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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바꾸는 방법 : 금지된 약물이 우울증, 중독을 치료할 수 있을까[반양장]

원제 : How to Change Your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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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난 반세기 동안 ‘마약’이라는 굴레에 갇혀 금기시되어 온 약물. 무절제와 방종의 상징인 히피들의 약으로 낙인찍힌 LSD와 실로시빈. 한때 기적의 치료제로 수만 명의 환자들에게 사용되었던 사이키델릭은 왜 갑자기 마약으로 규정되었고, 어떻게 다시 부활을 꿈꾸게 되었을까?

미국을 대표하는 논픽션 작가인 마이클 폴란은 이번 책에서 LSD와 실로시빈에 관한 오해와 과학적 사실을 명쾌하게 설명하며, 이들 사이키델릭이 현대 의학의 검증을 거쳐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약물로 다시 인정받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린다.

출판사 서평

유발 하라리가 꼽은 2018년 최고의 책
2018년 미국 아마존 선정 "Best Science Book" 1위
2021년 4월, 최고 권위의 의학 학술지 〈NEJM(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흥미로운 논문이 한 편 실렸다. "우울증에 사용되는 실로시빈과 에스시탈로프람에 관한 임상시험"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에서, LSD와 함께 대표적인 사이키델릭으로 간주되는 실로시빈은 기존 항우울제 못지않은 효과를 입증했다. 입에 담기조차 꺼려지는 LSD와 실로시빈은 정말 무시무시한 마약일까? 한때 기적의 치료제로 칭송받던 사이키델릭은 왜 갑자기 지하 세계의 마약으로 몰락했을까? 그리고 수십 년간의 규제와 억압 속에서 어떻게 부활을 꿈꾸게 되었을까?
『마음을 바꾸는 방법』은 LSD와 실로시빈의 르네상스에 관한 이야기다.

사이키델릭의 탄생
20세기 중반, 서구권에서는 서로 유사한 두 가지 물질이 폭발적으로 퍼져 나가며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역사의 방향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인생 방향까지도 바꾸었다. 바로 LSD와 실로시빈이다.
1938년, 스위스의 화학자 알베르트 호프만은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약을 찾던 중 LSD를 합성했다. 하지만 기대하던 효과가 없어 방치해 두었다가 어느 날 우연히 소량을 섭취하고는 자신이 강력한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그만 갈색 버섯이 만드는 두 번째 물질은 오래전부터 중앙아메리카의 토착민들이 의식에 사용해 온 것으로 후에 실로시빈으로 불리게 된다. 아즈텍인들이 "신들의 살"이라 칭했던 이 버섯은 스페인 정복 이후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금지하는 바람에 지하 세계로 밀려났지만, 맨해튼의 은행가 고든 왓슨이 멕시코에서 마법의 버섯을 직접 맛보고 주간지 〈라이프〉에 그 체험을 기술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LSD와 실로시빈으로 대표되는 사이키델릭은 정신병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했고, 이를 토대로 뇌과학자들은 정신 장애의 신경학적 원인을 찾고자 했다. 동시에 사이키델릭은 정신 치료의 한 축을 담당하며 알코올 중독, 불안 장애, 우울증 같은 질병의 치료에 사용되었다. 1950년대와 60년대 중반까지 사이키델릭은 거리의 마약이 아니라 주류 정신의학계에서 인정한 기적의 약물이었고, 1000편 이상의 논문과 수십 권의 책, 〈타임〉지와 〈라이프〉지의 커버스토리를 통해 널리 퍼져 나갔다.

문화적 남용과 정치적 탄압으로 금지된 약물이 되다.
하지만 반문화의 상징인 티모시 리어리와 켄 키지 등의 주도로 사이키델릭의 오락적 사용이 확산되면서 "배드 트립"을 경험한 사람들이 응급실을 찾았고, 찰스 맨슨과 같은 악명 높은 범죄자들이 LSD와 연관되면서 사이키델릭의 어두운 측면이 언론을 통해 과장 보도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는 "MK-울트라"라는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사이키델릭을 심문용 도구로 활용하고자 했다. 문화계와 과학계는 사이키델릭을 받아들였을 때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약물에 등을 돌렸다. 60년대 말에는 그동안 대부분의 지역에서 합법이었던 사이키델릭이 불법화되어 지하 세계로 밀려났다. 반문화의 영향을 받은 미국 젊은이들이 베트남 전쟁 참전을 거부하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티모시 리어리를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로 선언하며 반문화를 무너뜨리려 했고, 미국 연방 정부는 사이키델릭을 1급 규제 약물(남용 가능성이 높고, 의학적 사용이 승인되지 않은 약물)로 규정했다. 그 후 수십 년 동안 사이키델릭에 관한 연구와 임상은 사실상 중단되었다.

