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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불량 유생뎐 : 지하 미궁의 시귀들 | 정명섭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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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파란미디어 중간 문학 브랜드 ‘새파란상상’의 쉰한 번째 이야기 《성균관 불량 유생뎐 - 지하 미궁의 시귀들》이 출간되었다.
2020년 한국추리문학대상에 빛나는 정명섭 작가의 역사추리소설.
성균관에서 벌어진 전대미문의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이조판서의 아들이 목이 잘려 죽는 참혹한 사건. 무사안일로 성균관의 생활을 즐기던 정진섭은 난데없이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만다.

출판사 서평

## 역사 스토리텔러 정명섭 작가의 역작
역사와 추리를 결합시키는 작업은 쉽지 않다. 전근대 시대에는 과학수사 기법도 없고 지문이나 DNA를 이용한 증거 확보도 할 수 없다. 거기에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언제든지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또한 온갖 미신이 횡행하면서 어떤 것이 미신인지 어떤 것이 실제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추리소설처럼 보이지만 판타지로 넘어가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정명섭 작가는 분명한 역사적 고증을 바닥에 깔고 공포와 괴담, 미신과 환상을 논리적인 추리로 돌파하는 정공법을 사용하여 역사추리소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식탐이 모든 것을 앞서는 정진섭 때문에 소설 안에는 조선 시대 먹거리 이야기가 한가득 들어있다. 조선 시대의 다양한 먹거리를 만나는 것은 이 소설만이 가지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성균관 불량 유생뎐 - 지하 미궁의 시귀들》은 김민성 작가가 아이디어를 내고 정명섭 작가가 집필한 작품이며, 성균관 유생을 벗어나 관원이 된 정진섭의 활약을 다룬 후속작도 나올 예정이다.

2020 추리문학대상에 빛나는 정명섭 작가의 새로운 역사추리소설이 펼쳐진다.

#줄거리
정진섭은 출세에 별 관심이 없는 성균관 유생. 그의 관심은 오직 맛난 것을 먹는 것뿐이다. 유생으로 지내는 이유도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서 과거 시험은 가능한 한 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무가 가만히 있고자 해도 바람이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 법. 같은 성균관 유생인 이조판서의 아들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맹수의 소행으로 덮어버리려 하는데, 너무나 명백한 사실에 눈 감는 것에 빈정이 상한 정진섭이 살해라는 진실을 펼쳐버리고 만다. 이 때문에 열흘 안에 살인범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정진섭. 정진섭은 백정 김갑생을 조수로 데리고 다니면서 조사를 시작한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시귀’라는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30년 전 성균관을 뒤집어 놓은 시귀. 그것은 죽은 사람들이 움직여 사람을 해친다는 이야기였다. 시귀가 돌아와 이조판서의 아들을 죽였다고 믿는 사람들.
어떻게 진범을 찾아낼 것인가? 이 모든 사건 뒤에는 어떤 음모가 숨겨져 있을까?

