의 투표를 막는 데 팬데믹을 이용했다. 정부가 실제로는 병을 통제하지 않으면서 통제하고 있는 척했던 이 기간에 발생한 막대한 피해와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저자는 위협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진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발생한 고통을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행태를 통렬하게 비판한다. 또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는 지역 언론의 부재, 중독성을 부추기지만 허위 정보가 난무하는 소셜 미디어, 국민 건강 증진이 아니라 개개인을 소비로 이끄는 일에만 관심 있는 빅 데이터의 공허함을 들며 건강과 자유로 향하는 데 꼭 필요한 ‘진실’을 가로막은 미디어 현실 전반을 지적한다.

의사들이 의료 시스템 속에서 실질적으로 별다른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 역시 지적된다. 기초 의료에서 대형 병원이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정작 급박한 환자에게는 달려갈 지역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점, 이윤의 논리를 따르느라 신약 투자에 미온적인 제약회사의 태도, 그리고 비록 각자의 사명의식과 선의는 있을지언정 이 모든 부조리 속에서 하나의 기계 부품처럼 전락해버린 의사들의 현실을 고발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팬데믹이 여전히 진행 중인 지금, 절박한 현재진행형의 호소로 다가온다.

외로운 분노에서 모두와의 공감으로,
회복을 갈망하는 강렬한 인권 선언

결국 인간을 고통 속에 고립시키고 “외로운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은 불평등이라는 단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이 드러난다. 저자는 자신의 “외로운 분노”를 분노에 머무르게 하는 대신, 끊임없이 타인과의 공감을 갈망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개개인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우리를 병든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고, 회복으로, 자유와 건강이라는 근본적인 인권을 되찾는 일로 이끌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제도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들도 제시한다.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 현실에 발붙인 치밀한 분석, 그리고 날카로우면서도 종종 서정적인 필치로 그 일들 하나하나를 힘주어 호명함으로써, 저자는 당연히 주어져야 하지만 주어지지 않았던 인권들이 이제는 정말로 여기에 있어야 한다고 강렬하게 선언한다.

질병의 고통을 감각하는 티머시 스나이더의 사유는 자신에게로 수렴하는 대신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를 향해 열려 있다.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자신의 상황과 전 인류의 문제를 연결 짓고, 비극적인 풍경들을 분석하면서도 끝끝내 회복과 소생의 경험을 상상하는 능력은 저자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현대사의 참상들 속에서 그럼에도 발견했던 인류애와 낙관,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음이 분명하다.

추천사

“역사학자인 티머시 스나이더가 최근 자신에게 벌어진 응급 의료 상황을 계기로 삼아 미국의 의료보장 시스템을 뜨겁게 비판한다. 끔찍했던 자신의 경험에서 귀중한 맥락과 통찰을 이끌어낸다. 결과는 환자를 맨 마지막 순위에 두는 문제적 시스템의 민낯이다."

목차

프롤로그 : 고독과 연대 · 9
서문 : 우리의 질병 · 22

첫 번째 교훈 : 의료보장은 인권이다 · 31
두 번째 교훈 : 소생은 아이들과 더불어 시작된다 · 85
세 번째 교훈 : 진실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 113
네 번째 교훈 : 의사들이 권한을 가져야 한다 · 153

결론 : 회복을 위하여 · 185
에필로그 : 분노와 공감 · 195

감사의 말 · 200
옮긴이의 말 · 203
참고 문헌 · 212

본문중에서

19쪽. “내 삶이 단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이 깨달음, 이 다정한 공감이 나를 호위해 죽음에서 멀어지게 했다. 삶이 나눠 가진 것이라는 이 느낌은 처음에는 내 아이들로 인해 생겨났지만 점차 밖을 향해, 뗏목을 이루는 제각기 다른 모습의 통나무 전체를 향해 뻗어 나갔다.”

20쪽. “내가 다른 사람들 속에 있다는 것, 그들의 기억과 기대 속에서 내가 그들 삶의 형태의 버팀대로, 험난한 항해를 조력하는 부표로 존재한다는 것이 중요했다. 내 삶이 그저 나만의 것이 아니었기에, 내 죽음 또한 오로지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24쪽. “탄생이 안전하지 않고, 누군가의 탄생이 다른 이들의 탄생보다 덜 안전하다면, 무언가가 잘못된 것이다. 의료보장을 위해 젊은 세대로부터 더 많은 돈을 뽑아내는데 그들이 나이 든 세대보다 건강하지 못하다면, 무언가가 잘못된 것이다.”

28쪽. “자유는 각자의 일이지만, 우리 중 누구도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자유로울 수 없다. 개인의 권리를 위해선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51쪽. “내게 글쓰기는 치료의 일환이다. 나 자신의 병이 의미가 있는 것은, 그것이 우리가 걸린 더 광범위한 질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때뿐이기 때문이다.”

57쪽. “나치는 ‘병’이라는 것을 인간과 인간 이하의 존재,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로 나누는 수단으로 삼았다. 우리가 타인을 질병의 보균자로, 우리 자신을 건강한 피해자로 여기고 만다면, 우리는 나치와 하등 다를 바가 없다. 나치의 악행들에 진정으로 반대하려면, 우리는 그 악행의 정반대, 즉 선의를 향해 나아갈 길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 노력의 일부가 바로, 모든 인간은 질병에 걸릴 수 있으며 평등하게 치료받을 권리가 있음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70쪽. “의약품 광고가 건강 정보의 주요 출처인 이 나라에서는 고통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책임이며 약이 바로 치료라는 교훈을 거듭 학습하게 된다.”

78쪽. “한 개인의 힘으로는 만들어낼 수 없지만 그로부터 모든 개인이 혜택을 얻는 시스템, 우리에게는 그런 연대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189쪽. “환자가 된다는 것이 돈과 사회적 지위에 대한 걱정을 불러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치료를 받고 회복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신뢰하는 의사와 간호사를 우리 모두가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탈 없이 살아나가는 일이 쉬워질 것이다. 의료보장의 권리는 더 나은 치료와 더 긴 수명의 토대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더 자유로워지는 더 공정한 사회를 향한 진일보이기도 하다. 의사가 된다는 것이 어떤 종속이 아니라 하나의 소명이 될 때, 법을 바꾸어 조그만 의원들이 거대 병원들과 힘을 겨룰 수 있을 때, 우리 모두는 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우리는 고통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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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티머시 스나이더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9

1969년 미국 오하이오 주 출생. 중유럽 및 동유럽사와 홀로코스트를 연구하는 역사학자이다. 현재 예일 대학 사학과 리처드 레빈 교수이며, 빈 인문학 연구소 종신 연구원,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관 양심 위원회 위원이다. 런던 정경대, 바르샤바 유럽 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해나 아렌트상(2013)을 수상한 『피의 땅Bloodlands』(2010)과 『블랙 어스』(2015)가 주저이다. 스나이더는 두 책에서 제2차 세계 대전을 동유럽의 비옥한 땅을 차지하기 위한 히틀러와 스탈린 의 식민지 쟁탈전으로 제시한다. 또 홀로코스트를 히틀러의 악마성의 구현이라기보다는 국가가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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