사이키델릭, 다시 부활하다.
1990년대 소수의 과학자들과 심리치료사들은 과학계과 문화계에서 소중한 것을 잃었다고 믿고서 이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대마초와 케타민 등의 규제 약물들이 치료제로 사용되면서 사이키델릭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었고, 존스 홉킨스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임상시험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수십 년 동안 억압과 무시를 견뎌 온 사이키델릭은 오늘날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이 물질을 직접 경험해 보고 거기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과학자 세대가 우울증, 불안 장애, 중독 같은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있다.
연구자들이 제시한 개념은 이렇다. 우리 뇌에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라는 구조가 있는데, 이곳은 뇌 활동이라는 심포니의 지휘자 역할을 하는 영역이다. 즉, DMN은 뇌의 다른 부분들, 특히 감정, 기억과 관련된 영역에 억제력을 발휘하고, 자아 정체성을 유지하게 한다. DMN의 지배력은 인간이 성장하면서 점차 커지는데, 그 극단이 우울, 중독, 강박 등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사이키델릭은 DMN의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뇌의 다른 부분들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무의식 속의 감정이 표출되기도 하며, 자아가 해체되는 느낌을 받고, 외부 자극에 대한 감수성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환각 경험을 비롯한 소위 신비 체험을 하게 된다.
우울증은 사이키델릭에 관한 임상시험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다. 우울증 환자는 미국에서만 4000만 명에 달하고 이 중 20%인 800만 명이 기존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다. 사이키델릭은 이러한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에서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를 보였다. 중독 역시 기대되는 분야로, 알코올 중독자들과 흡연자들은 단 한 차례 투약만으로도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고 기존 가치 체계가 무너지면서 술과 담배에 흥미를 잃게 되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말기 암 환자가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같은 실존적 고통은 자신의 죽음과 대면했을 때 경험하는 감정인데, 사이키델릭을 투여하면 자아가 해체되는 경험을 하면서 자신이 자연의 일부라는 느낌을 통해 실존적 고통이 완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지된 약물이 인간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까?
『잡식동물의 딜레마』 등 전작을 통해 참여 저널리즘의 진수를 보여준 저자 마이클 폴란은 1960년대 사이키델릭 세대 출신이라기보다는 사이키델릭이 불러일으킨 도덕적 공포의 희생양이었다. 대학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저자로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던 폴란은 인생에서 “영적으로 강렬한” 체험을 단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한 저녁 파티에서 저명한 심리학자의 LSD 체험담을 우연히 듣고서 LSD가 "어린아이들이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에 관한 통찰을 준다"는 말에 호기심을 갖는다. 그러고는 수년 전 받은 이메일을 떠올렸다. 존스 홉킨스에서 진행된 실로시빈 연구에 관한 논문이었는데, 논문 결과에서 참여자들이 실로시빈 체험을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 중 하나이며, "첫 아이의 탄생이나 부모님의 죽음"과 비견할 정도로 여겼다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그는 이 모든 이야기가 혹시 약물로 인한 환각은 아닐지 의심하면서도 동시에 굉장히 흥미롭게 생각했다.
알약 한 알이나 압지 한 장을 삼키는 행동으로 유발되는 사이키델릭 체험이 자신의 세계관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는 게 가능할까? 인간의 유한함에 관한 인식을 바꿀 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람의 마음을 바꾸고 그 상태를 오래도록 유지하는 게 가능할까? 이런 생각에 사로잡힌 그는 결국 정신이라는 세계를 직접 탐험해 보기로 한다. 그러고는 LSD와 실로시빈 등을 직접 체험하며 의식의 다양한 변성 상태 속으로 들어가 보고, 최신 뇌과학과 사이키델릭 치료사들의 지하 세계 깊숙한 곳까지 뛰어든다. 폴란의 이 "정신적 여행기"는 사이키델릭뿐만 아니라 인간의 의식이라는 영원한 퍼즐에 대한 탐구라 할 수 있다.