#등장 인물
정진섭 : 성균관 유생. 공부에는 관심이 없다. 성균관에 있는 이유도 식도락을 즐기기에 유생이라는 신분이 아주 편리했기 때문이다.
김갑생 : 성균관에 고기를 공급하는 현방의 백정 아들. 백정 일에는 관심이 없고 글공부가 하고 싶다. 초집(컨닝 페이퍼)을 만들던 정진섭의 꼬리를 잡아서 글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
성윤준 : 이조판서 성낙훈의 외아들. 과거를 보지 않고 아버지 권세로 들어온 사량생인데 참혹하게 목이 잘린 시체로 발견된다.
송철 : 성균관 대사성. 꼬장꼬장한 원칙주의자. 성낙훈과 사돈을 맺을 예정이었다.
이인생 : 남산골에서 달관한 듯이 사는 선비. 성낙훈과 사돈을 맺을 예정이었다고 한다.
개화 : 벽장동의 용한 무당.
은화 : 기생. 개화의 딸.
조세준 : 수복(성균관의 노비) 출신의 서당 훈장. 30년 전에 서당 화재 이후에 사라졌다.
조유도·노웅래·김창진 등 : 30년 전 성균관 유생들. 지하미궁으로 내려갔다가 행방불명 되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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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한쪽 눈을 꿈틀거린 송철이 물었다.
“범인이라니? 성윤준 유생은 들짐승에게 해를 입었네.”
그 말에 정진섭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거추장스럽게 흘러내리는 유건을 벗어 버리면서 말했다.
“들짐승이라면 향관청 안팎에 발자국이 찍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람의 목을 뜯어낼 정도라면 최소한 호랑이라는 얘긴데, 그날 저는 주변에서 호랑이 발자국 같은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다른 유생들도 마찬가지였을 거고요.”
정진섭이 자신 있게 말하며 유생들을 바라봤다. 그러자 흥미로운 눈길로 바라보던 유생들이 제각각 딴청을 피웠다.
그런 모습을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던 정진섭이 송철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만약 호랑이 같은 들짐승의 소행이라면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문입니다. 제가 재직인 수돌이의 손에 이끌려 갔을 때는 문이 살짝 열려 있었습니다.”
“그게 뭐가 이상하단 말이냐?”
“들짐승이 드나들었다면 너무 얌전하게 문을 여닫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 안 해 보셨습니까?”
비꼬는 정진섭의 말투에 송철의 표정이 흔들렸다. (44~45쪽)

“정말 살인이라고 믿으십니까?”
김갑생이 조심스럽게 묻자 정진섭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믿는다는 게 뭔가?”
“그냥 믿는 거 아닙니까?”
“아니야. 믿는다는 건 의심하지 않는다는 거지. 나는 음식을 내 입에 넣기까지 끊임없이 의심해. 이 재료와 저 재료가 섞이면 과연 내가 기대하는 그 맛이 날까 ? 저런 식으로 재료를 배합하면 과연 맛이 제대로 섞일까 아니면 따로따로 놀까 ? 그런 의심이 사라지는 건 재료를 섞어서 완성된 음식을 내 입에 넣을 때야.”
손으로 음식을 입에 넣는 시늉을 한 정진섭이 덧붙였다.
“그런데 가끔 예상과는 전혀 다른 맛이 날 때가 있어. 그럴 때는 내가 모르는 재료나 조리법이 있었던 거지. 이번 사건이 딱 그런 상황이야. 누가 봐도 살인인데 이유가 없어.”
“전에는 유생들끼리 사이가 나쁘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렇긴 해도, 성균관 안에서 살인을 저지를 만큼 배짱 좋은 놈은 없어. 거기다 성윤준은 사량생에 공부도 못하는 편이라 과거에 합격할 가능성도 없었지.”
“그런데 왜 죽은 겁니까?”
“그게 문제야. 돈이 많다고 자랑을 하긴 했지만 죽일 만큼 미움을 받은 적은 없거든.”
“유생님 말씀대로라면 살인이 아니라는 얘기지 않습니까?”
“아니지.”
손가락을 까닥거린 정진섭이 대답했다.
“이번 사건에는 내가 모르는 재료나 조리법이 있다는 뜻이지. 그걸 찾으면 음식 맛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듯 살인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는 거고.” (50~52쪽)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3

저자 정명섭은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커피를 좋아하는 책쟁이. 서른 즈음 커피 향에 매료되어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의 길을 걷는다. 다시 몇 년 후 글쓰기의 매력에 빠져든다. 어린 시절부터 인간의 지나온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많은 책과 자료들을 섭렵했다. 2006년 랜덤하우스 코리아에서 을지문덕을 주인공으로 하는 역사추리소설 '적패'1, 2를 출간했다. 2008년에는 황금가지에서 발간된 '한국 추리스릴러 단편선'에 단편 '불의 살인'이 수록되었으며 추리작가 협회에서 발간하는 "올해의 추리소설"에 단편 '매일 죽는 남자'를, 계간지 '계간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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