사이키델릭의 미래
폴란은 사이키델릭이 제도권으로 다시 들어오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이것이 마약으로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사이키델릭은 술이나 담배에 비해 중독성이 낮고, 신체 및 정신에 대한 유해 정도가 과장된 측면은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를 전면적으로 합법화해서 누구나 쓸 수 있도록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정치적인 이유로 금지되는 바람에 유용한 치료제로 사용될 기회마저 박탈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임이 분명하다.
현재 진행 중인 사이키델릭 관련 임상시험은 수십 건에 달하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존스 홉킨스, UC 버클리,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과대학 등 유수 기관에서 사이키델릭 전담 연구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엄격한 임상시험을 통한 검증을 거쳐, 통제된 환경에서 가이드의 지도하에 선별된 사람들에게 투여된다면, 사이키델릭은 오랜 굴레에서 벗어나,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현대인들에게 단비와 같은 약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추천사

유발 하라리(『사피엔스』 저자)
"마이클 폴란의 『마음을 바꾸는 방법』은 내 마음을, 아니 적어도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던 몇 가지 생각을 바꿨다. (중략) 독자가 사이키델릭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건 간에, 이 책은 우주에서 가장 위대한 신비는 마음이며 이 신비는 바로 여기에 있지만, 우리는 마음을 탐구하는 데 그다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

〈네이처〉
“전작 『욕망하는 식물』에서 향정신성 약물의 세계를 탐험했던 마이클 폴란은 대담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번 책에서 이에 대해 좀 더 깊숙이 파고든다. 그는 한 세기도 더 전에 의식의 경계가 훨씬 더 넓으리라 생각했던 윌리엄 제임스의 사상에 따라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하며 ‘스노우볼’을 흔든다.”

〈사이언스〉
"식물과 음식에 관한 책으로 명성을 떨친 마이클 폴란은 완전히 새로운 주제에 대해 우리의 호기심과 비판적 시각을 불러일으킨다. 『마음을 바꾸는 방법』은 직접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사이키델릭 과학의 최신 지견을 아름답게 펼쳐낸다."

〈가디언〉
"강렬하면서도 때로 전율을 일으킨다. (중략) 폴란은 최고의 과학 저술가이면서도 과학의 유물론적 관점이 이해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고정 관념을 기꺼이 버린다. 이 책이 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죽어가는 환자나 중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 대한 사이키델릭의 치료적 효능이, 이 약물로 유발되는 신비 체험과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목차

프롤로그: 새로운 문
1장 르네상스
2장 자연사: 환각버섯을 먹다
종결부
3장 역사: 제1의 물결
1부: 가능성
2부: 파탄
종결부
4장 여행기: 지하 세계로의 여행
여행 1: LSD
여행 2: 실로시빈
여행 3: 5-메톡시디메틸트립타민(혹은 두꺼비 독)
5장 신경과학: 사이키델릭을 복용한 뇌
6장 여행 치료: 정신치료에서 사이키델릭
1: 죽음
2: 중독
3: 우울증
종결부: 나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만나기
에필로그: 신경 다양성에 대한 찬사
용어사전
감사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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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스타니슬라프 그로프는 사이키델릭이 1960년대 미국에 “흥청망청한 요소”를 풀어놓아 국가의 청교도적 가치에 위협이 되었기 때문에 격퇴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그는 나에게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롤랜드 그리피스는 우리가 사이키델릭에 위협을 느낀 첫 번째 문화권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R. 고든 왓슨이 멕시코에서 마법의 버섯을 재발견해야 했던 이유 역시 스페인이 이것을 이교의 위험한 도구로 여기고 대단히 효과적으로 억압했기 때문이었다.
“그건 문화권이 이런 종류의 물질이 일으킬 수 있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걸 얼마나 꺼리는지를 분명하게 알려주죠.” 그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초기 신비 체험으로부터 굉장히 큰 권위가 나오기 때문에 현재의 계층 체계에 위협이 되는 겁니다.” (p.70~71)

오늘날, 스프링 그로브에서 중단되었던 연구의 줄기를 이어받은 롤랜드 그리피스는 사이키델릭 연구의 제1의 물결이 대단히 유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아무 관계도 없는 이유 때문에 끝났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우린 이 화합물들을 결국 악마화했어요. 수십 년 동안 모든 연구를 막아야 할 만큼 위험하고 금기로 여겨지는 과학 분야가 또 있나요? 이건 현대 과학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에요.” 말 그대로 지워져 버린 과학 지식의 방대한 양 역시 전례가 없다. (p.72)

실제로 허버드가 실리콘밸리에 심어둔 씨앗은 사이키델릭을 창조성과 혁신의 도구로 바라보는 지속적인 호기심이라는 형태로 계속해서 흥미로운 열매를 맺었다(이 글을 쓰는 현재, 미량 투약 행위, 즉 LSD를 일종의 정신적 강장제로서 “지각할 수 없을 정도”의 미량을 정기 투여하는 것이 테크 커뮤니티에서 대유행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주 사람들에게 자신의 LSD 실험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 두세 가지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는 빌 게이츠에게 “그 친구가 좀 더 젊었을 때 마약을 한 번쯤 해봤거나 아쉬람(힌두교도들이 수행하며 거주하는 곳 - 옮긴이)에 가봤더라면 생각의 폭이 한층 더 넓어졌을 겁니다”라고 놀리곤 했다(사실 게이츠는 자신이 LSD를 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p.191~192)

실제로 뇌 스캔은 사이키델릭의 영향하에 변연계 영역을 포함한 뇌의 여러 다른 영역에서 활동이 증가하는 것을 (혈류와 산소 소비량이 증가하는 것을 통해) 보여주었다. 이런 탈억제 효과는 보통의 자각 의식 상태에서 획득할 수 없었던 소재들(예컨대 감정과 기억, 그리고 가끔은 오래전에 마음속에 묻어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같은 것)이 왜 이제 우리 의식의 표면에 떠다니는지를 설명해줄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몇몇 과학자들과 정신치료사들이 사이키델릭이 무의식 속의 내용을 표면으로 끌어내고 탐험하는 데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p.331)

나는 실로시빈 시험의 자원자들과 이야기하면서, 특히 내면 공간으로 향하는 사이키델릭 여행 이후 중독을 극복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면 이 소위 조망 효과에 대해 생각했다. 여러 자원자들이 자신의 삶과 새로운 거리를 두게 되었다고, 중독을 포함해 전에는 벅차던 것이 이제는 더 작고 더 다루기 쉽게 느껴진다고 이야기했다. 사이키델릭 체험은 그들 다수에게 자신이 거쳐 온 삶의 장면들에 대한 조망 효과를 선사함으로써, 세계관과 우선순위의 변화를 일으켜 오래된 습관을 때로는 놀랄 만큼 쉽게 버리도록 하는 것 같다. 평생 흡연을 했던 어떤 사람은 나에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간단하게 설명했다. “흡연이 중요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만뒀죠.” (p.386~387)

2017년 초, 롤랜드 그리피스와 스티븐 로스가 암 환자에 대한 실로시빈 3상 시험을 승인받기 위해 FDA에 임상시험 결과를 가져갔을 때 예상치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FDA 직원들이 그들의 데이터에 감탄하며 맹검, 치료와 약물의 접목, 그리고 문제의 약이 아직 불법이라는 사실 등 사이키델릭 연구가 가진 고유의 문젯거리에 크게 개의치 않은 것이다. FDA에서는 관심 분야를 더욱 확장하고 야심 차게 추진해 보라고 말하며 연구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실로시빈이 대중에게서 더욱 크고 심각한 문제인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을지 시험해 보라는 거였다. 규제 담당자들이 보기에 그들의 데이터는 실로시빈이 우울증도 완화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담고 있었다. 엄청난 수요와 현재 적용 가능한 치료법의 한계를 고려할 때 이런 방향을 시험해 보지 않는 건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p.403)

2016년 〈랜싯 정신의학〉에 실린 초기 결과를 보면, 연구자들은 “치료저항성 우울증”(이미 최소한 두 번 이상 치료를 했지만 차도가 없었다는 뜻이다)을 앓는 남자 여섯 명과 여자 여섯 명에게 실로시빈을 투약했다. 대조군은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자신이 실로시빈을 투여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일주일 후 모든 자원자들은 증상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고, 3분의 2는 우울증에서 벗어났다. 이 중 몇 명은 수년 만에 처음으로 우울증에서 벗어난 거였다. 12명의 자원자 중 7명은 석 달이 지나고도 여전히 상당한 호전 상태를 보였다. (p.404)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봐도 사이키델릭 체험의 내용을 “약물” 탓으로 돌리는 건 사실상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미지와 서사와 통찰이 허공에서 뚝 떨어졌을 리는 없고, 화학 물질에서 나왔을 리도 없다. 그것은 우리 정신에서 나온 거고, 적어도 우리 정신에 관해 우리에게 뭔가를 말해준다. 꿈과 환상과 자유연상이 해석할 가치가 있다면, 사이키델릭 여행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훨씬 더 생생하고 자세한 내용은 당연히 해석할 만할 것이다. 이것은 사람의 정신에 새로운 문을 열어준다. (p.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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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폴란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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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논픽션 작가다. 『잡식동물의 딜레마』, 『욕망하는 식물』, 『세컨 네이처』 등 아홉 권의 책을 썼고, 이들은 모두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자연, 정원, 식물, 음식을 비롯한 다양한 소재를 통해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의 문제를 역사적 시각에서 과학적이고 철학적이면서도 문학적인 방식으로 풀어 나가는 그의 글쓰기 스타일은 많은 독자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오랜 기고자인 그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저널리즘 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하버드대학교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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